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에 당첨된 은둔형 외톨이가 돈을 막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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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스다
작품등록일 :
2023.10.1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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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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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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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네버랜드(2)

DUMMY

맞은편에서 밥을 먹고 있는 학생 2명 중에 남학생이 내가 어디선가 한번 본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쟤네를 내가 어디서 봤지? 남자애가 낯이 익은데......'


나는 남학생 여학생을 번걸아가며 봤다가 다시 남학생을 자세히 봤다.


'근데 내가 학생을 개인적으로 알게 될 일이 있나? 왜 쟤만 눈에 익숙한거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남학생 1명과 여학생 1명이 교복을 입고 놀이공원 데이트를 하고 있는 평범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겐 남학생의 얼굴이 굉장히 익숙했다.


'지난 3년 동안은 방안에 있어서 사람을 전혀 만나지 않았으니까 그건 아닐거고... 그전에 알게 된 애가 있었나? 아님 최근에 알게 된 애인가?'


나는 기억을 계속해서 더듬어 나갔다.


남학생의 얼굴 표정과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하며 기억을 더듬었다.


"앗!!!!!!"


생각이 났다.


분명 좋은 쪽은 아닐거 같다는 생각에 그쪽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의 정체가 순간 머릿속에 떠올랐다.


'저 놈 분명히 그놈이다.'


최근에 발생한 일 중에서 있을거란 생각을 하다보니 기억해냈다.


'신발 중고거래다!'


내가 로또 당첨되고 나서 여러가지 물건을 사들이다가 돈 좀 아껴볼거라고 신제품 말고 중고를 사야겠다고 생각해서 캐캐롯마켓 통해 집 근처에서 신발 거래 하려고 했는데 돈만 받고 그대로 도망간 그 학생이었다.


'내가 사람을 직접 만나기 싫어서 멀리서 지켜보면서 송금하고 두고 가라고 했는데 두고 가지 않고 먹튀했던 바로 그 학생... 분명 내가 이상한 요구를 하긴 했지만 돈을 받았으면 양심상 그냥 옆에 근처에 아무데나 두고 가면 되는거 아냐...... 먹튀를 하다니......'


그리고 당시에 내 돈을 받고나서 캐캐롯 마켓 탈퇴까지 한 녀석이었다.


'내가 당시에 갑작스럽게 제안했으니 저놈이 계획한 건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결국 내 돈을 훔쳐간거잖아? 근데 이렇게 놀이공원에서 밥 먹다가 마주치다니... 이것도 신기하네.'


나는 누군지 떠올려 내긴 했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다짜고짜 가서 도둑놈에게 내 돈 내놓으라고 했는데 저 학생이 아니라고 잡아떼면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잠깐 그게 얼마였지? 한정 판매 신발... 45만원 짜리 였던 것 같은데......'


나는 내 돈 45만원이 아까웠고 나에게 사기를 친 이 놈을 그대로 둘 수 없었다.


'경찰을 부르자......'


두 학생들은 내가 알아차린 것도 모른채 밥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옆에 저 여학생은 여자친구인가? 여자친구랑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경찰에 신고를 하는건 좀 그렇지 않나. 밥 먹을땐 개도 안건드리는데......'


나는 갑작스러운 만남에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고민을 했다.


'범죄를 저지를 놈의 그런 상황까지 다 배려를 해줘야 하나? 음...... 방법이 없나?"


그 때 여자친구가 잠시 일어나서 어딘가로 향했다.


방향을 보니 화장실을 가려는 것 같았다.


그 때 남학생과 내 눈이 정면으로 마주쳤다.


"어?"


남학생과 눈이 정면으로 잠시 마주치자 나는 더욱 확신했다.


'이놈이 확실하다.'


그런데 상대 학생은 나와 눈을 마주쳤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아 그렇지. 그때 중고거래 할때도 나만 얘를 본거지, 얘는 나를 못봤지...'


나는 잠시 일어나 가까이 다가가서 남학생을 살폈다.


키, 덩치, 생김새 이 녀석이 확실했다.


나는 자리에 앉아 남학생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남학생도 내가 쳐다보는 게 신경 쓰였는지 힐끔힐끔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자식... 용감하게도 교복을 입고 놀이공원 데이트를 해?'


부산 사람인 이 친구가 용인에서 나를 마주칠지는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나는 남학생이 입고 있는 교복을 보고 학교를 찾아보기 위해서 핸드폰을 꺼내 검색을 했다.


[해운대 근처 고등학교 교복]


학생이 입고 있는 교복은 해운대에 있는 해운대 수리 고등학교의 교복이었다.


'잡았다 이놈. 해운대 수리고 였군. 어딘지 알지 거기.'


그 때 아랑이와 여학생이 동시에 화장실에서 돌아왔다.


나는 여학생의 말을 집중해서 들었다.


"구호야 너도 화장실 갔다와~"


"응"


이번에는 남학생이 화장실로 향했다.


'구호? 구호라고 부르는군. 이름인가? 별명인가?'


남학생은 교복 상의를 벗고 테이블에 둔 뒤에 화장실로 향했다.


곧이어 아랑이가 돌아왔고 나는 아랑이에게 앞뒤 상황을 다 알려줬다.


"그러니까 맞은편에 있는 학생 커플중에 남자애가 오빠 돈 먹튀했다는거지?"


"응. 맞아"


"어떻게 하고 싶은데?"


"여자한테는 알리지 말고 남자애한테만 말해서 내 돈 돌려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


"여자한테는 왜? 사기꾼이라는거 알려줘야지!"


"음...... 그래도 데이트하는데 좀 그렇지 않나?"


"그런게 어딨어?! 도둑 사정까지 다 신경써줘야 되나! 바로 잡아야지!"


"그래도 내가 원하지 않아... 행복한 시간 보내고 있는데... 나는 돈만 돌려받으면 되긴해......"


"오빠, 남자애 돌아오면 덮치자!"


"아니, 그렇게 막 하는거 말고... 음, 어떤 방법이 있을까?"


나는 다른 방법이 없는지 생각을 해봤다.


"아랑아, 내가 저 교복이 해운대 수리 고등학교 교복인거는 확인했거든? 몇학년 몇반인지랑 이름 정도만 확실하게 알고 나중에 부산가서 직접 해결하는거 어때?"


"아! 그거 좋다! 지금은 신분만 파악하고 나중에 해결하자!"


"그래! 그렇게 해보자"


"오빠, 저기 교복 두고 갔네! 저기 명찰 있지 않을까?"


"근데 갑자기 가서 옷 뒤지면 이상하잖아"


"내가 물어볼게!"


"뭐? 물어본다고?"


노빠꾸 김아랑 선생은 혼자 앉아있는 여학생에게 직접 가서 말을 걸었다.


"저기 학생~ 혹시 부산에서 왔어요?"


"네? 아네..."


여학생은 살짝 당황하며 대답했다.


"해운대 수리 고등학교 학생이죠? 교복이 익숙해서~"


"아네, 맞아요..."


"나도 거기 졸업했거든요~ 와 그립다 그리워~ 남자친구랑 데이트? 데이트?"


"아네..."


여학생은 들이대는 김아랑의 에너지에 마지못해 대답을 하고 있었다.


"교복 너무 예뻐요 예뻐~ 학생 때가 좋은거야~ 나도 돌아가고 싶네~"


아랑이는 아줌마 같은 멘트를 하면서 학생의 정신을 분산 시켰다.


"학생 몇학년 인데? 고2? 고3?"


"고2요......"


여학생은 얼떨결에 대답했다.


"와~ 남자 교복은 조금 바뀐 것 같은데~"


이번에는 남자 교복을 만져대면서 이말 저말 나오는대로 막 말하기 시작했다.


여학생은 옷을 만지자 살짝 견제하며 싫은 내색을 하기 시작했다.


아랑이는 그 모습을 눈치를 채고 바로 교복을 내려두었다.


"학생~ 너무 반갑네~ 재밌게 놀다가요이~"


"아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아랑이는 내 자리로 돌아왔다.


"옮겨. 자리 옮겨 빨리"


"으응? 아직 밥 안먹었는데...?"


"자리만 옮겨서 딴데 가서 먹으면 되잖아. 일단 가자"


아랑이와 나는 학생들에게서 조금 떨어진 자리로 이동했다.


"뭐 본거 있어?"


나는 아랑이에게 물었다.


"있지 있지. 가슴팍에 이름표 있는데 내가 그거 보고 왔지"


"아까 남자애가 입고 있을때 봤는데 이름표 없던데"


나도 이름표를 달고 있으려나 싶어서 남학생 가슴팍을 살폈었는데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다.


"이름표가 학교 밖에 나올때는 숨길 수 있게 되있거든. 안으로 집어 넣을 수 있게 되있는거야. 그래서 그거 꺼내서 봤어"


"그래? 이름 뭔데?"


"채구호라고 되있던데?"


"역시 아랑이! 잘했어! 아까 이름을 부를때도 구호라고 불렀었는데 이름인지 확실하지 않았었거든"


좀 특이한 이름이라서 잘못 들었나 싶었는데 아랑이 입에서 그 이름이 그대로 나오니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해운대 수리 고등학교 2학년 채구호.


이 학생이 나의 돈을 먹튀한 녀석이었다.


"근데 여학생이 2학년이라고 남학생도 2학년인가?"


나는 아랑이에게 물었다.


"아, 여학생이랑 학년이 다를수도 있나? 근데 보통 같은 학년이랑 놀긴 하잖아? 아마 2학년 맞을거야. 내 촉이 같은 학년이야"


아랑이는 확신하며 말했다.


"아랑아, 지금 당장 어떻게 할 건 아니니까 일단 여기서는 그냥 두고 부산가서 응징하자"


"그래. 오빠 사기 당한거 얼만데?"


"45만원"


"45만원이면 맛있는거 얼마나 많이 먹을 수 있는데 찾아야지! 지금 바로 내놔라고 할까?!"


"아니아니, 괜찮아. 누군지 알았으면 됐지. 일단 밥부터 먹자."


"좋아. 그렇게 해"


그렇게 아랑이를 진정 시키고 식사를 했다.


밥을 먹고 조금 앉아있으니 체력이 회복이 됐다.


"이제 가자!"


"어디로?"


"로맨틱 가든!"


"그래 뭔지 모르겠는데 가보자!"


아랑이가 가자고 한 곳에는 낭만적인 분위기로 가득한 곳이었고 화려한 꽃이 아주 많았다.


커플들을 위한 사진 촬영장소가 많았는데 하나도 빠짐없이 아랑이에 의해 사진을 찍게 되었다.


나는 계속해서 어색한 포즈를 취했고 아랑이는 전문 모델처럼 프로패셔널하게 사진을 찍었다.


사람도 많고 장기적으로 외부에 나와있는데다가 은둔형 인간이 햇빛을 계속 맞고 있으니 적응이 되지 않아 피곤함이 찾아왔다.


하지만 순간 행복하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단지 놀이공원에 왔기 때문에 행복한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이제 세상 밖으로 나왔다고 행복한 것도 아닌 것 같았다.


나는 집에 있을때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왜 방금 행복함을 느낀거지?'


그 때 아랑이가 해맑게 여기저기 뛰어 다니고 있었다.


'여자친구라는 존재가 생겨서 그런가?'


최근 몇년 동안에 행복하다 라는 감정을 느낀적이 거의 없었다.


로또가 당첨되었을때도 행복하다는 생각보다 돈 문제가 해결 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더 강했던 것 같다.


생각을 해보니 단지 밖에 나와서도 아닌 것 같고 햇빛을 쬐서도 아닌 것 같고 여자친구와 놀이공원에 놀러와서 행복한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음......'


최근에 아랑이랑 로또 당첨금 수령부터 해서 채구호 정체를 밝혀내는데 까지 해서 내가 누군가를 신뢰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처음으로 만나서 이런 행복하다는 느낌이 든 것 같았다.


평생 나 혼자 살아오며 모든 것을 스스로 혼자 결정하고 살아 왔는데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난 것이다.


내가 무슨말을 하는지 잘 알아주고, 내가 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으니 있으니 나를 알아주는 것 같은 기분을 내가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 로또 당첨금을 반 나누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랑이가 도망칠까봐 걱정하지 않고 신뢰를 가진채 나도 적당히 기다릴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여러군데를 돌아다니며 힘없이 끌려다니며 사진을 또 찍혔지만 마음 한구석에 행복은 자리잡고 있었다.


"오빠 왜 그래? 피곤해?"


"아니 행복하네"


"피곤해 보이는데"


"아니 좋아. 진짜 좋아"


나는 살짝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피곤해 보이는 행복을 느끼며 어느새 해가지고 저녁시간이 되었다.


아랑이와 나는 야간 퍼레이드를 보기위해 자리를 이동하고 있었다.


핸드폰을 열어서 시간을 확인하다가 실시간 메인 뉴스를 하나 확인했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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