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포식으로 초월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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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7.0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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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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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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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 첫 포식, 그리고 잭팟!

DUMMY

미행은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다.

굳이 떨쳐내지 않고 붙잡힌 건 의도된 행동.

일부러 주변 CCTV를 체크하며 인적이 드문 강둑길의 다리 아래로 인도했다.


태민은 담담하게 접근하는 학생들을 바라봤다.


‘다시 보니 확실하네.’


태민은 이 셋을 알고 있다.

훗날 이들 모두가 빌런으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야. 남태민.”


삼인방 중 가장 덩치가 큰 녀석이 다가왔다.

분명 얼굴은 낯이 익은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다.


“네가 요새 좀 덜 처맞았지?”


순간 태민의 머릿속에 벼락처럼 기억이 떠올랐다.


“김우성. 그래. 김우성이었어.”

“뭐?”

“그 옆에는 박성민. 그리고 너는 서민재야.”


드디어 삼인방의 이름이 떠올랐다.

김우성. 박성민. 서민재.

각각 근력 강화, 신체 재생, 화염 공격을 고유 스킬로 지니고 있다.

워낙 오래 괴롭힘을 당한 탓에 고유 스킬은 바로 기억났는데, 의외로 이름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하하하하! 야, 이 새끼 말하는 거 봐라!”


김우성과 친구들이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저 병신. 진짜 머리가 어떻게 됐나 본데?”

“고유 스킬로 치매 이딴 거 각성한 거 아냐?”

“하하하하!”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굴다리가 떠나가라 웃어젖힌다.

모두 180cm가 넘는 키에 다부진 체격. 고등학생이라기보단 엘리트 체육인 느낌이 더 강하다.

사실 신분만 학생일 뿐, 어릴 적부터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아온 그들은 일반인의 입장에선 인간 병기나 다름없었다.


태민은 담담하게 삼인방이 웃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왕이면 신체 재생 계열이 뜨면 좋겠네.”

“이 새끼는 아까부터 뭐라 씨부리는 거야.”


김우성이 손을 뻗어왔다.

마력은 느껴지지 않는다.

고유 스킬인 근력 강화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뜻.


‘나 정도는 스킬 없이도 처리할 수 있다는 건가.’


하긴. 그 시절엔 그랬다.

저 셋은 반에서 최상위 포식자.

그에 반해 태민은 밑바닥 초식 동물. 아니, 그 초식 동물에게 먹히는 잡초와 같은 존재다.

경각심이 생기려야 생길 수 없으리라.


‘고맙다.’


그 방심으로 생긴 틈이 태민에겐 너무나 큰 기회였다.


‘그나마 네가 제일 까다로웠는데 말이야.’


다가오는 김우성 손을 피하곤 그대로 다리를 걸었다.


툭-


김우성의 몸이 크게 휘청거리고 눈동자는 당황으로 물든다.


“이 새끼가···!”


김우성은 재빨리 중심을 다시 잡으려 했다.

수년간 전투 훈련을 받아온 몸.

예상치 못한 수에 당황했다 한들 이 정도로 넘어지진 않는다. -라고 생각했으나.


후욱-


태민이 그대로 김우성의 몸을 잡아당겼다. 이미 중심이 무너져 있던 김우성은 허무하게 끌려갔고. 그 방향에는 바닥 콘크리트를 뚫고 튀어나온 날카로운 철근이 있었다.


콱!


철근이 김우성의 눈을 뚫고 들어갔다.


“커억···?!


어쩌지도 못한 채 부들거리는 김우성.

태민은 그대로 등을 짓밟았다.


콰직!


무게를 이기지 못한 김우성이 아래쪽으로 처박히고, 철근이 뒤통수를 깨부수고 밖으로 튀어나왔다.

머리가 뚫린 놈은 마치 꼬챙이에 꽂힌 벌레처럼 몸을 부르르 떨다가 이내 완전히 움직임을 멈췄다.

헌터를 꿈꾸던 유망주치고는 허무한 죽음이었다.


*


박성민과 서민재는 멍하니 서서 움직이지 못했다.

눈앞에서 펼쳐진 현실을 똑바로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어···. 김우성?”


각성자로서 헌터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다곤 해도 아직 어린애다.

사람이 죽는 걸 본 경험은 없었으며.

수년간 함께하던 친구가 눈앞에서 죽으리란 생각은 더더욱 하지 못했다.


“우, 우웨에엑-!”


박성민이 시원하게 속을 게워냈다.

김우성의 깨진 뒤통수에서 나온 철근, 그곳에 묻은 피와 살점 찌꺼기가 눈알에 각인된 것처럼 지워지지 않았다


“의외네. 아직 어릴 때라 그런가.”


그 순간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어느새 옆으로 다가온 태민이 무릎을 쳐올렸다.

퍽, 소음과 함께 박성민의 턱이 위로 치솟았다.


“이런 미친 새끼가!”


서민재가 움직인 건 그때였다.


“뒤져!”


고유 스킬인 화염 분사.

전방으로 화염을 날리는 단순한 스킬이었다.


화르르르-!


태민을 노리고 날아간 화염은, 엉뚱하게도 그 앞에 있던 박성민을 덮쳤다.

태민이 그를 방패막이로 내세운 것이다.


“끄아아아-!”

“서, 성민아!”

“괜찮아. 그 정도로는 안 죽으니까.”

“너 이 개새끼!”


서민재가 곧바로 주먹을 휘둘렀다.

고유 스킬은 화염 분사지만, 기본적인 신체 능력 역시 뛰어난 편.

매번 낙제점을 받는 태민과는 거의 어린아이와 어른 수준으로 차이가 난다.

이건 객관적이고 명백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 순간.

사실 따위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서민재의 팔목을 붙잡은 태민이 몸을 확 잡아당겼다.


“어어!?”


제 힘을 이기지 못하고 휘청이는 서민재. 그의 턱을 향해 주먹이 날카롭게 날아들었다.


콰직!


정확하게 턱으로 후리고 지나가는 주먹.

아무리 완력 차이가 심해도 두개골이 흔들리면 정신을 차리기가 쉽지 않다.


태민은 휘청이는 서민재의 하단을 잡고 밀쳐 그대로 쓰러뜨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파운딩.


퍽! 퍽! 퍽!


주먹이 연속해서 얼굴을 가격하자 정신이 아찔해졌다.

서민재는 어떻게든 팔을 들어 막으려 했지만, 태민의 주먹은 마치 뱀처럼 집요하게 가드 사이를 뚫고 들어왔다.


퍽! 퍽!


한동안 적막 속에서 살이 부딪히는 타격음이 잔인하게 이어졌다.

더는 서민재가 움직이지 않는 때가 됐을 때가 돼서야 태민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끄으윽···.”


뒤쪽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신음.

불에 타버린 박성민의 입에서 나온 소리였다.


“벌써 많이 나았네.”


박성민의 고유 스킬은 신체 재생 계열.

그 덕분인지 얼굴과 가슴에 입은 흉측한 화상이 실시간으로 아무는 게 보였다.

예상보다 빠른 속도였다.


“혹시 초재생인가.”


신체 재생 계열 스킬 중에서도 최상위로 손꼽는 초재생.

정말 박성민의 능력이 초재생이라면 큰 호재였다.


“이런 미친 새끼야···!”

“벌써 소리지를 정도로 회복된 걸 보면 확실한 것 같은데.”

“또라이 새끼! 무슨 생각이야! 우성이가 죽었다고!”

“서민재도.”

“뭐?”

“서민재도 죽었어.”


박성민의 눈이 미친 듯이 흔들렸다.

슬쩍 뒤를 보니 서민재가 쓰러져 있는 게 보였다.

다만, 얼굴이 완전히 뭉개져서 제대로 알아볼 수는 없었다.


“뭐, 뭐야···. 무슨 짓이냐고 이게···.”


목소리가 저도 모르게 떨려온다.

혼란과 함께 들이닥친 공포.

남태민은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장난감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친구 둘을 죽인 살인귀가 되어 있었다.


“이럴 필요까진 없잖아! 이 살인마 새끼야!”


오랫동안 태민을 괴롭혀 왔다.

그 정도 자각은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죽을죄를 지은 건 아니지 않은가?

심지어 태민을 괴롭힌 건 자신들뿐만이 아니다.

모든 학생이 동참해 왔던 것인데,


“왜 이제 와서 이러는 거냐고!”


태민은 대답 대신 발을 휘둘렀다.

쏜살같이 날아간 다리는 그대로 안면에 틀어박혔다.


“커억-!”


일어나려던 박성민이 뒤로 날아간다.

그걸로도 모자라 태민은 거칠게 머리통을 짓밟았다.


콰직, 쿵! 콰직-!

“초재생이라 그런지 확실히 질기네.”

콰직! 쾅!


몇 번이나 머리통을 내리찍었을까.

이내 박성민의 움직임이 완전히 멈췄다.


콰직!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머리를 밟은 태민이 나직이 숨을 내쉬었다.


“후, 뭐가 됐건 체력단련부터 다시 시작해야겠어.”


손발이 덜덜 떨려왔다.

너무 과도하게 근육을 사용한 탓이다.

일방적인 폭행이었음에도 연약한 몸뚱이는 구타를 당한 것처럼 비명을 질러댔다.

심지어 주먹에도 금이 갔는지 부어오르고 있었다.


“역시 재생 스킬이 필요해.”


신체 재생은 앞으로 무얼 하든 가장 기본이 될 스킬이다.

특히 팀이 아닌 개인 단위로 움직이는 걸 선호하는 태민에게는 더더욱 중요했다.


“그럼 차례대로 가볼까.”


우선 철근에 머리가 꿰여 죽은 김우성에게 다가갔다.

놈의 사체에 손을 얹자 자연스럽게 메시지가 떠올랐다.


[스킬 ‘사체 포식’이 해방됩니다.]


전생에서 태민이 고유 스킬을 26살까지 해방하지 못한 이유.

그건 바로 스킬의 발동 조건이 사체를 만지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무 사체나 되는 게 아니고, 일정량 이상의 마력을 지닌 존재여야만 한다.

평범한 사람이 마력이 담긴 사체를 만질 확률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26살에 그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태민은 어쩌면 죽는 그날까지 자신의 고유 스킬이 뭔지 몰랐을 가능성도 있었다.


[대상의 사체를 포식하시겠습니까?]


들려오는 메시지에 태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체를 포식합니다.]

[‘근력’을 5 포인트 획득합니다.]


첫 번째는 꽝이었다.

스킬이 아닌 능력치 획득.

박성민의 사체가 재로 흩어지면서 태민에게로 흘러들어왔다.


“근력 강화도 쓸만했을 텐데.”


아쉬움을 뒤로하고 태민은 서민재에게로 다가갔다.

얼굴이 뭉개진 그는 고유 스킬로 화염 분사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상관없는···.”


순간 태민이 걸음을 멈췄다.


“살아 있었네.”

“···.”

“다 알고 있으니까 연기는 그만해.”


그러자 정말 서민재가 벌떡 일어났다.

태민은 곧 날아올 화염을 피하기 위해 준비했으나.


“잘못했습니다!”


돌연 서민재가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았다.


“제발 살려주세요···. 죽기 싫어요···.”


울먹이는 목소리.

눈가에서 줄줄 흐르는 눈물이 연기가 아니라 진심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이러실 필요는 없잖아요···.”

“친구라 그런가. 하는 말이 비슷하네.”


조금 전 박성민도 비슷한 말을 했다.

이제 와서 왜 이러냐.

이럴 필요는 없지 않냐.


“그동안 괴롭혀서 정말 죄송합니다! 이렇게 사죄할 테니까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경찰에 가서도 다 말할게요!”

“경찰?”

“그, 그러니까 제가 한 잘못! 제 잘못을 전부 말한다는 뜻이었어요! 우성이 죽은 거! 성민이 죽은 거! 그것도 그냥 다 제가 죽였다 할게요!”


태민은 아무런 말 없이 빤히 서민재를 바라봤다.


그 순간, 서민재는 형용할 수 없는 공포를 느꼈다.


마주친 태민의 눈동자에서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해가 있는 것 같네. 내가 너희를 죽이는 건 나를 괴롭혀서 그런 게 아니야.”

“예···?”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개인적인 감정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정말 그 이유 때문은 아니었다.

학교 폭력을 개인의 문제라 치부하기엔 거의 전교생이 그를 따돌리고 괴롭히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태민은 학교 폭력을 개인의 문제라기보단 시스템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너희는 나를 괴롭혀서 죽는 게 아니야.”

“그럼 왜···?”

“너희가 빌런이니까.”


예상치 못한 말에 서민재가 크게 당황했다.


“저, 저는 빌런 아닌데요? 학생이에요! 아니, 태민아! 너도 알잖아! 빌런이라니!? 우리가 그 정도 쓰레기는 아니야!”

“지금은 아니지. 그런데 곧 그렇게 돼.”


이들이 빌런이 되는 건 예정된 미래다.

그래서 죽였다.


“그게 무슨 개소리야! 이 미친 새끼야!”


본인의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다는 걸 이해한다. 누군가는 이를 보고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


빌런이 되는 게 예정된 미래라 할지라도 ‘아직은’ 죄를 짓지 않은 상태가 아니냐고. 그리고 죄가 없는 사람을 해치는 건 나쁜 일이라고.


과거의 자신이었다면 엇비슷한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미래라는 지옥을 되돌아온 태민은 달랐다.


“그 유명한 히틀러도 어렸을 땐 그저 평범한 화가 지망생이었지.”


수천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 아돌프 히틀러.

그 역시도 평범하게 미술을 좋아하던 소년에 불과했다.

과연 세계대전을 겪은 혹은 세계대전으로 소중한 이를 잃은 사람이 과거로 돌아가서 미술을 사랑하던 소년 히틀러와 마주한다면.

‘이 사람은 아직 죄를 짓지 않았으니 죽이면 안 된다’라고 말할까?

장담하건대 열이면 열, 망설임 없이 히틀러의 심장에 총알을 박아 넣을 것이다.

적어도 태민이 살아온 관점에선 그러했다.


“그러니까 억울해해도 돼. 그것까지 내가 짊어지고 갈 테니까.”

“자, 잠시만! 도대체 무슨 말을···!”


굳이 뒷말을 듣진 않았다.


콰직!


빠르게 들어간 발차기와 함께 꺾이는 고개.

태민은 쓰러진 성민의 목을 힘껏 짓밟았다.


[대상의 사체를 포식하시겠습니까?]


확실하게 죽었다는 걸 알 수 있는 메시지가 떠오른다.


[사체를 포식합니다.]

[‘마력’을 4 포인트 획득합니다.]


“이번에도 꽝이네.”


스킬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올리기 가장 힘든 마력이 올랐으니 나쁘지 않은 성과다.


“마지막이다.”


이제 남은 건 박성민. 신체 재생 스킬을 지니고 있던 녀석이다.

신체 재생 계열은 태민이 가장 탐냈던 스킬이기도 하다.


[대상의 사체를 포식하시겠습니까?]


태민이 잠시 망설였다.

직전 전투 때도 느껴지지 않던 긴장이 지금 이 순간 가슴을 강하게 옥죄어왔다.


“포식한다.”


[사체를 포식합니다.]


직후 떠오르는 메시지.


[스킬 ‘초재생’을 획득합니다.]


잭팟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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