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처음 교사가 되었을 때만 해도 난 걱정이 있었다.
내가 이렇게 재능이 뛰어난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하···.”
무너진 건물의 흔적을 바라보고 이걸 어떻게 처리하냐는 걱정은 전혀 아니었다.
“대체······ 뭔 짓을 한 거냐.”
내 눈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학생들을 어떻게 훈계할지 생각하는 것은 추후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고.
“죄송합니다.”
전혀 죄송하지 않다는 표정으로 사과하는 이놈을 어떻게 조질지를 생각하는 것은.
아니 말하다 보니 어이가 없네.
“이번엔 또 어떻게 안 거냐. 카이든 악시온.”
내 새로운 스트레스의 원인.
역대 최고의 재능임과 동시에 역대 최고의 사고뭉치.
“우연입니다.”
전혀 우연이 아니라는 뻔뻔한 표정이었지만, 저런 표정도 한 두 번이 아니니 그러려니했다.
“아니. 악시온은 그렇다고 쳐도. 리에타. 너는 왜 여기 있는 거냐.”
카이든 악시온의 옆에서 같이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얼굴에 검댕이 묻은 백금발의 여자아이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얼굴이 빨개져 작게 중얼거리는 그녀의 모습은 잘못한 것 하나 없다는 표정으로 앉아있는 놈과 참 비교되었다.
뭐. 실제로 잘못한 것을 아니긴 하다만.
“하······.”
무너진 건물의 잔해 속에 파묻혀있는 서쪽의 제국, 카르단의 첩자를 바라보며 난 다시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 작가의말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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