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재벌가의 해결사 데릴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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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함™
그림/삽화
08시25분연재
작품등록일 :
2024.08.0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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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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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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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4화

DUMMY

“하······.”


난 짧은 탄성을 내지르곤 반지를 조심스럽게 테이블에 올려놨다. 그리곤 고개를 숙이며 공손하게 말했다.


“전 이걸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할아버님.”


나의 말에 할아버님의 윗눈썹이 꿈틀거렸다.


“자격이 없다니. 우리 가문에서 너보다 자격이 있는 사람이 누가 있단 말이냐. 받아 둬라. 충동적으로 주는 게 아니다. 2년 넘게 널 지켜보면서 충분히 의논을 나눈 뒤 결정한 일이다.”

“하지만 제가 이 반지를 받는다면······.”


화가람의 남매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나를 오체분시, 능지처참하려고 혈안이 될 게 분명하다. 특히 첫째 화용제 부부는 정말 죽일 듯이 물어뜯으려 하겠지.


그걸 눈치 챘는지 할아버님은 진지한 표정으로 다독였다.


“다른 가족들은 걱정하지 말거라. 내 확실하게 당부할 테니. 안 그래도 저번에 취소된 가족 저녁 식사 자리를 마련해 볼까 한다. 그때 아이들에게 말해 주면 되겠지.”

“반발이 심할 겁니다.”

“흥! 내가 누군지 잊은 게냐?”


순간 할아버님의 강렬한 기세가 화산처럼 피어오르더니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온몸을 짓누르는 살기.


찰나의 순간에 내 몸은 이미 식은땀으로 가득했다. 반면 할머님은 여전히 평온해 보였다. 기세를 세심하게 컨트롤한 것이다.


“아아······.”


그래. 화씨 가문의 절대자가 뒤에서 받쳐 준다는 데 못할 거 없지.


물론 이 두 사람도 순수한 목적만 있는 게 아닐 터.


“그럼 감사히 받겠습니다. 할아버님, 할머님.”

“그래그래. 그렇다고 너무 부담을 갖지는 말거라. 이 반지를 받는다고 해서 후계자가 됐다는 말은 아니지 않느냐. 그냥 진정한 가족의 일원이 됐다는 뜻으로 받아 두거라.”

“예.”


똑똑똑!


그때 노크소리와 함께 대집사가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그리고 할아버님에게 다가오더니 허리를 숙여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경찰청장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무래도 화승화 아가씨와 관련된 일인 듯합니다만······.”


소곤대는 말에 인자해 보이던 할아버님의 얼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얼굴이 붉어지면서 눈에서 붉은 아지랑이가 피어났다.


더 지체해선 안 되겠다.


“제가 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할아버님.”


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그러자 할아버님이 반색했다.


“오, 그래! 바로 앞에 해결사를 놔두고 고민하고 있었군. 조심히 다녀오거라. 잘 타이르고. 그래도 승화가 네 말은 잘 듣지 않느냐.”

“예.”


난 자리에서 일어나 두 사람에게 한 번씩 인사를 한 뒤 응접실을 빠져나왔다.


***


“부인, 정말 괜찮겠소? 아마 판 서방이 지금보다 더 힘들어질 수 있소만.”


판결하가 빠져나간 뒤 화천천은 미간을 좁히며 걱정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김미자는 여전히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건 걱정할 필요 없을 거 같아요.”

“아니, 어째서 그런 생각을 갖는 거요?”


화천천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김미자는 그것도 모르냐는 표정으로 답했다.


“못 느끼셨어요? 판 서방의 능력은 지금 성장 중이에요. 어쩌면 우리가 그 원동력이 될 수도 있겠죠. 그리고 판 서방의 경쟁 합류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자극이 될 거예요.”


은은한 미소를 짓는 그녀.


“그리고 가람이도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좋아하지 않을까요? 겉으로 보기와 다르게 판 서방을 꽤 신경 쓰는 거 같으니까요.”


김미자는 판결하를 가문으로 끌어들여 경쟁을 부추김과 동시에 판결하를 더욱더 강하게 묶어 둘 구실을 찾은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야 금상첨화겠지만······ 그런데 능력이 성장 중이란 건 무슨 뜻이요?”

“후훗. 그런 게 있어요.”


김미자가 슬쩍 화천천을 바라보며 한쪽 눈을 찡긋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응접실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화천천은 다급하게 그녀의 뒤를 쫓으며 칭얼댔다.


“아니, 부인. 부부 사이에 비밀이······.”


***


부아앙-

부아아아앙-


바이크 한 대가 미친 듯이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


시속 300km가 넘는 속도로 달리는 바이크는 마치 묘기를 부리듯 추격하는 경찰차들을 따돌렸다.


다행인 점은 아직 개통이 안 된 고속도로라 민간인이 없다는 점이랄까?


마지막 합류 지점을 지나자 수십 대의 바이크의 꽁무니를 쫓는 꼴이 되어버렸다.


결국 경찰 헬기 두 대가 바이크를 쫓고 도로가 끊긴 다리 위에 도착하고서야 바이크의 무모한 질주를 막을 수 있었다.


끼이이이익-


바이크가 긴 스키드마크를 남기며 끊긴 도로 끝에 멈췄다.


여전히 시동을 건 채로 멈춰 있었기에 대기 중이던 경찰들이 모두 총을 겨누며 소리쳤다.


“오토바이에서 내려!”

“시동 꺼!”


헬멧을 쓴 채 바이크에 타고 있던 인물은 뒤따르던 경찰차들이 속속히 도착하자 깔끔하게 단념한 듯 바이크에서 내렸다.


그리고 헬멧을 벗어 던지며 머리를 풀어 헤쳤다.


“아! 정말 귀찮게 하네.”


짜증스런 어조.


찰랑거리는 검붉은 생머리에 늘씬한 몸. 머리 색만 빼곤 화가람을 쏙 빼닮은 여인.


바로 화승 그룹 막내 손녀인 화승화였다.


현재 나이 22세. 첫째인 화용제와는 띠동갑.


한창 혈기 왕성한 시기다.


“허!”

“하! 또!”

“화승화잖아!”


그녀의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 경찰들은 질린다는 표정을 지으며 탄성을 내질렀다.


어젯밤에도 한차례 추격전을 펼쳤던 터라 이를 가는 모습이다.


그뿐만 아니라 서울에 있는 모든 교통 경찰들은 화승화라면 혀를 내두르며 질색했다.


그녀는 속도에 미쳐 있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한테 아우토반 좀 지어달라고 해야 하나.”


그녀는 철없는 소리를 해대며 끊어진 다리 끝으로 걸어갔다.


“멈춰!”

“화승화! 거기 서!”


경찰들이 총을 겨눈 채 소리쳤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리 끝에 섰다.


그리곤 천천히 한 손을 올리며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웃기시네. 날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


화르륵!


그 순간 불길이 치솟더니 그녀의 온몸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뜨거운 열기가 사방으로 퍼지자 경찰들은 기겁하며 뒤로 물러섰다.


“그럼 잘들 있으라고!”


그녀는 그대로 다리 위를 뛰어내렸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중력을 거스르며 하늘 위로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능력은 ‘초신성’과 ‘자유 비행’ 능력이었다.


“끼야호!”


창공을 가르며 하늘을 날았다.


점점 속도를 올리려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소형제트기 두 대가 따라붙었다.


비행기 후미에는 화공 길드 마크가 찍혀 있었다.


“젠장! 또 언제 따라붙은 거야.”


그녀는 더욱더 속도를 올리기 위해 마력을 방출하기 시작했다.


그때 제트기 한 대가 과감하게 그녀에게 접근했고 익숙한 얼굴이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응? 형부?”


제트기 뒷좌석에는 판결하가 엄지로 아래를 가리키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오늘만 벌써 두 번째 비행이다.


서둘러야했다.


장인어른이 이 일을 알게 된다면 수습하기가 어려워질지도 모르니까.


길드선은 제법 탈만 했으나 소형제트기는 여전히 적응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예전엔 조금만 타도 머리가 심하게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렸으나 지금은 머리만 조금 어지럽다는 점이다.


나의 예상대로 처제는 역시나 비행 능력으로 도주했고 미리 상공에서 준비하고 있었기에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화승화는 화가람의 남매 중에 유일하게 나의 말을 그나마 듣는 가족이었다. 아마 어린 나이가 한몫했으리라.


그녀는 천천히 속도를 늦추며 지상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너른 들판처럼 탁 트인 산등성이에 착지한 그녀는 내가 제트기에서 내리기만을 기다렸다.


‘일단 잡긴 잡았는데.’


그녀를 말렸다고 끝난 게 아니다.


그녀는 이미 수많은 법규를 어겼기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할 입장이기 때문이다.


고분고분 말만 듣는다면 변호사단을 통해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겠지만 이렇게 협조적이지 않는다면 곤란하다.


물론 설득하는 건 나의 몫.


“처제.”

“형부, 여긴 웬일이에요? 아빠가 보냈어요?”


화승화가 경계하는 눈빛으로 노려봤다.


“장인어른이 알기 전에 내가 알아서 왔지. 왜 왔는지는 알고 있지?”

“하, 형부. 전 그냥 개통 안 된 고속도로를 조금 먼저 달렸을 뿐이에요. 그게 그렇게 큰 잘못이에요?”

“그럼~ 큰 잘못이지. 그리고 오토바이는 고속도로를 달리면 안 돼.”


난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형부!”

“일단 진정하고 내 말부터 들어 처제.”

“하······ 네.”


내가 단호하게 말하자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푹 숙인 채 답했다.


“지금 경찰 쪽에서는 처제를······.”


우우우웅-

휘이잉!

드드드드!


그때였다. 갑자기 세찬 바람이 불더니 거대한 길드함 한 대가 낮게 깔려있던 구름을 뚫고 내려왔다.


삼각형 모양에 거대한 엔진만 세 개.


우주 항공 모함을 연상케 하며 하늘을 뒤덮는 길드함은 일반 헌터팀의 길드선과는 차원이 다른 압도적인 크기였다.


후미에는 불사조의 형상이 그려져 있었다.


“피닉스함······ 설마!”


장인어른의 함선이다.


그때 하부 게이트가 열리고 누군가가 빠른 속도로 이곳을 향해 떨어졌다. 누군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언제 그의 귀에 들어간 걸까?


“화승화! 네이노옴!!”

“아, 아빠?”


거대한 해머를 들고 온몸에 붉은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장인어른.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불꽃만 보더라도 얼마나 화가 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경찰 쪽에서 누군가가 알린 모양이다.


“미치겠네.”


장인어른은 좀 막기 힘든데.


화독구.


그가 누구인가.


헌터등급 S.


각성능력 SS급.


능력에는 초월하는 힘과 맹렬한 불꽃.


주무기는 거대한 해머.


그야말로 절대적 무력이다.


말이 필요 없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각성 능력자.


그에 반해 화승화는.


헌트등급 C.


각성능력 A급.


능력에는 초신성과 자유비행이 있다.


두 가지 모두 흔치 않는 각성능력으로 이 두 가지를 보유한 사람은 세계적으로 몇 되지 않았다. 다만 약점이 있다면 육체적, 체력적 한계가 확실하다는 것이다.


“쳇!”


화르륵!


그녀가 또다시 온몸을 불덩이로 만들었다. 도망칠 생각이었다.


“처제, 안 돼!”


내가 다급하게 말려봤지만 이미 그녀는 공중으로 솟구친 뒤였다.


“어딜 감히!”


후우웅-


바로 그때 떨어지던 장인어른이 해머를 공중에 내려찍었고 강력한 기운이 타오르는 불꽃과 함께 공기를 짓누르듯 그녀의 머리 위를 덮쳤다.


“꺄악!”


쾅!


그녀는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떨어진 곳부터 크레이터가 생기고 더 넓게 해머 자국이 남았다.


“내가 자숙하라고 그렇게 말했거늘! 오늘 너 죽고 나 죽자!”


땅에 착지한 장인어른이 성큼성큼 그녀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하지만 그녀 역시 자신이 누구 핏줄인지 확실하게 알려줬다.


“왜 나한테만 지랄이야! 오빠들도 매일 사고치잖아!”

“뭐? 지랄? 이게 아주 돌았구나!”


오, 마이 갓!


SS급의 분노와 22살의 패기가 맞붙었다.


결과는 불 보듯 뻔한일.


장인어른의 해머에서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차원이 다른 마력이 솟구쳤다. 불꽃이 강하게 응축되니 오히려 새하얀 빛을 띠기 시작한 것이다.


화승화 역시 다시 초신성을 일으키며 반격할 기세를 내뿜었다.


이대로 부딪친다면 산 하나가 통째로 날아갈······ 아니 핵이 떨어졌다는 게 더 어울려 보인다.


‘난 안중에도 없는 건가?’


서둘렀다.


조금이라도 늦는다면 큰 사달이 날게 분명하다.


물론 피닉스 함에서 내려오는 수많은 헌터들이 나를 구출하겠지만 나의 목적은 다른 것에 있었다.


“잠깐만요!”


두 사람의 기운이 맞부딪치기 전에 겨우 둘 사이에 끼어든 나는 양팔을 뻗으며 소리쳤다. 그리고 모든 마력을 쏟아 내며 두 사람을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장인어른! 저에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진정하시고 제 이야기를 들어주십시오! 처제! 초신성을 거둬! 정말 끝까지 갈 생각이야? 이대로라면 감옥행이라고!”


내 손에서 뿜어져나가는 푸르스름한 기운이 둘의 기운을 조금씩 덮어 나갔다.


두 사람이 진정되는 동시에 나의 상태창에선 빠른 속도로 숙련도가 상승하고 있었다.


[숙련도가 증가하였습니다. 45%]

[숙련도가 증가하였습니다. 58%]

[숙련도가 증가하였습니다. 73%]

[숙련도가 증가하였습니다. 99%]

.

.

.


[각성 등급이 E에서 D로 승급되었습니다.]

[능력이 상승함에 따라 고유 특성이 개방됩니다.]


그리고 열리는 상태창.


뭔가가 늘어났다.




선호작과 추천은 저에게 많은 힘이 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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