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킬빨로 회귀한 NBA 농구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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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돌이
작품등록일 :
2024.08.1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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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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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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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 미국 NBA 올스타(USA NBA ALL-STARS)(1)

DUMMY

[미국팀이 드림팀이라고 한다면, 한국팀은 희망팀입니다.]


[결과와 관계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공은 둥글고 스포츠는 모르는 거니까요.]


방송사 양반은 연신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코트 위에 있는 선수들은 휘청거리고 있다. 처음 맞이한 미국 팀의 존재감과 압박감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이날은, 내 농구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 팀 대한민국 (Team Korea) >


- PG : 전토니(Tony Jeon).

- SG : 김승연 (Seung-Yeon Kim).

- SF : 김만수 (Man-soo Kim).

- PF : 이유섭(Yoo-Seop Lee).

- C : 하성진(Seong-Jin Ha).


빅 게임이 열린다는 소식에 수많은 팬은 경기장을 방문했고 카메라맨과 기자들은 쉴 새 없이 사진을 찍고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열기가 폭발하고 있는 여기, 코트 위.


우리 나라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농구 좀 한다는 스페인(Spain), 프랑스(France), 세르비아(Serbia) 스카우터들도 귀빈석에 앉아 눈을 굴리고 있었다. 그들은 특히 미국 선수들의 모든 것을 관찰하겠다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난 이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에서 귀국해 선수들과 급하게 손발을 맞췄었다. 대학 측의 배려가 아니었다면 아마 이 경기를 우투브로나 보고 있었을 거다. 귀국 일정은 빡빡했지만, 여러 정부 부처의 도움으로 난 코트 위에 설 수 있었다.


난 경기 전 언론 인터뷰도 진행했었고 여러 질문에도 성실히 답했다. 한국 관계자들은 나에 대해 잘 알진 못했고, 내가 미국에서 농구 하고 있다는 것과 포인트가드로서 힘깨나 쓴다는 정도, 그리고 슛이 좋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도, 오늘 상대하는 녀석들은 만만치 않았다.


그 중에서도 나와 티격태격하고 있는 크리스 폴(Chris Paul). 그는 경기 내내 나를 괴롭히며 성가시게 굴고 있었다.


크리스 폴이 누구냐고?


NBA 역사상 TOP 30안에 들어갈 만한 선수.


12번의 올스타(All Star), 9번의 올 디펜시브 팀(All-Defensive Team), 그리고 06시즌 올해의 루키(Rookie Of the year)까지 쓸어 담은 엘리트 가드.


그 뿐만이 아니다.


먼 훗날 NBA의 전설이 되는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 드웨인 웨이드(Dwyane Wade), 카멜로 앤써니(Carmelo Anthony) 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들 중 몇몇은 이미 고등학교를 씹어먹었고, 또 누군가는 대학리그인 NCAA(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를 박살 내고 NBA마저 접수 예정인 엘리트들이다.


"헤이-! 이제 슬슬 공격해야지? 코트 위에서 잘 거야?"


"Shut up, man."


"너흰 너무 약해. 이건 같은 농구라고 볼 수가 없어. 나, 크리스 폴의 농구 인생에 이건 모욕이나 다름없다고."


휴유우.


어떻게 하면 이 폴 녀석에게 엿을 먹일까 고민하며,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때와 변한 건 없다. 아무리 꿈이라지만 너무 구현이 잘 되어 있다. 벤치 위치나 감독 표정까지도 내 기억엔 생생하다.


그리고⋯.


<TEAM KOREA 24 : 61 TEAM U.S.A>


[가드인 김승연 선수를 제쳐버리며 덩크를 꽂아넣는 드웨인 웨이드!]


[속도가 정말 빨라요.]


[단 한 번의 스텝에 바로 벗겨지고 마는 김승연 선수네요.]


한국 리그에서 가장 빠르기로 소문난 승연이 형을, 마치 공기처럼 지나가며 돌파에 성공하던 웨이드 녀석의 모습. 승연이 형은 모든 걸 잃은 사람처럼 코트 위에 멍하니 서 있다.


그리고.


[김만수 선수가 막아보지만 역부족입니다. 르브론 제임스의 앤드 원입니다!]


[아! 정말 강해요. 김만수 선수도 한 체격 하는 선수인데, 몸으로 부딪혀 이겨 냅니다.]


[제 어마어마한 근육에서 어떻게 저런 움직임이 나올까요?]


만수형이 코트에 나가떨어지며 흘리던 신음도 내 귓가에 생생하다. 형도 100kg이 넘는 거구였지만 르브론 앞에선 바람 빠진 풍선에 불과했다. 아르헨티나 유학파로, 한국 농구의 미래를 짊어졌단 소리를 들었던 그의 어깨는 무거웠다.


"일어나. 형."


"⋯그래 토니."


아나운서는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 대표팀엔 미국 농구를 아는 전토니 선수와 하성진 선수가 있죠.]


[뭔가 하나 보여줘야 할 텐데요. 미국 본토에서 배운 농구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제기랄. 날 제외한 나머지 팀원들은 눈알만 데굴데굴 굴리며 경기가 끝나기만을 바라는 듯했다.


Bullshit. 한국 농구에서 볼 좀 만진다는 사람들이 그것밖에 안 되나? 정말 실망스러웠고 나 마저 의욕이 꺾일까 두려웠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순 없지.


씨발! 관중이 한두 명도 아닌데 이대로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내 농구 격언에 '일단 포기'라는 말은 없었으니까. 일본엔 가위바위보도 지지 말라는 명언이 있다면, 미국엔 자유투 하나도 양보하지 말란 말이 있잖아?


우린 미리 준비했던 패턴에 따라 공격을 시도하며 미국팀의 골대를 노렸다. 우선 한 골이라도 넣어 분위기를 바꿔 보자는 생각이었다.


퉁퉁-!

쿵-!


"성진아! 일단 골 밑으로 들어가. 드와이트 하워드(Dwight Howard)를 밀어내!"


"알았어."


210cm가 넘는 하성진의 어마 무시한 체격. 우린 그 정도라면 가능하리라 믿었다. 그는 아시아에서도 수준급의 체격을 갖고 있었고 '코트 위의 전봇대'라는 별명답게 플레이 또한 탄탄했다.


하지만 그의 슛은 부족했고 실력은 여물지 않았다. 큰 체격을 살리지 못한 그의 플레이는 허공을 연신 갈랐고, 날 제외한 모두는 여기서 경기는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다.


반전이 일어난 건 그때였다.


펑-!


귀를 울리는, 고막이 찢어질 듯한 소리에 난 귀를 틀어막았다. 수류탄이 터지면 아마 이런 소리일까 고민하며 난 주위를 둘러보았다. 폭죽 소리일까 의심도 해봤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이봐!]


아까부터 내 눈앞에 두둥실 떠있는 솜사탕 같은 존재. 그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난 올리버(Oliver)라고 해. 농구의 정령이지.]


"농구의 정령?"


[Sure-.]


그는 자신에 대해서 짧게 설명한 후, 날 도와줄 거라고 했다. 경기에서 이기게 해주지는 못하겠지만, 전토니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증명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요즘 AI 시대라더니 별것이 다 있다고 생각하며, 난 코웃음을 쳤다.


"니가 농구의 정령이면 난 농구의 산신령이다 임마."


[뭐야?]


"시끄럽게 방해하지 마. 난 지금 중요한 상황이라고. 앞에 저 멍청이를 박살 내야 한다고."


올리버는 혀를 차며 볼을 씰룩거렸다. 하지만 난 지금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다. 잠시 방심하면, 녀석들이 바로 볼을 채 가려고 할 거다.


퉁퉁-!


난 활로를 뚫기 위해 김만수의 스크린을 받고 오른쪽 돌파를 노렸지만 여의치 않았다. 공간이 없어지자 김승연에게 볼을 다시 넘겼다.


그 모습을 본 솜사탕은 빠르게 소리쳤다. 다시 볼을 받으면 '스킬' 이라는 걸 보여주겠다며 내 어깨를 두드리고 있었다. 꿈이 참 요상 하다는 생각을 하며, 난 그의 말을 따라보기로 마음먹었다.


"승연이 형! 볼 좀 줘요. 패스 좀 달라고."


"뭐?"


애매한 반존대에 승연이 형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하지만 그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지.


퉁퉁-!


"볼 달라고요! 저 재수 없는 크리스 폴 녀석, 본때를 보여줘야겠어."


"야 임마! 토니. 무슨 말인진 알겠는데, 난 형이라고! 존댓말 쓰라고 몇 번을⋯."


"아 알았으니까 공 달라고요."


승연이 형의 말을 대충 씹으며, 난 볼을 건네받고 하프 라인을 넘어섰다. 어차피 지금은 대화가 중요한 게 아니다. 한 골이라도 꽂아 넣어야 숨을 돌릴 테니까. 난 오른손을 들어 올리며 성진에게 스크린을 요청했다.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알았어."


내 손짓을 보곤 빠르게 달려오는 성진, 동시에 성진을 막던 하워드도 달려오며 내게 헷지(Hedge, 볼 핸들러를 강하게 압박하는 디펜스의 일종)를 걸어왔다.


다행히 크리스 폴은 성진의 몸에 파묻혔고 작전은 성공이었다.


그때였다.


솜사탕의 머리 위에, 보일 듯 말 듯한 희미한 문구가 떠올랐다.


[스킬 – '전차왕 엄복동 Lv.5'이 제한적인 조건하에 발동됩니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요상한 단어에 당황했지만, 지금 플레이를 멈출 순 없다. 무의식적으로 느껴지는 밝은 빛을 느끼며 난 골대로 돌파했고.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뭐가 이렇게 빨라? 내가 이렇게 빨랐었나?'


'꿈은 원래 느리지 않나?'


자초지종은 모르겠지만, 미국 녀석들이 내 등 뒤에 있는 게 느껴졌다. 가드로서의 본능이 살아 숨쉬며, 볼을 슬쩍 올려놓았다.


쿠우웅-!

철썩-!


[멋진 돌파네요! 전토니 선수!]


[후버 댐(Hoover Dam) 같은 미국 골 밑을 파고들어 득점을 성공 시킵니다.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스피드였어요.]


[5분 만에 나온 득점! 죽어가던 한국 팀 오펜스에 한 줄기 빛을 선사합니다.]


그러자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우와아아아! 저걸 뚫다니!"


"대단한데!!"


"역시 전토니!! 미국에서 농구 했다더니 뭔가 하나 보여주는구나!! 우린 이런 걸 기대했다고!"


어어⋯.


그때, 난 느꼈다.


이거 원래 안 들어가지 않았었나?


그래. 내 기억이 맞다면 이때 르브론 제임스에게 블록 당하고 코트에 엎어졌었잖아? 창피해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부상 당한 척 벤치로 빠졌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꿈이라 그런가 결과가 달라져 있었다. 난 당황한 표정으로 솜사탕을 바라봤고, 녀석은 짧은 팔을 내밀며 하이파이브를 걸었다.


그는 할 말이 많은 듯했다. 내 플레이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아직 스킬이 몇 개 남았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가 원하면 몇 번 더 밀어주겠다고 했다. 아마도, 방금 그 엄청난 스피드는 솜사탕 덕분인 듯했다. 내가 코트 위에서 제법 빠르다는 평가를 종종 받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나야 거절할 이유가 없다.


<TEAM KOREA 26 : 61 TEAM U.S.A>


이 정도 차이 나면, 백기를 들어야 하는 게 맞다. 농구에 36점짜리 홈런이 있다면 날려버리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건 없으니까.


그렇다면⋯ 지더라도 뭔가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수 많은 관중을 보며, 난 주먹을 굳게 쥐었다. 적어도 푯값은 보상해주겠다는 심정이었다. 그게 팬들을 위한 선수들의 예의였다.


난 농구화 끈을 다시 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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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07. 댈러스 크리스찬(Dallas Christian)(1) 24.08.24 324 9 12쪽
6 #006. 농구의 정령 올리버(Oliver)(3) 24.08.23 339 8 14쪽
5 #005. 농구의 정령 올리버(Oliver)(2) 24.08.22 375 8 13쪽
4 #004. 농구의 정령 올리버(Oliver)(1) +1 24.08.21 427 8 12쪽
3 #003. 미국 NBA 올스타(USA NBA ALL-STARS)(2) 24.08.20 447 9 11쪽
» #002. 미국 NBA 올스타(USA NBA ALL-STARS)(1) 24.08.19 491 9 11쪽
1 #001. 프롤로그(Prologue) 24.08.19 569 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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