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검을 획득한 내가 영웅? 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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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타닥
작품등록일 :
2024.07.24 18:10
최근연재일 :
2024.08.18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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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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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1)

DUMMY

마차를 이끄는 말의 발굽 소리가 귓가를 두드린다.


비포장 길목을 달리는 마차의 작은 흔들림에 엉덩이가 들썩였다.


간간이 불어오는 따스한 바람은 들뜬 기분을 더욱 고조시켰다.




“ 헤헤헤. ”


“ 설마 마차를 타는 게 처음이야? ”




헤실거리는 내 모습에 옆에서 마차를 몰고 있는 중년의 남자,

자신을 상인이라고 소개했던 마크 씨는 말 고삐를 가볍게 흔들며 물었다.




“ 네, 처음이에요. ”


“ 거참, 줄곧 산속에서만 자라왔다는 말이 거짓말은 아닌 거 같구나. 고작 마차에 타는 거로 이렇게 즐거워할 줄이야. ”


“ 아하하, 그렇게 보이나요? ”




조금 부끄러운 나머지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지나가던 마차에 신세를 지며 목적지로 향하는 것.


모험가라면 반드시 경험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아닐까.


현재, 나는 마크 씨의 마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조금 전.


나는 필사적으로 ‘산’에 대해 설명하다 결국 지쳐서 숨을 헐떡이고 말았다.


많이 억울해하는 나를 두고 마크 씨는 난감해하며 모자를 검지로 살짝 들어 올렸다.




'이것 참 뭐라고 하는지 알 수가 없네 '


'헉헉. 저, 정말인데'


'.....'


'훌쩍. 진짜에요오'


‘....뭐, 엄청 수상해 보이긴 해도 나쁜 아이로는 보이지 않는 거 같구나’


‘그럼 믿어 주시는 건가요?’


‘믿을 리가 없잖아’


‘으윽’


‘다치지 않았으면 그걸로 된 거지. 그럼 앞으로 조심해라.’


'자, 잠깐만요!'


'뭐냐?'


'혹시 마차에 태워 주시면 안 되나요!'


'....싫다면?'


'.....'


'후, 한 번 해본 소리니까 그렇게 버림받은 강아지 같은 표정으로 보지 말고 옆자리에 타라.'


'와, 정말요? 정말 꼭 타보고 싶었거든요. 감사합니다! 전 아르 이드엘이라고 해요. 잘 부탁드려요!'


‘마크라고 한다.’




이렇게 시작된 동행길.


그리고 현재,


마크 씨와 간단히 서로의 소개를 끝낸 나는 산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은 채 모험의 분위기에 한껏 취하고 있었다.


넓게 펼쳐진 갈대밭과 그 한가운데 늘어선 길목을 나아가는 마차.


평온한 광경을 눈에 새기며 이따금 마크 씨를 힐끗 바라봤다.


능숙하게 마차를 운전하는 마크 씨.


처음 타인을 마주하는 감각은 이렇게 말하면 조금 예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신기했다.


그렇게 몰래 쳐다보다 곧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 내 얼굴에 뭐 묻었나? 아까부터 계속 쳐다보는 것 같은데. ”


“ 앗, 죄송해요. 그게 할아버지 이외에 사람을 처음 보는 거라서. ”




혹시 기분 나쁘셨을까.


내 걱정과 달리 그는 잠시 황당한 눈으로 바라보다 곧 머쓱하게 웃었다.


마치 내가 사회에 처음 나온 사실을 잠시 깜빡했을 것 같은 반응이었다.




“ 그러냐? 나도 ‘빨강 머리와 눈동자’를 지닌 사람은 거의 못 본 거 같구나. ”


“ 네? 빨강 머리요? ”




고개를 갸웃거렸다.




“ 누가요? ”


“ 설마 산속에 있으면 자기 머리카락 색도 모르는 건 아니겠지? ”


“ 저 말하는 거예요? ”


“ 그러면 여기 너와 나 말고 누가 있어? ”




손가락으로 얼굴을 가리키며 눈을 깜빡이고 있는 나를 본 마크 씨는 옆에 있던 짐꾸러미를 뒤적였다.


그가 꺼낸 것은 작은 손거울이었다.


들이 내민 손거울을 받아 든 순간-




“ 어어?! ”




거울에 비치는 자기 모습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흔들거리는 머리카락이 빨갛다.


휘둥그레진 눈도 빨개!?




“ 왜 빨간색!? ”




머리카락을 쭈뼛 세우고 눈을 크게 떠봐도 바뀌는 건 없다.


내 머리카락 색과 눈동자는 흰색에 가까운 무색이었다.


가끔 색이 반사된 무지갯빛을 띄울 때도 있었지만 이렇게 한색으로 물들어 본 적은 처음이었다.




“ 혹시 사람의 눈동자나 머리카락 색이 갑자기 확 바뀌는 경우가 있나요? ”


“ 설마 색깔이 다르다는 이상한 소리를 하려는 건 아니지? ”


“ 지금 하려고 했어요! ”


“ ...상인으로서 여러 사람을 만나왔지만 이렇게 의심스러우면서 거짓말은 전혀 아닌 거 같은 사람은 네가 처음이다. ”


“ 미, 믿어 주세요! ”


“ 알았다. 알았어. 어디 보자. 뭐, 병에 의해 피부나 머리카락 색이 변했다는 말은 들어 본 적 있는 거 같은데. ”




그럼 설마 나 병에 걸린 건가?


식은땀을 흘리며 다시 한번 거울을 뚫어지라 쳐다봤다.


빤히~


그렇게 한동안 들여다보고 내린 결론.




“ 좋을지도. ”


“ 뭐? ”




황당해하는 마크 씨를 두고 나는 거울을 들어 올리며 히죽 웃었다.


무색일 때는 깔끔해서 조금 앳된 인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붉게 흩날리는 머리카락은 잘 달궈진 쇳덩이처럼 단단함을,


루비 같은 눈동자는 마치 활화산 같은 열정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한 마디로 엄청나게 강한 느낌이 잔뜩 느껴진다는 거다.


싱긋 웃으며 거울을 다시 넘겼다.




“ 전 지금이 더 마음에 든 거 같아요. ”


“ 그렇게 단순하게 넘어가도 되는 일이야? ”


“ 뭐, 딱히 몸에 이상을 느끼는 것도 아니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


“ 네가 그렇다면 상관은 없다만. ”


“ 봐보세요. 저 전보다 뭔가 강렬해 보이지 않나요? ”


“ 난 너의 원래 색은 모르는데? ”


“ 무색이었어요. ”


“ 무색? 하얀색 말하는 거니? ”


“ 하얀색이긴 한데 무색에 좀 더 가까웠거든요. ”


“ ...무색이라니. 그런 특이한 색은 들어 본 적도 없다. ”




중얼거리며 거울을 다시 집어넣는 마크 씨.


뭐랄까, 나에게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느낌이 드는 것은 내 착각이겠지?




“ 아무튼, 모험가가 되기 위해 가출했다 했었지? 목적지는 있냐? 일단 태워주기는 했지만, 방향이 다르다면 중간에 내려 줘야 할 거 같은데. ”


“ 아, 괜찮아요. 이렇게 태워주신 것도 정말 감사한데요. 언제든지 내려주셔도 돼요. 딱히 목적지를 정해 놓은 것도 아니라서요. ”


“ 목적지가 없어? 모험가가 되겠다면서. ”


“ 혹시 동화책에 나오는 모험담 보신 적 있나요? ”


“ 동화책? 그거야, 어릴 때 몇 번 본 적은 있지. ”




마크 씨의 말에 눈이 반짝였다.




“ 그 모험담의 주인공들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사건에 휘말리는 게 있잖아요? 그런 운명적인 이끌림을 원하고 있어요. 그래서 일단 발길이 닿는 곳으로 가보려고요. 예를 들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모험담에 나오는 주인공은 갑자기 나타나는 ‘포트홀’에 빠져서 전혀 다른 공간으로날아가 버리는상황에처하는-”


“ 가깝다! 가까워! 알았으니까! 일단 진정해라!? ”


“ 앗, 죄송해요! ”




코앞에서 질색하는 마크 씨의 모습에 나는 화들짝 놀라면서 물러났다.


이런, 나도 모르게 또 모험담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 말았다.


할아버지가 종종 '오타쿠’하며 놀리던 버릇이 또 나온 거 같다.




“ 아, 하지만 모험의 최종 목표는 있어요. ”


“ 모, 목표? ”




흘러내린 모자를 고쳐 쓰는 마크 씨에게 웃으며 나는 고개를 들어 올렸다.


푸른 하늘의 머리 위에, 춤을 추듯 붉은 오로라가 일렁이고 있었다.


오로라의 정체는 대륙의 끝에 존재하는 ‘불의 장막’에 나오는 파장이다.


세계를 4개로 나누고 있는 대자연의 재앙들.


그중 하나인 ‘불의 장막’에 둘러싸인 곳이 이곳 남 대륙.


그리고 이 너머에는 또 다른 대륙들이 존재한다.


인간이 아닌 또 다른 종족이 사는 대륙.




“ 언젠가는 '대재앙' 너머의 모든 대륙을 가보는 게 저의 최종 목표예요.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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