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랑전(極狼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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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HaL
작품등록일 :
2023.10.0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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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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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35화. 개와 늑대의 시간 (1)

DUMMY

“대장은 잘 하고 있나 모르겠슴다.”

“대장?”

“그 소가주 양반 말임다.”

“웬일이냐?”

“예?”

“네가 큰형님 걱정을 다 하고 말이다.”


고무래는 미간을 찌푸렸다.


“걱정은 뭔 놈의 걱정입니까? 알아서 잘 할 텐데.”

“근데 왜?”

“아니, 뭐···. 그 천하지회의 높으신 분들 회의에서 발언권을 얻으려면, 뭔가 엄청난 비무대회 같은 거에서 우승해야 한다면서요?”

“그랬지?”

“독인지 뭔지 모를 거에 당해서 공력도 못 쓰는 양반이··· 헛짓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그러냐?”

“···다시 말하지만, 저는 대장 양반 걱정하는 거 아님다!”


고무래의 말에 달구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왜, 큰형님을 형님이라 부르기는 싫더냐?”

“뭐, 그냥···.”


쓸데없는 데서 고집이 세다. 달구는 물통 두 개를 꿴 철근을 내려놓았다. 마침 딱 두 시진을 채운 참이었다.


“잠깐 좀 쉴까?”

“그거 좋지 말임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송화루의 본채를 향했다. 얼마 전, 공의현의 현령과 담판을 지은 염천호가 송화루의 실질적인 주인이 된 이후로, 굳이 밖에서 끼니를 해결할 필요가 없어졌다.


“옛날엔 있잖냐.”

“예?”

“꿈도 못 꾸던 일 아니냐? 송화루에서 끼니를 때운다거나.”

“···그렇지 말임다.”

“그런데 말이다.”

“예.”


달구는 관자놀이를 긁적였다.


“뭐라고 말은 잘 못 하겠지만··· 나는 이게 뭔가, 싶다.”

“뭔가, 싶다고요?”

“엉.”


고무래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물었다.


“이게 별로 대단한 일처럼 생각 안 된다는 거죠, 지금?”

“어, 맞아. 그거, 그거야.”

“흐음···.”

“아니, 그러니까 말야. 그 왜, 내가 전에 말했잖냐.”


고무래는 씩, 입꼬리를 들고 손을 펼쳤다.


“아니, 압니다. 미친개 놈이 한껏 비웃긴 했지만···. 그랬죠.”

“···그래. 그거 말야.”


고무래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달구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형님, 그럼, 이제 송화루를 본관 삼아서 문파를 세운다는 건 관둔 겁니까?”

“···글쎄. 아직은 좀 맘에 드는데.”


고무래가 실실, 웃으며 말했다.


“솔직히, 미친개 그놈이 한 말이라 좀 짜증은 나지만··· 어쨌거나 기루에다가 문파를 세운다는 거는 저도 좀 아니지 않나, 싶었슴다.”

“그, 그랬냐?”

“예.”

“···그랬구만?”

“예.”


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고 씩, 웃었다.


“좋아. 그럼, 그건 없던 걸로 할까?”

“그러도록 하죠.”


달구는 속이 시원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좋아, 정했다. 그건 없던 거다.”


고무래는 별수 없다는 듯,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거였슴까?”

“뭐가?”

“요즘 계속 찬심(纂心)을 수련하시는 동안 고민 중이셨잖습니까.”


뜨끔, 찔리는 게 있었는지, 달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무래를 쳐다보았다.


“에이, 형님은 뭐 고민하는 게 있음 얼굴에 다 티 납니다. 설마 여태 그거 하나 모를라구요?”

“그, 그랬냐?”

“예입.”


달구는 뒤통수를 긁적이더니, 한참 뜸을 들이고서야 입을 열었다.


“그게 말이다. 요즘 들어서···. 예전하고는 뭔가가 좀 달라진 것 같다.”

“뭔가가 달라졌다고요?”

“그래.”

“어떻게요?”


달구는 본채로 가던 발길을 돌려 우물 쪽을 향했다. 달구가 밥을 미룬다는 건 중요한 얘기라는 뜻이다. 고무래는 뭔 일인가 싶어 얼른 그 뒤를 따랐다.


“그놈들하고 싸웠을 때 있잖냐.”

“천가방요?”

“아니.”


고무래는 잠시 짱구를 좀 굴리고서야 달구가 말하는 ‘싸움’이 언제인지 떠올릴 수 있었다. 분명 하남삼호 패거리, 그러니까 곽가 삼형제와 싸움이 붙었던 때를 말하는 것이다.


“그때, 사실··· 나는 한 번 포기했었다.”

“···형님이요?”

“그래.”


달구는 정수리를 긁적이더니, 긁은 손가락을 코에 대고 킁킁, 냄새를 맡고는 이맛살을 찌푸리고 말을 이었다.


“못 이겨낼 거라고, 생각했어. 그렇게 단순무식하게 쪽수로 밀어붙일 줄은 몰랐거든.”

“아···. 그, 그건 글쵸. 무식한 놈들. 오십여 명이나 되는 장정 놈들이 한 명을 붙잡고 늘어지는 게 뭐 하는 짓거린지, 원.”

“지금껏 살면서, 내가 힘 좀 써서 못 넘긴 일이 없었는데 말야.”

“그랬죠. 지금도 그렇잖습니까요? 형님 정도면···.”

“아냐.”

“예? 하하···.”

“아니더라고.”


달구는 진지했다. 고무래도 더는 웃음으로 대꾸하지 못했다.


“내가 참 잘난 놈이고, 세상에서 나만 잘난 줄 알았는데. 내가 정말 특별한 놈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 마치 그때··· 울 엄니 일이 있던 그때처럼 말야.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더라고.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더라고.”

“···형님.”

“근데 말야.”


달구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


“놈은 달랐어.”

“미친개요?”

“그래.”


달구는 설명할 단어를 찾고 있는지, 눈을 껌뻑였다.


“그, 뭐냐. 놈의 눈은, 그··· 뭐더라? 그래. 얼마 전에 봤던 그 범 새끼 눈깔이랑, 같으면서도 달랐어.”

“···뭔 말임까?”

“아니, 기다려봐. 어떻게 설명해야지? 이걸? 끄응···.”


달구가 도무지 단어를 찾지 못하고 어물거리자, 고무래가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음, 눈깔의 색깔을 말씀하시는 건 아닐 테고. 뭐, 눈빛이라든가? 아니면 살기? 그 범도 범이지만, 미친개 눈깔도 살기가 살벌하죠. 아니면 눈매라든가. 혹은 눈에서 뿜어지는 기운? 야성? 맹수성?”

“어, 그래! 맞아. 그거.”

“야성? 맹수성?”

“아니, 그거 전에.”

“살기요?”

“아니, 그거 다음에.”

“기운?”

“어, 그래. 그거. 기운. 뭐랄까. 그놈 눈은, 말하자면··· 그래, 기운이 넘쳤달까? 활기?”


활기 넘치는 눈이라니. 싸움박질 중에 활기라니, 그게 뭔 소린가. 고무래가 멍한 표정으로 말을 곱씹고 있는데, 달구가 말했다.


“아니, 그 왜, 놈이 다 죽었다 싶을 때 있잖냐.”

“···아.”


그 순간, 고무래는 달구의 말을 이해했다. 그래. 놈의 눈은 항상 이해할 수 없는 어떤 빛을 품고 있었다. 곽가 삼형제와 싸울 때나, 천가방 놈들과 붙었을 때나, 얼마 전 사독파파와 마주했을 때나─


그래, 놈의 눈은 항상···.


“생명력. 이랄까요. 그런 게 있죠.”

“아, 맞아. 그거.”

“잡초 같은 놈이죠. 뽑아도, 뽑아도 다시 튀어나오고, 밟아도, 밟아도 대가리를 치대는 게···.”

“맞는 말이야.”


두 사람은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그래, 미친개는 씹어줘야 제 맛이다. 고무래를 쳐다보며 조용히 웃던 달구는 흠, 헛기침을 내더니 말했다.


“네가 저번에 그랬잖냐.”

“뭐라고요?”

“소꿉놀이는 그만하자고.”

“···아하. 그랬었죠.”


고무래는 머리를 긁적였다. 사실, 그때만 해도 일이 이렇게 흘러갈 거란 생각은 없었다. 일이 잘 풀리면 득구나 설총에게서 무공을 훔치고, 더 잘 풀리면 무당이나 제갈세가의 무공을 좀 얻어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했었다. 거기까지가 고무래가 계획한 ‘현실’이었다.


그러나 달구는 다르게 받아들였던 모양이다. 달구가 선택한 행보는 고무래가 계획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달구는 설총의 제안을 진심으로 받아들였다. 천성적으로 거짓말을 못 하는─ 아니, 안 하는 달구라서 그랬던 게다.


결과적으로는 그게 옳았다. 설총으로부터 무공을 배우면서 깨달았던 것은, 무공은 단순히 움직이는 방법을 훔쳐보는 정도로는 결코 일정 경지를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안에 담긴 묘리를 탐독하고, 이해하고, 반복해야만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아, 한 가지 더 있다. 이건 제갈민에게서 들은 얘기다. 모든 무공의 호흡법, 곧 내공심법은 일종의 지문과 같은 호흡의 결이 있다는 거다. 즉, 훔쳐 배울 수도 없거니와, 훔쳐 배우더라도 무공을 사용할 때 걸리지 않을 방법이 없다는 뜻이었다.


“사실 그때 제 말대로 무공을 훔쳤더라면···. 크크, 아주 어물전에 걸어놓은 육포 신세가 될 뻔했죠. 결국 이번에도 형님이 옳았습니다.”

“쉰 소리 하긴.”


달구는 싱거운 소리 하지 말라는 뜻으로 고무래의 머리를 밀쳤다. 씩, 웃으며 고무래가 장난스럽게 머리를 들이밀고 엉겨대자, 달구는 한 번 더 밀쳐내고서 말했다.


“그래, 큰형님 옆에 있어 보니까 알겠다.”

“···뭐가, 말입니까?”

“내가 놈과 뭐가 다른지.”

“미친개요?”

“그래.”

“뭐가 다른데요?”

“놈이 나보다 낫다는 거. 아니, 놈이 나보다 나은 점이랄까?”


달구는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그리고 내가 무엇이 더 나은지도 말이야. 이제는 알겠다. 내가 뭘 해야 할지 말이야.”


달구는 진지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말이 맞았다, 고무래. 소꿉놀이는 끝내야 해.”



* * *



“···놈들의 힘을 빌려 살아남았다고?”


득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래. 그렇다.”

“그럼 더 말이 안 되잖아!”

“···무엇이?”

“놈들의 힘을 빌려서 살아남았다면··· 어째서 놈들을 막으려 하는 거지? 그··· 뭐야. 아, 맞아. 이런 걸 모순(矛盾)이라 부른다고 했었어. 그래, 모순이야!”

“모순···인가.”

“그래!”


서동천은 금방이라도 바스러질 것 같은 양손을 들어 보였다.


“본래의 모습을 드러낸 건, 근 이백여 년 만에 처음인데 말이야. 이래도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는 건가?”


득구는 코웃음을 쳤다.


“그깟 거, 다 눈속임이라며? 뭐 어쩌라고?”

“···후후. 그렇지.”

“무당의 어떤 도사 양반이 아주 좋은 걸 가르쳐줬거든. 호의를 베푼다고 모두 같은 편은 아니라는 걸 말이야. 난, 알아야겠어.”


득구는 쏘아붙이듯 말했다.


“당신이 백련교를 적대하는 이유를! 그리고··· 내게 뭘 원하는 건지도!”

“···그래, 그렇군.”


서동천은 검지를 펴 득구를 가리키고 말했다.


“아주 좋은 말을 했다. 모순. 그래···. 모순이지. 놈들의 비술(秘術)로 이 질긴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내가 왜 그들을 적대하는가? 좋은 질문이야.”

“···!”


득구의 얼굴이 굳었다. 서동천은 펼쳐 든 검지를 위로 세워 들었다.


“이야기했지만···. 나는 이미 오래전 역사에서 퇴장했어야 할 사람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 목숨에 더 이상 미련은 없다.”

“그래서, 넌 살 만치 살았으니, 미련도 없고 죽고 싶을 뿐이다? 단지 그것뿐이라고?”

“설마.”


서동천은 중지를 펼치며 말을 이었다. 먼저 펼친 검지에 중지를 붙이자, 퍼석퍼석, 당장이라도 바스라질 것 같은 손가락에서 칼날 같은 기세가 흘러나왔다.


“무생계의 도래를 막으려 살아왔다. 이 한마디로 모든 것을 이해해주리라고 믿었는데.”


득구는 신경이 곤두선 목소리로 소리쳤다.


“시끄럽고! 본론만 말하란 말이야! 자꾸 이상한 데로 끌고 가지 말라고!”

“···그래, 미안하다. 아무래도 평범하게 대화를 나눈 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나도 그만 말이 많아진 모양이야.”

“본론, 을 말하라고.”


득구가 으르렁거리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펼쳐둔 검결지로 득구의 미간을 찔렀다.


“보아라.”



* * *



득구가 눈을 뜨자, 그 앞에는 문이 있었다. 너무 거대해서, 그 끝이 어딘지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문이.


그 안에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가 가득했다.


끓는 물에서 부풀어 오르는 수천, 수억의 거품들처럼 끊임없이 끓어오른다. 그 거품은 마치 손과도 같고, 혹은 굶주린 이의 벌린 입과도 같았다. 붙잡고, 삼키려 드는 그 무언가가 거대한 문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 이게 뭐야.”


털썩! 득구는 사시나무처럼 떨려오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형언할 수 없는 공포가 온몸을 옭아매어왔다.


꿀꺽, 득구는 침을 삼켰다. 저도 모르게 꾹 감은 눈을, 뜰 수가 없었다. 하염없이 끓어오르는 손과 입들이 부글거리며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 겁대가리를 상실했다는 것이 중론인 득구였지만, 눈앞에 펼쳐진 인외마경(人外魔境)에서 느껴지는 생리적인 공포에는 감히 저항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결국, 득구는 눈을 들지 못했다.


“저, 저게 뭐냐고?”


어느새 다시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돌아온 서동천이 곁에 서서 말했다.


“이미 알려줬잖아? 아카샤(空虛)라고.”

“저··· 저게?”

“혹자는 저승, 혹자는 중천(中天), 혹자는 지옥(地獄). 부르는 이름은 다양하지만, 그 어느 하나 진실한 이름은 없다. 가장 가까운 표현을 빌리자면, ‘깊은 곳(深淵)’이라 부르는 것이 옳은 표현일 거다.”

“깊은 곳···?”

“이것이, 내 답이다.”

“뭐라고? 이따위가 무슨 답이야?”

“이 문이 열리면 인간의 전쟁은 모두 소꿉놀이가 되어버릴 거다. 마치 오래전, 황제 헌원과 군신 치우의 전쟁처럼.”

“저··· 문이 열려?”


득구는 등짝에 오싹,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이제부터 네가 가져야 할 의문은 두 가지다.”

“···내가 가져야 할 의문이라고?”


서동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천천히 앞을 향해 걸어갔다.


“어어? 이봐, 어디가?”


득구는 저도 모르게 눈을 들어 서동천을 쳐다보았다. 그는 그 ‘문’을 향해 담담히 걸어가고 있었다. 그 순간, 득구는 깨달았다. 그래, 저것은 문이다. 인세를 초월한 마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문이다. 그리고 문이라는 것은··· 그것을 열고, 또 닫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지금, 서동천이 그 문에 손을 올렸다.


“어··· 어? 뭐, 뭐 하는 거야?”


서동천은 천천히 그 문을 밀어 열면서 말했다.


“하나는, 놈들은 왜 저 문을 열고자 하는가?”


갑자기, 득구의 귀에 들리는 서동천의 음성이 급격하게 멀어지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득구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 뒤에는 그림자로 만들어진 손이 득구를 잡아당기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문과 서동천이 빠르게 멀어져갔다.


“으앗?! 잠깐! 아직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안 됐어!”

“또 하나는, 인간들은 왜 저 문을 열고자 하는가?”

“이봐!”


서동천은 씁쓸한 표정으로 한마디를 덧붙였다.


“이제, 남은 시간이··· 없다.”

“이 자식!”



* * *



“아직 내 질문에 답이···!”


득구는 더 이상 그 문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주변이 새하얗기만 한 기묘한 공간도 아니라는 사실도.


“어이쿠야! 바, 방금 뭐야?”


발가락은 두 눈을 껌뻑이며, 벅벅 문질러대고 있었다. 더불어 왼쪽 귀도.


“어우, 방금 그 빛은 뭐야? 그리고 득구 넌 왜, 왜 갑자기 소릴 지르고 그러냐?”

“···어?”


방금, 이란 말에 득구는 고개를 갸웃 틀었다. 득구가 느끼기로는 적어도 한 시진은 충분히 지난 것 같은데, 방금이라니? 득구의 눈이 앞에 앉아 있을 서동천을 향했다.

그는 온데간데없었다.


“뭐, 뭐야? 어디 갔어?!”


당황한 발가락이 서동천을 찾아, 온방을 뒤졌다. 득구는 굳은 얼굴로 앞을 노려보는데, 누군가 떨리는 손으로 득구의 손을 붙들었다. 어찌나 뜨거운지, 촛농에 덴 것만 같았다.


“···아가씨?”


성채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득구를 쳐다보고 있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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