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킬빨로 회귀한 NBA 농구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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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돌이
작품등록일 :
2024.08.1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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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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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 농구의 정령 올리버(Oliver)(3)

DUMMY

사우스이스턴 오클라호마 주립대학교 농구부(Southeastern Oklahoma State University).

오클라호마주 듀란트(Durant, OK).


"다녀오겠습니다."


아침 일찍 엄마표 김치찌개를 먹은 난 가볍게 워밍업을 한 후, 경기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컨디션은 최상이고 머리는 맑았으며, 약간 흘러내리는 땀도 개운하게 느껴지는 오늘의 오후.


10여년만에 온 거라 길은 조금 헷갈렸지만, 여기저기 붙어있는 표지판과 기억의 한편을 더듬어 보니 어디가 어딘지 방향은 조금 잡힌다. 자칫, 여자 농구부 쪽으로 들어갈 뻔 했지만⋯ 다행히 좌측으로 턴.


"Hello-."


내가 봐도 아주 어색하게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기억 속 앳띈 얼굴들이 날 맞이해준다.


"Hey- Tony."


"잘 지냈어?"


"그럼 그럼. 네 녀석이 없는 동안, 오클라호마는 이 어르신이 지키고 있었지. 영원히 안 돌아오는 줄 알았는데 아쉽군."


"Oh- Dude."


인사를 받으며 말을 거는 우리 팀 스몰포워드 존 블룸(John Bloom).


팀의 포워드 라인을 책임져주며 나와는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좋은 친구. 그는 노란색 머리를 찰랑거리며 내게 포옹했다. 회귀 전 기억이 떠오르며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리고.


"헤이! 토니! 안 그래도 네 녀석의 이야기로 학교가 떠들썩하던데?"


"응?"


"크리스 폴 엉덩이를 걷어찼다고 소문이 자자해. 아깐 럭비부 녀석들도 그 이야기를 하더라? 이러면 토니는 월드 스타라고 보면 되는 건가? 우린 월드 스타와 함께 경기를 뛰는 들러리들이고?"


"하하하."


"Oh, man."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연습 때도 그런 슛은 한 적 없잖아. 혹시, 신에게 영혼이라도 팔아넘겼나?"


"그러게. 미국 팀이 그렇게 당황하는 건 처음 본 것 같아. 그 녀석들, 진짜 NBA 씹어먹는 괴물들인데."


뭐, 올리버를 신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 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대화를 주도하는 이 녀석은 슈팅가드 산티아고 고메즈(Santiago Gomez).


우리들의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실력도 제법 있는 편이라 팀에서 거는 기대가 큰 친구다. 가끔 벼락같이 터지는 소나기 3점 슛이 일품인 슈팅가드.


멕시코 출신으로, 어느 미용실에서 했는지 모를 이상한 보글머리를 하고 있으며, 태워 먹은 듯 새까맣게 그을린 갈색 피부가 인상적이다.


"신입생 여자들이 토니 이야기 많이 하더라?"


"Amazing! 토니, 이제 여자친구 생기겠는데?"


"하하하- 이 녀석은 여자에 관해선 바보야 바보. 볼만 만질 줄 알지. 쑥맥이야 쑥맥."


"Be Quiet, idiot."


휴우우우. 이런 말도 안 되는 말을.


언제나처럼 쓸모 없는 말을 떠들며, 싱글 벙글 하고 있는 바보 녀석들이 바로 내 동료들이다.


오랜만인걸?


"헤이! 한국 다녀오더니 시차 적응은 좀 했나? 오늘 똥 같은 슛을 쏘면, 엉덩이를 걷어찰 거야."


"이런! 그건 내가 할 말인데?"


"한국에서 맛있는 건 좀 사왔어? 듣자하니, 라면이라는 게 되게 인기 품목이라던데. 음료수도 맛있는 것들이 많고."


"하하하. 코리안 푸드는 유명하지. 네 것도 챙겨 놨으니 나중에 줄게."


"Thanks, Tony!"


"미국전 영상은 잘 봤어. 우투브가 네 이야기로 아주 폭주하더라? 그래서, 내가 동생 아이디로 싫어요를 좀 눌렀지. 댓글도 달려다가 참았다."


"이런 미친놈."


"하하-."


"하여간, 산티아고 저 녀석은 특이하다니까. 말릴 수 없는 녀석."


산티아고의 말에 동료들은 웃음이 터졌고, 난 녀석들의 행동을 보면서 감성에 잦아 들었다.


거의⋯ 10년 만인가?


아주 오랜만이지?


익숙한 동료, 그리고 편안한 우리의 코트.


오랜 시간 동안 잊고 살았는데, 이 감정들을 다시 마주하니 가슴이 찌르르 울렸다.


한국 리그를 뛸 때, 우리 팀 동료와는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 특히 말년에 뛴 SKC 나이트에선 고참 대우를 받으며 농담도 곧잘 하곤 했지.


하지만, 내 마음속 진정한 동료는 역시 여기에 있는 이 녀석들이다. 비록 코트 위에서 사고도 많이 치지만⋯ 뭐 어때?


마음 깊이 각인되는 기분. 그 기분을 이기지 못하고 내 눈망울이 촉촉이 젖어들자, 존의 눈이 조금 커졌다.


"토니. 갑자기 왜 그래?"


"응?"


"뭐야?"


그의 말에 선수들은 하나같이 내 얼굴만 이리저리 살폈고, 난 밀려오는 감정을 들키지 않기 위해 딴청을 피워야만 했다.


"시차 때문에 그래."


"시차?"


"그래! 빌어먹을 비행기가 얼마나 불편하던지! 그래, 쓸데없는 소린 그만두고 오늘 엉덩이를 걷어차야 할 빌어먹을 놈들은 누구지?"


그러자 산티아고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이번에 우리 집을 방문할 녀석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댈러스 촌놈들이니까. 그렇지 않아 테일러?"


그때 손에 물병을 든 채 나타난 센터 테일러 스몰러(Taylor Smaller). 그 큰 배가 출렁거리며 파도를 그리고 있다. 대조적으로, 에메랄드 같은 푸른 눈이 반짝였다.


"당연하지. 놈들은 시즌 성적도 하위권에서 놀고 있는⋯ 아주 어설픈 바보들이지. 모르긴 몰라도, 병원 신발(Hospital Shoes) 신고 뛰어도 우리가 이길 거다."


"맨발도 가능해."


"안대를 껴도 이길 수 있지."


능청스러운 말투.


그리고 한마디씩 거드는 친구들.


그래, 이게 내가 기억하는 '우리 팀' 이다. 대학생 특유의 밝은 분위기와 에너지가 살아 있는 우리 세비지 스톰. 내 마음의 고향이자 사랑하는 팀, 우리 팀 유니폼을 갈아입으니 에너지가 다시 샘 솟는 기분이다.


이런 활력이라면, NBA도 바로 씹어먹을 것만 같다.


그리고.


마침, 저기 딱 등장하신 기름진 얼굴의 소유자.


우리 팀 감독 켈리 그린(Kelly Green).


그는 벌써 10년째 우리 세비지 스톰(Savage Storm) 감독으로 재직 중이며, 날카롭지 않은 부드러운 성격으로 선수들의 신뢰를 한몸에 받고 있다. 거기다 올해는 성적도 제법 나오고 있어, 학교의 기대도 받고 있다.


왼손에 든 작전판.


오른손에 든 볼펜.


마치 어제 일처럼 그의 모습이 훤한데⋯ 이렇게 보니 또 반가운걸?


"자자. 집합! 모두 다 왔나?"


"예!"


"당연하죠-."


"이런 날 빠지는 머저리는 없을 겁니다. 신에게 맹세하죠."


만족스러운 표정을 한 켈리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제법 중요한 경기가 있는 날이다. 댈러스 크리스찬은 비록 약체이긴 하지만, 결코 방심할 수 없는 팀이지. 조직력으로 승부를 보는 팀이야."


"에이! 그래 봐야 2승 7패 중인 멍청이들인데요."


"눈감고 해도 이기겠네."


"조용조용! 방심은 안 된다고 몇 번이나 말했을 텐데!"


켈리 감독의 타박에 선수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는 작전판을 두드리며 오늘의 작전을 설명했다.


"자자. 오늘 포인트 가드는 언제나 그랬듯이 토니가 나간다. 다들 알고 있겠지만, 얼마 전 경기에서 말도 안 되는 활약을 했었어. 그렇지 않나, 토니?"


뭐, 다들 모여 있는 자리에서 대놓고 말하니 좀 부끄러운걸?


난 약간은 수줍은, 하지만 당당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제가 좀 하긴 했죠."


"좋아. 오늘도 그 이상의 활약을 해줄 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오늘은 스카우터들이 올 수도 있어. 미리 말해주는 거니 절대 동요하지 말고 우리의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알겠나?"


그에 화답하는 선수들.


"그것보단 아마 여학우들이 많이 올 겁니다. 이 촌동네까지 찾아올 멍청한 스카우터는 없죠."


"그렇지. 그건 정말 머저리라고 봐야지."


"⋯지금까지 한 명도 못 봤는데요?"


진지함이라곤 여전히 하나도 없는 얼간이 브라더스(Idiot Brothers)들.


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천천히 볼을 튕겨본다. 그러자, 내 모습을 본 동료들도 하나둘 합류하며 천천히 훈련을 시작했다.


퉁퉁-

휘이익-


오늘 컨디션 좋아 보이는 산티아고는 미들슛을 시작으로 천천히 림 어택에 나섰다. 그는 나와 함께 팀의 득점을 책임지기에, 오늘도 20점 정도는 넣어줘야 한다.


"이봐! 거기서 코너 쪽으로 빠져나가야지!"


켈리 감독의 지시에 따라 빠르게 움직이는 존의 컨디션도 제법 좋아 보인다.


그리고 림을 향해 묵직한 투핸드 덩크를 찍는 테일러(Taylor).


콰아앙-!


그 큰 덩치가 흔들거리며 림이 부서질 듯 소리를 냈다. 그걸 본 테일러는 땀을 슥 닦더니 우쭐하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오늘 댈러스 센터는 운이 정말 없는 거야. 하필 날 만나다니."


저기에 깔렸다간 아주 콜라 캔처럼 찌그러지겠는 걸?


6-10, 265lb (208cm, 120kg) 신체에서 나오는 막강한 파워. 그건 상대 팀에게도 충분히 위협이 될 만하다. 제대로 된 백업 센터가 없는 우리 팀 현실상, 테일러는 가진 능력 이상의 플레이를 해주곤 했다.


거기에⋯.


"이봐, 테일러."


"응?"


"농구는 그렇게 힘으로 하는 게 아냐. 내가 농구의 참 묘미를 보여주지."


테일러에게 농담을 던진 후, 난 미국 팀과의 경기에서 보였던 3점 위치로 빠르게 뛰어갔다. 약간은 우쭐거리며, 라이브로 한 번 보여주겠다는 생각이었다.


휘이익-


내 의도를 파악한 테일러가 큰 웃음을 지었다.


"Hey- World Star."


자신 있지. 안 될 게 뭐야?


비록 시합이 아니기에 스킬은 안 쓰겠지만, 그날 느꼈던 감각을 떠올리며 슛을 쏘아 올렸다.


휘익-!


녀석들에게 제대로 한 번 보여주겠다는 내 뜻. 하지만 모든 게 원하는 대로 되는 건 아니었다. 림을 향하던 볼은 블랙홀의 중력이라도 받았는지 왼쪽으로 휘어지며, 엉뚱한 곳을 맞아 버렸다.



"하하- 그거 봐! 내가 뭐랬어, 그날은 운이 좋았다니까?"


"⋯."


"토니! 오늘은 그런 슛 하지 마. 감독님 얼굴에 주름이 생길 거야."


"널 보러온 여학생들의 실망이 많겠다, 토니."


"⋯."


Damn.


난 자리에 앉아 땀을 닦으며 동료와 눈을 피했고, 민망한 순간이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다. 그리곤, 올리버와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다.


"갖고 있는 스킬. 그거 레벨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1레벨은 한 경기에 한 번밖에 못 쓴다. 그걸 버저비터에 쓴다면 효과는 제법 좋겠지만⋯ 문제는 그 전에 경기가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난, 가능하면 레벨을 빨리 올리고 싶었다.


그런 나에게, 올리버는 레벨 올리는 건 몹시 어렵다며 설명을 덧붙였다. 경기를 통해 조금씩 경험치가 쌓이긴 하는데⋯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란다.


난 그날 몇 가지 스킬을 더 체험했었다.


워낙 급하게 쓴지라 이름은 기억 안 나지만, 하나같이 화려한 스킬이었다.


다만, 스킬 능력이 제한적이라면 실력을 키우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슛 몇 번 넣는다고 날 선택할 팀은 NBA 그 어디에도 없다. 그건, 결정적일 때만 유효하게 영향력을 발휘할 거다.


[여기 리그가 NAIA 맞지?]


올리버는 내게 질문했고, 난 천천히 대화를 받았다.


우리가 속한 리그.


NAIA(National Association of Intercollegiate Athletics).


소규모 4년제 대학교들의 연합체.


미국 대학리그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NCAA(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 전미 대학 체육 협회)에 가기 힘들거나, 기타 여러 가지 사정이 있는 선수들이 뛰는 일종의 하부 리그다.


그만큼, 전체적인 수준은 NCAA보다 낮은 편이다.


원래 가고 싶었던 학교는 조지아 공과대학교(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였지만, 여건이 여의치 않아 이 리그에 몸을 담았고, 난 NBA에 가려면 다른 선수들보다 몇 배는 더 잘해야 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에겐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다.


기껏해야, 오클라호마 지역 신문사에 근황이나 조금 적힐 뿐.


NBA 스카우터들이 매 경기 찾는 NCAA와는 달리, NAIA 리그엔 기껏해야 한두 명, 그것도 정말 빅 경기나 이벤트가 있어야만 찾아올 정도로 관심에서 멀어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쉽지 않은 여건에서⋯ NBA에 갈 수 있을까?


안 그래도 오늘 학교에 오기 전, 난 올리버에게 물어봤었다.


다행히 녀석의 반응은 긍정적이었고, 리그 수준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어떻게 발전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 시름 덜었다.


회귀 전의 난, 한때 전학을 고민했었다.


NCAA 팀 어디라도 가능만 하다면,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화려하게 비상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동료들 모르게 여기저기 알아본 적도 있었다.


하지만, 회귀 후 내 생각은 달라져 있다. 난 지금의 동료들과 함께 하고 싶고 여기서 날아오르고 싶다. 세비지 스톰, 이 유니폼이 내겐 아주 소중하거든.


그리고, 올리버는 내게 중요한 정보를 던졌다.


[오늘은 NBA 스카우터가 올 거야.]


무게감이 다른 그의 말.


아직 우리 팀 친구들은 그 사실을 모르는 듯했다. 알면, 저렇게 싱글벙글하며 있진 않았을 거다. 눈빛은 날렵한 매처럼 반짝일 거고 얼굴은 긴장으로 가득하겠지 아마?


NBA 스카우터. 그들이 갖는 무게감은 상상 이상이니까.


"자자, 모여봐. 이제 경기 시작하니까 스타팅 라인업을 발표할 거야."


"Yes-."


"날 벤치로 내리면! 분명 후회 할 겁니다."


"Let's do it, Bros."


그렇다면 조금 더, 진지해져 봐도 되겠지?


오늘 활약하면, 스카우터 눈에 제대로 도장 쾅쾅. 그렇다면, NBA 진출을 위한 교두보는 제대로 마련하겠구나 생각했다.


어쩌면 아주 중요한 경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경기는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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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빨로 회귀한 NBA 농구 천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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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07. 댈러스 크리스찬(Dallas Christian)(1) 24.08.24 324 9 12쪽
» #006. 농구의 정령 올리버(Oliver)(3) 24.08.23 339 8 14쪽
5 #005. 농구의 정령 올리버(Oliver)(2) 24.08.22 375 8 13쪽
4 #004. 농구의 정령 올리버(Oliver)(1) +1 24.08.21 427 8 12쪽
3 #003. 미국 NBA 올스타(USA NBA ALL-STARS)(2) 24.08.20 447 9 11쪽
2 #002. 미국 NBA 올스타(USA NBA ALL-STARS)(1) 24.08.19 490 9 11쪽
1 #001. 프롤로그(Prologue) 24.08.19 568 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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