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영주가 제국을 건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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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맛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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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8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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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

DUMMY

#009화.




“잘 부탁하네. 한스.”


“예··· 예! 영주님.”


폭력을 좋아하고 사람을 잡아먹는 몬스터 오크.


그들 무리에 떨어져 감자 농사를 알려줘야 할 막중한 임무를 떠안은 농부 한스는 덜덜 떨며 고개를 조아렸다.


“영지에서 노예로 들인 오크들이 최후의 최후까지 자네를 지켜줄 거야. 자네는 바타타 농사만 신경 쓰도록.”


“저, 정말 석 달만 있으면 100골드를 주신다는 거지요?”


“그래.”


위험한 일에는 수당이 따른다.

이것이 나의 기본적인 행동 방침이다.


전대 가주였던 아버지나, 나나.


영민은 소유물이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재산이라고 생각하는 건 똑같지만.


그래도 전생을 경험한 나는 위험을 감수한 한스에게 제법 큰 보상을 약속했다.


100골드면 4인 가족 기준으로 3년은 놀고먹을 돈이며, 잘만 아끼면 큰 목돈이 되겠지.


그렇게 농부 한스를 아투바 오크의 집성촌에 데려다 놓은 후.


나는 외할아버지 파월만을 대동하고 크루거에게 다가갔다.


“준비됐나. 크루거.”


“물론이지. 우거.”


“나 참··· 살다 살다 몬스터인 오크를 병사로 부리는 걸 보게 되는구나. 거기에 오크가 농사? 허! 세상이 어찌 돌아가려는지···”


“모두 주신전 성당 대사제에게 보고한 일이니 이단 논란은 없을겁니다.”


면죄부라는 사업 아이템도 줬고.


외할아버지의 말씀은 가볍게 넘기고, 나는 전열을 가다듬은 8천 마리의 아투바 오크들을 보며 침음을 삼켰다.


몬스터 웨이브를 일으킬 수 있는 병력이자 웬만한 대영지도 멸망시킬 수 있는 놈들 앞에 서다 보니 긴장이 됐지만.


크루거의 강력한 통솔력 아래 완벽한 대열을 갖춘 놈들을 임시로 관할 하게 될 내가 기세에 밀리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나는! 너희와 이웃한 스트라우스 변경백의 영주 대리 요한 J 스트라우스다!


건국대제 아브라함 K 캇셀도르프 께서는 초대 스트라우스 백작에게 변경백의 북쪽 개간을 이루면 우리의 땅으로 인정하겠다는 약조를 주셨다!


하지만 이곳엔 오래전부터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던 이종족들이 있으며, 선대의 방식은 일방적이고 난폭한 요구에 불과했다!


이젠 좀 방법을 달리하려 한다.


북방의 이종족들의 수장과 화합의 장을 열어 합의하고 서로가 이해할 만한 방법으로 공생하려고 한다!


이는 종족간의 합의점을 찾아 변경백을 평화로운 곳으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다!”


뭐, 사실은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박살을 내려 했다는게 선대의 사고방식이라면.


나는 그냥 Give & Take다.


망하는 영지 주제에 확장은 무슨.


간단한 연설을 하고 나니, 크루거가 옆에서 한심한 눈으로 날 바라본다.


“우거. 애들 못 알아듣는다. 간단히 말해라.”


“···망할 돌대가리들.”


이 새끼들은 출정식에서 명분이 얼마나 중요한지 전혀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잠시 내 일꾼이 되라!”


[우거!]


미사여구는 없어서 편하네.


전투 종족이라는 오크들답게, 날려버리라는 말이 끝나자 전신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온다.


그것을 보시던 외할아버지가 놀라운 눈빛이 되셨다.


“정병···이로군.”


“제가 어째서 근 1년간 국제정세에 신경을 쓰지 못했는지 이해가 되십니까?”


크루거는 익스퍼트 중급. 그의 친위대 중 네다섯 명이 익스퍼트 하급.


천이 넘는 오러 유저에, 마나가 없어도 인간보다 1.5배 정도 강한 일반병.


전쟁을 통해 줄어든 숫자가 이 정도다.


“스트라우스들도 거의 국가 전력 급 몬스터 대군을 상대로 잘도 살아남았어. 중앙 조정에 알리도록 하마. 그들도 생각을 달리해야 겠구나.”


나라의 멸망까지는 모르겠지만, 한 지역은 멸망시킬 수 있는 병력.


그것이 지금의 아투바들이다.


얘들 지능이 성인 수준만 되었어도 오크 제국이 진즉에 탄생했을 거다.


“자! 가자! 평화로운 종족 회담을 위해!”


[우거!]


[쿵! 쿵!]


반드시 광산을 부활시키고 말겠어.


“평화로운 회담 좋아하네.”


“목적은 선량합니다만?”


“우리 딸이 어쩌다 이런 걸 낳은 거지? 스트라우스 조상 중에 오크가 있다는 말이 진짜였나?”


나도 의심하는 부분이긴 해.

이상하게 오크들이랑 잘 맞거든.


“결코! 평화! 결코!”


[우거! 평화!]


***


자연환경에 따라 인종이 나뉘듯, 이종족 또한 환경의 영향을 받아 진화하기에 동족끼리도 지역마다 외관이 다르다.


하지만, 거대한 국가를 만드는 인간에 비해 그 숫자가 적은 이종족들은 피부색 같은 하찮은 것으로 동족을 차별하는 경우는 없다.


어딜가도 드워프는 동포요, 동족이란 말이지.


아주 가끔 스트라우스 변경백의 주인이라는 자가 와서 깽판을 치는 걸 제외하면 북방의 드워프들 또한 다른 지역의 동포들과 교류해가며 슈트가르트라는 작은 마을에서 평온하게 살고 있었다.


그런데.


[우거! 평화! 우거! 평화!]


평화가 깨졌다.


드워프들에게 스트라우스 가문의 사람들은 유황 냄새로 기억된다.


특유의 강력하고 폭발적인 마나 친화력이 흡사 활화산 같기에, 그리 느끼는 것이지만.


이번엔 유황 냄새와 함께 대규모 오크 무리까지 이끌고 나타난 것이다.


“족장! 큰일났습니다!”


“스트라우스 놈과 아투바의 크루거가 결탁하고 침략했습니다!”


[우거! 평화!]


“당장 전원 전투준비. 감히 신성한 우리의 마을에 침략하다니! 으득!”


“레드 액스 소집 끝났습니다!”


“이 빌어먹을 족속들! 모조리 다 때려죽여주마!”


드워프는 키는 작아도 근질이 무척 강하다.


그들은 마나 없이도 오크들과 근력에서 밀리지 않으며.


샌드웜같이 지하에서 사는 몬스터와 상대하는 일도 자주 있기에 전투에도 능숙하다.


하지만, 아투바 오크를 이끄는 크루거는 익스퍼트 중급이요, 아투바는 무려 8천.


같이 따라온 정체를 알 수 없는 노인은 힘을 가늠할 수 없는 것을 보니 최소 익스퍼트 상급인 듯 했고.


족장 카론이 익스퍼트 중급이고 서너명의 익스퍼트가 있었지만 상급은 마스터를 목전에 둔 괴물.


상대가 될 수 있을 리가 없다.


거기에 통솔력은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크루거까지.


인구가 겨우 2천에 불과한 드워프들도 알고 있었다. 이건 이미 이길 수 없는 싸움이란걸.


그런다고 들이받지 않는다면 드워프가 아니다.


강제로 노예가 된 이들을 제외하고 무릎 꿇은 드워프는 죽은 드워프 뿐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건 아니니까.


“이 거지같은 놈들! 여기가 감히 어디라고 쳐들어오는거냐!”


[우거! 평화! 회담!]


“유황 냄새를 풍기는 스트라우스 놈들아! 이젠 흑마법에 손이라도 댄 거냐?”


오크는 몬스터다. 대륙의 모두가 그들을 가리켜 몬스터라 부른다.


지성을 가졌으되, 몸이 앞서고 무언가를 키우는 것보다 파괴하기를 선택하니까.


크루거가 나름 미래를 보는 눈이 있는 족장이긴 해도 아투바들이 그간 해온 짓은 영락없는 몬스터의 행동들.


그렇기에 슈트가르트의 족장 카론은 오크들의 구호를 듣지도 않았다.


[우거! 평화! 우거! 회담!]


당연히 평화니 회담이니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금 놀리는 거냐!”


이내 2천 명에 달하는 모든 드워프가 도끼나 해머 등의 무기로 무장한 채, 전투를 준비했는데···


“안녕하십니까아!”


전장을 울리는 맑고 고은 목소리.


한 소년의 외침이 폭풍전야의 싸움을 잠시 멈춰 세웠다.


***


“안녕하십니까. 카론 족장님. 스트라우스령의 영주 대리이자, 예비 백작인 요한 J 스트라우스라고 합니다.”


“···너.”


“말씀하십시오.”


“흑마법에 손을 댄 것 같지는 않은데, 어떻게 오크들을 부리는 거지?”


“흑마법이요?”


“그래. 몬스터를 길들이는 건 흑마법사들만 가능한 일이니까. 유황 냄새로도 모자라 시체 썩는 냄새까지 풍기려고 하는 건가?”


[평화! 우거!]


“빌어먹을 크루거! 당장 저 좃같은 구호 좀 닥치라고 해!”


카론이 탁상을 턱 하고 내리치자 순식간에 쪼개져 버렸지만.


정작 크루거는 콧방귀를 뀌며 요한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우거. 고용주. 어떻게 할까?”


“조용히 시켜줘. 카론님께서 바라시잖아.”


“다들 아가리 닥쳐라!”


[우거!]


이내 잠잠해진 현장에서 요한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보시다시피 크루거와 아투바 무리는 흑마법 같은 걸로 구속한 것이 아닌, 슈트가르트에 제 선의를 전달하기 위해 고용한 이들입니다.


결코 이곳을 공격하거나 파괴하기 위해 온 게 아닙니다. 오해를 풀어주십시오.”


“···몬스터를 고용해? 그걸 나보고 믿으라고?”


“우거. 사실이다. 이상한 인간이지. 오크 따위를 고용하다니. 그것도 지 아비를 죽인 나를 말이야.”


“기다려. 강해지기만 하면, 반드시 죽여줄 테니까.”


“···.”


대화 내용도 이상했다.

크루거의 말대로라면 둘은 철천지원수여야 하는데, 고용을 했다고?


“그래, 고용했다 치고. 왜 고용한 거지? 저들은 존재만으로도 재앙이다.”


“뭐,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다르긴 합니다. 저들이 등에 짊어지고 있는 걸 봐주십시오.”


그러고보니, 아투바들의 등엔 뭔가 짐짝 하나씩 다들 들려있었다.


카론은 미심쩍은 눈으로 요한을 노려보며 날카롭게 물었다.


“혹시 무기나 투척용 돌 같은건가?”


“화해. 화평. 거래. 세 가지를 제안하기 위한 선물입니다.”


잠시 슈트가르트를 바라보던 요한은 공손하게 고개를 한번 숙이더니 이야기를 마저 이어나갔다.


“먼저 사과부터 드리겠습니다.

갑자기 웨이브로 오인할 수 있는 아투바들과 상의도 없이 슈트가르트에 방문한 것을.


그러나 저는 가문과 슈트가르트의 꼬인 매듭을 풀고 싶었습니다.


초대 스트라우스 백작은 건국의 공을 인정받고 몬스터와 이종족과의 경계 지역에 변경백을 하사받으셨습니다.


그때 아브라함 K 캇셀도르프 건국 대제께서는 영지 북부 지역을 스트라우스의 영역으로 인정하신다고 약속하셨고, 이는 가문의 숙원이 되었지요.”


“웃기는 소리! 캇셀도르프 왕국이 탄생하기도 전에 이미 우리는 여기에 있었어!”


정복자의 논리는 언제나 자기 위주일 수밖에 없다.


땅은 유한하고 나누고 싶은 자는 많을 때 유일한 방법은 원주인으로부터 강탈해 분배하는 것뿐.


요한은 카론의 분노를 긍정하며 마저 이야기를 해 나갔다.


“인정하겠습니다. 캇셀도르프 왕국이 생기기 이전부터 여러분의 일족이 이곳에 살았고 주인 된 자격도 있다는걸.”


“···.”


“선대는 영토 확장에 진심이었기에 여러분의 사정을 생각하지 않았지만, 저는 다릅니다.


충분히 인정하고 받아들이지요. 저를 끝으로 스트라우스의 북방 영토 확장은 단절하겠습니다. 그 대신, 상생을 제안합니다.”


여기까지만이라면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하지만. 요한은 말랑하지 않았다.


“말로는 뭔들 못할까.”


“그렇지요. 말만 하고 약속을 뒤집는 경우는 허다합니다.


그래서 주신전의 공신력 있는 계약서로 상호 간 화해와 협력을 명문화하고 공증을 받으려 합니다.


물론, 카론 족장님께서 허락하셔야겠지만요.”


사과하면서도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면서도 무례하지 않다.


아직 다 말하지 않았지만, 드워프에게 뭔가 원하는 게 있음을 숨기려 하지도 않는다.


요한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카론은 돌직구를 날렸다.


“우리에게 바라는 게 뭔가.”


“여기 있는 아투바 오크의 족장인 크루거가 망쳐버린 우리 영지의 광산을 되살리고 싶습니다.”


영지 내의 유일한 철광산. 그곳이 아투바들에 의해 어떻게 망가졌는지, 그리고 현재의 상황이 어떤지를 차분하게 설명하는 요한.


찔리는 게 많았던 크루거는 괜히 먼 산을 바라보며 [우거]만 연발하고 있었다.


“하여간 오크놈들이란.”


“광산의 재건을 위해서 채굴의 전문가이신 드워프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영주로서 명령하는 것이 아닌, 한 부족을 이끄는 족장님에게 동등한 위치에서 거래를 요청하는 것이지요.”


“···스트라우스 치고는 굉장히 정중하군. 그래서, 뭘 내놓을 생각이지?”


“광산에서 나오는 오폐수 때문에 슈트가르트 부근의 농토에서는 농사가 쉽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광산 재개발의 대가로 제가 제시할 수 있는 건 풍족한 식량입니다.”


이내 아투바 오크들이 매고 있던 등짐들을 모두 한곳에 모아두기 시작했다.


무려 8천 마리가 매고 있던 등짐은 과장해서 나트막한 산만큼 쌓였다.


“바타타(감자)와 밀. 콩 등의 작물입니다. 바타타의 경우, 축성까지 끝낸 것들이며 뿌리만 조리해서 먹는 방법을 알려드릴 겁니다.”


악마의 채소 따위를 식량으로 가져왔다는 말을 들은 카론이 잠시 인상을 찌푸렸지만.


“바타타 튀김과 맥주는 환상의 궁합입니다. 드셔보시겠습니까?”


그 말에 반쯤 혹한 카론은 요한을 슈트가르트에 들였고.


“이건··· 혁명이야!”


감자튀김과 맥주를 연달아 마시며 요한의 호의를 받아들였다.


크루거와 아투바가 없었다면 아예 성사조차 되지 않았을 일이었겠지만.


적당한 힘으로 자리를 만들었다손 쳐도 부드러운 화술로 상대를 설득하는 건 온전히 요한의 능력이었다.


“호오···.”


그리고 파월 U 고티에는 그 모습을 인상깊게 바라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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