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의 정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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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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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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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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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 금기(2)

DUMMY

X가 그려진 책 옆에는 동화책에서 볼법한 유치한 그림이 그려진 북 커버가 벗겨져 있었다. 아마 책장에서 떨어지면서 북 커버도 같이 떨어진 듯 보였다. 한눈에 봐도 북 커버와 책의 표지는 뭔가 상당히 이질감이 들었다.


마치 누가 일부러 책을 가리기 위해 매치가 안되는 북 커버를 붙여놓은 것처럼.


"특이한 책이네··· 그렇다면 당연히 바로 읽어봐야지~"


라피엘은 무언가에 이끌린 듯 그 자리에서 곧바로 책을 펼쳤다. 그리고 천천히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가 그릇됨을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의 역사는 누군가 억지로 뚫어놓은 것처럼 구멍이 났다.


이 책은 우리의 잃어버린 역사에 관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아니 알 수 없었던 의도적으로 지워진 역사에 관한 것이며 나에게는 닿고 싶었지만 닿지 못한 꿈에 관한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지··· 잃어버린 역사?"


첫 장을 읽자마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동안 많은 책을 읽었지만, 역사의 의구심을 품는 이런 내용의 책은 읽어 보지 못했다.


라피엘은 자연스럽게 그동안 자신이 읽은 역사서들을 떠올렸다.


그러자 당황스러움은 서서히 합리적 의심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맞아, 지금 생각해보면···."


[어떤 이들은 이미 알아차리고 궁금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대륙은 왜 '네스'라는 이름의 대륙인 것일까? 대체 언제부터 이 대륙을 그런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한 것일까? 이답은 수백년도 더 전에 있다.


본래의 대륙의 주인은 인간뿐만이 아니었다. 엘프와 드워프 등 다른 종족과 화합하여 공존했으며 평온한 날들을 보냈다.


그러다 어느샌가 침략한 마족이라는 존재에게 멸망한 위기를 겪는다.


그때.


그들에게서 대륙을 지킨 것은 마법사가 아니었다. 결정적으로 대륙을 지켜낸 큰 공을 세운자들은 '정령사'라는 존재였다.]


"마족···? 엘프랑 드워프라는 종족은 책에서 본 적이 있지만 마족은 처음들어 보는데 거기다 정령사는 또 뭐지?"


그동안 많은 책들을 보았지만 마족과 정령사라는 존재는 어느 책에서도 보지 못하였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실들이 책에서 하나씩 나오자 흥미진진하다는 얼굴을 보였다.


[마족들은 어디서 어떻게 대륙에 침입했는지 알지못한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것은 그들의 목적은 인간이라는것이다.


그들은 인간들을 보이는대로 학살하기시작했다. 인간의 심장을 꺼내어 씹어먹기도했다.


마탑의 오랜 문서들을 종합해보면, 마족들은 인간의 심장을 섭취할수록 더 강해지며 강한인간의 심장을 섭취할시 비약적으로 강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본래부터 인간보다 강력한 마력을 가지고 태어난 종족으로 마법사들은 이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하지만 한줄기 빛처럼 나타난 정령사들이란 존재가 있었다. 그들은 마법으로 만들어낸 인위적인 것이 아닌 자연 그 자체의 순수한 힘으로 마족들을 대륙에서 몰아내었다.


정령사는 태초부터 존재하는 것. 세상의 모든 것을 이루는 자연 불, 물, 바람, 대지에 깃든 정령들을 부리는 자다.


그들은 자연 그 자체인 정령들과 함께 성장하며 강해진다.


정령사는 노력의 영역으로는 불가능한 오로지 선택받은 자에게만 주어진다.


정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지만 나의 추측으로는 마나와 자연과의 교감 능력 그리고 타고난 정신력 등 복합적인 면에서 자질을 갖추는 자에게만 허락된다.


정령사의 자질과 능력이 뛰어날수록 정령들도 함께 강해지며 정령들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힘은 마법으로 만든 인위적인 힘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정령중 가장 낮은 하급정령을 부리는 하급정령사는 3클래스 이상의 중급 마법사와 대등하며 중급 정령사는 5클래스 이상의 상급마법사, 상급 정령사는 7클래스 이상의 대마법사와 대등하다.


그리고 전설 속으로만 들려오는 말로 '정령왕과 계약하는 자는 세상을 얻는다'는 말이 있다.]


"오오! 굉장하잖아? 마법사 보다 강하다고? 흠··· 근데 거짓말 아냐 이거?"


어느새 라피엘은 책에 흠뻑빠지고 있었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르게 고도의 집중상태에 들어가 있었다.


그렇게 책에 들어갈 듯이 빠져서 집중하던 중.


"라피엘!"


크게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올렸다.


언제왔는지도 모르는 소피아가 눈앞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라피엘! 몇번을 불렀는데 대답이없어. 하여튼 책만 보면 못 말린다니까"


라피엘은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아하하··· 오셨어요 어머니"


"그래. 식사시간 다됐는데 하도 불러도 대답이 없다길래 직접 올라와 봤다. 그리고 이게대체 다뭐야! 으이구 이거는 좀 치우고 보지 그랬니."


"아 맞다! 집중하다보니까 치운다는 걸 깜빡했어요. 헤헤"


소피아는 못말리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으이구~ 얼른 치우고 식사하러 내려오렴."


"네~ 금방 치우고 내려갈게요!"


저녁 시간이 되었는지도 모르게 독서삼매경에 빠졌던 라피엘은 이제서야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것을 깨달았다.


"으아~ 배고픈 것도 몰랐네 오늘저녁은 뭐려나~"


맛있는 저녁을 먹을 생각에 콧노래를 부르며 책들을 정리하고 식사를 위해 내려갔다.


그리고 시작된 저녁식사.


왠지 오늘따라 공기가 조금 다른듯 한 느낌이 들었다.


늘 웃으며 장난기 가득한 안토니오였지만 오늘따라 진지한 표정으로 라피엘을 바라보고 있었고, 식사가 끝나갈때 쯤 라피엘을 불렀다.


"라피엘."


"예 아버지."


"내가 얘기한 것은 생각해 보았느냐?"


안토니오 베네스트리. 라피엘의 아버지인 그는 현재 오르비스 제국에서 남작의 작위를 가지고 있는 귀족이었다.


그리고 안토니오는 규모가 큰 상단을 이끌고 있다. 원래는 평민이었던 그가 남작이란 작위를 받은것도 마법밖에 모르는 마법사들의 제국에서 상단을 통해 제국에 큰이권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이었다.


안토니오는 그런 자신의 상단에 자부심이 있었고 아들인 라피엘또한 언젠가 상인의 꿈을 가지고 상단을 물려받기를 원했다.


그래서 하루빨리 라피엘이 자신과 함께 상단일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번 대규모 무역에 참여시킬 생각으로 제안한 적이 있었다.


"..."


라피엘은 안토니오의 말에 머뭇거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사실 라피엘의꿈은 따로 있었다. 책을 읽으며 배운 세상을 용병이 되어 직접 이곳저곳을 모험하고 싶었다.


의뢰를 받아 강한 몬스터들과 마주치며 때로는 현상 수배가 걸린 악랄한 범죄자를 상대하는.


하지만 자신을 끔찍하게도 아끼는 안토니오와 소피아가 이를 허락해줄 리가 없다는 것을 잘알기에 말을 꺼내 보지도 못하고 혼자서 그동안 많은 고민을 하고 또 했다.


그리고 결국 라피엘은 안토니오의 뜻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자신이 용병이 되겠다고 집을 나간다면 매일을 불안에 떨며 슬퍼할 그들의 모습을 볼수없는 착한아들이였으니까.


잠시 머뭇거린 라피엘은 안토니오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아버지. 저도 따라가겠습니다."


"오오! 정말이더냐?! 잘 생각했다 라피엘! 드디어 내 아들과 함께 상단일을 하다니 정말 꿈만 같구나 하하하"


"아이고 그렇게 좋아요 여보?"


"그럼!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아주 좋아죽겠소! 여보! 아끼고 있던 그 좋은술 오늘 함께 마십시다 오늘 같은 날은 술이 빠질 수 없지!"


자신의 대답에 기분이 날아갈 듯 한 안토니오의 모습을 보자 자신의 결정이 잘 한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 착한 아들이 되어보자. 이번 생은 장사꾼으로 세상을 여행하는것도 나쁘지 않을거같기도 하고.'


그날 밤.


잠자리에 누웠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달빛이 밝아서일까. 아니면 오늘따라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하고 싶었던 일보다 아버지를 따라 상인이 되겠다고 말한 것일까.


 셋 다 정답이 아니다.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다.


"으아~ 역시 안되겠어! 궁금해서 못 참겠다"


리피엘은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서재로 향하기 시작했다.


늦은 시간에 혹시나 소피아와 안토니오가 깰까 조심스럽게 서재에 간 라피엘은 책 한권을 집어 들었다.


낮에 보았던 그 붉은색의 책.


책에 내용이 자꾸 머릿속을 아른거려 더 읽기 전에는 잠을 자지 못할것 같았다.


"조금만 보고 다시자는거야"


라피엘은 책을 방으로 가져와 등불을 켜고 책상에 앉아 다시 책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잠자는것도 잊은 채 다시 책에 깊게 빠져들었다.


한장 한장 책을 넘길 때마다 점점더 정령이라는 것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중반 부분에는 정령에 대한 소개와 정령들의 생김새를 그림으로 그려 놓았는데, 누군지 몰라도 그림 실력은 정말 최악인 것 같았다. 


"푸하하 이게 뭐야 손으로 그린 거야 발로 그린 거야?"


허접한 그림실력에 웃음이 나왔지만.


책에 후반부에 들어서자 심각한 표정으로 책을 뚫어지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후반부의 내용은 이러했다.


정령사들은 마족으로부터 대륙을 지켜내는데 큰공을 세웠다.


그리고 인간들은 그들의 공을 기리며 대륙의 이름을 정령사들의 가문 이름이었던 '네스' 라는 이름으로 명명하였다.


하지만 마법사들은 마법보다 강했던 정령사들의 힘에 질투와 열등감을 느꼈다.


그중에서도 힘에 대한 욕심이 강했던 헬리오스는 평화가 찾아오자 마탑이라는 것을 만들어 마법사들을 모아 계략을 꾸몄다.


마족들을 대륙으로 끌어들인것은 정령사다.

정령들을 악마라고 말하며 정령사들을 악마와 계약한 자들이라는 말도 안 되는 억지로 몰살시켰다.


그다음 정령사에 관한 사실들을 역사 속에서 모두 지워버렸다.


"정말로···이게 사실이라고?"


처음 책을 읽을때와는 다른 태도로 어느덧 숙연해진 태도로 책장을 넘겨갔다.


처음에 책을 읽을때는 흥미로움과 동시에 약간의 가벼움이 있었다. 그런데 점점 읽을수록 믿기 힘든 내용들이 적혀있었다.


그때부터는 반쯤은 의구심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하지만 이책의 내용들이 허구라기에는 너무도 상세하게 적어놓았기에 반신반의하며 마지막장에 다달았다.


그리고 마지막장을 넘기자 이책을 쓴 저자가 누구인지 알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내가 이루고 싶었던 정령사라는 이루지못한 꿈이며, 그들의 존재를 세상에서 지워버린, 아이달이라는 이름으로 알리는 마지막 남은 양심의 고백이다.

···

···

콜린 아이달 지음.]


"콜린 아이달··· 헉! 아이달이면 마탑주와 성이 같잖아?"


라피엘은 저자를 확인하고 지금까지 읽은 모든내용들이 사실이라는 결말에 가까워졌다.


마치 망치로 머리통을 얻어 맞은것 처럼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 했다.


책의 모든 내용은 읽고 나니 알 수 있었다. 이책에 X자가 그려진 이유. 그리고 유치한 동화책의 표지가 책을 감싼 이유.


이 책은 금서였다. 누구도 봐서는 안 되고 알아서는 안 되는 사실을 담고 있는 책.


저자인 콜린 아이달 이라는 사람은 이미 마탑에 의해 죽임을 당했을지도 모른다.


갑자기 엄청난 사실들을 알게된 라피엘은 오늘은 왠지 쉽게 잠들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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