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열개조 원딜 독립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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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동이
작품등록일 :
2023.05.1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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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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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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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HALO - 2

DUMMY

내 말에 정곡이 찔린걸까? 나를 막아서던 놈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하. 어디 굴러먹던 놈인지는 모르겠으나, 말하는 뽄새를 보아하니 천하디 천한 놈의 종자가 틀림없어 보이는구려. 말귀를 좀 알아먹었으면 좋겠소. 대충 뒤를 캐보니 지금 꽤나 유명세를 타는 것 같은데 경거망동은 삼가하는게 좋을거요."


시작부터 점잖게 패드립을 던지는 놈들. 목구멍까지 느그 란 말이 차올랐지만 일단 침착하게 집어삼켰다.


'난 현대인이다. 난 교양있는 현대인이다.'


내가 입을 꾹 다물고 있자, 놈들은 한술 더 떠서 신경을 긁었다.


"꿀먹은 벙어리인게요? 뭐 근본없는 어미와 애비의 자식이 확실한건지? 내가 정곡을 찌른겐가. 그러니까 너무 설치고 다니지 말았어야지. 우리는 조국의 내일을 위해 불철주야 일하시는 총독부 이완용 부의장님을 뫼시고 있는 사람들이요. 따르시오, 두번 말 안 할 터이니."


내가 예전 역사 공부를 할 때부터 이완용이 어떤 인물인지 뻔히 아는데 놈들은 입발린 소리를 다 해 댄다.

난 어떻게해야 교양있게 받아쳐줄까 생각하며 입을 떼었다.


"좆까세요. 씨발아."


아차차. 마음의 소리가 먼저 튀어나와버렸다.


놈들은 내 욕지거리에 눈을 번쩍 뜨며 나를 쏘아봤다.


"허허. 역시 저급한 놈 아니랄까봐, 바로 본색을 드러내시는게군. 꼭 험한 일을 당해야 말을 들어먹지."


계속 입씨름이 계속되자, 촉새와 다른 이들이 달려드려는 것을 내가 척 막아섰다. 난 알아서 처리하겠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말 끝마다 그렇소, 저렇소 하면 좋게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고 착각하시는건가? 다짜고짜 와서 따라오라고 하는게 지능이 좀 떨어지는 건지 란 생각은 듭니다만. 6살짜리도 따라오라고하면 가지말라고 가르치는 법인데, 제발 생각이란걸 하세요."


"... 이게 말이면 단 줄 아나."


"그럼 어쩌시게. 자꾸 험한 일 험한 일 거리쇼."


"이 놈이!"


-철컥.


나는 총을 꺼냈다.

리볼버를 한 번 쳐다보고 놈들의 눈을 한 번 씩 마주쳤다.


"난 미국인이고, 내 신변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당신네들 골통을 향해 빵하고 쏠 수 있는데. 한 번 붙어보시던지요. 총보다 빠르면 인정."


"..."


놈들은 주먹을 부들부들 떨며 우악스런 표정으로 으름장을 놓았다.


"이보게 이병오, 지금 실수하신거요. 언변부터가 천박해서 상대하기도 싫소만. 당신이 제국의 이항구 가의대부를 죽인 사실을 온 세상이 다 알게 될 것이니 신중하게 생각하시길."


"난 대한제국의 사람이였고,  왜놈 죽인게 뭐가 문젠지 이해가 안가는구만."


"듣자 듣자하니 아주 막무가내로고... 당신은 선진화된 일제와 내선일체(內鮮一體)가 되어 조국의 근대화를 이루려는 대의에 반하는 파렴치한에 불과한 것을."


"당신네가 말하는 파렴치한이 그런 것이라면, 내 꿈은 파렴치한이 맞는거 같습니다. 저는 파렴치한 입니다."


놈들은 속에 천불이나는지 굳은 표정으로 땅이꺼져라 한숨을 뱉었다.


"당신이 범한 이 무례를 그대로 정부에 보고 올려도 되겠소? 분명히 땅을치고 후회할 것인데. 총까지 꺼내 조국사람을 겁박했단 사실까지."


"편할대로 하십쇼. 어차피 빈손으로가면 대차게 까일테니 총이고 대포고 다 쐈다고 하시고, 내 말이나 하나 완용이한테 전해주시겠습니까?"


"이이이... 이 놈이 감히. 함부로 부의장님 존함을!"


"자 잘듣고 정확하게 전달하십시다? 완용아. 친일하느라 수고가 많다. 내가 화기에 대해 연구를 하는데 꽤 잘되고 있거든? 아마 이 말이 전해질 때쯤이면 더 커질꺼야. 관심있으면 연락주라 거래를 하고 싶으니까. 이렇게 전해주십쇼."


왜놈이나 다름없는 녀석들은 제 분을 겨우 삯히며 뒤돌아 섰다.

나를 한 번 쓱 바라보고는 침을 투하고 뱉는다.

나도 잘가라며 중지를 세웠다.


"살펴가쇼."


"분명히 후회할 것이다 이놈."


헤어지는 뒷모습은 아름다울 법 한데 끝까지 고깝다. 그래도 좀 더 험악해질 줄 알았는데 잘 넘긴 듯 싶다.


이완용은 천인공노할 쌍놈이긴 해도, 득실을 따지는데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 놈이다. 업무능력은 나쁘지않았다고 들었다.


이 놈이 내가 화기사업의 거물이 되가고 있는걸 알게되면, 분명 내 거래제안을 심사숙고 할 껀 뻔할 뻔자.


나라도 팔아먹은 놈이 제 아들의 죽음 하나로 거래제안을 단 번에 내칠 일은 없을 거라 확신한다. 뭐, 내 뒷통수도 노릴건 당연지사긴 하다마는.


잠깐의 소란이 끝나고 다 함께 네브래스카주로 향하는 기차에 올랐다.


이 병 오.

대한제국의 독립투사로써 진짜 시작이다.


* * *



네브래스카 주에 당도한 후 내 연구소로 향했다.

아직 이름은 딱 정하진 않았다마는, 글,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느낌이 확 달랐다.


그냥 깡촌에 허름한 총포상같은 분위기 일 줄 알았더니, 다니엘이 꽤나 거금을 들여 신경을 써주었다. 하긴 얼마를 벌어드셨는데.


다만, 떡 벌어지는 입은 어쩔 수가 없었다.


"이게 정말 우리가 화기를 개발할 곳이라고? 미친."


엄청나게 넓은 부지 위로, 3층짜리 사무실과 연구-개발실, 시험사격장. 게다가 공장을 하나 떡하니 박아넣어도 될만큼의 공간이 펼쳐져 있엇다.

역시 돈은 항상 옳아. 암 그렇고 말고.


"다들 짐 푸시죠. 촉새야 에밀리랑 브라우닝 스승님 좀 챙겨드려라."


"예 형님."


난 어깨가 확 올라가는 와중에, 나를 따라 소천단(召天團)을 결성할 사람들이 물어왔다.


"저기, 병오씨. 이렇게 좋은 시설에서 거사를 준비한다는게 가슴벅차긴 하지만요. 기차역에서 반민족행위자 놈들과 대화하셨던에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서, 좀 여쭤도 되겠어요?"


"어떤?"


"머리통을 으깨어도 부족할 놈들이지만, 역에서 그럴 순 없으니 충분히 이해됩니다. 다만, 이완용이와 거래를 트겠다는게 저희로써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아서요."


"제가 앞으로 해야할 일들에 대해선 충분히 설명하긴 하겠지마는. 아마 지금 당장은 이해하기 힘드실 겁니다. 이 선무당 놈이 뭐라는거야?라고 생각하실지도... 절 믿어주십쇼. 대한제국 자주독립, 강도 일제와 친일파의 척결이란 뜻은 절대 변하지 않을 터이니."


소천단의 일원들은 조금 골똘히 생각하는 듯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오해를 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일제강점기엔 별 놈이 다 있으니 이해는 가지마는.


어렵다. 독립투사의 길. 사람과 사람간에 관계. 역사를 꿰고 있다고 해서 다 되는 것만이 아니구나 싶다.

내게 돈과 사람, 지위 같은 것들이 하나 둘씩 생길수록 더 복잡하게 얽혀 들겠구나. 골이 터질 것 같다.


'하. 나란 사람이 그렇게 빠릿빠릿 머리가 돌아가는 위인이 아닌데. 항상 신중하게 생각해야겠구만.'


머릿 속에 떠오르는 상념들을 제쳐두고 연구실에 들어 턱 앉았다.

일단, 한 번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호치키스 M1922 기관총을 모방해 개발한 K1914라는 경기관총으로.


제대로 관심을 받았으니, 이번에는 다 놀라자빠질만한 화기를 만들어야 한다.

전장에서 적들의 기동력과 사기를 팍팍 떨어뜨릴만큼 괴랄한 놈으로.

독립군에 보급할 무기체계 개발도 착수해야겠지마는. 시급한건 따로 있다.


내가 대한제국에 어떻게 무기를 보급해주든간에,

왜놈들의 아가리를 싹 다물게 할 수 있는 명성과 지위, 인맥이 필요하다.


"곧 때가 올텐데... 개인화기인데 대량살상이나 적 부대의 움직임을 제한할만한 것이 뭐가 있을까."


난 깊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이게 창작의 고통이란 걸까?아니 난 그저 미래 지식의 모방을 하는 것 뿐인데."


잘 풀리지 않는 고민에 괜한 헛소리를 해댔다.


그 때 소천단을 최초의 저격수 부대로 만들겠노라 라고 했던게 팍 떠올랐다.

나는 손으로 무릎을 팍 내리쳤다.


"아. 가까운 곳에 답이 있었네."


아직 저격수라는 개념조차 없는 전장.

그 위에서 어설픈 명사수가 아니라 정말 장거리 사격을 통한 저격을 할 수 있다면?

거의 치트에 가깝다.


"이거 완전 살아있는데."


나는 도면을 꺼내 끄적거리기 시작했다.

반동을 확실히 잡아줘야할 총의 형태. 총을 지지해 줄 바이포드(거치대)

장거리까지 총알을 날려보낼 수 있는 화력구조.

사수의 완벽한 사격을 보조해줄 장치들을 부착할 수 있는 레일.


가장 중요한건 광학장비. 이걸 개발하는데엔 꽤 큰 돈이 들긴 하겠지마는. 총에 광학장비를 장착할 수 있게만 만든다면, 그리 높은 수준의 광학장비가 아닐지라도 충분히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터.


안정적이고 훌륭했던 저격소총이 뭐가 있었더라?


난 금새 떠올려 냈다.


"그래, 역시 이 놈이야."


난 괴물 저격소총의 총신 규격을 쓰기 시작했다.

내가 집중하고 있는 차에, 브라우닝이 쓱 들어와서 어깨를 툭 쳐주었다.


"역시 내 수제자야. 근데 혼잣말은 좀 자제하거라. 무섭다 좀."


"...예."


브라우닝도 나와 같이 앉아서 이 저격소총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설계하기 시작했다.


브라우닝은 커피를 한 잔 홀짝거리며 물었다.


"근데 경기관총이야, 하도 세계에서 대량살상병기에 관심을 두었기에 일이 쉬웠던거고. 이 놈은 어떻게 소개를 할 작정인게야? 보통 시연회를 하긴 하지마는 이런 장거리 사격용 총은 신뢰도가 낮아서 쉽지 않을텐데."


"제가 괜히 군인출신 분들과 함께 왔겠습니까. 걱정마십쇼 스승님. 제가 직접 이 놈을 제대로 시연할 것이니."


"당최 무슨소린겐지..."


"...하하하, 일단 시장한데 밥이나 한끼하시죠."


브라우닝은 일어서는 나를 빤히 쳐다 보았다. 눈을 한 번 깜빡이는 듯 하더니 계속해서 쳐다본다.


나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제서야 브라우닝도 도면을 다시 끄적였다.


"..."


이거 스승님께 감사하긴 하다마는, 틈이 없다. 틈이.


그렇게 두어달이 지나가자, 사건이 하나 터졌다.


1914년 6월 28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추정상속인인 프란츠 페르디난토 대공, 그리고 부인 호엔베르크 여공작 조피가 19세 청년 가브릴로 프린치프에게 사라예보에서 총격을 받아 암살 되었다.


이로인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세르비아 왕국에 전쟁을 선포했다.


난 때가 왔음을 곧 바로 알아차렸다.


100년 간의 평화 시대 속에서 지속적으로 팽창을 이룬 유럽 열강들.

그 과정에서 소외된 독일 제국과 신흥제국들의 불만.


등등.


수 많은 요소들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잘라내지 않고는 도저히 해결불가의 상태까지 왔다.


1914년 7월 28일.

세계1차대전이 발발하게 될 것이다.

괴물같은 생각이라도 제국의 독립을 위해, 이 지옥같은 세계분쟁에서 기회를 잡을 터.


'역겹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귀막고 앞으로만 갈 것이니.'


내가 관심을 받고 싶은것은 미국.

이 놈들의 눈에 들어야한다. 내가 만든 화기에 눈이 뒤집히도록 말이다.


완벽한 광학장비는 아니지만, 저격소총을 완성한 7월.

세계정세는 격동하기 시작했다.


난 소천단원들을 불러 계획에 대해 얘기했다. 우리가 왜 전장에 뛰어드는 것인지.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퇴고는 귀가 후 진행하겠습니다.


좀 더 설명을 막 붙히고 싶은데 부족한 글 솜씨라 쉽지 않네요.

최대한 모르고봐도 읽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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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선택의기로, 암시장개척 23.06.10 315 9 12쪽
29 29화 3.1만세운동 - 7 마무리 +2 23.06.09 370 9 10쪽
28 28화 3.1 만세운동 - 6 제암리학살사건 지우기 23.06.08 387 1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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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3.1만세운동 - 1 +2 23.06.02 728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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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HALO - 4 +3 23.05.31 775 22 14쪽
20 20화 HALO - 3 참전 +6 23.05.30 810 23 12쪽
» 19화 HALO - 2 +5 23.05.29 853 28 11쪽
18 18화 HALO - 1 화포재벌 +4 23.05.28 942 23 12쪽
17 17화 비밀결사 - 결(結) +2 23.05.28 915 24 16쪽
16 16화 비밀결사 - 전(轉) +4 23.05.26 910 24 12쪽
15 15화 비밀결사 - 승(承) (수정) +3 23.05.25 943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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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 최초의 대한제국 총포기술자 - 2 개량 M1893 소총 +4 23.05.21 1,086 27 13쪽
10 10화 최초의 대한제국 총포기술자 - 1 개량 M1893 소총 +2 23.05.19 1,154 29 13쪽
9 9화 콜트(COLT)사 - 7 간이저격총 (수정) +4 23.05.17 1,142 3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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