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관종 재벌의 빅테크 정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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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코
작품등록일 :
2024.05.26 10:18
최근연재일 :
2024.05.2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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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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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MZ다

DUMMY

툭툭.

누군가 내 어깨를 두드린다.

현명태 팀장.

며칠 전에 이직한 전 팀장을 대신해 새로 팀장으로 부임한 남자였다.


'그런데 대체 뭐라고 하는 거지?'


금붕어처럼 입을 뻐끔거리고는 있는데 뭐라 말하는지 잘 들리지 않는다.

내가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듯 하자 현명태 팀장이 인상을 쓰더니 귀에서 무언가를 떼어내는 듯한 시늉을 했다.


'이어폰?'


뒤늦게 원인을 깨달은 내가 귀에서 이어폰을 떼어내며 말했다.


"무슨 일이세요? 팀장님."

"차 대리. 내가 전에 했던 말 못 들었나?"

"네. 안 들렸는데요. 이어폰 듣고 있어서."

"··· 그게 아니라. 내가 분명히 회사에선 귀에서 이어폰을 빼라고 했을 텐데?"


그랬나. 듣고 보니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화가 난 듯한 그의 얼굴에 잠시 고민하던 내가 말했다.


"그럼 헤드폰은 되나요? 집에 있는데··· 하나 가져올까."

"그런 의미가 아니잖나! 회사에선 음악 듣지 말고 일에 집중하라고 하는 이야기다!"

"전 음악 들을 때 집중이 더 잘되는데요? 학창 시절에도 노래 들으면서 공부했고요. 그럼 문제 없으니까 괜찮겠죠?"

"아니! 괜찮기는 무슨! 아까 내가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할 정도로 소리가 안 들리는데 대체 어떻게 다른 팀원들과 소통할 생각인가!"

"뭐, 틀린 말은 아니네요."


수긍하는듯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노발대발하던 현명태 팀장이 잠시 멈칫하더니 내게 되물었다.


"··· 그렇지?"

"네. 우리가 개발팀만 아니라면요. 하루 종일 컴퓨터랑 씨름하는 직군에 대화가 그렇게 필요할까요?"

"뭐, 뭐야?"


내 완벽한 논리 때문인지 현명태 팀장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다른 팀원들 역시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내 완벽한 승리라는 뜻일 것이다.


'그나저나 슬슬 시간이 됐을 텐데.'


나는 힐끗 스마트폰을 살짝 건드려 시간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할 말 다 하셨으면 전 이만 퇴근해 보겠습니다. 팀장님도 오늘 수고하셨어요!"

"야! 너. 거기 안 서!"


MZ 세대.

혹자는 문제(Mun Zae) 있는 세대의 약자라고도 말하는 세대.


나는 그런 MZ 세대의 직장인이다.


***


"··· 그래서 그렇게 하고 그냥 나왔다고?"

"그렇다니까요. 진짜. 어디서 그런 꼰대가 굴러들어 온 건지. 요즘 시대에 노래 들으면서 일하는 게 뭐 어떻다고. 벌써 팀장님이랑 일할 때가 그립다니까요."


전형욱 전(前) 팀장.

나는 그와 만나 한담을 나누고 있었다.

내가 그와 이렇게 따로 만나게 된 이유는 내가 전에 해준 조언에 대한 보답으로 그가 밥을 한번 사기로 했기 때문이다.


'뭐, 사실 조언이라기엔 좀 그렇지만.'


냉정하게 따지면 그냥 한풀이를 들어준 것에 가깝다.


-저라면 그냥 이직할걸요?

-···그래?

-네. 어차피 줄이 완전히 잘렸다면서요. 승진도 안 돼. 연봉 인상도 안 돼. 절이 싫다는데 중이 떠나야지 뭐 어쩌겠어요?

-역시··· 그런가?


전형욱 팀장은 유도리도 있으면서 능력 있는 팀장이었다.

팀원들 모두 좋아한다고는 할 수 없어도 싫어하지는 않는 그런 팀장.

처세술도 좋았던 건지 괜찮은 줄을 잡아 비교적 젊은 나이에 빠르게 승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 줄이 끊어지자 반대쪽 인물들에게 밉보인 모양이었다.


역대급 실적을 냈음에도 승진은커녕 연봉 동결.

그런 와중에 헤드 헌터의 이직 제안 메일을 받고 고민하던 와중에 나를 불러 상담을 요청한 것이다.


'뭐, 상담이라기보단 등 떠밀어줄 사람이 필요했던 거겠지. 거기에 내가 가장 적합했던 거고.'


나는 그가 원하는 대로 등을 밀어주었을 뿐이다.

그렇게 퇴사한 그의 얼굴은 일주일 전과 달리 얄미울 정도로 좋아 보였다.

나와는 정반대로 말이다.


"그 사람. 진짜 사사건건 시비라니까요. 얼마 전엔 책상 위에 올려진 마블 굿즈 보고 치우라고 하지 않나. 지각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늦게 출근하냐며 출근 한 시간 전에는 오라고 하질 않나. 열받아서 죽겠어요. 진짜."

"그러니까 나랑 같이 이직하자니까 그래. 그쪽에서도 마음에 드는 사람 있으면 한두 명 정도는 받아줄 수 있다고 했는데."

"하지만 거긴 일이 빡세기로 유명한 회사잖아요. 전에도 말했지만 저는 평범하게 일하고 평범하게 받는 게 좋습니다."

"··· 지금 네 일이 더 빡셀 것 같은데."

"네?"

"아니야. 모르면 됐어."


전형욱 팀장이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손을 휘휘 젓더니 딴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가 꺼낸 화두는 생각해 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이직이라. 그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속으로 진지하게 이직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전형욱 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근데 여기는 왜 오자고 한 거야? 더 비싼 데서 먹어도 되는데···."

"비싸다고 다가 아니거든요? 여기 되게 유명한 곳이거든요?"

"유명하다고? 여기가?"

"네. 저기 저 사람들 음식 사진 찍고 있는 거 안 보여요? 여기, 스타북에서 요새 뜨는 곳이거든요. 그래서 오고 싶었는데··· 마침 팀장님. 아. 이제 팀장님이 아니구나. 뭐라고 불러드려야 하지? 형님?"

"그냥 팀장님이라고 불러."

"그래요. 팀장님이 사주신다니까 바로 여기가 생각났어요. 여기, 제 집에선 좀 멀거든요. 팀장님 집이랑은 가깝고. 그래서 고른 거죠. 뭐. 아. 나왔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 아르바이트생으로 보이는 여자가 이쪽으로 다가오더니 커다란 접시 하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대접 위에 올려진 갓 튀겨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탕수육.

여기까지라면 평범한 중식집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뒤이어 나온 소스를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 요새는 이런 게 유행이야?"

"로제 마라 몰라요? 이상하다. 전에 몇 번 먹었던 것 같은데."

"아니. 모르진 않지만··· 탕수육에까지 넣어 먹을 줄은 몰랐네."


전형욱 팀장의 얼굴이 오묘하게 변했다.

그도 기대하고 있는 걸 거다.

로제마라와 탕수육의 조합에서 어떤 맛이 날지 말이다.

하지만 결과야 뻔하다.

맛있는 것에 맛있는 것을 섞었으니 맛있을 수밖에.

그런 당연한 진리를 깨달은 건지 잠시 주저하던 전형욱 팀장이 젓가락을 집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즉각 그런 그를 제지했다.


"잠깐만요. 팀장님."

"왜 무슨 일 있어?"

"먹기 전에 일단 할 거부터 해야죠."

"자, 잠깐!"


무슨 일을 할 건지 짐작한 전형욱 팀장이 나를 말리려 했지만 내 손이 더 빨랐다.

따로 분리되어있던 로제 마라 소스는 이미 탕수육 위로 투하된 뒤였다.

그 모습에 손으로 이마를 짚던 전형욱 팀장이 내게 물었다.


"··· 너 사진 찍으려고 그러지?"

"네. 찍어서 스타북에 올려야죠. 그러려고 여기 온 건데."

"··· 죄다 눅눅해질 텐데."


뭐라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내겐 잘 들리지 않았다.

사진을 찍느라 바쁜데 그런데 신경쓸 여력은 없다.

구도를 잡고 스마트폰 카메라의 줌을 맞췄다.

뒤이어 조명에 어울리는 필터를 골라 먹이자 꽤 괜찮은 그림이 완성되었다.

곧이어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스마트폰의 액정 위로 사진이 출력된다.


그렇게 몇 장을 찍고 난 후에 가장 잘 나온 사진을 골라 스타북에 업로드하는데 입에 탕수육 하나를 물고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전형욱 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전히 열심히 구나. 그거."

"네. 팀장님은 안 하셨죠?"

"어. 계정은 만들어봤었는데 뭘 올려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귀찮아서 안 하게 되더라. 대체 뭐가 그렇게 재밌는거야?"

"뭐 때문이냐라 그렇게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요."

"··· 그게 그렇게 고민할 문제야?"

"잠깐만 기다려보세요. 생각 중이니까."

"···."


황당하다는듯 전형욱 팀장의 입이 벌어져 갔지만 나는 신경쓰지 않고 고민했다.

그 결과, 만족으러운 결론을 도출해내는 데 성공했따.


"역시 영향력이네요."

"··· 영향력이라고?"

"네. 이거 보세요."


나는 스마트폰을 그에게 보여주며 방금 업로드한 게시물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놀랐는지 전형욱 팀장의 눈이 꽤 크게 변했다.


"벌써 댓글이 꽤 달렸네."

"그쵸? ··· 아니. 지금 댓글 달린게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들의 반응을 봐요. 제가 올린 걸 보더니 자기들도 먹고싶다고 난리잖아요. 배달시킨다는 사람도 있ㄱ요."

"그게 네 영향력이라는 거야?"

"네. 손가락 몇 번 움직이는 것만으로 이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거니까요. 이게 재밌지 않으면 뭐가 재밌겠어요?"

"··· 하긴. 유명인들은 셀카 올리면 입고 있던 옷 같은 거 바로 완판하고 한다더라. 회사 오너들은 SNS 한 번에 주가가 출렁이기도 하고."

"그러기엔 전 팔로워 수가 부족하지만요."

"··· 천 명이면 충분히 많은 것 같은데."

"아뇨. 한참 부족하죠. 그 사람들을 따라가려면요."

"꿈이 크구나 너."

"꿈은 클수록 좋은 법이거든요."


솔직히 일에는 큰 관심이 없다.

하지만 팔로워를 늘려 내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는 꽤 흥미가 있다.


사실 그래서 이것저것 해보곤 있는데···.

솔직히 효과가 있다고는 못하겠다.


"너, 개발자가 아니라 연예인이라도 해야 했던 거 아니야?"

"사실 예전에 그런 생각도 해봤었는데···."

"··· 해보긴 했어?"

"네. 근데 제가 끼가 많은 편이 아니라 빠르게 포기했죠. 그렇다고 다른 사람 연기하는 것도 썩 내키지 않고요."

"하긴. 너 음치였지? 이상한 데서 객관화가 잘돼 있구나. 너."

"제가 좀 자기 객관화가 잘돼 있는 편이죠."

"···."


왜일까.

꼭 네가? 라고 말하는 것 같은 얼굴로 전형욱 팀장이 나를 바라봤다.

하지만 그건 내 착각이었는듯 그런 얼굴은 머지않아 사라지더니 다른 제안을 내밀었다.


"그럼 창업해 보는 건 어때?"

"창업이요?"

"그래. X의 일론 머스크도 그렇고. 새로움 백화점의 정한울 회장도 그렇고. 그 둘도 뭐만 썼다 하면 화제 되지 않아? 네가 원하는 게 그런 거 아니야? 화제를 몰고 다니는 유명 셀럽. ··· 뭐, 그 둘은 안 좋은 쪽이긴 하지만."

"흠··· 그건 생각해 보지 못한 발상이네요."

"그치? 이런 일과 취미를 양립시킬 수 있지 않겠어?"


꽤 흥미가 가는 제안이었다.

일과 취미가 양립할 수 있다고는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창업하면 현명태 팀장의 얼굴을 안봐도 되잖아?'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던 나는 이내 곧 고개를 저었다.


"그거, 너무 벽이 높지 않아요? 한쪽은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부호이고 한 명은 날 때부터 재벌인데요."

"··· 너무 높게 바라보는 거 아니야? 굳이 그 정도 위치까지 안 올라가도···."

"높게 바라보는 게 아니라 현실적인거죠. 팀장님. 우리나라 시총 100위 회사 CEO가 SNS를 만든다고 하면 팔로워 할 건가요?"

"아니. 내가 왜?"

"거봐요. 제가 말하려고 하는 게 그런 거예요."

"아. 화제성이 떨어진다는 거구나?"

"네. 자수성가할 거라면 머스크 정도는 아니라도 코코아나 나이스 정도는 돼야죠. 그게 아니라면 재벌가의 일원이라거나요. 그래야 사람들이 팔로워할 관심이 생길걸요?"


그 사람들이 수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이유가 뭐겠는가.


순수한 팬심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 사람들을 닮고 싶어서 그런 거다.


닮을 수 없지만, 그렇게 한다고 한들 조금도 닿을 수조차 없지만.

그들과 같은 물건을 착용하고, 비슷한 행동을 한다면 그들에게 닿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그들이 하는 행동을 따라하려 하는 것이다.


"그러니 어지간히 성공하지 않는 이상 쓸데없는 일이 될 가능성이 무척 높지 않을까요?"

"··· 하긴. 영 틀린 말은 아니네."

"그쵸? 차라리 재벌로 다시 태어나는 게 빠를 거예요."


이때의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

내가 우스갯소리로 내뱉은 이 말이, 실제로 이루어지리라고는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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