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화 주인공이 힘을 과시함 5
정찬수와 국회의원들을 태양교의 신도로 받아들인 뒤.
그들을 태양교의 주요 간부로 재편성할 계획을 세웠다.
속으로 그같은 생각을 할 찰나.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대포폰이 요란한 울음을 토했다.
폰을 꺼내서 귓가로 가져가자, 이철명 교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가 미처 알려드리지 못한 내용이 있어서, 이렇게 연락을 드렸습니다.
"하실 말씀이 뭐죠?"
-다름이 아니라 육류 공급에 대해서 제 나름대로의 사견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주변 국가에서 수입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나요?"
-예. 그렇게 말씀드렸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식량 주권 차원에서 과도한 해외 의존은 별로 좋지 못하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그래서 하시고 싶은 말씀이 뭐죠?"
-혹시 '대체육'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소나 돼지 고기의 세포를 이용해서, 인공적으로 생산하는 육류를 의미하는 단어 아닌가요?"
-잘 아시는군요. 맞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대체육에 관해서 왜, 말을 하는 거죠?"
-아실지 모르겠지만 한국의 대체육 기술은 전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이미 많은 대기업에서 대체육 사업을 준비 중에 있죠.
"그말이 사실인가요?"
-네. 사실입니다. 실제 육류와 비교해도 맛과 영양이 전혀 차이가 없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아직 상용화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죠.
"그렇게 기술이 뛰어난데 상용화를 못하는 이유가 뭐죠?"
-당연히 축산농가의 반발 때문입니다.
"대기업 주도로 값싼 대체육이 대중화되면 축산업이 망할거라는 위기감 때문에 그런 건가요?"
-맞습니다. 회장님.
나는 대체육 기술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싶어졌다.
내가 직접 맛을 봐야 할 것 같았다.
그래야 정확히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대체육의 맛을 보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원하신다면 대체육 사업을 준비 중인 현성그룹의 계열사인 현성바이오 측에 말을 해놓겠습니다.
"좋습니다. 교수님이 자리를 만들어 주세요. 맛을 봐야 판단이 가능할 것 같으니까."
-예. 회장님. 자리가 마련되는 즉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그럼 저 대신 수고를 해주세요. 나중에 봅시다."
며칠 뒤.
이철명을 대동한 채 현성바이오의 송도 사옥을 방문했다.
우리는 현성바이오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대체육의 시연회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기를 얼마 뒤.
철명과 나란히 한테이블에 앉아서, 최상급 한우 소고기의 안심 세포로 육성한 대체육 스테이크를 맛보기 시작했다.
한우 안심을 베이스로한 대체육 스테이크는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한우 안심과 맛이 똑같았다.
놀라운 수준이었다.
철명 역시 나와 같은 반응이었다.
우리는 소고기 안심 스테이크의 시식을 끝마치자마자 곧바로 1등급 돼지 삼겹살의 세포로 육성한 삼겹살 대체육을 맛봤다.
삼겹살 대체육 역시 실제 삼겹살과 맛의 차이가 없었다.
그런 탓일까.
나는 대체육이 한국인들의 미래 먹거리에 가장 적합한 육류라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환경오염의 주범인 축산업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무이한 해법이었기 때문이다.
그날 밤.
오피스텔에서 현성 바이오가 제공한 최상급 한우 안심 대체육을 프라이팬에 구워먹었다.
둘이 먹다가 한명이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이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기분좋은 포만감에 휩싸인 채.
달달한 포도주로 배를 채울 찰나.
대포폰에 전화가 걸려왔다.
폰을 받자 올리버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브로한테 할 말이 있어.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
-전화로 말하기는 그렇고, 직접 만나서 말하고 싶어.
"백악관으로 찾아갈까?"
-그럴 필요 없어. 지금 스위스에 있거든.
"스위스에는 뭐하러 간 거야?"
-제네바에서 나토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어. 러시아 문제 때문에 골치가 아파.
"그럼 제네바로 찾아갈게."
-1시간 후에 제네바에 있는 미국 대사관으로 찾아와. 그리고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나지말고, 대사관 정문을 통해서 들어와. 부탁이다. 브로.
녀석은 보기보다 심장이 약한 모양이었다.
"알았다. 1시간 후에 보자."
전화를 끊은 뒤.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그러기를 1시간 후,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을 목표로 공간이동을 발현했다.
미국 대사관의 정문에 도착한 뒤.
무장 군인에게 내 정체를 알렸다.
"백악관 동아시아 특보인 이강천입니다."
그리 말하며 백악관에서 발급한 출입증을 군인에게 내밀었다.
군인은 내 신분을 확인한 후, 대사관 안으로 나를 들여보내 주었다.
올리버는 대사관의 뒤편에 조성된 관저 건물에 있었다.
관저 건물의 2층 서재로 들어서자 녀석이 나를 반겼다.
우리는 서재에 조성된 홈바에서 칵테일을 음미하며 진지한 담소를 나누었다.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우크라이나와 나토에 소속된 서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핵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연일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있다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무려 20년 동안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그들은 휴전 따위는 안중에도 두지 않은 채.
지난 20년 동안 지리한 국지전을 펼쳤다.
"설마,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겠냐? 그랬다가는 모두 공멸이라는 사실을 잘 알텐데...?"
"이성적인 판단으로는 그런데, 파틴이 워낙에 꼴통이잖아. 수틀리면 '너죽고 나죽자'라는 마인드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구."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갑자기 올리버가 이런 얘기를 나에게 하는 이유를 알고 싶어졌다.
"솔직히 말해보라구. 나에게 진짜 원하는 게 뭐야?"
그제야 녀석이 속엣말을 내뱉었다.
"파틴을 처리해줘.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브로 밖에 없어."
올리버의 부탁을 단칼에 거부했다.
"싫어. 국가 지도자를 암살하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야."
"그자가 핵무기를 사용할지도 모른다고!"
녀석이 목소리를 높여도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절대 이런 무리한 부탁은 하지마라. 들어주고 싶어도 들어줄 수 없으니까. 그럼 이만."
그말을 끝으로 강남의 오피스텔을 목표로 공간이동을 발현했다.
오피스텔에 도착한 뒤.
녀석이 한 말을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핵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했지만, 만의 하나라는 게 있었다.
불행하게도 정말 핵전쟁이 발발하면, 한국은 그 순간 지도상에서 흔적조차 재대로 남기지 못한채.
영원히 사라질 운명이었다.
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의 적성국에 둘러싸인 까닭이다.
나는 한국을 뉴질랜드 근처의 남태평양으로 이동 시키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졌다.
그런 탓일까.
내 능력을 이용해서 한국의 영토를 남태평양으로 이동 시키는 방안에 대해서 생각이 미쳤다.
한국을 둘러싼 바다의 최대 수심은 대략 1,500미터 남짓이었다.
나는 1,500미터 수심에서 육지를 분리해서, 남태평양 쪽으로 공간이동을 발현하는 광경을 마음 속으로 상상했다.
그래서였을까.
내 몸이 금세 동해 바다 깊숙한 곳에 도착했다.
나도 의식하지 못하는 새에 공간이동이 발현된 모양이었다.
나는 한국땅의 뿌리 부근을 매의 시선으로 관찰했다.
1만 갑자의 내공을 이용해서 육지를 남태평양 쪽으로 충분히 이동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아직 그건 상상의 영역이었다.
뭔가 테스트가 필요했다.
속으로 '안드로메다 은하'를 암송하자 내 육체가 금세 안드로메다 은하계에 도착했다.
나는 지구 크기의 외계행성으로 몸을 날렸다.
그러기를 얼마 후, 한국 크기만한 대륙의 밑둥을 목표로 가공할 허공섭물을 발현했다.
1만 갑자에 달하는 공력을 모두 쏟아부은 것이다.
젖먹던 힘을 다해 공력을 투사한 탓일까.
기적처럼 한국 크기만한 대륙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직후 3천 킬로에 달하는 거리를 한순간에 공간이동했다.
내가 마음 속으로 상상하던 대륙 이동이 현실화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그날, 수많은 대륙을 밥먹듯이 공간이동 시켰다.
내 능력의 끝을 알아내기 위함이었다.
*
오늘도 아침 식사를 끝마치자마자 안드로메다 은하계롤 목표로 불꽃같은 공간이동을 발현했다.
나는 내 육체를 1천미터 크기로 거대화할 계획이었다.
그런 탓으로 지구 만한 크기의 외계 행성의 회색빛 하늘에 좌정한 채.
전신 공력을 이용해서 몸을 부풀리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얼마나 했을까.
내가 목표로한 1천미터 크기의 거인으로 순식간에 환골탈태했다.
허나 이 정도로는 부족했다.
나는 태양신으로 화신할 속셈이었다.
그런 탓으로 체외로 찬란한 황금빛을 투사했다.
누가봐도 태양신으로 오해할 만한 수준이었다.
드디어 내가 계획한 태양신으로 완벽하게 화신하는 순간이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정찬수 대통령을 활용해서 태양신교의 교리를 만들고, 조직 쳬계를 구축할 차례였다.
마음을 먹자마자 청와대를 목표로 공간이동을 발현했다.
청와대 관저의 서재에 유령처럼 출몰한 탓일까.
찬수가 귀신을 본듯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놀라지 마세요. 공간이동 능력을 발현한 거에요. 그건 그렇고,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요."
그리 말하며 푹신한 소파에 온몸을 깊숙이 파묻었다.
찬수가 공포심과 경외심이 번갈아 교차하는 표정을 지으며 내 발밑에 무릎을 꿇었다.
그를 지그시 내려다보며 내 의중을 밝혔다.
"한국을 태양신교가 지배하는 제정일치 국가로 만들 계획이에요. 그러니 당신은 기독교 교리를 베이스로한 태양신교의 성서를 만드세요."
그가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
"직접 현실 정치에 관여하실 생각입니까?"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내 본심을 밝혔다.
"한국은 이 상태로 시간이 지나면 국가가 소멸할 위기에요.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런 비참한 결말은 반드시 막아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전면에 나서기로 결심한 거죠."
"나는 태양신교의 태양신으로 화신할 거에요. 그리고 태양신교의 교황 신분으로 한국을 통치할 겁니다. 그러니 당신은 내 지시에 절대적으로 복종하세요."
"당연히 회장님에게 저는 복종할 겁니다. 하지만 정치인과 언론, 국민들이 들고 일어날 게 뻔한데..."
찬수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국민들에게 내 위대한 능력을 보여주면 알아서 나를 신으로 떠받들 거에요."
당연히 그는 바보가 아니었고.
내 능력을 어느 정도 아는 관계로, 더 이상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찬수의 몸에 허공섭물을 투사함과 동시에.
북미대륙의 그랜드 캐니언으로 공간이동을 발현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사이좋게 그랜드 캐니언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랜드 캐니언 협곡의 평평한 자리에 찬수를 내려놓자마자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그 후, 내 육체를 1천미터 크기의 초거인으로 변신시켰다.
동시에 찬란한 황금빛을 전신에 둘러쳤다.
그런 탓일까.
찬수가 경외심이 가득 담긴 시선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드디어 그는 나를 신으로 인정했다.
그의 눈빛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
황금빛으로 둘러싸인 초거인에서, 본래 내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찬수는 내 발밑에 오체투지 자세로 납작 엎드렸다.
진정으로 나를 숭배하는 모습이었다.
"앞으로 회장님을 신으로 불러도 되겠습니까?"
"그러지마세요. 그냥 평소대로 회장님으로 호칭하세요. 그게 편해요."
그말과 동시에 찬수를 대동하고, 청와대 관저로 공간이동을 발현했다.
관저의 서재에 도착한 뒤.
찬수에게 지시를 내렸다.
"기독교를 베이스로한 태양신교의 성경을 최단 시일 안에 완성하세요. 그리고 정부 각료와 국회의원들을 태양신교로 입교시키는 작업에 착수하십시오."
찬수가 군기가 바짝 든 얼굴로 복명했다.
"예. 회장님."
"앞으로 나는 태양신교의 교황이 될 거에요. 한민족의 태양신인 '한울'을 대변하는 인물이 되는 거죠."
- 작가의말
선추코 부탁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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