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인데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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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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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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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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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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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에나.

DUMMY

“크크크크.”


나도 모르게 자꾸만 웃음이 새어나온다.


웃다가 씹고 있던 육포 조각을 떨어트렸지만, 그래도 웃음이 났다.


이기오조(以氣馭爪)를 이용해서 한 놈씩 보내 줄 생각이었는데, 운 좋게 두 놈이나 잡아버렸다.


‘남은 플레이어는 49명.’


내가 습격하기 전에는 51명이었다.


즉, 잠재적인 적 둘을 완전히 리타이어 시킨 거다.


보스 몬스터를 사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팀을 약화시키기도 했고 진금도 얻었다.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중상을 입은 플레이어들이 있었는데, 마무리를 할 방법이 없었다는 거다.


현실이었다면 사망 또는 최소한 전투 병력에서는 빠지게 되었을 텐데, 이곳에서는 경상이나 별반 다를 바가 없다.


‘힐링 반지가 있을 거니까.’


그래도 성공적인 기습임에는 틀림없다.


왼팔이 허전하지만, 기분은 날아갈 듯이 좋다.


‘이기오조가 아주 마음에 들어.’


이기오조(以氣馭爪)는 내가 붙인 이름이다.


이기어검을 카피한 이름.


어감은 그다지 좋지 않지만, 성능 하나는 아주 마음에 든다.


물론 진짜 이기어검처럼 마음대로 조종하고 그럴 수는 없지만, 그 속도만큼은 나라도 피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다.


원거리 공격 수단이 필요했는데, 완벽한 기술을 손에 넣게 되었다.


딱 하나 불만은 연속 공격이 안 된다는 것.


‘양팔을 다 소모해버리면 육포 먹기가 쉽지 않을 거란 말이지.’


두 번의 공격이면 최소한 다섯 이상은 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쉬웠다.


‘육포를 입에 미리 넣어놓을까?’


그래봤자 뼈 일부만 재생될 거다.


그냥 이렇게 한 놈씩 확실히 보내주는 것이 낫다.


‘혹시라도 그 기사가 달려들면, 남은 팔로 견제라도 해야지.’


지금 생각한 전략이 딱 좋다.


어차피 시간과 육포는 많으니까.


‘그러면 다시 가볼까?’


어느새 사라졌던 팔이 재생되었다.





*****


쉬아악! 콰득!

콰아앙!!


‘왔다.’


벌써 세 번째 기습.


검을 빼들고 기감을 확장시켰다.


“저쪽 방향입니다!”


레인저가 피해 범위를 역산해서 공격의 시작 지점을 알려온다.


‘혼원보.’


힘을 모아 강력한 일격을 가하기 위한 보법이지만, 그 힘을 추진력으로 사용하면 근거리에서는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보법이 된다.


투확. 투확. 투확. 투확. 투확.


연달아 다섯 번의 도약을 시전 해, 레인저가 가리킨 장소에 도착했다.


‘피와 살점. 네크로맨서의 뼈 폭발이 맞는 것 같군.’


처음 기습을 받고 추측했던 대로, 시체의 뼈를 이용한 기술이 맞는 것 같다.


이정도 폭발력이라면, 고위급의 네크로맨서가 사용한 기술이다.


‘그것도 상당한 수준의 네크로맨서.’


아니면 차원전장에서 뼈 폭발 마법을 익힌 마법사나 무인일 가능성도 있다.


기사는 절대 아니다.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는 절대로 이런 사술을 익힐 수 없으니까 용의자에서 제외.


‘뭐가 되었든 지금 잡아야 한다.’


오러를 억제하고 혼원공을 최대치로 운용했다.


오감은 오러가 더 큰 폭으로 증폭시켜 주지만, 기감은 혼원공이 훨씬 더 위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을 찾는 데는 무공이 낫다.


‘저기구나!’


후웅. 투확!


크게 도약하자, 수풀 사이로 달리는 습격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외팔이?’


그런데 등이 묘하게 익숙하다.


다섯 개의 선으로 잘려있는 옷.


“네놈이구나!”


혼원보를 최대치로 발현하고, 검에 혼원공의 내공을 가득 채워 넣었다.


마음 같아서는 오러 블레이드를 사용하고 싶지만, 혼원보를 사용하는 상황에서는 오러를 사용할 수 없다.


‘극성의 오호단문도라면!’


다섯 개의 검기를 한 지점에 집중시키는 오호단문도의 오의라면, 특수한 아이템이라도 버텨내지 못할 것이다.


놈이 슬쩍 뒤를 돌아본다.


그러고는 겁도 없이 멈춰 서서 남은 팔을 들어올린다.


혹시나 손에 뼈가 들려있는지 확인해 보았지만, 없다.


‘그렇다면, 팔을 베고 목을 자른다.’


혹시나 모를 변수를 제거하고 결정타를 먹인다.


공방의 흐름이 그려진다.


이렇게 명확하게 그려지면, 틀림없이 그렇게 된다.


지금까지 겪어왔던 모든 전투들이 그랬으니,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감히 제국의 인재들을 건드린 보상은 네놈의 목숨으로...’


콰아앙! 콰득!


“커억!”


엄청난 충격에 숨이 턱 막혀온다.


보호 마법이 인챈트된 갑주가 또 다시 뚫렸다.


처음에는 손가락을 닮은 암기에.

이번에는 놈의 팔에.


“설마! 처음에 박혔던 손가락도...”


콰아아앙!!


엄청난 폭발과 함께 뒤로 날아갔다.


날아가면서도 필사적으로 놈의 모습을 확인했다.


양팔이 없는 놈이 씨익 웃고 있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아난다.


‘놈은 악마다.’





*****


콰아앙!


“끄아악!”

“아악.”


상처를 입은 팀원들이 비명을 질러댄다.


그나마 저들은 낫다.


직격당한 팀원은 살점만 사방에 흩뿌리고 사라져버렸으니까.


다른 팀원들이 달려들어 방어구를 벗겨내고 살점들과 뼛조각들을 빼냈다.


“아아악!”


부관이 부상자에게 힐링 반지를 끼워준다.


“힐링이라고 말해!”


“쿨럭... 힐... 링.”


파앗.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했던 부상병의 상태가 조금 호전 되었다.


그래도 중증임에는 틀림없다.


“시간 없다! 다음 부상자에게 넘기게 빨리 빼!”


급한 순간은 넘겼으니, 다른 급한 환자에게 넘겨야 한다.


제대로 된 치료는 조금 뒤에 해도 된다.


그래야만 모두를 살릴 수 있다.


부관이 소리치지만, 부상당한 팀원은 명령을 듣지 않는다.


“힐링... 힐링.”


“이 새끼가!”


화가 난 부관이 시정잡배처럼 욕설을 내뱉어 보지만, 방법은 없다.


아이템은 스스로 빼내지 않으면 강제로 빼낼 방법이 없으니까.


쉬악. 서걱!


“아악!! 내 귀!”


“단장님!”


“다음에는 목이다.”


“히익! 여... 여기.”


전시에 지휘관의 명령을 위반한 자는 살아있을 자격이 없다.


귀 하나로 끝낸 것도 차원전장에 접속된 인재가 아니었다면, 어림도 없는 자비다.


손가락에서 힐링 반지를 빼내 부관에게 건네는 팀원.


그걸 건네받고 한숨을 내쉬는 부관.


실질적으로 죽은 팀원은 그리 많지 않지만, 팀은 와해 직전이다.


이것이 전부 다 한 놈 때문이다.


‘진짜 악마인 건가?’


자신의 팔을 암기로 사용하는 인간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건 그럴 수 있다고 치자, 악마술사나 네크로맨서 같은 자들도 있는 판국이니까.


그러나 잘려나간 팔이 다시 생긴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현실세계에서 고 등급 플레이어와 연결된 자임에 틀림없다.’


제국에서도 아직까지 어떤 아이템들이 있는지 전부 파악하지 못했다.


정보부서에서 계속 정리하고 있지만, 워낙에 많은 아이템이 있기에 쉽지 않다.


거기에 고 등급 플레이어들 대부분이 은거를 택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고 등급 아이템에 대한 정보는 얻기 쉽지 않다.


‘회차나 차원전장의 수준, 이전 회차의 최종 등수에 따라 아이템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 맞나보군.’


정보부서의 분석 결과는 그렇다.


같은 아이템 상자라도 누가 여느냐에 따라서 보상이 달라진다고.


여러 실험을 통해 어느 정도 정설로 굳어진 정보다.


‘아이템이 아니라, 특별한 기술일 수도 있어.’


다른 세계의 오러 연공법과 마법은 우리 세계와 미묘하게 다르다.


실제로 힐링 마법을 포함한 신성 마법은 우리 세상에는 없는 마법이다.


아마도 강력한 회복 계열 마법이나 특수한 기술을 가졌나보다.


‘최악의 상대에게 걸려들었어.’


팀원들을 살펴보았다.


바닥에 시선을 고정한 레인저.


중얼거리다가, 웃다가, 다시 중얼거리는 마법사.


웅크린 채로 부들거리면서 떨고 있는 중갑병.


살아만 있지, 죽은 것과 다를 바 없는 상태들이다.


“단장님. 부상자 수습을 완료하였습니다.”


하루 종일 뒷수습만 하느라 혼이 빠진 듯 한 부관.


차원전장은 아니지만, 나름 여러 전장을 전전한 부관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


“보스를 잡는다.”


“네?”


“보스를 잡으면서 패배 의식을 지우고 자신감을 되찾는다.”


“네!”


“전투에서의 패배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패배의식이 자리 잡는 건 치명적이다.”


“맞습니다.”


“놈은 한 번 습격을 하면, 한동안은 오지 않는다. 그러니 곧바로 움직이도록.”


“전파하겠습니다!”


이 팀은 사실상 전투 부대로서의 역할을 다해 버렸다.


단 한명의 적에게 와해당한 것이다.


‘내 잘못이 가장 크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놈에 대해서 오판하고 너무 쉽게 달려들었다.


놈을 잡을 확률이 가장 높은 자가 나였다는 변명거리가 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실패를 넘어, 심지어 죽을 뻔했다.


곧바로 따라온 부관이 최고급 힐링 포션을 사용해주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그랬을 것이다.


이대로라면 제국의 인재가 될 플레이어들이 만개하기도전에 질 판이다


‘우리가 제거한 플레이어가 28명. 놈이 제거한 팀원이 9명. 우리가 확실히 아는 탈락자 숫자가 37명이다. 이번 전장의 커트라인은 45명. 최악의 경우에는 9명만 탈락하면, 남은 인원들은 확실하게 자격을 유지하게 된다.’


분명히 보스 몬스터가 있는 곳으로 대다수의 플레이어들이 몰려갔을 것이다.


가능하면 그곳에서 아홉을 잡고, 안 되면 보스 몬스터를 잡으면서 아홉만 희생 시킨다.


그렇게 지휘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나면.


‘놈을 잡는데 집중한다.’


지휘에 집중하느라 제약이 많다.


그 제약이 끝나는 순간.


놈은 내 손에 죽는다.


번쩍.


빛의 기둥이 솟구친다.


‘북쪽.’


이동할 시간이다.





*****


“뭐야. 이것들 또 옮겼어?”


바닥에 육포를 쏟아 붓고, 개처럼 엎드려서 육포를 주워 먹었다.


양팔이 없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개고생해서 회복하고 왔는데.


“없네?”


남은 플레이어 숫자는 39명.


어차피 플레이어 자격유지 커트라인은 지났으니, 마지막으로 그 기사를 타겟으로 기습해보려고 했었다.


‘이기오조를 정면으로 맞고도 살았단 말이지.’


몸이 얼마나 단단하면 그 폭발을 버텨냈는지 궁금하다.


가능하면 그 비밀을 빼앗고 싶었고.


‘두 방이면 확실하게 보낼 수 있어.’


정면승부로는 절대로 못 이긴다.


그건 붙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무조건 기습.


그것도 이기오조 두 방을 모두 박아 넣어야 한다.


‘천리안의 남은 횟수는 두 번.’


아낀다고 아꼈는데도 이렇다.


사실 이번 차원전장의 일등 공신은 사기 당해서 구매한 시스템 업그레이드 삼종세트다.


‘그 중에서도 천리안이 최고였어.’


추적술의 ‘추’자도 모르는 내가 전투의 전문가들을 농락할 수 있었던 일등 공신이 바로 천리안이었으니까.


놈들은 기습을 당하자마자 바로 대응했다.


기존 주둔지를 미끼로 놔두고 주변에 매복하는 방식으로.


천리안이 아니었다면, 당했을 것이다.


그러나 천리안을 사용한 내가 오히려 매복한 놈들을 습격했다.


그 이후에는 주둔지를 계속 옮기고, 나는 천리안으로 다시 찾아내고의 싸움이었다.


‘한 번 더 써?’


이제는 아껴야 할 때이기는 하다.


남은 횟수는 몇 명 남지 않았을 때, 숨어있는 플레이어들을 찾는데 사용해야 한다.


‘굳이 안 찾아도 되기는 한데...’


사실 안 찾아도 상관은 없기는 하다.


어차피 지금부터 잡는 놈들은 리타이어가 되지 않으니까.


‘계속 버티면서 강시잡고 진금을 모으는 게 더 좋을 수도 있어.’


400마리에서 500마리만 잡으면, 최종 1인 보상 진금하고 맞먹는 금액이다.


오래 버틸수록 이득이라는 이야기.


‘그래도 그냥 쓰자. 천리안 사용.’


그 기사를 놔두고 마음 편하게 돌아다닐 수는 없다.


그러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보자.


[횟수가 1회 차감됩니다. 플레이어 위치가 표시됩니다. 10분]


‘북쪽?’


한 무리의 인원들이 북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미 상당히 멀어진 것을 보면, 나에게 습격을 당하자마자 곧바로 움직였나 보다.


놈들의 진로를 살펴보니, 보스가 있는 곳이다.


‘보스 레이드를 하려는 거구나.’


말라 죽는 것보다, 뭐라도 해보려는 것이다.


확실히 똑똑한 놈들이다.


천리안을 아끼느라 사용하지 않았다면, 눈 뜨고 코 베일 뻔 했다.


‘그런데 다른 놈들도?’


놈들뿐만이 아니었다.


몇 명 빼고는 모조리 북쪽에 몰려 있었다.


‘하이에나 같은 놈들.’


누군가가 보스 레이드를 하면 끼어들거나 뒤치기를 하려는 거다.


저 놈들에게 확실히 알려줘야겠다.


‘누가 진짜 하이에나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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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에나. +1 24.09.14 561 21 12쪽
16 오러와 내공. +1 24.09.13 578 23 13쪽
15 오러. +3 24.09.12 603 22 13쪽
14 단꿈. +2 24.09.11 595 26 12쪽
13 무리와 강시. +2 24.09.10 593 25 12쪽
12 2회차 시작. 24.09.09 603 26 12쪽
11 인간답게. 24.09.08 625 25 13쪽
10 응조법. 24.09.07 646 23 13쪽
9 대기실. +1 24.09.06 648 22 12쪽
8 1회차 차원전장 완료. +1 24.09.05 654 25 13쪽
7 선택. 24.09.04 682 26 13쪽
6 폭포. +1 24.09.03 686 26 11쪽
5 샤프니스 나이프. +1 24.09.02 706 25 10쪽
4 첫 살인. +1 24.09.01 718 2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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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강시공. +3 24.08.30 808 30 12쪽
1 배신과 부활. +1 24.08.30 952 3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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