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의 정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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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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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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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 정령

DUMMY

라피엘은 설마 했지만 진짜로 정령이라는 존재가 눈앞에 나타나자 많이 놀란듯했다.


아무 말도 못 하고 눈만 끔벅끔벅 거리며 실프를 계속 쳐다보았다.


멍한 라피엘의 머릿속으로 목소리가 들렸다.


-뭘 그렇게 뻔히 보는 거야 내가 그렇게 예쁜가? 꺄르륵


"아! 너무 신기해서 그만···. 그니깐, 너는 정령인거지? 바람의정령 실프."


-응. 맞아. 네 이름은 뭐야?


"나는 라피엘이야. 일단 지금 우리가 계약한 거 맞지?"


-꺄르륵 응 맞아. 앞으로 잘 부탁해 라피엘.


실프와 대화 중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라피엘이 말했다.


"근데 말을 안하는데 내가 어떻게 듣는 거지? 나는 정령의 언어 같은 거 배운 적 없는데."


-꺄르륵 이건 정령과 계약자만 할수있는 '심언'이야. 계약과 동시에 우리는 서로 마음속으로 통하는 사이라고 할까나.


그래서 소리 내 말하지 않아도 대화할 수 있어. 말하지 말고 나에게 무언가 전달하고 싶은 마음으로 한번 생각해봐.


무슨말을 전달할까 고민하던 라피엘은 책에서 보았던 정령들의 능력에 관한 것이 떠올랐다.


마법사는 마나를 이용해 마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정령들은 자신의 마나가 아니라 계약한 계약자의 마나를 이용해서 자연에 존재하는 것들을 다룰 수 있다고 책에 나와있었다.


실제로 그 능력을 눈으로 보고 싶었다.

라피엘은 실프를 바라보며 떠오른 생각을 마음속으로 전달했다.


=바람의 정령은 어떤 능력이 있어? 음···이렇게 하면 되는 건가?


라피엘이 전달을 마치자. 실프는 앙증맞은 두손으로 바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슈우웅-


실프의 손에서부터 바람들이 모여 회오리를 만들어내더니 주변에 있는 나뭇잎들을 휩쓸며 날아갔다.


날아간 방향에 있던 나무의 가지들이 부러질 듯 세차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회오리의 크기는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어지간한 사람하나쯤은 거뜬히 날려 보낼만한 강풍의 회오리였다.


-응. 그렇게 하는 거야 잘했어 꺄르륵


"오오 굉장하잖아!"


계속해서 라피엘은 이것저것 실프에게 다른것들도 보여달라고 부탁했다.


쉬익-


바람의 칼날이 구름을 자를 듯 하늘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그다음 실프가 라피엘에게 바람의 축복을 내리자 한껏 가벼워진 몸으로 잔디밭을 방방 뛰어다녔다.


라피엘은 한참 동안 신난 어린아이가 되어 실프의 능력을 마구 사용했다.


그러자 점점 몸에서 힘이 빠진 듯 지치기 시작했다. 빡센 운동을 하지도 않았는데 안색이 안 좋아지더니 마치 몇킬로는 달린 듯 온몸에 힘이 빠져나갔다.


'크윽··· 몸에 힘이 빠져나간다. 이게 책에서만 보던 마나 사용의 부작용인가'


정령은 계약과 동시에 정령사의 마나와 연결된다.


정령들의 형체와 능력 등 모든 것들은 계약한 정령사의 마나의 영향을 받고 당연하게도 강한 능력을 사용하면 그만큼 많은 마나를 사용하는 구조였다.


방금 첫 계약을 마친 따끈따끈한 정령사인 라피엘은 마나 운용과 모든 면에서 부족했고 계약한 정령이 조금만 능력을 사용해도 금방 지치는 것이 당연했다.


등장부터 꺄르륵 웃으며 말하던 실프는 점점 안좋아지는 라피엘의 안색을 보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라피엘 오늘은 여기까지만. 더 이상 마나를 사용하면 쓰러질지도 몰라.


=후우···. 알겠어.


라피엘은 죽어가는 목소로리로 실프에게 대답했고, 실프의 소환을 해제했다.


그다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하늘은 어느새 해가 저물어가고 분홍색의 노을로 가득차 있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일단 집에 돌아가서 쉬어야겠다.'


집에 돌아가는 길은 발걸음이 천근만근이었다.


눈앞이 흐릿해지고 다리에 힘이 풀려 자칫넘어질뻔하기도 했다.


그렇게 겨우 집에 도착한 라피엘은 수저를 들힘도 없어 씻지도 않고 침대 속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다음날.


라피엘은 아침 식사를 마치자마자 다시 자신의 방으로 올라왔다.


그다음 곧바로 실프를 불러내었다.


"실프."


바람과 함께 실프가 등장했다.


실프는 오늘도 라피엘에게 장난기 가득한표정으로 웃으며 인사했다.


-꺄르륵 라피엘 안녕. 오오오 여기가 네 방이구나!


실프는 라피엘의 방이 신기한 듯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방을 구경했다.


'다시 봐도 진짜 신기하네.'


라피엘은 작은 몸으로 자신의 방을 이곳저곳 날아다니는 실프를 한동안 멀뚱히 쳐다보았다.


정령이라는 존재가 아직 신기했고 자신이 정령과 계약했다는 사실이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한동안 그렇게 멍하게 실프를 쳐다보던 라피엘은 문득 욕심이 생겼다. 빨리 다른 정령들과도 계약하고 싶다는.


"실프. 구경 다 했으면 이제 슬슬 밖으로 나가자."


-엥. 오늘도? 안돼 라피엘. 어제 너무 무리해서 오늘은 쉬는 게 좋아.


"체력은 다 회복됐어. 어제처럼 무리하게 안 조를 테니 걱정하지 마. 그것보다 다른 정령들과도 빨리 계약하고 싶어서 그래."


-뭐야. 나 말고 다른 정령들과 놀고 싶어서 그런 거야? 치. 그렇다면 더더더 싫은데!


실프는 입술을 내밀더니 뾰루퉁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었다. 꽤나 질투가 많은 성격인듯했다. 


라피엘은 그런 실프가 너무 귀여워 보였다. 그래서 실프에게 다가가 가볍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하하 걱정 마 그런 거 아니야. 앞으로 이렇게 한가한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서 그래."


아버지인 안토니오와 함께 대규모 무역을 위해 떠날 날이 그리 많이 남지는 않았다. 기껏해야 3주 남짓.


안토니오는 이번 무역의 규모가 지금까지 있었던 무역중에 가장 큰 규모로, 떠나면 반년 정도는 못 돌아오니까 마음 단단히 먹으라며 얘기했었다.


분명 상단 일을 처음배우는 라피엘에게는 많이 바쁜 시간이 될 것이었다.


그래서 라피엘은 그전에 빨리 모든 정령과 계약하고 친해지고 싶었다.


딱히 하고싶지 않았던 일이라 상단 일은 지루할지 모르지만 정령들과 같이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하면 꽤 흥미롭게 다가왔다.


자신만 알고 있는 미지의 존재인 정령들과 함께 대륙을 돌아다니면 너무 좋을 것이다.


-흥. 왜 시간이 많이 없는데?


"그건 나중에 천천히 얘기해줄게."


-치. 알겠어.


"그래 착하다."


실프를 어느 정도 달래주고 소환을 해제한 라피엘은 밖으로 향했다.


문밖을 나서자마자 마주한 하늘은 오늘도 무척이나 예뻤고, 따뜻한 햇살이 라피엘을 반겨주고 있었다.


'오늘도 날씨가 기가막히네 좀 달려볼까.'


원체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으로 라피엘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달리기는게 일상이었다.


특히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에는 마을 한 바퀴를 돌지 않으면 몸에 가시가 돋치는 성격이었다.


라피엘은 땀에 흠뻑 젖어가며 한참을 달렸다.


어느덧 꽤 긴 시간을 달린 라피엘은 마을을 벗어나 실프를 처음 만났던 숲에 도착했다.


"후우- 후."


어느 정도 숨을 고른 다음 실프를 불러냈다.


-으익. 라피엘 왜 그렇게 몸이 다 젖었어 꼬질꼬질하게.


실프는 라피엘을 보자마자 땀에 젖은 몸을 보고 날갯짓으로 바람을 일으켰다.


그러자 시원한 바람이 라피엘을 감싸며 젖은 몸을 말려주기 시작했다.


휘이이잉-


"우와 시원하고 좋은데. 완전 선풍기 같잖아."


-선풍기? 그게 뭐야? 좋은 거야?


"아하하 그런게 있어. 기분 좋게 해준다는 뜻이야~"


라피엘은 바람의 정령을 한낮 선풍기로 격하 시켜버린것을 실프가 알게되면 또다시 삐질 것 같아서 대충 둘러댔다.


-라피엘은 이상해. 자꾸 알수없는 말들만 하고 그래도 뭐, 라피엘이 좋으면 됐지. 꺄르륵.


몸을 어느 정도 말리고 나서 본격적으로 집중에 들어갔다.


라피엘은 바닥에 앉아 눈을 감고 천천히 땅에서 느껴지는 정령의 마나를 찾아내려고 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알지 못해 어려웠지만 지금은 이미 실프와 계약하고 함께 지내면서 정령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마나를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태초부터 존재하며 자연에 깃든 고귀한 존재여. 세상의 근원이 되며 만물을 지탱하는 대지의 정령 이여. 미약한 내가 그대와의 계약을 원하니 부디 부름에 답해주소서."


라피엘이 말을 마치자 갑자기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지진이라도 난 듯 앉아있던 자리에서부터 진동은 거세지며 주변으로 점차 울려 퍼졌다.


쿠우웅- 쿵- 쿵-


그러다 차츰 진동은 사라져갔고 땅에서부터 돌과 흙이 솟구치더니 하나의 형태를 만들어 나갔다.


솟구친 돌은 뼈대를 이루었고 군데 군데 풀과 흙으로 덮여져 작은 골렘의 모습을 만들었다.


라피엘은 기쁜 얼굴로 땅에서부터 등장한 작은 존재를 반겼다.


"안녕? 나는 라피엘이야 땅의 정령인 노움 맞지?"


-쿠웅. 맞아 안녕.


-어서 와 노움. 인간계는 처음이지? 내가 제일먼저 계약한 선배로써 많이 도와줄게 걱정하지 마. 꺄르륵 꺄르륵.


실프는 신이 나서 노움의 주변을 빙글 빙글돌며 말을 걸었지만 노움은 딱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노움은 실프와는 달리 말수가 많이 적고 과묵한 스타일 이었다. 


라피엘은 실프와 노움과 함께 호숫가로 향했다. 이번에는 물의 하급 정령인 운디네와 계약할 차례였다.


호수가 앞에서서 다시 눈을 감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호수의 잔잔한 물결속에서 마나의 울림을 찾아냈고 곧바로 계약을 시도했다.


"태초부터 존재하며 자연에 깃든 고귀한 존재여······"


정령과의 계약의사를 내비치고 라피엘은감았던 눈을 떴다.

그다음 물의정령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이번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지금껏 그랬듯 당연히 물의정령의 모습이 나타날 줄알았건만,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물의정령은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꺄르륵. 이번에는 실패했나 보네. 아마 무서워서 그럴거야. 운디네는 착하지만 소심하고 겁이 많은 성격이거든.


"흠···그래?"


실프의 말에 라피엘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착하지만 소심하고 겁이 많은 성격··· 그렇다면···."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던 라피엘은 실프와 노움에게 심언으로 말했다.


=실프, 노움 내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절대 끼어들면 안 돼. 알겠지?


-응. 뭔지 모르겠지만 알겠어.


-쿠웅.


라피엘은 주변에 사람들이 없는데도 굳이 심언으로 실프와 노움에게 얘기한 다음 갑자기 윗옷을 벗기 시작했다.


"아~ 땀을 많이 흘렸더니 너무 찝찝하고 덥다."


그러더니 호수로 달려가 냅다 몸을 던졌다.


풍덩-


덥다면서 스스로 호수에 빠진 라피엘은 갑자기 손과 다리를 허우적대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아 맞다! 나 수영 할 줄 모르는데! 큰일이네 우어어억!"


라피엘의 몸은 허우적댈수록 점점 더 물속에 가라앉고 있었다.


"우어억! 이러다가 정말 물에 빠져 죽겠네! 물의 정령님! 듣고 있나요! 듣고 있다면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소리치던 라피엘의 몸이 물속으로 완전히 가라앉자, 이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고 뽀글뽀글 기포만 올라왔다.


-안돼! 라피엘! 수영도 못하는데 왜 호수에 들어간 거야 바보같이! 내가 도와줄게!


라피엘과 약속으로 그저 지켜보기만 하던 실프는 더 이상 못 참겠는지 호숫가로 날아가 라피엘을 도와주려고 했다.


그때.


조용하던 호수에 큰 물결이 일렁거렸다.


그리고는 라피엘의 몸이 커다란 물방울에 갇혀 호수 위로 떠올랐다.


그곳에는 푸른색의 인어 모습을 하고있는 작은 몸집의 소녀도 함께 있었다.


물의 하급 정령인 운디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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