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후 위대한 천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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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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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1811~1886)
작품등록일 :
2024.08.23 14:31
최근연재일 :
2024.09.19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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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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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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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누가 누구에게(4)

DUMMY

뒤집었던 보드판을 그대로 바닥에 내려놓았다.

점수는 여전히 ‘08’점이 되어 표시되고 있었다.


“···8점?”

“워우···.”

“이러면, ···어떻게 되는 거지.”

“허, 우리가 예상했던 흐름은 이게 아니잖아.”


나는 다수의 뜨거운 시선들을 만끽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음.’


기술적인 타건과 기교는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좋았던 지재원 피아니스트.

하지만 곡에 대한 해석과 감정 표현에는 전혀 납득이 가지 않을 정도로 아쉬움을 주었던 지재원 피아니스트.


그런 그를 지나쳐, 피아노 앞에 앉았다.

그리고선, 의자 높이를 조절하여 내 명치 부근에 건반이 위치하도록 맞추었다.


‘아.’


이곳에 앉자, 묘하게 눈이 부셨다.

고개를 들어올렸다.

스튜디오의 조도 높은 조명이다.


빤히 바라보고 있자니.

빛이 차츰 번져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 곡을 작곡했을 당시의 장면이 머릿속에 스며들자, 눈부신 조명은 곧 부다페스트의 여명이 되었다.

헝가리의 태동.

내가 이 곡을 작곡하며 보았던 풍경이자, 느꼈던 감상이다.


나의 조국, 헝가리.


하지만 동시에 나에게는 복잡한 감정의 뭉치이기도 했다.

나는 헝가리에서 태어났지만, 정작 모국어는 헝가리어가 아니었다.

오랜 기간 순회공연으로 인해 헝가리에 거주한 건 채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래서였을까.

나는 한동안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다.

헝가리인이라고 하기에는 빈과 파리에 더 애착이 갔고, 그렇다고 오스트리아인이나 프랑스인이라 여기기에는 내가 헝가리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겨울 부다페스트의 저녁, 나는 다뉴브 강가를 거닐었다.

강가에 앉아, 일렁이는 밤물결을 바라보며 깊은 고민에 잠겼다.

무릎 위에는 지금의 감정을 기록하기 위한 오선지가 놓여있었다.


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나는 이방인이었다.

모국어조차 낯선 나라에서 태어난 방랑자.

정체성의 혼란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는지도 모른다.


실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나는 아직도 가끔 프란츠 리스트인 내가 유혜성이 되었는지, 유혜성인 내가 프란츠 리스트였었는지 혼란스러웠다.


그 숙명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간단했다.

나는 연주한다.

음악 속에서 나는 완전해진다.


―Franz Liszt, Hungarian Rhapsody No.2

헝가리 광시곡, 제2번.


음악이 흐르는 한, 나는 그저 나일 뿐.


헝가리 광시곡 제2번.

그것은 한 나라의 영혼을 담은 교향시임과 동시에, 나의 정체성을 담은 자화상이었다.


그래서일까.


오래된 연인과 재회한 듯, 손가락은 자연스레 제자리를 찾아간다.

한 음, 한 음 엮을 때마다 기억의 서랍장이 와르르 쏟기기 시작했다.

현대의 스튜디오가 서서히 19세기 겨울의 부다페스트 밤거리로 바뀌는 듯한 기분이었다.


쓸쓸히, 그러나 묵직하게 시작되는 서주.

라산(Lassan).


왼손은 묵직한 화음으로 물결을 만들고, 오른손은 그 위를 유영하듯 선율을 그려낸다.

서스테인 페달을 부드럽게 밟는다.

그러자, 물방울 하나가 수면 위로 떨어지듯 음이 파문을 그려간다.


퍼져가던 음들은 이내 물속으로 사라지고 없어진다. 잃어가는 정체.

다뉴브 강변에 홀로 앉아있던 당시의 나의 감정이다.

그 복잡한 감정들을 손가락으로 고해하고 있는 것이다.


비탄을 담아낸 음형은 서서히 깊이를 더해가며 변주된다.

나직했던 저음부로 물안개가 자욱하게 끼고, 그 위로 오른손 선율이 곡선을 그린다.


다시 한번 페달을 밟는다.


음량이 더욱 커지고, 이제 전조가 시작된다.

프리스카(Friska).

구슬피 울던 단조는 서서히 광휘로운 장조로 옮겨간다.


점차 빨라지는 템포.

과격해지는 음량.

비틀대는 변박.

급격히 벌어지는 음고.


내면에서 과격한 토론이 오가는 듯하다.

나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의구심이 음표 하나하나에 절절히 배어있다.

음들은 서로를 밀치고 떠밀며 제 입장을 주장하는 듯 난무한다.

급기야는 화려한 기교의 향연이 펼쳐진다.


나의 조국은 헝가리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나는 왜 그곳에 없는가.

나의 뿌리는 어디인가.


오른손은 점차 더 높은 음역으로 도약하며 헝가리 전통 곡주의 스케일을 빗어낸다.

왼손은 그를 반대하듯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옥타브를 울려대지만.

이내 둘은 한 곳에서 만난다.

건반의 중심부.


그 순간.

트릴이 피어오르고, 트레몰로가 빗발치고, 그리고, 글리산도가 내 혼란스런 사고를 대변하듯 휘몰아친다.


격분의 포르티시시모(fff).

광란의 크레센도(cresc).


질문들이 폭발하듯 터져 나오고, 해답을 향한 절규가 울려 퍼진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음표의 소나기 속에서 나는 필사적으로 손가락을 놀린다.

진실을 향해 헤엄치듯 건반을 헤집는다.

온 힘을 다해 페달을 밟아 음의 폭우를 일으킨다.


이윽고, 음악은 절정에 이른다.

대답을 찾았다기보단, 오히려 모든 물음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 같다.


운명이 나에게 안긴 수수께끼라면, 나는 그저 그것을 끌어안을 뿐.

내가 어디서 왔건, 어디로 가건 그것이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기에.

비로소 화음은 조화를 이루기 시작한다.


양손의 화음은 물에 젖듯 사그러들어간다.

불안과 의심으로 사납게 출렁이던 물결이 잔잔해진다.

뿌옇던 안개가 걷혀 시야가 맑아진다.


다뉴브 들판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른다.

새벽이 지나 아침이 찾아왔다.

나는 다시 강변을 걸었다.


건반 위의 손가락도 이제 차분히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광기 어린 질주는 그라베(Grave)가 되어 아련한 여운을 남긴다.


음들은 쓸쓸하면서도 담담한 자태를 띤다.

이제 더는 슬프지 않다.

받아들인 것이다.

모호했던 정체성의 경계가 무의미해진 것이다.


나는 나일 뿐.

그렇게 나는 나 자신과 화해한다.

방황은 있었으되 길을 잃은 것은 아니었음을.

음악이야말로 내 존재의 전부이자 근원임을.


더는 주저하거나 방황하지 않는다.

내 모든 고뇌와 번민을 음표에 쏟아부어 연주할 뿐이다.


“후우······.”


뚝, 하고 땀방울이 떨어진다.

이내 건반 사이로 스며들었다.

나는 묘하게 벅찬 감정을 느끼며 건반에서 손을 떼내었다.


자리에서 일어났고.

뒤를 돌았다.

뭐, 당연한 얘기겠지만.


“······.”

“······.”


모두가 경악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 * *



‘······미친.’


지재원은 혼란스러웠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머리가 새하얘졌다.


그냥, 그냥···.

이게 뭐지 싶었다.


‘아.’


오죽하면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이거, 몰카인가?’


얼마 전에 매니저에게 받은 유튜브 링크가 뇌리로 스쳐지나갔다.

안 봐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그거 썸네일만 봤을 때는 몰래카메라인 거 같았다.

그래서 지금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도 혹시···.


‘···그것도 말이 안 되잖아.’


바로 뒤에서 연주하는 걸 들었고.

저 손에서 음이 피어나는 걸 보았고.

저 피아노는 원격 기능이 전혀 없는, 스타인웨이사의 그랜드 피아노였다.

방금 전에 직접 연주해봐서 의심조차 할 수 없이 확실했다.


아니, 그래.

백번 양보해서 스타인웨이사에서 이 방송 하나만을 위해 원격 기능이 포함된 피아노를 제조했다고 치자.


···도대체 누가?

리스트 곡으론 그 누구한테도 꿀리지 않는 자신이 여기 있는데, 도대체 누가 연주를 했단 말인가?


지재원의 사고가 배배 꼬이는 사이, 맞은편에 혜성이가 앉았다.

눈이 마주쳤고, 지재원은 흠칫하며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모르겠다. 방금 왜 눈을 피했는지.


“······.”


아니다. 알 거 같았다.

부끄러워서였다. 민망해서였다. 자만심에 빠져 있던 자신이 더없이 초라하게 느껴져서였다.


목덜미가 뜨거워졌다. 스팀타올을 올려놓은 것마냥 아주 뜨끈뜨끈했다.

그러다 문득, 무릎 위에 올려놓은 새하얀 보드판이 보였다.


‘아, 점수.’


매겨야한다. 이제 자신의 차례이다.

그 마음가짐으로 지재원은 보드마카를 꽉 쥐었지만···.


달달달-, 떨리고 있다.

당혹이 손가락까지 번져, 도무지 주체되지가 않는 것이다.


‘정신차려, 지재원.’


솔직히 자존심이 많이 상했었다.

혜성이가 기재한 80점을 발견했을 때 말이다.

거장 심사위원들도 ‘헝가리 광시곡 제2번’에서 90점대를 매겼는데? 네가? 감히? 네까짓 게?


아이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할 성인.

그 성인으로서의 성숙함을 빼고, 날것으로 표현하자면 그러했다.


그리고, 혜성이가 보드판을 뒤집어 08점을 보여주었을 땐.

그냥 확신했다. 아, 얘 정신이 나간 거구나.

화도 나지 않았다. 황당한 웃음만이 나왔을 뿐.


그래서 이 다음 자신의 차례에 따끔하게 혼내주기로 했다.

집 나간 정신이 되돌아오게끔.

매운 피드백과 더불어, 방송상의 재미를 위하여, 또한 현역 피아니스트로서의 구겨진 자존심 회복을 위하여, 0점까지도 고려하고 있었다.


분명, 그랬었는데···.


여전히 보드마카를 쥔 손이 달달달, 떨리고 있었다.

자존심상 8점보다 아래인 점수를 매기려다가도, 스스로가 추해지는 거 같아서 그건 싫었다.


그렇다고 80점보다 더 높은 점수를 주자니, 저 어린 소년이 자신보다 더 수준 높은 연주를 보였다는, 그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귀는 이해했지만, 아직 머리는 이해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한국의 프란츠 리스트라 불리는 내가 여기 있는데···.


보드마카가 허공에서 맴돌던, 그때였다.

시야 끄트머리로 무언가가 번쩍거렸다.

봤더니, 제작진이 프롬프터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재원 씨! 지금 점수 매길 차례 아니에요!]


···아, 그랬었지.


자신이 선택한 ‘헝가리 광시곡 제2번’을 혜성이가 채점하고, 혜성이가 선택한 ‘사냥’을 자신이 채점하는 방식이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제작진이 강조했던 건데도, 워낙 얼이 빠진 탓에 헷갈렸다.


‘그래, 사냥.’


곡명을 떠올린 지재원은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권위로운 평단에서 ‘완벽한 연주’라 극찬을 받았던 곡이 아니던가.

그렇기에, 파이널 라운드에서 연주했던 ‘사냥’은 1위, 2위보다도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즉, 전세계에서 ‘사냥’만큼은 자신보다 더 연주를 잘하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었다.


‘여기선, 반드시.’


이대로 방송에 나가면, ···속된 말로 좆된다.

지금껏 쌓아올린 명성이 다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그런 각오를 하며 지재원이 맞은편을 바라봤다. 이내 여유로운 듯한 눈웃음을 보여, 애굣살이 봉긋하게 접혔다.


“이번엔 혜성이가 먼저 연주할 차례네.”


소년 또한 눈웃음을 보였다.

어김없이 맑은 웃음이다.


원래라면 다음 연주가 이어지기 전, 잠시 대화를 나누기로 되었지만.

아쉽게도 지재원에겐 지금 그럴 겨를이 없었다.


“기대할게.”

“음, 좋아요.”

“······”


대답이 뭐가 이래? 기대해도 좋다는 뜻인가?

지재원은 멍하니 피아노로 다가서는 유혜성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자리에 앉는다.

의자 높이는 조절할 필요가 없었다.

바로 이어서 혜성이가 또 연주하는 거니까.


목을 한바퀴 돌린다.

어깨를 올렸다가, 툭툭- 떨어트리길 반복한다.

그걸로는 부족했는지, 한쪽씩 어깨를 돌리기 시작한다.

사냥을 앞둔 사냥꾼이 몸을 푸는 것처럼.


일순, 혜성이가 고개를 돌린다.

자신과 눈이 마주쳤다.

왜지? 뭐지?


“······?”


그러더니 싱긋히 미소를 머금은 뒤에야, 다시 고개를 제자리로···.


“······!”


눈길이 채 건반에 닿기도 전에.

악보가 손에 각인된 듯, 열 손가락이 건반의 제 위치에 정확하게 강하했다.


―Franz Liszt, Transcendental Etude No.8 “Wilde Jagd (Hunting)”


건반의 저음부에서 묵직한 뿔피리가 스튜디오를 울리던, 그 순간.


장내의 모두는 사냥꾼에게 쫓기는 표적이 되었다.


사냥이, 시작되었다.



* * *



사냥꾼의 굳은살 박힌 손가락이 활시위를 천천히 당긴다.

팽팽해지는 시위. 사냥꾼의 호흡은 점점 얕아진다. 주변의 숲은 고요하다 못해 침묵에 빠진 듯하다.

연주자가 입안에 공기를 머금고, 손의 움직임을 멈춘다. 연주가 돌연 멎었다.


연주자는 그 침묵을 즐기듯, 앞머리카락을 연주 도중에 뒤로 쓸어넘겼다.

더없이 여유로운 자태였다.

수십의 스탭들은 숨죽여 그 모습을 바라봤다.


그러나, 손을 뗀 건 오른손일 뿐이었다.

왼손에서의 트레몰로가 강렬하게 상행한 건 그때였다.


슈웅-


시위를 떠난 화살은 눈 깜짝할 사이에 거리를 좁히며 숲을 가로지른다.

나뭇가지를 스치는 미세한 바람 소리.

어느새 오른손이 합류했다.


푸다닥-


적중 순간, 주변의 새들이 놀라 날아오르고, 숲의 침묵이 깨어진다.

정적으로 움직이던 곡률은 다시금 몸집을 커다랗게 부풀리기 시작했다.


적중한 것을 확인한 사냥꾼은 환희한다.

그에 맞춰 연주가 한층 밝아진다.

악보의 중반부, molto appassionato에 다다른 것이다.


그런데 왜인지, 연주가 진행될 수록 김기식 PD의 얼굴에 근심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멍하게 입을 벌리고 있던 조연출이 조용히 다가가 물어보았다.


“···왜 그러세요?”

“야, 프란츠 리스트 그 작자가 워낙 곡을 어렵게 작곡해서, 추후에는 개정판이 나왔거든? 본인만 그 연주가 가능하지, 다른 연주자들은 도저히 소화할 수가 없는 거야.”


김기식 PD가 입맛을 쩝, 다시며 말을 이었다.


“재원 씨가 리스트 국제 콩쿨에서 연주한 ‘사냥’도 지나치게 어렵거나 불필요한 음표들을 전부 뺀 개정판이고. 아니, 사실상 현대의 피아니스트들은 그 개정판을 모두가 연주하지.”

“그, 그런데요?”


설마를 직감한 조연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김기식 PD가 피아노를 향해 턱짓했다.


“···근데 쟤는 혼자서 원곡을 연주하고 있는데, 이거 어떡해야 되냐? 이걸 방송으로 뭐라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하냐고.”


기획한 것은 신동 특집이었다.

저건, 신동의 범주가 아니었다.


작가의말

귀찮으시겠지만, 가능하시다면 프란츠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8번, ‘사냥’ 첫 도입부만이라도 들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딱 5초도 괜찮습니다. (다만, 프란츠 리스트의 파가니니 대연습곡의 ‘사냥’과 헷갈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같은 제목이니까요.)
아무쪼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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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누가 누구에게(3) +1 24.09.18 285 9 15쪽
7 누가 누구에게(2) +1 24.09.17 291 9 14쪽
6 누가 누구에게(1) +1 24.09.16 312 8 15쪽
5 노들섬(3) +1 24.09.15 296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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