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빌런은 스트리머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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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Moongo
작품등록일 :
2023.08.07 12:07
최근연재일 :
2024.01.0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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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2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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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5화-드가자

DUMMY

한시아는 어색하게 웃었다.


“하하, 까먹으셨을 수도 있죠! 은퇴한 빌런들의 인적사항이 들어있는 자료예요.”

“은퇴한 빌런들이라고?”


바론은 한시아가 설명할 때 귀찮아서 제대로 듣지 않았던 정보에 놀라워했다. 한시아의 말이 사실이라면······.


“바로 이게 단서죠. 저도 의아했어요. 어째서 은퇴한 빌런들에 대한 정보를 불법적인 루트를 통해 얻으려고 했는지 말이죠. 아마 의뢰인은 정상적인 루트로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나 봐요. 히어로 협회에서도 현재 은퇴한 빌런들이 실종당하고 있다고 했죠?”

 “맞아.”


바론은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리로 와서 직접 보시죠, 형님.”


한시아는 컴퓨터에 USB를 연결했다. 그녀가 USB에 들어있는 자료를 클릭하자 빌런들의 등급과 현재 사는 주소까지 적힌 창이 나타났다.


“보시다시피 은퇴한 빌런들의 목록이 있어요. B~A급은 소수이고 나머지가 대다수죠. 목록에 있는 인원수는 대략 60명 가까이 되네요. 어때요, 형님? 형님이 보셨던 실종자 명단에 있는 빌런이 있나요?”


바론은 신중하게 마우스 커서를 내리며 은퇴한 빌런들의 프로필 사진과 이름을 보았다. 그리고 기억을 더듬으며 대조시켰다.


“찾았다. 여기 있어.”


그는 B~A급 빌런 명단에서 제리가 보여줬던 실종자 파일의 사진과 동일한 것을 찾아냈다. 그가 봤던 실종자 목록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이로써 확실해졌군요. 형님, 아무래도 제 생각에는 이걸 의뢰한 녀석이 그 단서인 것 같습니다.”

“그놈이 누군지 알아?”

“아쉽게도 저는 모릅니다. 그저 시키는 일만 죽어라했었거든요. 그래도 보스는 알 거예요.”

“보스?”


바론은 어젯밤 가장 먼저 깝죽거리다 털린 오줌싸개를 떠올렸다.


“아, 그 오줌 지리던 녀석?”

“그랬으면 좋겠지만 그 녀석은 아니에요. 행동대장 격이죠. 저도 보스는 몇 번 본 적이 없어요. 가끔 업장에 들려 얼굴만 비췄거든요. 아마 거주지가 따로 있는 것 같아요.”


한시아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럼 그 보스라는 새끼의 거처를 알아내서 뒤지게 패버린 다음 알아내면 되겠군!”

“그겁니다, 형님! 그러기 위해서 먼저 제가 있었던 사업장으로 가시면 됩니다.”

“좋아! 그럼 더 이상 지체할 거 없이 바로 출발하자고!”

“그 전에요, 형님!”


또 뭐냐는 얼굴로 바론이 한시아를 쳐다보자 그녀는 집에 들어오면서 챙겨놨던 택배상자를 흔들며 보였다.


“뭔데 그건?”

“헤헤, 히어로 협회 녀석들이 그래도 예의가 있었어요. 저희 핸드폰입니다. 오, 거기다 보조 촬영장비도 있어요! 형님말씀대로 지원을 좀 해주긴 하네요!”

“훗, 그럼 당연하지! 내가 얼마나 현란한 말솜씨로 녀석들의 혼을 쏙 빼놓았는데.”


한시아는 최신형 핸드폰과 흔들림 없이 촬영할 수 있는 보조 장비들을 보며 해맑게 웃었다.


저번 싸움 때 채팅창에서 화질이 너무 안 좋다, 초점이 잘 안 맞고 너무 흔들린다며 불평불만을 쏟아냈었는데 이제 쾌적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히히, 이걸로 촬영해서 올리면 조회수가 더 늘어날 거야. 그렇게 되면 형님께서 기특하다며 보너스를 더 챙겨주실 지도 모르지.


바론은 기분 나쁘게 히죽이는 한시아를 보며 물었다.


“그런데 이건 갑자기 왜?”

“후후, 저희 본업이 뭡니까? 바로 스트리머죠! 이 과정을 모두 찍어서 방송하는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단서를 구하면서도 방송으로 인해 공론화되겠죠. 이에 납치범은 눈엣가시가 된 형님을 제거하려고 오히려 먼저 그쪽에서 접촉할 겁니다.”


그녀는 안경을 쓰지 않지만 안경을 올리는 동작을 취했다.


“나머지는 형님의 실력으로 쓸어버리고 확실한 단서를 잡아서! 작은 형님을 구출하는 겁니다!”

“오오, 이 자식! 대단한데! 그야 말로 달걀 먹고 꿩 먹기잖아!”


바론의 칭찬에 한시아는 헤벌쭉하게 웃으면서 생각했다.


형님, 꿩 먹고 알 먹고 둥지 털어 불 땐다입니다······.


****


착해요컴퍼니. 이 회사는 말로만 회사지 실상은 작은 사무실에서 히어로가 될 정도의 능력이 없는 초인들이 불법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다.


사업장은 히어로와 경찰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아무도 찾지 않고 버려진 폐건물의 음습한 지하에 위치했다.


사채업과 흥신소 업무를 주로 담당하여 어둠의 경로로 얻은 돈과 미채납자의 고혈을 빨아먹어 얻은 돈으로 유유자적한 생활을 이어가던 이들은 현재 큰 문제에 들이닥쳤다.


의뢰했던 파일은 미리 만들어놓았던 복사본을 넘겨서 완수했지만 원본을 빼앗긴 게 문제였다.


겉으로는 별 거 없어 보여도 약삭빠른 히어로 협회의 손에 넘어가는 순간 도심 속의 그림자에 숨어 있던 회사가 발각되어 모든 것을 빼앗기고 감옥에서 평생을 썩힐 게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하아, 이 멍청한 새끼들아! 이것들이 단체로 돌았나! 그 계집애 하나 놓쳐서 이 사단을 만들어!”


사무실 창문까지 흔들릴 정도로 악을 쓰며 고함치는 중년의 남자. 그의 얼굴에는 칼로 베인 거대한 흉터가 있었다.


“죄, 죄송합니다, 도원준 님. 저희도 잡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훼방꾼이 나타나서 그만······.”


도원준이라는 남자 앞에선 조직원들은 하나같이 다리나 팔에 기브스를 하고 있었다. 도준원은 혈압이 오른다는 듯이 콧김을 내뿜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짜악! 도원준 앞에 있는 어제 오줌을 지린 남자의 한쪽 뺨에 손자국이 났다.


“씨발, 현준아. 신현준! 지금 상황 파악이 안 돼? 행동대장인 새끼가 처참하게 깨지고 자랑이다? 응?”


짜악! 도원준은 계속해서 신현준의 뺨을 때렸다. 신현준은 가만히 맞으며 몸이 휘청이더라도 다시 자세를 잡고 맞을 준비를 취했다.


“하다못해 물건이라도 회수를 했으면 이해하지. 씨발, 지금 이 사실이 보스의 귀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보스 성격 알지? 계획 틀어지는 순간 너나 나나 진짜 뒤지는 거야. 알아들어?”

“······죄송합니다.”


신현준은 정말 괴물 같은 녀석을 만났기에 손 쓸 도리가 없었다. 그놈은 자신들의 범주에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의 존재였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변명하지 않았다. 그 동안의 경험으로 도원준의 화만 돋구울 뿐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았기 때문이었다.


“좇같네, 진짜!”

“커억!”


신현준의 명치에 도원준의 발이 꽂혔다. 우당탕탕! 신현준은 그대로 날아가 사무실 가구와 부딪치며 몇 번 구르더니 멈췄다. 그리고 즉각 일어났다.


신현준은 속으로 생각했다.


씨발, 그럴 거면 지가 직접 가서 찾든가. 허구한 날 놀기만 하면서 우리한테 맡기더니 지랄이야.


도원준은 눈을 감고 고개를 젖혀 머리를 쓸어 올렸다.


“하아, 그래도 아직까지 별 이상 없는 것 보니까 한시아가 자료를 넘긴 것 같지는 않다. 기한을 주겠어. 딱 오늘까지.”


그는 슬며시 눈을 뜨고 조직원들의 상태를 살폈다. 그들은 하나같이 겁에 질려 어쩔 줄 모르는 눈치였다.


쓸모없는 새끼들. 도원준은 바닥에 있던 검고 네모난 가방들을 주워 놈들에게 던졌다. 조직원들은 어버버하면서 가방을 잡았다.


“우, 우왓! 도원준 님, 이건 설마?”


신현준의 물음에 도원준은 짜증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


“그래, 머저리 새끼들아. 보스께서 저번에 말씀하신 물건이다. 그걸 사용하면 네놈들을 그렇게 만든 녀석도 제칠 수 있겠지. 다시 한 번 말한다.”


순간 사무실의 공기가 서늘해졌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살기에 조직원들은 단체로 침을 꼴깍 삼켰다.


“뒤지기 싫으면 오늘까지 계집애 잡아서 여기로 데려와. 안 그러면 네놈들 목을 따버릴 테니······”


똑똑똑


한참 분위기를 잡고 있던 와중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도원준은 눈썹을 찡그리며 철문을 노려보았다.


“씨발, 뭐야. 오늘 오는 고객 있었냐?”

“연락받은 건은 없었습니다. 아마 저희가 홍보한 사이트를 통해서 들어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걸 말이라고 하냐? 사이트에는 전화번호만 나와 있지 주소는 없어. 겁 없이 이 근방을 돌아다니다가 호기심에 들어온 애새끼들일 가능성이 더 높지. ”


똑똑똑똑똑


문을 열지 않자 밖에 있는 누군가가 문을 두들기는 횟수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똑똑똑똑똑똑똑똑똑.


그것도 정중한 노크 형식으로. 도저히 참을 수 없던 도원준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런 정신 나간 새끼를 보았나. 안 그래도 기분 좇같았는데 잘 됐다. 씨발, 누군지는 몰라도 내가 손목 잘라서 왼손 오른손 서로 교체시켜주마.”


도원준은 씩씩 거리며 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가 분노에 가득 찬 손으로 문고리를 잡고 돌리는 순간이었다.


콰앙! 그것은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도원준은 통째로 날아간 철문과 함께 벽에 처박혔다.


“아아, 문 열라니까 안 여네.”


입구의 어둠 속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신현준은 본능적인 공포로 뒷걸음질 쳤다.


이윽고 어둠을 뚫고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 바론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자, 지금부터 시민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불법업소 참교육 들어가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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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완결-최악의 끝 24.01.03 12 0 15쪽
29 29화-흑막을 향해 24.01.03 10 0 11쪽
28 28화-곧 24.01.02 12 0 10쪽
27 27화-범인 24.01.02 14 0 10쪽
26 25화-무너를 형해서 24.01.02 11 0 10쪽
25 23화-작전 24.01.02 12 0 12쪽
24 22화-순이 24.01.02 11 0 10쪽
23 26화-무너를 향해서 24.01.02 13 0 10쪽
22 24화-작전2 24.01.02 12 0 10쪽
21 21화-은퇴빌런 취재하자 24.01.02 13 0 12쪽
20 20화-은퇴정모 23.08.30 21 0 10쪽
19 19화-집으로 23.08.29 23 0 10쪽
18 18화-보스찾기 23.08.25 26 0 10쪽
17 17화-도원준 23.08.24 36 0 10쪽
16 16화-참교육 23.08.23 38 0 10쪽
» 15화-드가자 23.08.22 40 0 10쪽
14 14화-무너동료 23.08.21 44 0 10쪽
13 13화-실종사건 23.08.20 41 0 10쪽
12 12화-매드니스(2) 23.08.19 49 0 10쪽
11 11화-매드니스 23.08.18 56 0 10쪽
10 10화-빌런vs은퇴빌런 23.08.17 58 0 10쪽
9 9화-구세주 23.08.16 56 0 10쪽
8 8화-은퇴한 빌런은 착해요 23.08.13 57 0 11쪽
7 7화-빌런잡자 23.08.12 64 0 11쪽
6 6화-계약 23.08.11 76 0 10쪽
5 5화-다음날 23.08.10 81 1 10쪽
4 4화-마찰 23.08.10 84 2 10쪽
3 3화-쓰디 쓴 인생 23.08.09 94 2 10쪽
2 2화-스트리머 망함 23.08.07 135 2 11쪽
1 1화-빌런 은퇴하다 23.08.07 216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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