국립 중앙 도서관이 조선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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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젠장
작품등록일 :
2023.02.0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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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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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0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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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현전의 논의

DUMMY

영락제가 이런 결정을 내릴 무렵, 집현전의 관리들은 도서관에서 읽은 서책들을 통해 많은 지식을 익혔고 이를 바탕으로 조선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선에 필요한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한 그들은 하나둘 자신이 생각한 조선에 필요한 것들을 말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지금 조선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이러한 논의를 처음 시작한 것은 정3품 대제학의 직책에 있는 맹사성과 정6품 수찬의 직책을 맡은 황보인이었다.


“조선에 가장 중요한 것은 농사라는 것은 다들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니 농서를 보급해 농부들을 가르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대의 말대로 농서를 보급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네. 그러나 농서를 만들기 위한 종이가 부족하니, 책을 만들기 위한 종이 생산이 우선시되어야 하네.”

“종이 생산도 필요하나, 지금 조선의 기술로 농서를 만들기 위한 종이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아시지 않습니까. 그러니 농서를 개량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명나라에서 물레방아를 들여와야지. 물레방아를 들여오면 더 많은 종이를 만들 수 있다고 하니, 그리하면 되는 일 아닌가.”


황보인과 맹사성은 농사를 기반으로 조선을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은 같았으나, 어떤 것을 우선해야 하는지에 관한 생각은 달랐다.


그렇기에 둘은 어떤 것이 우선시되어야 하는지에 관해 논의했고, 그러면서 어떤 것이 더 나은 선택지인지를 판단하기 시작했다.


“물레방아는 명나라의 기술을 가져오는 것보다, 책에 담겨져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개량하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조선에도 물레방아는 많지 않습니까.”

“자네 말대로 하는 것이 옳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전하께서는 이 지식을 명나라에 알리지 말라는 명을 내리시지 않았는가. 그런데 물레방아에 대한 지식이 없는 우리가 이를 야장에게 알린다면 그들이 뭐라 생각하겠나.”


그 말을 들은 황보인은 맹사성이 무슨 말을 하는지 깨달았다.


“물레방아에 대해 모르고 있을 사람들이 물레방아를 개선하고자 한다면, 명나라의 첩자들이 기이하게 느낄 것이란 말씀이십니까?”

“그렇네. 우리가 나선다면, 저들이 어찌 생각하겠는가.”


맹사성의 이런 말에 황보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조선을 믿지 못하는 영락제가 보낼 첩자, 그들에게서 도서관을 지키는 것이 그들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임무 아니던가.


“명심하게. 우리가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 것은 지식을 도입하는 것이 아닐세. 이 지식들을 지키는 것이지.”


그렇게 맹사성과 황보인의 논의가 끝나갈 무렵, 다른 곳에서는 유정현과 김종서가 염초에 관한 논의를 하고 있었다.


“조선의 국력을 늘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더 많은 양의 염초를 만드는 것 아니겠습니까. 왜 염초 생산을 포기하려 하시는 겁니까.”

“명나라가 눈치챈다면, 그 이후는 어찌 될지 모르는 것인가.”

“명나라가 눈치채기 어렵게, 한양 인근에 건설하지 않으면 되는 일 아니겠습니까.”


이 말을 들은 유정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국력을 늘리기 위해, 염초밭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하지만, 그의 생각대로 염초밭을 만든다면, 언젠가 들킬 것이 분명한 일 아닌가.


“한양 인근에 만들지 않는다고, 명나라가 정녕 눈치채지 못하리라 생각하는가. 분명 사람들의 소문을 통해 명나라에 알려질 것이 분명하네.”

“그런 소문이 퍼지지 않으면 되는 일 아닙니까.”

“소문이 퍼지지 않는다니. 염초밭을 만드는데 조정의 돈을 사용해야 할 것인데, 어찌 다른 대신들이 이를 모르겠는가.”

“조정의 돈을 사용하지 않으면 되는 일 아니겠습니까.”

“조정의 돈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게 무슨 말인가?”


유정현은 조정의 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조정이 가진 돈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대체 어떤 돈을 사용한단 말인가.


내수소가 운영하는 왕실의 자금? 그것도 관리들의 손을 거치고 있으니 언젠가 퍼질 것이 분명한 내용 아닌가.


이를 알기에 유정현은 그의 눈앞에 있는 젊은이가 무슨 말을 할지 궁금했다.

과연 김종서는 무슨 답을 생각했기에 이런 답을 한 것일까.


이런 유정현의 기대를 김종서도 아는 것일까.

김종서는 유정현이 생각하지 못한 답을 이야기했다.


“대감, 회사라는 것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

“회사라, 상인들의 모임이라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들어는 보았네.”

“일단은 그 정도로 충분합니다. 어쨌건 이 회사를 설립해보고자 합니다.”

“회사를 설립한다?”


회사를 만든다니,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

유정현은 김종서가 한 말을 이해할 수 없었으나, 김종서가 이를 알려줄 것이라 생각했기에 그가 이를 설명하기를 기다렸다.


“명나라의 첩자는 조정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만을 감시하려 들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조정과는 무관한 회사를 설립해 그들의 눈을 피하고자 합니다.”


유정현은 김종서가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인지 이해했다.

조정과는 관련 없는 것으로 위장한, 염초밭만을 위해 만들어진 곳.

김종서는 이를 만들기를 원한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그것이 실질적으로 가능한 일이겠는가. 조정에 들어오는 세금, 내탕금은 모두 대신들의 손에 의해 운용되는 것 아닌가.”


조정의 돈은 무슨 돈이건 조정의 관리들의 손을 거친다.

이를 알고 있기에, 유정현은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고, 이런 유정현의 반응을 눈치챈 김종서는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예, 조정의 돈은 모두 관리들의 손을 거칩니다. 그러니 조정의 돈이 아니면 되는 일 아니겠습니까.”

“조정의 돈을 사용하지 않는다? 설마 상인들의 돈을 사용하려 하는 것인가! 놈들에게 염초의 비밀이 알려진다면, 놈들이 무슨 생각을 할 것인지 알고 있지 않은가!”


유정현이 생각한 김종서의 계획은 조정의 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좋지만, 염초의 비밀을 상인들에게 알릴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었다.


그렇기에 유정현은 김종서의 계획이 너무 무모한 계획이라 생각했으나, 김종서는 이런 유정현의 생각을 알고 있다는 듯 걱정하지 말라는 듯한 웃음을 지으며 유정현을 바라보았다.


“대감께서 걱정하실 일은 아닙니다. 놈들이 저희가 무엇을 만들고자 하는지 알 수 없도록 하면 될 일 아니겠습니까.”

“놈들이 알 수 없도록 만든다? 정녕 그게 가능한 일인가?”

“비료를 만들기 위한 시설이라고 하면 되는 일 아니겠습니까. 실제로 염초는 비료로도 사용 가능하니, 놈들을 속이는 용도로도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김종서의 말대로 염초는 비료로도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었으니, 상인들이 이를 의심할 일은 적어 보였다.

유정현도 이를 느꼈지만,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정녕 놈들이 이를 알지 못하게 만들 수 있겠는가.”

“믿고 맡겨만 주십시오.”


유정현은 그리 말하는 김종서를 바라보았다.

김종서의 눈동자에서, 유정현은 그가 가지고 있는 굳은 심지를 느꼈고, 그가 하고자 한다면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렇기에 유정현은 김종서의 말에 동의했다.


“부디 조선의 미래를 위해 성공하게.”


김종서와 유정현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을 무렵, 이천은 세계 지도를 바라보고 있었다.


“역시 조선은 너무나 작은 나라 아닌가.”


이천이 바라본 지도에 존재하는 조선은 너무나 작은 나라였다.

그들이 우습게 바라보는 왜와 비교해도, 인근에 위치한 중국과 비교해도.

어떤 나라라 할지라도 그 크기만 비교했을 때, 이길 수 있는 나라는 보이지 않았으니, 이천은 지금의 상황이 통탄스러웠다.


“미국, 저 거대한 대륙에는 아직 제대로 된 문명이 없다고 들었다.”


마야 문명이나, 아즈텍 제국과 같은 문명들이 존재하기는 했으나, 이를 듣지 못한 이천은 그들에게서 멀리 떨어진 저 거대한 땅을 차지하는 것이 조선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조선은 저 거대한 땅을 얻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콜럼버스라 불리는 이가 알기 전에.

저 광활한 대륙을 조선의 것으로 만든다면, 조선은 더 위대한 국가가 될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주상 전하께 이를 전한다면 분명 기뻐하실 것이다.”


그리 생각한 이천은 다른 대신들을 불러모아 자신의 생각을 알린 후,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이에 일부 대신들은 이천의 생각에 공감했으나, 대부분의 대신들은 이천의 생각에 공감하지 못했다.


“아메리카 대륙으로 가는 일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세. 지금 조선의 배는 전부 연안을 지나는 용도로 설계되었는데, 이를 바꾸는 일이 쉬운 일이겠는가.”

“굳이 저 대륙으로 갈 이유도 없습니다. 분명 저 대륙을 조선의 땅으로 만드는 것은 좋은 일이나, 지금 조선에는 해야 할 일이 하나둘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도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은 모두 동의할 것입니다. 저 땅에 있는 잠재력, 그 잠재력을 가진 국가가 어떤 나라가 되었는지 모두 아시지 않습니까.”


그의 말에 모든 이들이 끄덕였다.

저 광활한 땅의 잠재력을 통해 세계의 패권국이 된 미국.

그 나라를 생각한다면, 조선은 언젠가 아메리카 대륙으로 향할 필요가 있었다.


“다만 그 일이 지금 시행되면 안 된다는 것이지. 그곳에 도달할 수 있는 배를 만들 필요가 있으니 적어도 5년, 그 정도는 걸려야 할 것일세.”

“그러면서도 명나라는 알지 못하게 해야 하니, 참으로 난제로군요.”


그렇게 그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가는 것에 난색을 표할 때, 한 선비가 그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이야기했다.


“어찌 되었건 저 땅을 정복하는 것을 모든 대신 분들이 원하신다면, 지금 저희가 해야 하는 일이 있지 않습니까.”

“...해야 할 일? 그게 무슨 말인가.”

“...알겠군. 정화의 원정, 그걸 말하는 것인가.”


중국인으로서, 최초의 원정을 감행한 정화.

그가 지나간 행적을 따라가는 것만으로 아메리카로 가는 법은 좀 더 쉬워질 것이 분명했다.


“확실히, 정화의 원정에 참여한다면, 지금보다 쉽게 호주에 도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호주에 도착한다면, 태평양에 있는 섬들을 거점으로 삼아 대륙으로 가는 것도 쉬워질 터이니, 이를 바탕으로 아메리카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군.”


그렇게 그들이 이야기하고 있을 무렵, 누군가 그들을 찾아왔다.


“주상 전하께서 여러분들을 부르십니다.”

“전하께서 우리를 부르신다? 그게 무슨 말인가?”

세종은 그들을 한달에 한번 꼴로 부르기로 했으나, 아직 그들을 부를 시기가 아니었기에 그들은 지금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에 그는 자신이 이곳을 방문한 이유를 설명했다.


“명나라에서 사신이 와서, 대마도 원정을 준비하라고 하니, 이에 대한 조언을 부탁하셨나이다."


대마도 원정이 시작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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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33 망상공방
    작성일
    23.02.15 23:12
    No. 1

    명나라 입장에선 조선의 국력 깍기 이지만 미래지식 버프를 받은 조선의 입장에선..
    쎼쎼... 어서옵쎠!!!!일듯...

    이참에 일본가는 김에 대만섬 정복하러 가는 것도 괜찮을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3.02.25 13:23
    No. 2

    잘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jh***
    작성일
    23.02.25 17:32
    No. 3

    도대체 작가들은 과대망상들만 있는지, 뭔 일 하나 하는데 명나라 첩자든 때문에 조심해야 하니 못한다고?
    뭔 첩자가 조선 인구만큼 되나? 그리고 휴대폰이라도 가지고 있나? 당장 알려지게? 에휴.

    찬성: 0 | 반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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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중앙 도서관이 조선에 도착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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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현전의 논의 +3 23.02.03 3,920 103 11쪽
7 집현전 설립 +3 23.02.02 4,326 96 12쪽
6 양녕대군을 처리하는 법 +4 23.02.01 4,865 103 12쪽
5 도서관 조사 완료 +4 23.02.01 4,940 116 17쪽
4 도서관 조사 시작(3) +5 23.02.01 4,884 128 14쪽
3 도서관 조사 시작(2) +3 23.02.01 4,986 119 13쪽
2 도서관 조사 시작(1) +5 23.02.01 5,506 142 13쪽
1 prologue +7 23.02.01 5,855 131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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