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후 위대한 천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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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올
그림/삽화
리스트(1811~1886)
작품등록일 :
2024.08.23 14:31
최근연재일 :
2024.09.19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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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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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누가 누구에게(2)

DUMMY

이곳에서 처음 눈을 뜬 날, 헤드폰으로 들었던 곡. 사랑의 꿈, 3번.

유혜성은 첫 마디를 듣자마자, 그 연주의 주인이 이 자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추측이 아닌 확신이었다.


‘재밌네. 기교를 과시하고픈 그 으스대는 마음이 느껴져서.’


씨익, 올라간 입꼬리가 잠잠해지던 즈음.

유혜성이 스탭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그만 들어도 될 거 같아요.”

“···!”


그 순간, 스탭들은 눈을 휘둥그레 뜰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재생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불과 세마디? 아니지, 씨익 웃던 걸 기준으로 삼으면 채 한마디일 거다.


“사랑의 꿈 3번이라면, 이미 들었던 거거든요.”

“아···.”

“···그, 그렇구나.”


스탭들은 이해의 침음이 흘렸지만, 그것은 방송을 위한 인위적인 효과음이었다.

이해는 했을 지언정, 납득을 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자고로, 명연주는 들으면 들을 수록 풍미가 더해지는 법 아니던가?

그런데 이 소년은 이미 들었다는 이유로 이렇게 말을 하다니.


‘이걸 듣고도, 감흥이 없는 건가···?’


스탭이 눈을 껌뻑거리는 사이, 소년이 한마디 말을 이었다.


“다른 연주 보고 싶네요.”


그래, 차라리 그 편이 나을 거 같았다.

지금 반응을 보라. 밋밋함 그 자체였다.

스탭들은 당연하게도 소년이 감탄하는 리액션을 기대했던 거다.


“······.”


그러나, 다른 연주 영상을 틀어봐도 반응은 그저그랬다.

그나마 달라진 점이라면, 도중에 끊지 않는다는 점. 그뿐이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는데?’


그 와중에 소년은 미소를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흥미’에 불과한 것 같았다.

미소의 색이 그러했다.


이쯤되니, 슬슬 스탭들은 초조해졌다.

자칫하면 이곳에서의 촬영분을 하나도 쓰지 못하게 생겼다.

분량에 대해 사명감이 있는 그들이었으니.


“자, 그럼 이번에는요.”


결국, 스탭들은 최후의 수단을 꺼내들었다.

그것은 바로.


“지재원 피아니스트가 리스트 콩쿨 파이널 라운드에서 연주한······.”


이번 리스트 국제 콩쿨에서 지재원 피아니스트가 평단에게 완벽한 연주란 찬사를 받았던.

이 연주를 보고도 네가 경악하지 않을쏘냐 싶은.


“‘사냥’을 한번 들어볼게요.”


프란츠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8번, 사냥이었다.

스탭들은 서로의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선 분명 놀라겠지.’

‘에이, 당연히 그렇겠죠.’

‘우리도 보면서 들썩거리고 그랬잖아요.’


···크흠.

눈빛 교환을 마친 스탭들이 헛기침을 토했다.

한 스탭은 거치형 카메라 앵글을 한번 확인했다. 소년의 깜짝 놀랄 반응이 잘 잡힐지.


‘사냥’의 연주가 재생되고.


“음.”


역시, 소년은 반응이 있었다.


“얼른 실제로 연주하는 걸 들어보고 싶네요.”


···있는 건가?

이 뒤로는 아무말도 이어지지 않았다.

스탭이 얼떨떨해하며 물었다.


“···그게 끝?”

“예.”

“···정말로 끝?”

“음, 무슨 말을 해야 하나요? 알려주시면 제가 해볼게요.”


아무래도 방송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또한, 지금 스탭들의 난처한 입장까지.

어린 나이에 그런 통찰력은 놀랍긴 한데···.


“어···.”


방금 부분은 잘라낼 것을 각오하고, 옆에 앉은 스탭이 예시를 알려주었다.


“예를 들면 대단하다라던지···.”

“대단하다.”

“놀랍다던지···.”

“놀랍다.”

“엄청나다던···.”

“엄청나다.”

“······.”


아니다. 그냥 치우자.

이렇게 영혼 없는 대답은 살면서 처음이었다.

원래 감정변화가 크게 없는 타입인가?


‘그것도 아니면, 방금 연주들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는···.’


에이, 설마.

물론 노들섬에서 보여주었던 연주가 경악할 정도이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상대가 현역 피아니스트인데?

모르겠다. 속마음을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답이 나올 거 같지도 않고.

일단은 다음 파트로 넘어가기로 했다.


“곧 있을 스튜디오 촬영에서, 지재원 피아니스트와 혜성 학생이 서로 같은 곡을 연주하게 될 거예요.”

“오, 재밌겠네요. 그거.”

“······.”


지금은 또 대답에 감정이 들어가있다.

소년은 진심으로 기대하는 것 같았다.

스탭이 벙찐 이유였고, 진짜 뭐지 싶었다.


“···어, 그래서 서로 곡을 하나씩 선택하기로 했는데, 혜성 학생은 혹시 생각해둔 곡이 있어요? 자신 있는 곡이라던지, 지재원 피아니스트에게 꼭 평가받고 싶은 곡이라던지.”


소년은 한치의 망설임 없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대답했다.


“사냥.”

“···!”


어김없이 씨익- 웃으며.



* * *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한 피아니스트는 바쁜 일정을 보내게 된다.


갈라 콘서트부터 시작하여, 음반 녹음, 각종 행사 참여, 전세계를 돌며 리사이틀 공연 개최까지.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서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피아니스트들의 경합.

리스트 국제 피아노 콩쿠르.


최근 그곳에서 3위를 거머쥔 지재원 피아니스트 또한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간만에 한국 공기 마시니까 좀 어때.”


운전대를 잡은 매니저가 룸미러를 흘긋 바라보며 물었다.

얼마 전에 귀국한 지재원 피아니스트는 녹초가 되어있었다.

오늘도 콘서트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고향이 좋긴 한데, 그렇다고 해서 피곤함이 가시는 건 아니네···.”

“그래도 타이틀이 하나 생겼잖아.”


지재원의 입꼬리가 말려올라갔다.

자신도 조금은 인정한다는 듯했다.


“그렇지.”


그 뒷말은 매니저가 콕 찝어서 말했다.


“한국에서 리스트 곡 제일 잘치는 피아니스트. 지재원.”


실제로 리스트 국제 콩쿨에서 석권을 거머쥔 건 지재원이 유일무이했다.

오늘 있었던 콘서트에서도 리스트 곡만을 연주했다.

그래서인지 손에 쥐가 날 것만 같다.

리스트 곡이 워낙 악랄하기로 유명하니까.


“기사에서도 한국의 프란츠 리스트라고 떠들어대고 있던데, 뿌듯하겄어?”


지재원은 가슴을 슬쩍 내밀며 으스대는 기색을 표했다.

저절로 나온 행동이었다.


프란츠 리스트.

위대한 그의 곡을 이토록이나 소화해내는 것에 있어서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참, 다음주 금요일에 <더 클래식> 촬영 있는 거 알지?”


리스트와 관련된 대화가 벗어나자, 금세 시큰둥해지는 지재원이었다.

다시금 뒷좌석에서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이번엔 뭐 특집을 기획한다고 하더라.”

“무슨 특집?”


내 특집?

한국인 최초로 리스트 콩쿨에서 석권을 차지했으니,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그쪽 PD가 특집 편성을 안 하기로 자자한 양반이긴 하다만.


“신동 특집? 뭐 그렇다더라.”

“아이, 뭐야···.”

“그래서 네가 담당하기로 된 신동이 하나 있는데, 걔가 리스트 곡을 그렇게 잘 연주한다고 하대?”

“몇 살인데.”

“13살이랬나, 14살이랬나···.”

“참 나, 그 나이에 리스트 곡을 잘도 제대로 치겠다.”


그렇게 말하며 지재원은 콧방귀를 꼈다.

보나 마나 어거지로 따라 치는 정도겠지.

겨우 그걸로 ‘신동’이란 타이틀이 붙었겠구나, 싶었다.

화려한 기교를 따라가기도 바쁜데, 그곳에 배인 감정선을 표현하는 건 자신도 아직 완벽하게 되지 않는 거였다.


“근데 뭐, 작가 얘기 들어보니까 호들갑도 그런 호들갑이 없더라.”

“네네.”

“유튜브에 영상도 올렸는지, 링크도 보내주던데? 물론 나도 아직 안 봤지만.”

“나랑 더 있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시간 끌지 말고 빨리 가줄래?”


창밖으로 킥보드를 타는 사람이 더 빨리 지나가고 있었다.

아파트 단지 부근에서 거북이 서행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도 보내줬는데 보긴 봐야지. 이따 너한테도 링크 보내줄 테니까 한번 봐.”


매니저가 내린 지재원을 향해 창문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그러든 말든, 지재원은 비척비척 걸어갔다.

등을 보인 상태로 손만 휘휘 저으면서.


띠띠띠-


현관문 비밀번호를 친 뒤.

집에 도착하자마자 거실 소파에 풀썩 쓰러지려다가···.


‘아, 그전에.’


스피커 컨트롤러를 조작했다.

Sonus faber Olympica Nova III.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사용하는 전문적인 기기로, 하이엔드 브랜드였다.


곧이어, 거실 양쪽에 배치된 스피커에서 리스트 전집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시작은 프란츠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8번, 사냥. 자신이 직접 녹음한 음반.


거기에 취한 듯, 소파에 몸을 파묻은 지재원은 흐물흐물한 표정이 되었다.


‘좋아, 흠잡을 데가 없어.’


정말인지, 프란츠 리스트가 직접 이 연주를 듣는다고 해도 호평일색일 거란 확신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리스트는 이 곡을 어떻게 연주했을까.’


현대인들은 아쉽게도.

수많은 휘황찬란한 일화로 점철된, 위대한 리스트의 연주를 들어볼 수가 없었다.


리스트가 1886년까지 살았는데, 축음기가 실용화된 것이 1887년이었기 때문이다.

즉, 간발의 차이로 리스트는 녹음을 남길 수 없었다.


‘귀가 황홀해지는 연주였겠지, 아마.’


듣고 싶다.

시간 여행을 해서라도 꼭 한번 듣고 싶다.

지재원은 그점이 통탄스럽기 그지없었다.

아쉬움을 억지로 한숨으로 날려보내던 때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wkNccP146Hk]

[https://www.youtube.com/watch?v=ScSZoT7iwEM]


매니저에게 톡이 왔다.

두 개의 링크가 포함된.


[야 재원아 ㅁㅊ]


다다다-

그 뒤로 무수한 톡들이 쌓였다.

이 형이 이렇게나 타이핑 속도가 빨랐나.

흘긋 봤더니, 이 형도 작가랑 별다를 거 없이 유난을 떨고 있는 중이었다.


‘가뜩이나 피곤해 죽겠는데···.’


지재원은 톡 링크에 딸려나온 썸네일을 확인했다.


[피아노 천재인 아들 연주를 눈앞에서 본 엄마의 찐반응ㅋㅋㅋㅋㅋㅋ 입에 파리 들어가겠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 장난하나······.”


난 또 뭐 콘서트홀에서 연주한 거라도 되는 줄 알았더니.

망설임없이 뒤로가기 버튼을 누른 지재원이었다.


‘그래도 뭔가 귀엽긴 하네.’


이윽고는 피식 웃으며 답장을 보냈다.


[응 확실히 연주 잘하네.]

[다음주 완전 기대기대^^]


보낸 뒤로는 휴대폰을 휙 던져버렸고.

다시금 하던 생각을 이어갔다.


한번 들어보고 싶다···.

리스트의 연주···.



* * *



비르투오소.

눈부시게 빛나는 연주자를 일컫는 칭호.


하지만 나는 그 칭호를 얻은 뒤로도, 한시도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연주하는 것은 늘 즐거웠다.

관중들이 환호하는 것은 더욱 즐거웠다.

그렇기에 내게 연습은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닌, 즐기는 행위였다.


아-.


연습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다 보니.

문득, 내 제자이자 친우였던 피에르 울프에게 보냈던 서신이 떠오른다.


―나의 친우, 피에르 울프에게.


잘 지내고 있는가.

그래. 다름이 아니라, 난 요즘 2주 동안 길 잃은 영혼처럼 움직이고 있다네.

베트호펜, 바흐, 훔멜, 모차르트, 베버가 모두 내 곁에 있는 것만 같아.

나는 이들을 공부하고, 이들에 대해 명상하며, 분노로 그들을 집어삼킨다네.


뿐만 아니라 나는 하루에 6시간을 손가락 기술 연습(3도, 6도, 옥타브, 트레몰로, 연타, 카덴차 등)에 쓰고 있다네.


아! 만약 내가 미치지 않는다면 자네는 내 안에서 예술가를 찾을 수 있을 걸세!

그래, 예술가···.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지.


“그래, 그랬었지.”


눈을 지그시 반개하며 회상을 마쳤다.

이렇듯, 나는 하루에 6시간을 손가락에만 혹사시킬 만큼 연습에 매진하곤 했었다.


그것은, 유혜성인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저녁 8시 30분.

이곳은 영업이 끝난 명피아노 학원이었다.


최적의 연습 장소이기도 했다.

방음이 잘되는 만큼, 늦은 밤에도 아무런 걱정 없이 연주를 할 수 있었다.


손바닥을 힘껏 펼쳐보았다.

이내 옷을 재단하듯, 건반 위에 그대로 얹었다.

몇 도가 소화 가능한지 정확히 가늠하기 위해서였다.


‘뭐, 이 정도면 충분하지.’


그 상태로 건반을 꾸욱- 눌렀다.

옆으로 한칸 옮겼다.


점점 빠르게. 강렬하게.

한칸, 두칸, 세칸, 계속해서 옮겼다.

높은음에 다다를 수록 음고와 함께 음량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이것이 옥타브였다.


“음.”


건반에서 손을 떼어냈을 땐, 손가락 사이사이의 근육이 비명을 지르듯, 팽팽하게 당겼다.


내게는 더없이 익숙한 감각.

조금 아려오긴 했으나, 참을만 했다.

이게 단순한 통증따위가 아니니 말이다.


펼쳤던 손바닥을 다시 오므렸다.

살포시 건반 위에 얹었고.

연주를 시작했다.

초절기교 연습곡 8번, 사냥.


머릿속으론 과거에 새겨진 한 장면이, 연주하는 지금과 교차되기 시작한다.


알텐부르크 저택의 피아노실.

피아노실 안은 고요하다.

창 밖의 아름드리 떡갈나무숲에선 햇살이 밀려들어와, 악보 위에 그림자를 만든다.

내가 연주하는 소리 위로 나뭇잎들의 사사사- 마찰음이 언뜻 들린다.


사냥, 그것은 인간 본연의 원초적 욕망을 상징한다.

먹잇감을 쫓는 사냥꾼의 집요함, 사냥감을 쓰러트리는 순간의 짜릿한 쾌감.

나는 이 모든 것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뿔피리를 연상케 하는 도입부는 사냥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다.

무수한 스타카토는 숲을 누비는 사냥꾼의 촉박한 발걸음이다.

끊임없이 몰아치는 스케일은 먹잇감을 뒤쫓는 사냥꾼의 가쁜 숨소리이다.

그 속에서 느껴지는 다급함과 흥분, 그리고 사냥의 환희까지.

이 모든 것이 음표 위에 녹아들어 있다.


나는 이 곡을 연주할 때면 늘 숨이 가빠진다.

음표를 쫓는 내 자신이 마치 사냥 중인 사냥꾼과도 같기 때문이다.


그래.

‘사냥’은 단순한 기교의 과시가 아니라.

이것이 내가 담고자 한 메시지다.


손이 건반 위에서 떠올랐다.

연주가 끝나자, 거칠게 뛰는 심장소리만이 가득해졌다.


“······.”


이제 준비는 끝났다.

사냥할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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