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조의 배우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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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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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면접

DUMMY

조성일과 이연희가 경찰서에서 나와 집으로 향했다.


이연희가 택시 기사에게 말했다.


“여기서 세워주세요.”

“알겠습니다.”


-끼이익.


모범택시 기사는 바로 차를 세웠다.

요금을 계산하고 내린 이연희는 어디론가 재빨리 뛰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이연희는 하얀색 비닐봉지를 들고 나타났고, 조성인이 인상을 찡그리며 물었다.


“혹시 내가 생각하는 그건가?”

“네, 맞아요. 다행히 문을 닫지 않았네요. 어서 드세요. 조 박사님의 깐깐한 입맛에 맞을 거예요.”


이연희가 손에 든 두부를 내밀었다.


“꼭 먹어야 하나?”

“그래야 다신 교도소······ 아니, 경찰서에 안 가지요.”

“나는 그런 미신 믿지 않는데······.”

“어서 드세요. 여기서 찝찝함을 완전히 떨쳐버리자고요.”


조성일은 이연희가 건네는 두부를 받았다.

일단은 킁킁, 냄새부터 맡고 한입 베어 물었다.


“맛있네?”

“제가 조 박사님의 입맛에 맞을 거라 했잖아요.”

“아주 괜찮아. 여기서 반 먹고. 나머지는 아침에 들기름으로 부쳐 먹어도 되나?”

“네, 그러세요. 그런데 다시 택시 타기가 애매한 거리네요.”

“여기서 돈 아깝게 왜 택시를 타는데? 오늘 저녁 산책 못했으니 걷자고.”


저녁을 먹고, 특별한 일 없으면 동네 한 바퀴 도는 것이 그들의 규칙적인 일상이었다.


“조 박사님, 그냥 액땜했다고 생각하세요. 이번 드라마가 대박 터질 징조인가 봐요.”

“꿈보다 해몽이 좋네?”

“액땜은 과학이에요. 두고 보세요, 이번 드라마로 조 박사님은 명품 조연의 반열에 오를 거예요. 그러니까 인상 좀 펴세요?”

“내가 짜증 나는 건 드라마보다 현실이 더 막장이라는 거야. 빌런 같은 놈들이 넘쳐나는 것 같아.”


조성일이 천천히 걸음을 멈췄다.

귀여운 강아지들이 있는 반려동물 가게 앞이었다.


이연희는 뚫어져라 쇼윈도를 바라보는 조성일에게 물었다.


“조 박사님, 혹시 개 키우고 싶으세요?”

“내가? 왜 그런 황당한 소리를 하는 거지······ 이 나이에 내가 개똥이나 치우라고?”

“며칠 동안 계속 똑같은 강아지를 보고 계시잖아요.”

“나의 관심은 강아지가 아니야.”

“?”

“바로 저거지.”


조성일은 조금 위를 손가락질했는데, A4 용지에 출력한 구인 광고가 붙어있었다.


-수의사님 구함.


“수의사가 되고 싶으세요?”


조성일은 강아지들을 보면서 대답했다.


“지금의 내 상태로는 응급 처치가 고작이야. 아직 사람을 수술할 단계가 아니란 말이지. 저놈들을 수술하면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모색하는 거야.”

“일종의 동물실험인가요? 의미가 좀 달라도······.”

“내가 만약 실수했을 때, 사람보다는 동물을 죽이는 게 낫지.”

“그런데 의사 면허로 반려동물들을 수술할 수 있나? 수의사 자격증이 따로 있어야 하지 않나요?”

“미국에 있을 때 수의사 자격증도 땄었어.”

“그러면 안으로 들어가 말해봐요. 조 박사님이 수의사를 하겠다고요.”


조성일이 허리를 펴며 대꾸했다.


“나는 누구 밑에 있을 성격이 아니야. 손님하고 싸우든, 펫숍 사장하고 싸우든, 일주일도 안 돼서 쫓겨날 거야.”

“조 박사님은 자기 자신을 잘 알고 계시네요. 이번 기회에 공손하고, 친절한 조 박사님으로 거듭나시는 게 어때요?”

“차라리 남북통일이 빠를 거야. 내 성격이 하루아침에 바뀔 리 있겠어.”

“그러면 어쩌려고요? 일주일도 안 돼서 잘릴 것이 뻔한데.”


조성일이 애완견 가게의 간판을 턱짓하며 말했다.


“이 대표가 이 가게를 사버려.”

“제가요?”

“응, 모자란 돈은 내가 빌려줄게. 그리고 이곳을 동물병원으로 바꾸는 거야. 이 대표는 사장, 나는 수의사. 어때? 솔깃하지.”

“배우는 안 하시고요?”

“머리가 이렇게 안 돌아가서 어쩌지. 여기를 인수해야 스케줄 조정이 가능해지잖아.”

“글쎄요······.”


이연희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때다.


-딸랑딸랑.


애완견 가게의 여사장이 문을 열고 나왔다.

30대 초반의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며칠 동안 계속 똑같은 시간에 오시네요. 안으로 들어와서 편히 구경하세요.”


이연희는 조성일의 반응을 살폈는데,


-성큼성큼.


조성일이 큰 걸음으로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


밖에서 볼 때다 훨씬 넓은 가게다.

이연희가 주변을 살피다가 넌지시 여사장에게 물었다.


“수의사를 구한다고 하셨네요? 동물병원으로 바뀌나요?”

“네, 애완견 분양부터 미용과 병원 치료까지, 반려동물을 위한 종합 센터로 확장하려고요.”

“제가 실력 있는 수의사님을 소개해 드릴까요?”

“정말이요?”


여사장은 매우 반색하는 모습이었다.


“실력은 제가 보증할 수 있어요. 미국에서도 인정받았고요.”

“그러면 연봉을 많이 드려야 하는데······ 저는 그 정도로 여유가 있지 않아서요.”

“돈은 신경 쓰지 마세요. 본업은 따고 있고, 아르바이트 개념으로요. 특히나 수술을 잘하세요.”

“관심이 확 생기는데요. 실력 있는 수의사분이 수술만 해주시면 저도 좋지요. 게다가 돈도 많이 안 받으시고요.”


이연희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지금 바로 소개해 드릴까요.”

“지금 당장이요?”

“네, 그분이 아주 가까이에 계시거든요.”

“저야 좋지요. 당장 뵙고 싶어요.”


그녀가 승낙하는 순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던 조성일이 정중히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수의사 조민수라고 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의사 면허도 있습니다.”

“······.”


여사장은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이내 그녀는 조성일보다 더욱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아, 안녕하세요. 저는 백은비라고 합니다.”

“말 나온 김에 바로 면접을 보죠.”

“지금 여기서요?”

“손님도 없는데 어떻습니까? 이리 손님이 없어서 월세나 나오겠습니까?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를 수의사로 뽑으면 모든 게 해결될 겁니다.”


백은비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네······ 이쪽으로 앉으세요.”

조성일은 그녀가 손짓하는 의자에 앉았다. 면접 또한 조성일에게는 낯선 일이었다.


백은비가 엷은 미소를 띠며 물었다.


“수의사 경력은 몇 년이나 되세요?”

“의사를 주로 했지만, 사람이나 동물이나 생명체인 건 모두 다 치료합니다. 내가 수술로 못 고치는 병은 없지요.”

“자부심이 대단하시네요?”

“실력을 감출 이유가 없으니까요. 감춘다고 감춰질 실력도 아니고요. 나를 고용한다면, 앉아서 대박 맞는 겁니다.”

“그런데 왜 손을 떨고 계신 거죠?”


조성일은 대수롭지 않게 손을 들어 보였다.


“수술 부작용 때문에 생긴 겁니다. 알코올 중독이나 그런 거 아닙니다.”


이연희도 조성일을 거들었다.


“맞아요. 수술 들어가면 컨트롤이 가능해요. 한 번 시험해 볼까요? 레디, 액션.”

“짠!”


조성일의 손 떨림이 멈췄다.


“······.”


하지만 백은비의 얼굴은 더욱 굳어졌다.

조성일과 이연희가 짜고서 놀리나, 하는 반응이다.


조성일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혹시 수술이 필요한 개나 고양이 있습니까? 이구아나와 뱀을 포함한 파충류도 가능합니다.”

“맞아요. 조 박사님은 외계인도 수술이 가능해요.”

“······.”


@


이연희가 운전하는 차 안.

조수석의 조성일은 이해를 못 하겠다는 표정이다.


“왜 면접에서 떨어진 거지······ 수의사 면허에 의사 면허까지 있었는데 말이야.”

“글쎄요.”

“손 떨림 때문일까?”

“아무래도 그게 가장 큰 문제겠지요.”

“내가 수술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는데. 하필이면 수술이 필요한 동물이 없었어.”


이연희가 신중하게 운전하며 대꾸했다.


“제가 다른 동물병원을 알아봐 드릴까요?”

“아니, 그러지 마. 이건 내 자존심이 걸린 문제야. 나는 반드시 그 여사장이 있는 펫숍에 취직할 거야.”

“하지만 방법이 없잖아요? 어제도 그쪽으로 운동 갔는데, 경계의 시선으로 우리를 보는 거 못 느꼈어요?”

“방법이 없으면 만들어야지.”

“어떻게요?”

“주변에 암이나 불치병에 걸린 개가 있나 찾아봐.”

“왜요?”

“내수 수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지. 그 여사장도 수술 장면을 직접 보면 마음이 변할 거야.”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수술이 필요한 반려동물을 데리고 직접 가실 건가요?”

“그러면 임팩트가 없잖아. 개 주인이 뛰어 들어와 살려달라 애원하는 거야. 여사장은 당황하겠지. 그때 내가 나타나서 수술하여 살리는 거지.”


이연희는 이해를 못 하겠다는 표정이다.


“왜 그런 드라마 같은 상황이 필요하지요?”

“여사장의 기억에 깊이 각인시키려고. 나중에 내가 손 떨림 때문에 실수해도, 몇 번은 넘어갈 거란 말이지. 문제 있어?”

“너무 드라마틱해서 안 믿으면요?”

“드라마보다 더 막장인 현실보다 낫지 않아.”

“그렇기는 하네요. 제가 적당한 견주를 알아볼게요.”

“몇천만 원짜리 수술을 공짜로 해주는 거야. 애완동물을 아끼는 만큼 연기 잘하라고 해.”

“걱정하지 마세요, 조 박사님.”


-끼이익.


이연희가 차를 세웠다.


“여긴 어디지?”

“모래가 첫 촬영이잖아요. 인물 분석은 끝내셨나요?”

“응. 너무 간단한 인물이야. 수술에 살고, 수술에 죽고, 다른 건 전혀 관심이 없지.”

“어찌 보면 닥터 조와 비슷하네요. 어쨌든, 캐릭터와 어울리는 헤어 스타일을 결정하는 거지요.”


이연희가 미용실로 안으로 들어갔다.

조성일도 바로 뒤따라 들어갔는데, 아는 얼굴이 눈에 띄었다.


“저 여자······ 이 대표와 같이 있던 708호 환자였잖아. 이름은 주신혜, 나한테 두 번이나 수술을 받았지.”

“맞아요, 역시 박사님의 기억력은 타의 주총을 불허하네요.”

“100만 구독자 인풀루언서 아니었나? 왜 여기서 손님 머리를 감기고 있는 거지?”

“신혜의 꿈이 헤어 디자이너였어요. 박사님에게 수술받고 다시 꿈에 도전한 거죠. 아, 지금도 유명 인풀루언서예요. 구독자가 200만을 넘겼죠.”


조성일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혹시 나를 알아보는 거 아니야?”

“저도 그게 궁금하네요. 닥터 조의 열렬한 추종자였으니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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