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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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핥기
작품등록일 :
2023.05.0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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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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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5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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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귀환 (22)

DUMMY

노란 눈동자가 날카로운 빛을 뿜어냈다.

저건 또 어떤 몬스터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흘러가는 전개는 저쪽 세상이랑 비슷한데, 어째 몬스터들은 완전히 다르다.

그러다 보너 호기심이 드는 것도 사실.

물론···.

“한 서른 마리 되려나?”

싹 다 쓸어버려야 할 것들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저벅저벅.

걸음을 내디디며 등 뒤에 차고 있던 칼을 뽑아냈다.

한국 측 헌터···. 김경철 중령의 부하가 가지고 온 것 중 하나를 빌린 거였다.

보기보다 꽤나 훌륭한 퀄이라서 조금 놀랐던 기억이 있었다.

스응.

칼이 뽑혀 나오며 청명한 소리를 울리자, 놈들이 반응한다.

호오. 이것 봐라.

내가 공격하려고 하는 걸 안다 이거지?

아니, 검이라는 존재를 이미 알고 있는 듯한 느낌.

그렇다는 건···.

역시나.

내가 세워놓은 가설이 맞아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어쨌든지 간에.

일단은 눈앞의 저 마물들부터 치워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든 말든 할 터였다.

저벅, 저벅······탁······탁···타닥···타다다다닥······.

점차 빨라지던 걸음이 어느샌가 뜀박질로 바뀌고.

놈들과의 거리가 빠르게 좁혀졌다.

그리고 그 간격이 대략 20미터 정도 순간, 놈들 먼저 치고 들어온다.


찌이이이익!


오호라, 이것들···.

“눈이 세 개네?”

그래서 그런가?

어둠 속에서 대충 드러나는 윤곽만으로 파악해 보건대, 쥐를 한 열 배 정도 키워놓은 듯한 모습이라 네 개의 다리가 무척이나 짧음에도 이쪽을 향해 미친 듯이 뛰어들고 있다.

어둠에 특화된 눈을 가졌다는 건데.

뭐, 상관없잖아?


찌이이이익!


가장 선두에서 달려들던 특대형 쥐를···.


슈아악!


바람을 일으키며 베어간 칼날이 그대로 갈라버렸다.


서걱! 서걱! 서걱!


그때부터였다.

쉴 새 없이, 더불어 끊김없이 유려하게 이어진 검격에 놈들이 순식간에 베어져 나가떨어진다.


팟!


핏물이 튀는지 소리에 이어 볼이 뜨끈해졌지만, 개의치 않았다.

산성이라서 맞는 순간 피부가 녹거나 하는 게 아니라면 무슨 상관인가.

피면 어떻고 체액이면 어때.

중요한 건 적을 쓰러뜨리는 거다.


서걱! 서걱! 서----걱!


마지막 일격.

숨 몇 번 들이 내쉴 시간 만에 도합 서른 마리가 넘는 쥐들을 모조리 베어 넘겼다.

“학, 학, 학···.”

껌이라면 껌인데.

젠장! 몸뚱아리가 저질인지라···.

그렇다고 벌써부터 유도제를 먹는 건 말 그대로 비효율 그 자체.

어쩌겠냐고.

그렇다고 몇 미터나 될지도 모르는 구멍 안을 뛰어들면서 맨몸으로 뛰어들 만큼 바보천치도 아니다.

마나 공학이 발달하며 개발되고 또 십 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며 발전한 근육강화제 정도는 섭취해줬지.

“···약효 하난 제대로네.”

유미진이 챙겨줬던 걸 적절하게 잘 활용하고 있는 셈.

어찌 되었든, 아직은 유도제까지 복용할 생각은 없었다.

적어도 이놈의 동굴이 어디까지 이어지는 정도는 알아야 유미진이 준 캡슐을 복용하든 말든 할 수 있다.

“후우, 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되는 건가?”

놀라울 것도 없다.

생긴 건 자연적으로 생긴 동굴 같지만, 여기에도 문명의 흔적 따위는 차고 넘치니까.

그렇기에 나만의 가설을 세워둔 것이고.

뭐, 의심은 나중에 하고···.


끼이이익.


저쪽 세상에서도 그러했든, 첫 번째 관문은 손쉽게 통과한 셈.

사람 키의 두 배 정도 되는 문을 밀자, 거친 마찰음을 내며 문이 열렸다.



***



김경철 중령이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따라가기엔 아는 게 너무 없다.

그렇다고 이대로 지켜만 보는 것도 문제.

그런 그에게 누군가 다가와 말을 건넨 것도 그때였다.

“대체 저긴 뭐지?”

대답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둘째치고.

갑작스럽게 이런 질문을 하고 있는 이의 무례함에 김경철 중령이 돌아보고는 이내 납득했다.

안드레이아.

슬라브계로 러시아 국적을 가진 헌터였다.

확실치는 않지만, 이쪽의 정보대로라면 스페츠나츠 출신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아무튼···.

원래부터 건방진 놈이었다.

“그걸 알면 내가 여기 있겠나?”

안드레이아가 김경철 중령을 묘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마치 기회만 된다면 언제든 목을 그어버리겠다는 그런 눈빛이었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겁을 집어먹을 김경철 중령이 아니었다.

이놈을 상대하느라 심력을 소비할 여유 따윈 없었으니까.

“지원은?”

혹시나 하고 도시에 남겨놓고 온 3팀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아니, 그들에게 말해서 필요한 장비를 챙겨올 수 있으니 잘한 건가?

“뭣들 해! 어서 지원 요청하지 않고!”

“뭐? 차로 온다고? 미친! 헬기는 뭐하고?”

“본국에서는? 아직 연락이 안 되나?”

“준비되는 대로 바로 내려간다!”

뒤쪽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움.

각국에서 보내온 헌터들과 길드 소속의 각성자들.

그들이 저마다 조치를 취하며 내려갈 준비를 하는 게 보였다.

“하아···.”

마음들이야 다들 급하겠지만.

무턱대고 저 구멍 안으로 뛰어들 바보는 없다는 얘기.

하기야, 다른 건 둘째치고 얼마나 깊을 줄 알고?

아니, 저 밑에 뭐가 기다릴 줄 알고···.

아무리 일반인들보다 강화된 육체를 지녔다고 한들 인간이 아닌 것은 아니니까.

“지금 출발한답니다!”

부하 중 하나가 얘기하는 걸 들으며 김경철 중령은 눈을 가늘게 해 보였다.

그러면서···.

‘설마···. 이미 죽은 건 아니겠지?’

걱정이 아주 안 되는 건 아니었지만.

이유 없이 믿음이 간다.

여진우는 죽지 않을 거다.

적어도 자신들이 내려가기 전까지는.

확실한 게 아니면 시작도 안 하는 성격인데···.

근거 없는 자신감에 자신도 모르게···.

그런 마음이 들어 풀썩 웃고 마는 김경철 중령이었다.



***



“진짜, 괜찮은 거겠죠?”

이수영 여사.

여진우의 어머니인 그녀가 걱정스럽게 묻자, 그녀의 남편이자 여진우의 아버지는 난감한 얼굴을 숨기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방금도 연락했었잖아? 잘 지내고 있다고.”

그 방금이 겨우 3시간 전이었다.

하지만, 원래 얘기대로라면 이틀 전에 돌아왔어야 할 아들.

그러니 이수영 여사가 걱정하는 것도 당연했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그녀는 바로 핸드폰을 들더니 누가 말릴 새도 없이 전화를 걸었다.

상대는 말할 것도 없었다.


뚜르르르르루.


하지만, 몇 번이고 걸어도 여진우는 받지 않았다.

그러자 한층 더 걱정스러운 얼굴이 되고 만 이수영 여사는 곧바로 상대를 바꿨다.


뚜루루루루···. 찰칵.


통화가 연결되고.

- 어머니

유미진의 목소리가 들리자, 이수영 여사는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다.

“응, 그래. 미진이구나. 그래, 거긴 좀 어떠니? 덥지?”

말은 천천히, 그리고 여유로움이 묻어났지만, 상대방의 눈에 보이지 않을 얼굴에는 조바심이 가득했다.

한데, 그걸 또 어찌 아는지 유미진이 바로 얘기했다.

그녀, 이수영 여사가 듣고 싶어 하던 소식을.

- 진우한테서 방금 연락이 왔는데요. 밀림 안으로 들어갈 거라서 통화가 안 될 수도 있대요.

“어머, 그러니? 난 또 그런 것도 모르고···.”

- 걱정 마세요. 진우 아시잖아요? 다른 건 몰라도···. 자기가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잖아요.

“호호호. 그렇지. 우리 아들이 좀 그런 면이 있지.”

칭찬이라면 칭찬.

그것도 아들이 좋아라하는 여자에게서 나온 말이었다.

기분이 한결 나아진 건지, 이수영 여사의 수다가 늘어졌다.

다행히도 유미진 역시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라서···.

두 사람의 대화가 한동안 이어지자, 그녀의 남편은 조용히 몸을 일으켜 안방을 빠져나갔다.



***



동굴 안에 들어와 몬스터와 한차례 격전을 치르고.

그 순간 이미 확신했다.

하긴···.

들어오기 전부터 전부 끝난 얘기지만.


다운헬이 시작되려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 아직까지 남아 있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거의 90% 이상 맞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그리고···.

문을 통과해서 눈앞에 드러난 광경을 마주한 순간, 너머지 10%도 채워졌다고 보는 게 맞을 터다.

“씨발.”

욕이 튀어나오지 않을 수 없달까.

여기가 정말 땅 밑이 맞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몽환적인 광경이었으니까.

반경 1km도 넘는 너른 원형 공간.

그 안은 온통 푸른 결정으로 가득했고.

사방에 신비한 빛을 뿌려대는 나무들이 서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 한가운데에는 작지만 호수마저 있었다.

다운헬의 전조가 되는 굴 밑 광경은 늘 이런 식이었다.

똑같지는 않지만, 도저히 자연적이라곤 말하기 힘들 정도로 희한하고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져 있곤 했다.

“하아···. 제발 아니길 바랐건만.”

마지막 희망까지 꺾인 기분.

···씨바랄! 겨우 돌아왔는데.

또 싸우란다.

으득.

나도 모르게 이빨을 갈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곤 걸음을 내디뎠다.

저벅저벅.

당연히 한가롭게 경치나 구경하고자 함이 아니었다.

무슨 일이든 끝은 있는 거고, 더구나 거리가 제한되는 공간은 늘 마지막 장소가 존재하는 법.

그리고 이런 공간···.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새겨놓은 구멍 안 동굴의 경우.

대체로 그 끝에는···.

군주급 이상의 몬스터들이 튀어나올 통로가 있기 마련이었다.

나중에는 어떨지 몰라도.

일단은 그것부터 확인하고···.

가능하면 틀어막아야겠지.

그래야 일이 하나라도 주는 셈이니.

그렇게 결심하고 앞으로 걸어가고 있을 때였다.

푸드드드드드드드득.

천장에서 엄청난 개체수의 짐승들···. 아니, 몬스터들이 떨어져나오며 내 쪽으로 날아들었다.

박쥐?

···같이 생겼지만, 그건 또 아니다.

오히려 나방에 가까운 모습.

다만 나비처럼 대롱이 있었고, 날개가 엄청 커다라며, 꺾인 방향도 박쥐처럼 보인다는 것.

“하아, 쉴 틈을 안 주네.”

뭐, 안으로 들어오기 전 이미 각오하고 있었던바.

슈아아아악!

뒤로 넘겼던 검을 힘차게 휘둘러 내 앞쪽 공간을 크게 갈랐다.


푸드드드득!


일검에 수십 마리가 베어져 바닥에 내팽개쳐지는 모습.

그런데도 쉴 수가 없다.

뒤이어 수백 마리는 족히 넘을 듯한 나방형 몬스터가 날아들었기 때문.

“뭐야? 다구리야?”

그럼 뭐하나?

아무리 많아 봐야 내게는 위협이 되질 않는 것을.

살짝 노가다 뛰는 기분이 들었지만, 망설이지 않고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푸드드드드드드득!


연속해서 놈들이 검에 베어 바닥에 떨어지며, 점차 시체가 겹겹이 쌓이기 시작.

이런 식이면 곧 언덕처럼 변해버릴 지경이었다.

그런데도 대체 어디서 날아오고 있는지, 놈들은 계속해서 몰려들고 있었다.

“아, 진짜! 더럽게 많네.”

약하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진짜 낭패 볼 뻔···.

“응?”

나방 몬스터들 베어내는 걸 멈추지 않은채 눈을 번쩍 떴다.

음······.

아무래도 제대로 당한 거 같은데?

“하아, 진짜 개새끼들이네!”

이를 바득 갈며 시선을 돌렸다.

호수 쪽으로.

물론 이 와중에도 나방을 닮은 몬스터들을 베어내면서.


부글부글.


호수 한가운데서 거품이 이는 모습.

어떻게 봐도 심상치 않은 그 모습에 난 고개를 내젓고 말았다.

“시간벌기였다 이거지?”

그럼 얘기가 다르지.

나방을 베어내는 걸 멈추지 않은 채 무릎을 살짝 굽혔다.

탓!

그러곤 힘껏 도약해, 앞으로 내달리는 순간이었다.


푸화아아아아악!


호수 중앙에서 뭔가 거대한 것이 튀어나오며 사방으로 물방울이 튀었다.


작가의말

시간을 정해 놓고 올리는 건 무리인가 봅니다.

그래도 최대한 빨리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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