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의 정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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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29 16:08
최근연재일 :
2024.09.1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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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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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마법천재?

DUMMY

소피아는 고민거리가 있는 듯 조금 심란한 표정으로 말했다.


"여보, 아무래도 라피엘이 요즘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아요."


소피아의 얼굴을 살핀 안토니오가 고급스러워 보이는 찻잔을 내려놓았다.


"왜 그러시오. 라피엘이 오늘도 밖으로 나갔소?"


"네. 요즘 대체 무슨 일인지 집에 있질 않고 나가면 해질 때까지 돌아오지를 않네요."


"책 밖에 모르던 놈이 여자친구라도 생겼나 보군. 조만간 손주를 볼지도 모르겠소 하하하"


"에이! 아직 성인도 안된 아이한테 무슨 말씀이에요. 저는 매일같이 도대체 뭘 하고 다니는 건지 걱정이란 말이에요."


안토니오는 소피아의 걱정을 덜어주려 괜스레 장난을 쳐보았지만 소피아는 버럭 화를 내었다.


그녀는 아무래도 안토니오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걱정이 많이 되는 듯 했다.


"흠···그렇게 걱정되면 내가 한번 물어보겠소."


"물어봐도 소용없어요. 그냥 체력단련 한다고만 말하고 별다른 말은 안하네요."


"그럼 내가 어디서 무얼 하는지 알아보리다. 그러니까 그때까지만이라도 잠시 걱정을 내려놓으시오. 당신이 마음졸이는 표정을 보니 내 맘이 아프구려."


"네 알겠어요. 고마워요 여보."


희대의 사랑꾼인 안토니오는 소피아를 안심시킨 후 집무실로 향했다.


그리고 집사를 통해 누군가를 호출했다.


잠시후.


안토니오의 집무실에 시원하게 머리를 넘긴 미중년이 찾아왔다.


허리춤에 검을 차고있는 그는 키가 185는 가볍게 넘어 보였다. 생긴 것과 다르게 거칠게 살아온 듯 얼굴에 큰 흉터가 있었다.


안토니오 남작 영지인 베네스트리 영지의 경비대장인 하울경이였다.


"부르셨습니까 남작님."


"어서 오게. 바쁜데 불러서 미안하네 하울경."


"아닙니다 남작님. 주군께서 부르시는데 한걸음에 달려와야죠."


둘의 인연은 안토니오가 남작의 작위를 받기도 한참 전으로 꽤나 오래 되었다.


하울은 원래 안토니오를 만나기 전 용병 일을 했었다.


그는 용병들 중에서도 상위권인 골드 등급에 속하는 용병으로, 인원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한개의 용병단을 이끄는 리더였다.


과거 하울은 몬스터 토벌작전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었다. 목숨을 걸고 싸워 몬스터는 해치웠지만 자신을 포함한 모든 용변단이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아무도 오지 않는 길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그때.


무역을 위해 대륙을 돌아다니던 안토니오의 베네스트리 상단이 나타났다.


상단이 그 당시 많이 여유롭지는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안토니오는 아무런 조건 없이 그들을 치료하기 위해 힐링 포션을 내어주었다.


거기다 용병단을 모두 상단의 마차에 태워 도시로 데려다주기까지 했다.


하울은 그런 안토니오의 넓은 아량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자신과 동료들의 목숨을 빚진 하울은 한동안 무료로 베네스트리 상단의 경호를 자처했다.


그렇게 안토니오와 대륙 이곳저곳을 떠다니며 함께한 그는 안토니오의 높은 인품을 존경하게 되었고,


자신의 인생을 바쳐 주군으로 모실 것을 다짐했다.


지금 보면 하울의 사람을 보는 눈은 정확했다. 그 후 베네스트리 상단이 무역을 통해 가져온 물건들을 팔 때마다 대박이 났다.


그리고 사람과 돈을 대하는 데 있어서 능통했던 안토니오는 금전적인 여유뿐만 아니라 귀족작위라는 명예도 얻었다.


하지만 하울은 용병일에 비해 훨씬 쉽고 편한 귀족의 경비대장 자리를 얻으려고 안토니오를 따른 것은 아니었다.


아무런 댓가없이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대인배에, 작은 것에 연연하지 않고 더 큰것을 볼줄 안다.


사람을 아래위로 나누지 않고 격없이 대하는 안토니오 베네스트리라는 사람에 대해 진심으로 존경심을 느껴 그를 따르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하울은 안토니오에게 항상 진심을 다해 존경을 표시했다.


안토니오는 주군이라는 말에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그렇게 말하지 말라니까 주군이라니, 부끄럽구만. 아무튼 자넬 부른 이유는, 크흠······다름아니고 라피엘 때문이네."


"라피엘님이요? 그렇게 서재랑 훈련장밖에 모르는 착하신 도련님께서 무슨 문제가 있어서···."


"라피엘이 요즘 어딜 가는지 모르겠지만 매일 같이 밖으로 나가는 모양이야. 그래서 소피아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닐세. 그리고 훈련장에서도 안보인지 좀 되었다지?"


"제가 몬스터 토벌 때문에 바빠서 몰랐는데, 그러고 보니 요즘 훈련장에 안오신지 꽤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라피엘 님이라면 서재에 박혀서 책을 읽으시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군요. "


베네스트리의 영지는 오르비스 제국의 수도인 아테온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 었다.


거의 국경과 맞닿아 있는 외곽으로 중심지와는 다르게 몬스터 토벌이 많이 이루어 지지 않은 곳이었다.


그래서 자주 몬스터 토벌을 나가야 했고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잦은 훈련과 실전의 경험으로 경비대원들의 전투력 수준은 상당히 높았다.


그런 그들 사이에서도 어린 라피엘의 격투술은 발군의 실력을 자랑했다.


어떻게 상인의 아들이 저렇게 강하게 태어났는지는 모를정도로 라피엘은 격투술의 재능이 있었고 강해지고 싶어하는 욕구도 강했다.


언제부터인가 경비대원들은 라피엘에 상대가 안되기 시작했고 이제는 하울이 아니고서야 상대할 자가 없어져 버렸다.


그래서 하울은 자신이 한동안 몬스터 토벌로 훈련장의 자리를 비워서 라피엘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여느 때처럼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지내는 줄 알았는데, 매일 같이 밖을 돌아다닌다니 꽤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말이야.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는 몰라도 소피아가 많이 걱정하는 모양일세.


뭐, 사내놈이 어디서 뭘하는지 나야 걱정은 하지 않는다만. 소피아가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니 신경이 쓰여서 말일세. 자네가 좀 알아봐 줄 수 있겠나?"


"네 알겠습니다 남작님. 제가 알아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 고맙네."


며칠 후.


라피엘의 행적? 을 파악한 하울이 보고를 위해 안토니오의 집무실을 다시 찾아왔다.


이번엔 소피아도 함께 앉아 있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도대체 무얼 하고 다니는지 자신이 직접 들어보고 싶다며 안토니오를 졸라 함께 온 것이다.


하울은 안토니오와 소피아에게 예를 갖추어 인사했다.


"소피아님도 계셨군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네. 반가워요 하울경."


"어서 오시게. 하울경."


인사를 마치고.


안토니오는 곧바로 소피아가 궁금해하는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래, 라피엘은 어떤 처자를 만나고 다니던가? 날 닮아서 아주 눈이 높은 녀석이라 당연히 예쁜 처자를 만나고 다닐 텐데······"


퍽-


저번에 먹히지 않은 농담을 또 던진 안토니오가 이번엔 제대로 등짝 스매시를 맞았다.


"에잇! 장난하지 말라니깐요. 하이튼 못 말린단 말이야!"


"으윽··· 알겠소 소피아. 살살 때리시오."


하울은 이 모습을 보고 웃음이 터져 나오려 했지만 헛기침으로 애써 감췄다.


그리고 웃음이 어느 정도 가라앉자 하울은 진지한 표정으로 두사람에게 말했다.


"크흠···. 네. 보고드리겠습니다. 첫날 대원들에게 확인한바, 영지의 외곽에서 보초를 서는 경비대원들의 진술을 들었을 때 라피엘님은 영지 밖으로는 나가시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둘쨋날, 미행에 능숙한 대원들에게 라피엘님이 무엇을 하시는지 알아보도록 하였습니다.


라피엘님은 영지 밖으로 빠져나가지는 않았지만 마을을 빠져나가 영지 외곽쪽에 있는 숲으로 향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하울이 말을 하던 도중 뜸을 들이자, 소피아와 안토니오의 침이 꼴딱꼴딱 넘어갔다.


 "거기서···?"


"마법 수련을 하고 계셨습니다."


"마법?!"


안토니오와 소피아는 상상도 못한 말에 놀라 자빠지며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마법이라니···. 도대체 그게 말이 되는가? 라피엘이 어렸을 때 마법사가 되고 싶다고 난리를 피워서 마탑의 마법사를 불러서 테스트를 받은 적이 있긴 하다만··· 분명 그때 재능이 전혀 없다고 들었는데 갑자기 그럴 수가 있는가?"


"저도 도대체 모르겠습니다. 대원의 말을 듣고 믿기지 않아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 제가 미행해서 확인해보았는데 그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눈치챌 수 있어 아주 먼거리에서 확인했는데, 라피엘님이 갑자기 바람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내다가 불길을 뿜어내고 쉬지도 않고 마법을 사용했습니다.


용병으로 있었던 제 경험으로 보았을 때 아마 라피엘님은 마법에 재능이 뛰어난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 배우지도 않고 혼자서 마법을 깨우친 것은 정말 듣도보도 못했는데


그렇게 마법을 쉬지도 않고 사용하는 걸 보면 가지고 있는 마나의양 또한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됩니다."


하울은 본인이 직접보고도 믿기지 않았는지 흥분한 상태로 침을 튀겨가며 장황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이 얘기를 듣고 있던 소피아는 너무 놀라 입이 떡 벌어진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허허··· 정말 신기한 일이로군. 자네가 그리 말하는 걸 보니 믿지 않을 수도 없고. 이게 정말 있을 수 있는 일인지···아무튼 고생 많았네 하울경"


"네. 남작님 그럼 들어가 보겠습니다"


하울이 떠나고.


집무실에 남은 안토니오와 소피아는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심각한 표정으로 서로를 응시했다.


먼저 침묵을 깬 것은 안토니오 였다.


"하하하 정말 웃음 밖에 안 나오군.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시오 소피아."


"그러니까요. 하울경이 직접 보았다니 라피엘이 스스로 마법을 깨우쳤다는게 사실 같은데. 대체 그동안 왜 말하지 않았을까요."


소피아의 말에 곰곰이 무언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잠시 생각하던 안토니오는 이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아마, 바보같이 착한 아들놈이라 그런거 같소."


어렸을 때 마법사가 되고싶다고 했던 라피엘이 마법을 깨우치고도 말하지 않은 것.


그것은 아마 자신 때문일 것이다. 안토니오는 어렸을 때 꿈이란 게 딱히 따로 있지는 않았다.


그저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상인이 되었고 하다 보니 적성에 맞아 재미를 느끼고 좋아지게 되었다.


그때부터 안토니오는 대상인이 되겠다는 꿈을 가졌다. 라피엘도 자신과 같을 줄 알았다.


어렸을때 잠깐 마법사가 되고 싶다고 했으나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꿈을 접은 줄 알았다.


라피엘은 그 이후에 책을 읽거나 훈련장에서 대원들과 격투술을 할뿐.

따로 무언가 하고 싶다는 것을 내비친적이 없었다.


그래서 당연히 라피엘도 자신처럼 무역을 하며 대륙을 떠돌아다니는 상인의 일이 좋아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라피엘에게 제안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자신이 모른 척 한 건지도 모른다.


라피엘은 지금껏 마법사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혼자 얼마나 노렸을 했을까.


마법에 대해 문외한 이었지만 마법사의 도움 없이 스스로 마법을 깨우치는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는 알고 있다.


라피엘은 피나는 노력 끝에 스스로 마법을 배웠음에도 자신과 소피아에게 말하지 않고 상단 일을 함께하겠다고 말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들을 했을까.


안토니오는 더 이상 아들의 꿈도 알아주지 못하는 못난 아비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씁쓸한 표정을 거둔 안토니오가 소피아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여보. 아무래도 마탑에 연락을 해야 할 것 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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