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리, 이종족 휴게소 개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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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11.2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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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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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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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이엘리스 이사.

DUMMY

강남 한복판 가장 높은 건물.

‘EL’의 최고위층 대표실.


“대표님.. 그게 말이 됩니까?”

“야 김이사! 너랑 송과장 놈 때문에 우리 ‘EL’이 웨일한테 밀리게 생겼어. 알아?”


김성록 이사와 대표이사 김창옥이다.


“아니 그게.. 왜 저 때문..”

“부하직원 관리..하아.. 네가 그 같잖은 짓만 안했어도 그 자식이 회사를 그만뒀겠어?”

“안 그만뒀으면.. 그 시골 땅을 사지도 않았겠죠..”

“입 안닥쳐?! 이사라는 새끼가 회삿돈 횡령에 근무시간에는 단란주점을 쳐 가? 내가 그거 막느라 얼마나 개고생을 했는지 알아?”

“죄송합니다···”


여전히 잘못도 모르고 떠들어대는 김성록에 김창옥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그딴 놈한테 고개를 숙여요..”

“무릎을 꿇어서라도 그 땅 매입해!”

“예..”

“빨리 움직여!”


김창옥의 호통에 김성록은 황급히 대표실을 뛰쳐나갔다.


“혈육만 아니었어도 저 딴놈 단번에 갈아치웠을텐데.. 아이고 두야.”


김성록이사는 김창옥과 사촌지간이다.

덕분에 오대리놈의 사직서 내용이 사내에 퍼졌을 때도, 어떻게든 소문을 막았다.


“하필 그 놈 땅에 생기고 지랄이야! 젠장!”


조금 전 송과장이란 놈을 통해 전달받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최악이다.

그 정도 양의 이엘리스라면..


“현금이 부족할 수도 있겠군.. 안되면 주식이라도 줘서라도 가져와야 돼.”


그때 마침 김창옥의 휴대폰이 울렸다.


“왜 하필 이때..”


발신자의 이름을 본 김창옥은 곤란한 표정을 짓더니 거부할 수 없는 듯 전화를 받았다.


“예, 잘지내셨습니까? 회장님께서 어쩐일로···”


*


송시원을 포함해 웨일과 한빛의 직원 세 사람을 집에 들였다.


“김이사 그 아저씨는 언제 온다는건데?”

“곧 도착하실거야, 조금만 기다려줘.”

“여기 두분도 바쁘신 분인데 우리가 왜 기다려줘야하지?”

“···”


송시원과 티격태격하는 동안 웨일과 한빛의 두 사람은 말 없이 지켜봤다.


괜히 끼어들어 내게 밉 보일 필요가 없단 판단이겠지.


EL과 안 좋은 관계를 보일 수록 그들에겐 희망이 되고 있는 듯 하다.


한참 송시원과 티격대는 사이.


쿵.쿵.


밖에서 누군가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이사님이신가?!”


송시원이 일어나려던 그때.


“기다려. 내가 나가.”


먼저 밖으로 나가 대문을 반쯤 열었다.


“오랜만이군.”


쾅-!!


대문 밖 김이사의 얼굴을 확인하곤 다시 대문을 닫아버렸다.


“어이?! 오대리! 이게 무슨 짓이야!”

“옆에 멀쩡히 있는 벨은 놔두고 동네 시끄럽게 두드리고 지랄이야.”


닫힌 대문을 사이에 두고 큰 소리로 말했다.


“뭐?!”

“아? 들렸어요? 몰랐네.”

“김이사님 오셨습니까!”

“어! 송과장이냐?”

“예, 잠시만요 제가 열어드리겠습니다.”

“그래.”


그때 뒤늦게 송시원이 따라나와 대문으로 다가왔다.


“그 문 멋대로 여는 순간 EL과는 계약 할 일 없을거야.”


내 말 한마디에 송시원이 망연자실했다.


모르긴 해도 대문 밖 김이사의 표정도 별반 다르지 않으리라.


“진짜 계약조건은 나랑 이야기 해야할거야, 이 문 좀 열어보게.”

“제가 왜 들어줘야하죠?”

“국내에 우리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은 없을거야, 그건 자네도 잘 알지 않나?”


틀린 말은 아니다.

EL도 작정하고 나서겠지..


돈은 많이 받을 수록 좋다.

더 이상 농사를 짓지 않고 일을 할 필요도 없어질테니.

하지만···


“웨일하고 한빛 두분하고 이야기 좀 해야되니까, 정 원하면 거기서 좀 기다리시던가.”

“뭐?”

“문 열었을 때 안계시면 얘기 할 생각 없는걸로 알게요.”


최악의 상사였던 두 사람과 쉽게 이야기 할 생각은 없다.

김이사를 두고 집에 들어가 다이닝룸에 모였다.


“오대리 그러지말고 김이사님 말씀이나 들어보자고. 저 양반이 어떤 줄을 잡고 있는지 몰라?”

“그럼 송시원 당신이 김이사 대신 나가 있어.”


김이사보다 꼴보기 싫은게 이 놈이다.


“저기요 김이사 아저씨, 송시원씨 대신 아저씨가 들어올래요?”

“그래! 송과장아! 나와라.”


얼굴을 구긴 송시원의 발걸음은 꽤나 무거워보였다.


“나갈거면 빨리 나가. 김이사 아저씨도 빨리와요 바쁘니까.”

“그래! 지금 갑니다.”

“아, 이따 나왔는데 송시원씨 없으면 계약은 없던 걸로 할게요.”

“하아..”


송시원과 김이사가 교대하자 묵직한 빗방울이 마당을 적셨다.


“자 다들 커피 한잔 하시죠.”

“어? 오대리 내껀?”

“여기 있잖아요.”


커피는 총 네잔이다.

그럼에도 김이사 얼굴엔 불편함이 가득했다.


“나 카페인 못마시는데 깜빡했나..? 다른거 없어?”

“내가 그런거까지 신경써줘야 돼요? 그럼 음료수 하나라도 사오지 그랬어요.”

“···끄응.”

“어디 불편하면 저기 밖에 송시원씨 데리고 돌아가시구요.”

“아니야.. 여기 있지.”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볼까요.”


먼저 말문을 연 것은 웨일이다.


“정확한 매장량이 어떻게 됩니까?”

“정확한 양은 측정이 불가합니다.”


대답은 한빛의 이서훈이 했다.


“어째서죠? 한빛측 측정기로 불가하다면 저희 웨일에서..”

“매장량이 300L 이상입니다.”

“그럴리가..”

“웨일 측에서도 게이지를 보지 않으셨습니까?”

“얼핏 보기는 했습니다만..”


그때 못마땅하다는 듯 김이사가 끼어들었다.


“다 필요없고, 웨일과 한빛은 보상금으로 얼마를 지급할 생각이요? 그 정도 양을 감당할 수는 있고?”


300L만 해도 대략 3천억에 가까운 값어치를 지닌다.


측정이 안될 뿐.

매장량은 그 이상.


“계약서는 새로 작성해야겠네요.”


이서훈이 꺼내려던 계약서를 다시 집어넣고 어른패드를 꺼냈다.


“리터당 가격은 시세에 맞게 리터당 10억원으로 측정해드리겠습니다. 만일 매장량이 5백리터를 넘어간다면 한빛의 연매출 5%를 평생 제공하죠.”


이례적인 조건이면서도 이엘리스 매장량을 생각하면 꽤나 합당했다.

하지만..


“그걸로 되겠습니까? 저희 웨일에서는 리터당 11억. 그리고 이엘리스 매출의 10%까지 제공하겠습니다.”

“웨일과 한빛에서 감당이 되겠습니까?”


김이사가 가볍게 웃어보였다.


“뭐 그쪽은 얼마나 줄건데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매장량이 얼마든 현금으로 6천억에 땅을 매입하죠. 물론 매출도 1% 제공하죠.”

“그게 가능하다고?”


당장은 300L만 측정된 상황 그 이상이 될 수도.

그저 그 정도에서 멎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EL은 최소 그 두배의 값어치를 지불하겠단 뜻.


“저희 웨일은 매출의 10%입니다.”

“웨일에선 이런 식으로 올려칠 셈인겁니까?”

“두 회사가 우리 EL의 매출을 모르시지 않을텐데요.”


나 또한 세 기업의 매출을 대략적으로 알고있다.


1%라는 비교적 낮은 수치에도 EL의 김이사가 당당할 수 있는 이유.


한빛과 웨일 매출의 1%와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


그들이 제시한 셋 중 어떤 선택을 해도.

현실적으로 평생 벌 수 없는 금액이다.


아무리 국내 최대기업이라 할 지언정 지금 내용은 ‘EL’에게도 굉장한 무리가 되겠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거지.


“근데 그 정도 돈이면 전 세 회사 중 어느 곳과 계약해도 부족함 없이 살 수 있겠군요. 돈만보고 선택하고 싶진 않네요.”


내 한마디에 김이사의 얼굴이 굳었다.


“그..그럼.. 뭘 보고 선택할 생각이지..?”

“글쎄 뭘 볼진 몰라도 이 자리에 보고싶지 않은 거 하나쯤은 있네.”

“내.. 내가 미안해. 부디 우리 ‘EL’을 선택해줘.. 자네가 선택하지 않으면 난 바로 징계야..”


내 말에 김이사는 더 이상 도저히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는지 의자에서 내려가 무릎을 꿇었다.


“부디.. 그간의 잘못을 용서해주게.. 나도 처자식 먹여살려보려고 열심히 했을 뿐이야.”

“열심? 웃기지도 않네. 열심히 떠넘기고 송시원이랑 단란주점이나 갔으면서.”

“··· 나도 먹고 살려고 사회생활 한거지··· 그러고 싶었겠어..”


퇴사 한 마당에 이딴 헛소리가 통할 내가 아니다.


“그거에 대한 대표님 생각은 어떠실까?

“어..?”

“계약하고 싶으면 대표님 오시라고 하세요.”

“그게 무슨..”

“대표란 사람이 어떤지 봐야 믿고 계약하지 않겠어요? 부하직원에게 갑질 하는 두 사람에 대한 생각도 궁금하고.”


웨일과 한빛에게는 미안하지만 솔직히 이 상황이 즐겁다.


갑질하던 두 상사를 대표에게 무능한 부하직원으로 만들었으니까.


땅 주인의 시덥잖은 복수극이지만 웨일과 한빛의 두 사람은 조용히 기다렸다.

이곳에 내 심기를 건드리려는 사람은 없다.


처음 느껴보는 갑의 위치.

유치해도 상관없다.


얼마 전까지 을이었던 내가 어느새 슈퍼갑이 됐다.


“그럼.. 전화 좀 하고 오겠네.”


거실로 나간 김이사가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예.. 대표님..”


대표를 부르란 말에 웨일과 한빛의 두 사람도 각각 연락을 취했다.

‘EL’의 대표가 온다면.. 그들도가만히 있을 순 없겠지.


잠시후 김이사의 휴대폰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예..죄송합니다.. 일단 와주시면..”


잠시후 웨일과 한빛은 다이닝룸으로 들어왔고.


“웨일이랑 한빛은요?”

“출발하신답니다.”

“이미 오고 계시답니다.”


EL의 김대표보다 웨일과 한빛의 대표가 먼저 움직였다.


“대표님이 곧 오신다네요..”


가장 먼저 나간 김이사는 잔뜩 기 죽은 채 마지막으로 들어왔다.


“저도 손님맞이 준비를 해야돼서 다들 자리를 비켜주시겠습니까?”

“예, 그러죠.”

“비가 오네, 우산들 가져가세요.”


집에 있던 우산 두개를 웨일과 한빛의 두 사람에게 건넸다.


“참, 김이사님은 밖에 송시원이랑 같이 대기해주세요.”


김이사에게 말을 거는 동안 두 사람은 먼저 집을 나섰고.


“예? 저희는 왜..”

“몸도 안좋으신 것 같은데 무리하면 안되잖아요? 차까지 가려면 머니까 제가 배려해드리는거예요.”


과거 심부름을 시킬 때 김이사가 했던 대사를 그대로 돌려줬다.


“알겠습니다.. 그 저도 우산 하나만 빌려주시겠습니까?”

“이거 어쩌죠? 우산이 없는데.”

“···알겠습니다.”


여분의 우산이 있지만, 김이사와 송시원에게 줄 우산은 없다.

결국 김이사도 송시원과 함께 대문 앞에 비를 맞으며 대기했고..


“아까 했던 얘기 다시 해봐.”


[ ‘이엘리스’는 땅의 주인을 따라 이동합니다. ]


다이닝룸에서 계약 이야기를 하던 그때.

또 다시 귓가에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도 이 녀석과 대화하기 위해 세 사람을 내보낸 것이다.


“그럼 내가 이 땅을 판매하고 이사하면 어떻게 되는건데?”


[ 갈 곳을 잃은 이엘리스는 주인의 땅이 등록되기 전까지 녹일 수 없는 결정 상태가 됩니다. ]


“녹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하지?”


[ 새로운 땅을 등록하시면 됩니다. ]


땅을 등록하라니 그게 대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 땅을 등록하는 것은 지구에서는 땅을 매입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 됩니다. ]


“땅이 여러개라면?”


[ 이엘리스를 나누어 보관하거나 한 곳에 모아둘 수도 있습니다. ]


이거 앞으로 인생이 꽤나 재밌어질 것 같단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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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굿바이 이장님 23.12.13 2,270 5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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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이장은 나를 열 받게 해. 23.12.12 2,322 4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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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국내 3대 명의 23.12.09 3,113 6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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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장 땅 따먹기(2) +3 23.12.02 4,151 92 14쪽
7 이장 땅 따먹기 +2 23.12.01 4,339 93 12쪽
6 진상 집합소. +1 23.11.30 4,481 91 11쪽
5 김대표는 내 커피셔틀. +3 23.11.29 5,093 105 12쪽
» 이엘리스 이사. +5 23.11.28 5,538 125 11쪽
3 우리집에서 대기업 총수모임 +3 23.11.27 5,716 128 12쪽
2 이엘리스 최다 보유자. +3 23.11.27 6,016 137 12쪽
1 퇴사하겠습니다! +11 23.11.27 6,952 14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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