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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리스
작품등록일 :
2024.05.0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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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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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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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인간의 희망 3

DUMMY

“프로젝트 F.L. 첫 번째. 실험 종료. 결과 나왔습니다.”


실험실 안에 켜있던 UV램프가 꺼졌다. 그 안에서는 실험복을 입은 연구원이 밖으로 나왔다 그의 손에는 시험관이 들려있었다. 그는 시험관을 소중히 다루며 거대한 모니터 앞에 설치된 장치에 가져가더니 시험관을 장치에 끼워넣었다.

그리고 그런 연구원을 뒤에서 보고 있는 자들이 있었으니 세이브스의 사제들과 주 그리고 두 구울이었다. 세이브스의 연구원들에게는 지난 몇 년동안 계속해서 해왔던 실험이지만 이번 실험은 딱 한가지 다른 변수가 있었다. 바로 러브였다. 실험을 하며 이곳 사람들과 제법 친해진 러브는 이제 주의 곂에 딱 들러 붙어있지는 않게 되어서 다른 연구원들 사이에 섞여 자신의 피로 한 실험의 결과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내용을 이해하기에는 그녀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도 못한 상태라 그 옆에는 세연이 붙어 그녀에게 이것저것을 설명해 주고 있었다. 그리고 무리의 제일 앞에는 오이와 페트릭, 주, 그리고 프랜들리가 서 있었다. 두 사제는 긴장이 역력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봤다. 이윽고 모니터가 켜지더니 V-바이러스 항체 세포의 모습이 나타났다.


“걱정 안 해도 되겠지···? 네가 온 뒤로 또 다시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되서 답답하구나.”


오이가 긴장한 채로 주에게 물었다. 본래 사제로서 해서는 지양해야 하는 말이었지만 자신도 모르게 그런 말을 할 정도로 그는 초조해 하고 있었다. 주는 그런 오이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결국은 잘 될 테니까.”


세포 주변에는 이전에 약을 투여했을 때의 모습과 달리 그 어떤 막도 형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다만 세포의 색이 조금 더 진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이는 불안한 표정으로 모니터 상단에 표시된 시간을 보았다. 지금 시간과 일치했다. 오이는 시험관을 가지고 나온 연구원에게 물었다.


“막이 아예 생성이 안된 건가? 이전에는 그래도 손상된 형태라도 막이 어느 정도는 남아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러자 실험복의 안면부를 벗은 연구원은 활짝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로더 오이 그런게 아닙니다. 지금 저게 강화된 막으로 보호된 세포의 모습입니다. 색이 더 진해 졌죠? 이걸 한 번 보시죠.”


그가 장치를 조작하자 방금 전 본 세포의 모양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세포의 모습이 보였다. 이틀 전부터 촬영을 시작한 영상이었다. 세포 주변으로 투명한 액체가 유입되면서 유입된 액체가 자연스럽게 세포의 주변으로 흘러가 들러붙기 시작했다. 이윽고 주변을 감싼 액체는 계속해서 실험결과를 모니터링했던 사제들에게는 익숙한 투명한 막으로 변해 굳혀졌다. 여기까지는 이전의 실험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전과 달라진 것은 그 직후였다. 세포주변을 감싼 투명한 막의 두께가 점점 줄어들더니 불과 1분만에 세포속으로 흡수되듯 사라졌고, 세포의 모습은 지금과 같이 변해있었다.

오이가 이상한 눈으로 연구원을 바라봤다.


“그냥 사라진 게 아닌가?”


연구원이 말했다.


“아닙니다. 세포가 부작용을 없애는 막의 성분 자체를 흡수한 겁니다. 일종의 세포의 돌연변이가 이뤄진 거죠.”

“다른 부작용이 있는 건 아닌가? 세포가 변이 되었다면 분명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것이 있을 거야.”


오이가 불안한 눈으로 연구원을 바라보았으나 그는 의외로 덤덤하게 말했다.


“생각보다 빠르게 변이가 되어 이틀동안 세포를 관찰하며 기존 세포와 다른 것이 있는지 살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전에서 실험에 참여한 모두 세포가 약점을 극복하는 쪽으로 진화했다고 판단 내렸습니다. 일단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말씀 드리자면 그렇고···”


연구원이 오이의 옆에 있는 주를 힐끔 보더니 다시 오이에게 말했다.


“로더께 도움을 청해보시는 게···”


주에게 이게 맞는지 물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이야기였다. 그 말을 들은 오이도 주를 바라봤고, 오이와 연구원을 주목하고 있던 많은 사람들의 시선도 주에게 옮겨졌다. 주는 기다렸다 듯 모니터 앞쪽으로 걸어나가더니 작게 기침을 하여 목을 가다듬었다.


“여러분이 언제부터 미래를 보는 능력에 의존해 연구를 하셨습니까. 그건 여러분의 실력이 아니지 않습니까? 여러분의 강점은 그 오랜 시간동안 성공할 거라 믿고 도전한 인내심 아닙니까? 그러니 요령 바라지 말고 정석대로 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저는 오늘의 실험 결과가 어떨지 잘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이야기는 하지 않겠어요. 우리는 사제 아닙니까?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들이 있으니 인내 합시다.”


그곳에 있던 모두가 주의 말을 숨 죽여 들었다. 대강 그렇게 자신의 생각을 말한 주는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자리로 돌아가는 주를 오이나 다른 사제는 아쉬운 표정으로 바라봤지만, 알파 로더가 그렇게 하기로 결정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여기고 사제들은 각자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다시 저마다 맡은 일을 하기 위해 흩어졌다. 자리로 돌아온 주는 프랜들리에게 다른 사람들은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문제 없을 테니까 저거 맞아봐. 너랑 러브는 상관없어 어차피 저 억제제가 너희 둘을 통해 나온 거니까. 그런데 다른 구울들에게도 완전한 효과가 나올 수 있는 약을 개발하려면 그건 조금 더 시간이 걸린다고. 러브 데려오면서 억제제를 많이 풀었으니까 이제 다른 구울의 피 샘플이 모이게 될 거야. 그 정도면 이후에 충분히 개발하도고 남지.”


주의 말을 듣고 있던 프랜들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미래를 보여줬을 때 우리와 관련된 건 보여주지 않았던 이유가 이건가?”


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추측을 순순히 인정했다.


“어어. 편한 것을 쫓다보면 본래의 자신을 잊는 법이야. 그건 퇴화지 진화가 아니잖아? 절대 그렇게 놔둘 수 없지. 방금 말한 건 너만 알고 있으라고.”


프랜들리는 웃으며 답했다.


“어르신께서 하시면 서운해하시겠군.”

“러브도 데려왔는데, 이런 걸로 서운해 하면 내가 오히려 서운하지 않았어?”

“그것도 그렇군. 아무튼 너에게는 큰 빚을 졌다. 구울 전체가 말이야.”


주는 진화한 그들이 미래에 어떤 일을 해줘야 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 이야기를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대신에 주는 그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그런데 그거 아나?”

“뭐?”

“지금 개발된 저걸 맞으면 말이야. 이제 너나 러브는 더 이상 억제제가 필요 없는 몸이 될 거다.”


프랜들리가 충격을 받은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뭐···뭐?”

“그래 지금 만들어진 저 약은 오직 너희 둘에게만 완벽한 효과가 있는 약일 거야. 그 뒤에 개발 되는 것은 조금씩 수정을 거쳐 완성이 되는 거니까. 이것보다 완벽하긴 어려워. 그러니 러브와 너는 이제 곧 진화한 종이 되겠군.”


프랜들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주를 보다가 그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세연에게 설명을 듣고 있는 러브를 바라봤다. 러브는 프랜들리의 시선을 느꼈는지 살짝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여 인사했다. 프랜들리는 다시 주를 바라봤다.


“그게 정말인가?”

“야, 나 강주야. 이 몸이 그렇다고 하면 여지없는 사실이니까 의심하지 말지어다.”


주는 장난을 쳤지만 프랜들리는 그런 기분이 아닌지 그대로 천천히 쪼그려 앉았다. 그가 그렇게 볼품 없이 바닥에 앉는 걸 본적 없는 다른 연구원들이 조금 놀라며 그를 바라봤고, 세연과 러브도 그들에게 다가왔다.

아주 불안한 표정으로 프랜들리를 내려보던 러브가 주에게 말했다.


“뭐가 크게 잘 못 된 거예요? 제가 도움이 안된 거예요?”


주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주 큰 도움이 되었지 무슨 소리야. 넌 잘 해주고 있으니 걱정마. 러브. 이제 새로 만들어진 약 효과 본다고 몸에 투약할 텐데 그 뒤에 도시의 위험하지 않는 지역같이 돌아다녀 보자고.”

“어··· 그런데 프랜들리씨는 왜 이러시는 거예요?”


여전히 한숨을 푹푹 쉬며 앉아있는 프랜들리를 힐끔 내려다본 주가 러브에게 말했다.


“가끔 한 가지에 몰두해서 미친 듯이 달리다가 긴장이 풀리면 이럴 때가 있는 거야. 너도 나중에 크면 알게 될 걸?”

“그래요···?”


그러자 곁에서 듣고 있던 세연이 말했다.


“러브양 로더의 말씀을 감히 의심하시면 안됩니다. 그냥 믿으셔야 합니다.”


주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세연을 바라봤고 세연은 그에게 한쪽 눈을 찡긋 감으며 윙크를 했다. 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아무튼 프랜들리는 이상이 없으니 걱정말고 다음 준비를 하러 가봐. 프랜들리도 곧 따라갈 거니까.”

“네.”


러브는 세연처럼 주를 전적으로 믿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주의 말을 들으니 불안감이 사라지는 걸 느꼈다. 그녀는 이제 제법 자연스럽게 웃으며 세연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두 사람이 자리를 떠나자 주는 쪼그래 앉아있는 프랜들리의 앞에 같이 쪼그려 앉았다. 넋이 나간 표정의 프랜들리는 주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주는 그런 그를 향해 한 마디 했다.


“빨리 일어나. 누가 보면 똥싸는 줄 알겠네.”

“에잇!”


주의 말을 들은 프랜들리가 정신이 든 표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주도 웃으며 천천히 일어나서 말했다.


“고생 많았다. 프랜들리. 네가 없었다면 내가 가려는 미래는 더 가혹했을 거야.”

“그 정도인가? 그럼 그 감사 인사는 거절하지 않아도 되겠군. 아, 그런데 말이야. 아이작이 묻던데 그 안드로이드 왜 돌려준 거지? 어차피 우리 기술 수준으로는 제대로 고쳐서 사용할 수 없어서 그런건가?”


프랜들리가 갑자기 아이작의 물음 생각이 나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프랜들리는 그 말을 들은 주의 표정이 아주 교활하게 바뀌었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 새로운 선장이 오기 전에 저 두 놈들이 자멸하려면 어느정도 힘의 균형을 맞춰야 하거든?”


주의 말을 들은 프랜들리는 모르긴 몰라도 그들이 안드로이드의 머리를 수현에게 준 것이 결코 수현을 위함이 아니라는 건 확실히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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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새로운 하늘 1 NEW 20시간 전 2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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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기계들의 전쟁 5 24.09.15 4 1 9쪽
111 기계들의 전쟁 4 24.09.14 5 1 10쪽
110 기계들의 전쟁 3 24.09.13 8 1 12쪽
109 기계들의 전쟁 2 24.09.12 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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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인간의 희망 5 24.09.09 7 1 10쪽
106 인간의 희망 4 24.09.08 6 1 12쪽
» 인간의 희망 3 24.09.07 8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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