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채집으로 탑 아닌, 산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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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옹
작품등록일 :
2024.08.0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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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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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직원들

DUMMY


“이게 뭐야? 직원이라니···.”


로운은 꼬물이들과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설마, 니들이 지원한 거냐?”


사람으로 치면 아직 아기인데, 고용하면 안 되는 거 아냐?

예전엔 뭣 모르고 테이머로 삼긴했어도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사냥을 시키진 않았었다.


로운의 말에 꼬물이들이 그렇다는 듯 무릎 위로 올라왔다.

한 녀석이 빨리 수락하라는 듯 두 발을 로운의 어깨를 짚으며 냥냥거리자 다른 녀석들도 일제히 올려다보았다.


로운은 녀석들의 눈빛에 그만 녹아내렸다.

거대화까지 진행했던 녀석들만 보다가 손바닥 만 한 녀석들을 보니 그저 인형처럼 이뻐 보였다.


‘하, 거참 어쩐다···.’


고용을 거부하려고 했던 로운은 문득 꼬물이들이 포자 녹엽을 찾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녀석들이 약초를 잘 찾았던 것 같던데.’


하긴 신수니까 영기가 깃든 약초에 민감할 수도.

그럼, 그냥 데리고 다니면서 약초나 캐야겠다.

테이머와의 관계는 종속되지만, 공방 직원이라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도 있으니까. 괜찮겠지?


로운은 꼬물이들의 지원 신청을 수락했다.


[신수 고양이1이 ‘루빅스 공방’ 직원이 되었습니다.]

[신수 고양이2가 직원이 되었습니다.]

[신수 고양이3이 직원이 되었습니다.]


[이름을 지어 주세요.]


로운은 예전에 지어 주었던 수랑, 토란, 솔이라는 이름을 되뇌었다.

그 이름이 정들기도 했고, 다른 이름은 잘 생각나지 않았다.


그러자 배달원으로 등록되었다는 안내 문구와 함께 녀석들의 수행 가능 범위가 나타났다.


[직원들의 능력을 분석합니다.]


▷이름 : 수랑


- 신력 : F등급

- 힘 : (알 수 없음)

- 지력 : (알 수 없음)

- 민첩 :(알 수 없음)


‘어? 내가 테이머였을 때와 다르네.’


그때 보였던 수랑이의 능력치들이 알 수 없으므로 나온다. 그리고, 신력 등급이 새로이 표기되어있다.


‘지금 F등급이라면 빠르지.’


아버지 이학수는 신수 새끼들이 신력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녹마산으로 돌려보내곤 했는데, 그때의 신수들은 지금보다 훨씬 성장한 모습이었다.

테이머의 펫으로 삼은 덕에 각자의 고유 능력을 개화하게 된 줄 알았는데.

원래 떡잎부터 다른 애들이었던 것이다.


메시지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수행 가능 목록』


▷배달 & 채집

- 배달 거리 : 100미터 내

- 약초 발견 : 반경 2미터 내 모든 약초


- 약초 채집 : 루빅스 공방 조각 1개의 권한을 부여받을 수 있다.


- 마수 채집 : 하급 마수

* 연금술 부산물을 최대한 손상하지 않고 사냥할 수 있다.


▷특성 : 수(水)

- 수구(水球) 1단계

: 작은 물 공을 만들어 대상에게 타격을 줌


약초 발견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텐데, 이 조그만 녀석들이 사냥도하고 배달도 한다니 왠지 웃음이 난다.

그런데 배달 거리 숫자가 100미터다.

로운은 문득 100미터 달리기하던 거리를 떠올려 보았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군.’


각성자인 로운에겐 그다지 먼 거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꼬물이들에겐 제법 멀겠지.

차라리 로운이 직접 배달 가는 게 빠를 것 같았다.


이어서 토란이와 솔이의 수행 가능 목록도 나타났다.


수행 능력과 신력 등급은 수랑이와 둘 다 똑같고, 각각 특성이 대지와 바람으로 석척(石擲)과 풍인(風刃) 1단계였다.


석척은 돌 관련 공격이고, 풍인은 바람의 칼날과 비슷한 효과를 가진 공격형 마법이라고 한다.

특성은 예전과 비슷하지만, 마법 양상이 살짝 다른 느낌.


로운이 신수들의 능력치를 살펴보는 사이, 연이어 새로운 메시지가 나타났다.


[루빅스 공방 직원의 특혜]


[버프 효과 ON/OFF]


▷기본 버프 : 차폐 Lv. 1

- 소비 마력 : 5

- 지속시간 : 10초

- 추가 옵션 : (없음)


차폐는 버프 효과 ON 선택 시, 자동으로 발동되고, 지속시간이 정해져 있어도 위험한 상황에서는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마력 소비량이 5이고, 지속시간 10초라니, 마력 소모도 적은 편이고 지속시간도 상당히 길었다.


추가 옵션이 있는 걸 보니, 차후 다른 능력도 생기는 모양이었다.


로운은 직원의 특혜 시스템이 은근히 마음에 들었다.

그가 테어머 였을 때는 펫들을 지키고 싶은 마음에 뒤에서 보조하기보단 앞장서는 편이었다.


그 덕에 무기 다루는 실력은 늘었지만, 가끔은 그 마음이 너무 과해서 공격형 펫들마저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막아서기도 했었다.


그럴 때는 펫을 믿고 뒤에서 도와주는 편이 더 나았을 수도 모른다. 하지만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땐 이미 보조해 줄 능력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직원 버프 효과는 더욱 반가운 기능이었다.


휘리릭-


루빅스 공방 조각들이 꼬물이들에게 하나씩 날아가더니 투명한 글씨가 허공에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첫 직원을 채용하셨군요.]


[첫 직원 미션 발생!]


<< 직원들과의 회식 >>


[직원들과 함께 하급 마수 그린 프로그 500마리를 채집하고, 고기 파티를 여세요.]


- 그린 프로그 : 0/500


* 성공 시 : 직원들의 업무 능력 향상

* 실패 시 : 직원 1명 퇴사


‘···한 명 퇴사라니, 그건 안되지.’


꼬물이들은 로운에게 있어 한 세트다.

세트 중 하나를 잃어버리면 볼 때마다 생각나게 마련.

서서히 순수하게 기뻐할 수 없게 된다.


“가기 전에 도시락이나 마저 까먹고 가자.”


로운은 뚜껑만 열어보고 손도 못 된 도시락을 열었다.

꼬물이들이 따라올 줄 몰랐기에 먹을 걸 챙겨 오지는 못했다.

살코기나 우유는 없었지만, 밥 위에 올려진 달걀 후라이를 나눠주었다.


사실, 신수 고양이들은 웬만한 건 다 먹어도 된다.

먹는 족족히 몸에 안 맞거나 남는 영양분은 다 마력으로 치환되었으니까.

밥도 국물도 매운 닭발까지도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매운 음식은 좋아하지 않아 굳이 먹지 않았다.


로운은 무말랭이와 밥을 한 숟가락 떴다. 배고플 때 먹으니 뭐든 맛이 난다.

구수한 잡곡밥이라 반찬이 따로 없어도 먹을만했다.

케첩 뿌린 햄은 이제 입맛에 안 맞지만, 모두 먹어 치웠다.


‘햄마저 옛 추억의 맛이군.’


그도 그럴 것이 테이머로 산지가 이십 년 가까이였으니.

로운은 입안 가득 밥알을 넣고, 달걀 후라이를 잘근잘근 씹어 먹는 꼬물이들을 보며 미소 지었다.


그래도 꼬물이들은 아침에 어머니가 고기를 먹였을 것이다.

아침을 차리기 전에 항상 신수들 밥부터 챙기시곤 했으니까.

아마 로운이 방을 나서자 꼬물이들은 부엌으로 바로 갔을 거고, 어머니는 준비해둔 고기를 먹였을 것이었다.

배가 부른 꼬물이들이 로운을 찾다가 약초 바구니에 들어가서 잠들었겠지.


“이제 채집하러 가 볼까?”


“야아옹-?!”


나무를 타던 수랑이가 아래를 휙 내려다보며 울었다.


과거, 녀석들의 말을 다 알아들을 수 있었던 로운은 왠지 수랑이의 말이 들리는 듯했다.

이제 가냥?!


솔이도 꼬리를 치켜세우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로운을 돌아보았고, 토란이는 입을 크게 벌리며 길게 아아- 울어댔다.


로운은 꼬물이들을 바구니에 넣고 일어섰다.

차폐가 있다니 하급 마수들이 그다지 위협을 주진 못할 것이다.


가는 길에 잡다한 약초들을 채집하며 올랐다. 그러다가 문득 제조실 조각을 돌려보았다.


‘이동 중에도 제조가 될까?’


로운의 의문에 제조 조각들이 반응했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자동으로 제조하기 시작하는 조각들.

하급 해독제와 치유 물약, 그리고 회복약을 알아서 만들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공방에서 제조하고 남은 정화수가 얼마 없어 그리 많이 만들진 못했다.


‘다음에 정화수를 미리 많이 저장해둬야겠군.’


조금 여유가 생기자 루빅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본 로운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방은 마력을 자연에서 자동으로 충전하여 채집이나 제조에 로운의 마력이 들지 않는다는 것.


EX 등급인 로운의 마력이 낮은 건 아니었지만, 갑작스럽게 마력을 소모하게 된다면 마나 탈진을 겪을 순 있었다.


로운은 루빅스 공방 조각에서 배달 조각을 해제하고, 채집 조각 수를 늘렸다.

꼬물이들 주위로 투명한 채집 조각들이 배치되었다.


꼬물이들이 갑자기 나타난 조각들을 잡으려고 뛰어오르며 장난 치기 시작했다.

로운은 과거, 호랑이만 하던 녀석들의 모습이 겹쳐 보여 웃음이 절로 났다.


루빅스 공방을 살펴보니 해독제가 충분히 모였다.

조금 부족했던 재생엽과 복원화 등 회복 관련 약초들도 채집했다.


마음 같아선 녹마산 약초들을 모조리 채집하고 싶은 욕심이 일었지만, 자제했다.


약초들은 사람들만 사용하는 게 아니었다.

이곳 신수들도 마수들과 싸우다가 뜯어 먹곤 했으니까.

그것까지 고려해서 넉넉하게 남겨둬야 내년에도 채집할 수 있을 터였다.


로운은 부지런히 걸어 습한 땅으로 접어들었다.

주변 공기가 점점 축축해졌고, 발걸음이 질척거려왔다.


바위와 나무를 뒤덮은 녹색 이끼들이 보이기 시작하자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마기와 어우러진 퀴퀴한 곰팡이 냄새를 풍겼다.


이곳은 넓고 높은 녹마산 지대 중 유일하게 습한 지역으로, 주로 양서류 마수들이 서식하고 있었다.


약초 바구니 속 꼬물이들이 코를 킁킁대며 주위를 살폈다.

사냥감을 찾는 듯했다.


곧 작은 웅덩이들이 보였다.

그 웅덩이는 갈수록 수가 많아졌고, 크기도 점점 커졌다.


‘더 들어가면 위험하겠는데.’


로운은 걸음을 멈추고 조용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자 먹잇감을 기다리던 마수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개굴개굴-


점점 더 수많은 개굴거리는 울음소리가 귀를 때렸다.


‘소리가 가늘고 작은 것을 보니 ‘그린 프로그’다.‘


그린 프로그는 청개구리를 닮은 주먹만 한 크기의 마수였다.

하지만 작다고 마냥 무시하면 안 된다.


프로그의 온몸과 입 안에서 나오는 점액질에는 극소부위를 마비시킬 수 있는 독이 내재 되어 있었다.


독은 한두 마리에게 물린다면 금방 회복될 수도 있었지만, 떼거리로 달려들면 말이 달랐다.

또한, 프로그의 점액질은 더 위험했다.

묻으면 잘 걷어지지도 않고 공기를 차단하는 성질이 있어 코나 입에 한 번 붙으면 불로 지지기 전에는 잘 떼어지지 않는다.


여기에 계속 있으면 크기는 작지만 엄청난 수의 그린 프로그들이 한꺼번에 몰려들 터였다.


로운은 조금 뒤로 물러나 기다리기로 했다.

아직 꼬물이들 능력을 아직 모르니 유인해서 잡아 봐야지.

그런데, 차폐가 독도 막아 줄지 모르겠군.


못 막아도 해독제가 있으니 걱정 없었다. 그리고 여차하면 도망가면 그만이다.

저 개구리 마수들은 서식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쫓아오지는 못할 테니까.


로운은 쓰러진 나무 기둥에 걸터앉아 꼬물이들을 내려 주고는 여유롭게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꼬물이들을 발견한 그린 프로그들 울음소리가 더욱 짙어지고.

한 무리의 프로그들이 폴짝폴짝 뛰어오기 시작했다.


“울 아그들아, 준비해.”


로운이 과거, 테이머 때 그랬던 것처럼 외치자, 꼬물이들이 찰떡같이 알아듣고 대답했다.


“냐앙-!”

“미오옹〰!”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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