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꾼에 빙의한 S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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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go
작품등록일 :
2024.01.2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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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6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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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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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3)

DUMMY

정글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자자, 이제 일어나요.”


유성은 잠이 덜 깬 사람들을 흔들어 차례대로 깨웠다.


“으··· 어제저녁에 먹은 것 때문에 아직도 속이 안 좋아요···.”

“동감이다···.”


내현이 나연의 말에 동의하며 일어났다.

둘 뿐만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표정도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건우씨, 몸은 좀 괜찮아요?”


손혁의 물음에 건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고맙다. 불침번에서도 제외해 주고 말이야. 오늘은 쉰 만큼 더 열심히 하도록 하지.”


잠을 잘 때 파티원들은 아픈 건우를 제외하고 돌아가며 불침번을 섰다.

한 사람당 1시간 반 정도만 선다면 대충 6시간 정도는 잘 수 있었으니 나쁘지 않았다.

솔직히 윤내현의 때는 불안해서 제일 먼저 시키긴 했는데, 어찌 역할을 잘 수행하긴 했나보다.


“그럼 어제 먹다 남은 고기로 아침 만들죠.”


유성의 말에 파티원들의 표정이 폭삭 썩었다.


“으윽··· 진짜 그래야만 해요···?”


그중 제일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 게 나연이었다.

하긴 어제 그렇게 먹고 뱉기를 반복하였는데 또 먹고 싶을 리가 없을 것이다.


“그래도 살려면 먹어야죠.”


응, 어쩔 수 없다.

살려면 먹어야지.


***


“아, 담배 말리네.”


게이트에 들어온 지 3일차가 되었다.

강제로 금연을 하게 된 지은의 표정에는 세상 불만이 많아 보였다.


“으··· 씻고 싶어요오···.”

“나도 게임 하고 싶다··· 피자도 먹고 싶고···.”


나연과 내현이 뒤에서 중얼중얼 거렸다.

그나마 손혁과 건우만이 묵묵하게 걸어갔다.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이곳에서 하루하루가 지날 때마다 육체와 정신이 좀먹혀 가는 기분이니까.


“조금만 힘냅시다···! 오늘은 꼭 보스를 찾아서 잡자고요!”


그나마 텐션이 좋은 손혁이 파티원들의 멘탈을 관리해 주었다.

유성은 사람들의 상태를 슥 훑어 보았다.


‘이 상태로는 보스를 만나도 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겠는데······.’


건우와 손혁, 그리고 유성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체력이 바닥나 있었다.

그래도 유성은 마물들을 상대하며 틈틈이 레벨업 하여서 컨디션이 좋았다.

레벨업을 할 때마다 모든 상태 이상을 회복해 주니까.

그렇게 3일간 올린 레벨이 총 5레벨.

처음에는 좀 오르더니 어째 점점 안 오르기 시작하였다.


“으어···! 더는 무리··· 힘들어요오······.”


걸어가던 나연이 커다란 바위에 기대며 주저 앉았다.

내현 또한 그 옆에 털썩 앉았다.

뒤를 돌아본 유성이 말 했다.


“으음··· 어쩔 수 없네요. 여기서 조금 쉬다 갑시다.”

“찬성입니다!”


손혁 또한 내현의 옆으로 갔다.


“난 주위를 살피고 있도록 하지.”

“우와··· 아저씨는 힘들지도 않나?”


건우는 배낭을 바위 옆에 내려놓고 서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담배··· 아··· 담배 말린다······.”


지은은 계속 같은 말만 반복하며 나연의 옆에 쭈그려 앉았다.


‘아무래도 빨리 보스를 찾아서 잡아야겠네.’


이틀만 더 있다가는 정말로 보스하고 싸우지도 못 하고 파티원들이 쓰러질 것 같았다.

하지만 이대로 간다면 이틀은커녕 훨씬 더 걸릴 것이 뻔하다.

잠시 멈춰 서서 고민하던 유성은 결심한 듯, 바위의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그 모습에 손혁이 물었다.


“리더! 어디 가세요?”


고개만 살짝 돌린 유성이 답했다.


“제가 한 번 마물을 찾아 보겠습니다. 아마 그게 더 빠를 것 같네요. 날이 어두워지기 전 까지는 돌아오겠습니다.”

“혼자는 위험하니 나도 따라가겠다.”


건우의 제안에 유성이 고개를 돌렸다.


“괜찮습니다. 건우씨는 여기에 남아 주세요.”


잠시 고민을 하던 건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말 한다면야··· 일단 알았다. 몸 조심해.”

“네.”


그렇게 말 한 유성은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가서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나연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리더··· 괜찮은 걸까요···?”

“리더라면 걱정 않아도 됩니다! 분명 금방 돌아오실 거에요!”


손혁이 생긋 웃었다.

나연의 입장에서는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계속 웃을 수 있는지 의문일 뿐이다.


“그건 그렇고 도대체 정글이라면서 왜 열매가 없는데···.”


더 이상 마물의 고기를 먹고 싶지 않은 내현이 한탄하였다.


“있긴 있었죠, 다 못 먹어서 그렇지······.”


혹시나 이런 곳이라면 나무에 달린 열매 정도는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찾아 보았지만, 전부 독이 있다며 유성에게 컷당했다.

한 번은 식인 생물에게 잘 못 걸려서 죽을뻔하기도 했고 말이다.


“진짜 여기서 나가면 제대로 된 밥부터 내가 먹는다 진짜···.”


반쯤 감긴 눈으로 내현은 투덜댔다.


펄럭-


파티원들이 쉬고 있는 바위의 하늘 위.

그 곳에는 하얀색 깃털의 커다란 새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크기로만 보면 대략 3미터.

부리가 톱날 모양의 특이하게 생긴 새였다.


새는 하늘을 날아다니다 말고 파티가 쉬고 있는 주위의 나무 위에 앉았다.

두 눈을 껌벅이던 새는 바위에 기대어 쉬는 나연을 유심히 보았다.

마나에 민감한 마물인 새에게는 나연에게서 흘러나오는 마력이 제법 위협적으로 보였다.


녀석은 위협적으로 보이는 생물이 있다면 스스로를 천적이라고 인식한다.

이런 녀석의 특이한 습성이 있다면 바로 천적을 직접 제거하려는 것이다.

그 방법은 바로······.


“삐이이-!”


큰 소리로 다른 마물들을 끌어와 공격하는 것.


“으어···! 뭔 소리야···?”


내현이 호들갑을 떨며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쏴아아-


갑작스레 바람이 역방향으로 불기 시작하였다.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든 건우와 손혁이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구구궁-


“진동···?”


파티 전원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무기를 잡았다.

서로 말 안 해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무언가 잘 못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크우오-!”


저 멀리서 포효와 함께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다들 전투 준비!”


건우의 외침에 다들 무기를 잡고 자리를 잡았다.


“뭔데···? 갑자기 뭔데!”

“나연하고 내현은 가운데로! 손혁 당신은 왔다 갔다 하면서 마물을 잡고, 지은씨는 제 반대로 가서 가운데에 있는 둘을 지켜 주세요!”


다들 건우의 말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손혁은 비장한 표정으로 허리춤에 있는 단검을 꺼내 들었다.


“하필 리더가 없을 때···!”


우거진 수풀과 빽빽한 나무 너머에 마물들의 모습들이 스멀스멀 보이기 시작했다.

순간 건우를 포함한 파티원들의 얼굴이 절망에 가까운 표정으로 변하였다.


“젠장할······.”


오우거를 포함한 리자드맨과 개미, 크로커다일, 홉고블린 등등 수 많은 마물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왜···? 어째서 몰려오는 거야?”


지팡이를 든 나연의 손이 덜덜 떨려오기 시작하였다.


“에이 씨발··· 담배 못 펴서 기분도 개같은데···!”


지은은 투덜대며 손에 쥔 손도끼와 방패를 더욱 강하게 움켜쥐었다.

수를 셀 수도 없이 많은 마물들의 수.

동공을 돌려가며 상황을 파악하던 손혁이 중얼거렸다.


“아까 그 울음소리와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지,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퉁퉁-


건우가 식은땀을 흘리며 자신의 방패를 두들겨 도발하였다.


“들어와 새끼들아!”


사방에서 쏟아져 나오는 마물의 광경은 오금이 저릴 만큼 두려웠다.


‘수가 몇이지···? 100···? 150···?’


그걸 일일이 세는 것이 불가능 할 정도로 그 수가 많았다.

하지만 견뎌야만 한다.

여기서 포기하면 죽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없어진다.

조금의 발버둥이라도 쳐야 살 가능성이 생긴다.

저 멀리, 건우의 시야에서 트롤 한 마리가 선두로 달려왔다.


“크우아아-!”


포효를 한 트롤은 거대한 방망이를 들어 건우에게로 휘둘렀다.


콰앙-


조금 밀려나긴 했다만, B급인 건우에게는 당치도 않은 공격이었다.

하지만 그 뿐만이 아니였다.

뒤에 있던 수 많은 마물들이 일제히 건우를 공격하였다.


“크으윽···!”


버텨야 한다.

버텨야만 뒤에 있는 녀석들이 안전하게 공격을 한다.

그런 일념 하나 만으로 건우는 방패에 몸을 맡기고 이를 악물며 버텼다.


“이 새끼들이!!”


때마침 손혁이 단검을 들고 녀석들에게 뛰어 들었다.


촤아악-


암살에 특화되어 날쌘 손혁은 이리저리 움직이며 마물들의 사이를 누볐다.

하나둘씩 정리하고 있음에도 그 수가 워낙 많아 줄어든 것 같지가 않다.


“다 꺼져!”


그건 지은의 쪽도 마찬가지였다.

방패로 밀어내며 손도끼로 찍고는 있었지만, 마물들이 너무 많아 공격하면 오히려 몇 배로 상처를 입는다.


파바밧-


뾰족한 얼음이 마물들의 정수리에 박혔다.


화앗-


곧이어 불구덩이 몇 개가 날아왔다.


“크읏···!”


나연 또한 지팡이를 들고 필사적으로 마법들을 날리고 있었다.

그 옆에 있는 내현도 이번 만큼은 진지하게 치유를 하였다.

자칫 잘못 한다면 분명 순식간에 전멸하고 말테니까.


“크아아아!”


건우의 포효에 주위 마물들의 움직임이 잠시 둔해졌다.


촤아아앗-!


“큭!”


손혁이 필사적으로 녀석들의 목덜미를 베어냈지만, 부족해도 한참 부족했다.

그렇게 마물의 한가운데서 움직이던 그때.


“이런···!”


홉고블린에게 발을 잡혀버리고 말았다.

손혁의 발을 붙잡은 홉고블린이 바닥에 내려치려던 그 순간.


촤악-


방패로 마물들을 밀어낸 건우가 재빨리 단도로 녀석의 팔을 잘랐다.


“쿠오오-!!”


홉고블린이 고통에 몸부림 치던 사이에 손혁은 다른 녀석들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자리를 떳다.


“감사합니다!”

“감사인사는 나중에!”


앞으로 밀고 나오면서 순간 건우의 뒤가 비었다.

트롤 한 마리가 그 위로 거대한 몽둥이를 들어 올렸다.


“그렇게는 안 두지!”


촤아악-


손혁의 단검에 트롤의 목이 잘려져 나갔다.

이미 사방에 마물들에게 둘러 싸여버린 지금, 더 이상 방패는 의미 없다.


퍼억-


건우는 커다란 방패를 휘둘러 무기로 사용하였다.

의미 없게 막기만 하는 것 보다는 이게 훨씬 효율적이다.


“지은 언니!!”

“끄으윽!”


리자드맨이 찌른 창에 지은의 오른팔이 꿰뚫렸다.


“이 씹새끼들이!”


콰앙-


지은 역시 막는 것은 의미 없다고 판단하여 방패를 무기처럼 휘둘렀다.


푹-


나연이 마법으로 최대한 사각을 막아주고 있었지만, 슬슬 마나에 한계가 오기 시작하였다.


“윽···.”


식은땀이 나연의 전신을 덮었다.

몸이 떨리는 이유는 더 이상 공포 때문이 아닌, 마력의 고갈 때문이었다.


“크으윽!”


오우거의 주먹에 건우의 왼쪽 팔이 분질러졌다.

더 이상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면서 방패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형님!”


촤아악-


손혁이 급한 대로 오우거를 처리하였지만, 한 쪽 팔이 없는 상태에서 둘러 싸인 것이라면 사실상 전투는 불가능했다.


“뒤!”


건우의 외침에 손혁은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이미 크로커다일이 아가리를 벌리고 난 후였다.


콰직-


“크아아아아아아-!!!”


손혁의 고함과 함께 오른쪽 다리가 잘려 나갔다.

마물들은 쓰러진 손혁을 보고는 먹잇감을 발견한 듯 달려들었다.


“다 꺼져!!”


건우가 필사적으로 단도를 흔들며 위협하였지만, 이미 한 쪽 팔이 없는 상태로 뭘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촤악-


“크윽-!”


결국 건우 또한 등에 큰 상처를 허용하고 말았다.


‘여기서 끝인가···?’


건우의 세상이 슬로모션처럼 느리게 흘러갔다.

시야에는 온통 마물들 뿐이었다.


‘효도··· 조금 더 열심히 할걸 그랬네.’


수많은 후회와 복잡한 감정들이 찰나의 순간 동안 건우의 뇌리를 스쳤다.

리자드맨이 검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건우의 목으로 움직였다.


‘이제 죽는구나···.’


본능적으로 직감한 건우는 두 눈을 살포시 감았다.


휘이익-

푸욱!


어째서 느리게만 들려오던 소리들이 다시 제시간을 되찾았다.


“안··· 죽었어?”


천천히 눈을 뜬 건우의 앞에는 목이 잘린 리자드맨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휘익-


그 뒤로는 유성의 무기로 보이는 것들이 날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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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리빙 아머 (1) 24.02.16 1,475 41 12쪽
19 게이트 변이 (2) 24.02.15 1,608 44 13쪽
18 게이트 변이 (1) 24.02.14 1,697 4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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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버려진 무덤의 주인 +1 24.02.12 1,879 4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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