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인데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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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작품등록일 :
2024.08.3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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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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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러와 내공.

DUMMY

결과적으로 내 생각은 틀렸다.


내 몸은 강시가 아니라, 망자였다.


그리고 내 전 주인의 수준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위였고.


‘나는 잘려나간 사지 정도는 복원이 가능한 대단한 망자였어.’


그 사실을 모르고 지금껏 너무 몸을 사렸었다.


‘수련의 강도가 너무 낮았어.’


진즉에 알았다면 더 강도 높게 수련을 했을 것이고, 오러를 사용하는 그 기사와도 붙어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무인도에 돌아가면 더 괜찮은 수련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절벽에서 몸을 내던질까?’


아니면 응조포착만을 사용해서 절박을 기어올라도 되고.


‘아! 절벽에서 뛰어내린 다음에 응조포착으로 기어 올라오면 되지.’


생각의 틀이 아직도 인간이었을 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약한 생각들을 벗어던져야만 한다.


‘사람의 몸은 단련하면 할수록 강해지기 마련이고, 내 몸은 망가져도 고칠 수 있다.’


그러니 더 몰아붙여도 된다.


‘아니. 더 몰아붙여야 돼.’


그래야 차원전장에서 살아남아 힘을 얻고, 찬수 놈의 목을 꺾어줄 수 있을 테니까.


놈은 대한민국의 공권력과 사회 시스템으로 자신을 보호할 것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나는 그것들 모두와 맞서 싸워야 할 수도 있다.


나는 그들 입장에서는 괴물일 테니까.


‘기다려라. 황찬수.’


내 몸이 총탄에서도 살아남을 정도라는 확신이 들었을 때, 네놈은 내 손에 죽는다.





*****


육포 덩어리를 입에 넣고 씹었다.


질겅질겅. 꿀꺽.


공기 중에 드러나 있는 근육위로 피부가 재생되기 시작한다.


‘이걸 실시간으로 볼 줄이야.’


그래도 피부는 좀 낫다.


뼈와 신경, 근육이 재생되던 모습은 생각보다 훨씬 더 역겨웠다.


그래도 눈을 피하지는 않았다.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싸우다보면 상대의 몸을 찢을 수도 있고, 내장을 끄집어 낼 수도 있다.


특히나 내 전투 방식은 더 그렇다.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런 전장의 모습에 빠르게 익숙해져야 한다.


그러니 피하면 안 된다.


육포 몇 덩이를 더 씹어 삼키자, 피부까지 완벽하게 재생되었다.


우웅...


강시공에 의해 정제된 사기가 재생된 피부에 스며든다.


손가락으로 잡고 강하게 당겨보았다.


강한 힘에도 사기 가득한 피부가 거뜬하게 버텨낸다.


완벽하게 재생되었다.


‘내 정보.’


=====

이름 : 강시우

종족 : 망자

진금 : 315G

=====


‘많이도 잡았네.’


한 마리에 확정적으로 2G를 주고, 간혹 보너스 1G를 드랍하는 강시를 혼자서 백 마리는 넘게 잡은 것 같다.


오러 기사 무리와 붙기 전에 오십여 마리.


지금 또 오십여 마리를 잡았다.


‘남은 플레이어 숫자는 여전히 51.’


아직 플레이어 자격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역설적으로 이런 상황이다 보니, 아무도 태클을 걸어오지 않고 있었다.


‘나라도 이런 밤중에 혼자서 강시를 잡고 있는 상대를 보면 피하겠지.’


미쳤거나, 강한 상대일 거니까.


미쳤으면 다행인데, 강한 상대라면 위험하다.


거기에 커다란 폭발을 일으키는 기술까지 선보였으니, 무조건 피할 거다.


‘그러면 다시 이동해 볼까?’


아직 밤은 남아있다.


한 타임 더 돌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움직이려고 할 때.


[하룻밤 사이에 일정 숫자 이상의 몬스터가 잡혔습니다. 보스 몬스터가 출현합니다. 보스 몬스터는 낮에도 활동을 이어나갑니다. 일정 시간마다 보스 몬스터의 위치가 드러납니다. 보스 몬스터를 제거할 시, 랜덤 스킬북이 확정적으로 주어집니다.]


메시지가 끝나고, 서북쪽 방향에서 빛의 기둥이 솟구친다.


설명이 없어도 알겠다.


저곳에 보스 몬스터가 있다는 것을.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랜덤 스킬북.”


내 강시공을 얻은 바로 그것.


곰곰이 생각해보면, 강시공은 완전히 나에게 완전 맞춤형 내공심법이다.


등급이 더 높은 내공심법이라도 강시공보다 나에게 더 잘 맞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럴 확률이 얼마나 될까?’


아무리 못해도 수백, 수천 종류의 기술들이 차원전장에 존재할 거다.


검법, 도법, 창법 등등이 있을 거고, 오러 연공법에 마법들까지.


그 상황에 나에게 딱 맞는 내공심법을 얻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보스 몬스터를 잡으면 나오는 아이템이 절대로 평범할 리도 없다.


그런 것들을 종합해보면, 랜덤 스킬북은 사용자에게 꼭 맞는 스킬을 내어주는 아이템일 것이다.


그러니.


‘저건 무조건 내가 먹는다.’





*****


“보스 몬스터?”


회차가 제법 쌓였는데도 처음 보는 메시지다.


“단장님도 처음 들어 보십니까?”


“그래. 조건을 보면 일정 숫자의 몬스터가 잡히면 소환되는 것 같군,”


“한 명이 잡아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차원전장의 경험이 없는 부관 입장에서는 당연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몬스터가 진금을 준다고 해도 플레이어보다는 못하다. 차라리 밤에는 체력을 회복하고 플레이어들을 사냥하는 것이 더 큰 이득이지. 그리고 다른 플레이어들은 대부분이 솔로잉이다. 그런 만큼 우리보다 더 몸을 사린다.”


“그렇군요. 그러면 이번에는 누가 강시를...”


“모르지.”


“아. 네...”


모른다고 말은 했지만, 한 명이 의심스럽다.


오호단문도의 검기에 맞고도 유유히 도망친 그 무인.


검기를 막아내는 방어력을 보면, 약한 다수에게는 무적에 가까운 힘을 발휘하는 전투 스타일이다.


강시가 아무리 많아도 체력과 내공만 받쳐준다면, 모조리 쓸어버릴 수 있을 거다.


절대적인 무력은 내가 위지만, 다수의 적들을 상대로는 오히려 그 무인이 더 효율적으로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아니라면 더 문제지.’


최소한 그 정도 수준의 적이 한 명은 더 있거나, 우리보다는 못해도 밤 사냥을 할 정도로 뭉친 무리가 있다는 이야기니까.


“단장님. 저기!”


부관이 가리킨 곳에는 하늘과 이어진 빛의 기둥이 있었다.


“저곳에 보스 몬스터가 있겠군.”


아직 시야 한쪽에 남아있는 메시지를 다시 읽어보았다.


“랜덤 스킬북.”


“뭔지 아십니까?”


“칼튼이 첫 접속 때 얻었다고 들었다.”


“칼튼이면 그 농노 출신의...”


“그래.”


“특이하게 무공 기반으로 강해졌다고 들었습니다.”


“그 무공이 랜덤 스킬북에서 나온 것이다.”


“그렇군요.”


“가능하면 얻어야겠군.”


“날이 밝는 대로 준비시키겠습니다.”


“아직은 아니야. 플레이어 자격을 유지 한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시도한다.”


우선순위는 제국의 인재가 되어 줄 플레이어들을 한 명이라도 더 유지하는 일이다.


차원전장 때문에 대륙의 정세가 요동치는 지금.


한 명의 플레이어라도 더 확보해야 한다.


타국의 플레이어도 받아들이는 판국에 제국에서 나고 자란 인재들은 더 말해 무엇 할까.


“알겠습니다.”


부관이 물러서는 것을 보고 다시 눈을 감았다.


‘물론 개인의 훈련도 소홀이하면 안 돼.’


운이 좋게도 같은 무공을 익힌 무인들을 초반 회차에서 만나게 되었다.


그들을 모두 죽이고 무공 한 세트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


내공심법인 혼원공과 도법인 오호단문도.


그리고 보법인 혼원보까지.


하나라도 부족했으면 제대로 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다.


운이 좋았다.


‘후웁. 후우... 후웁. 후우...’


호흡을 가다듬고 내공을 운기했다.


혼원공에서 운용하는 혈도를 따라 내공이 움직이는 것을 관조한다.


그리고 그 내공을 향해 달려드는 오러의 움직임도.


우우웅...


내공은 정해진 길을 따라 조용히 흘러가지만, 오러는 용납하지 못하고 거칠게 달려든다.


파직. 팟.


오러와 내공이 반발한다.


오러는 인간의 생명력을 자극해 얻는 힘.


반면에 내공은 자연의 마나를 몸에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가공하는 힘이다.


몸속에서 발현된 오러와 외부에서 받아들인 내공.


태생부터 다른 둘이 반발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조금만 약하게.’


화가 잔뜩 난 오러를 달래고.


‘힘을 내라.’


위축된 혼원공의 내공을 격려해준다.


가만 놔두면 비대한 오러가 내공을 완전히 짓누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줘야만 내공이 오러와 계속해서 비등하게 맞설 수 있다.


‘좋아. 잘하고 있다.’


오러는 생명력을 자극해야만 강해진다.


그렇기에 초반에는 훈련으로 충분히 키울 수 있다.


그러나 훈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상대와의 생사를 건 결투만이 오러를 키워줄 수 있다.


그래서 기사라면 강자와의 대결을 피하지 않는다.


‘허무하게 사라져간 제국의 인재들이 너무 많았어.’


그래서 이 차원전장이 중요하다.


강자와 생사를 건 결투를 할 수 있으면서도, 실제로 죽지는 않는 곳.


가히 축복받은 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내공심법을 익힌 것은 더한 행운이지.’


내공은 그런 생사의 결투보다는 못하지만, 꾸준하게 오러를 키워주고 있었다.


주인 행세를 하는 오러와 그런 오러의 견제를 받으면서도 굳건하게 버텨내는 내공.


둘은 서로를 견제하고 반발하면서 서로의 힘을 키워주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소드 마스터도 꿈이 아니다.’


아직은 멀고도 먼 지고한 경지.


그러나 이 차원전장에서 계속 살아남아 강자들과 싸워나간다면?


‘언젠가는 다다를 수 있어.’


그날을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살기!’


살기를 느끼자마자, 운기를 멈추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걸린다.


운기는 바로 멈출 수 없다.


끌어올렸던 내공을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는 사이에 일은 벌어져 버렸다.


쉬아악! 콰득.


“커헉!”


무언가가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소리와 억눌린 듯 한 신음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아무래도 원거리 공격에 팀원이 피격당한 것 같다.


‘후우...’


이제야 겨우 내공을 갈무리 할 수...


콰아아앙! 쏴아아!


엄청난 폭발음과 사방으로 무언가가 쏘아지는 소리.


푹!


가슴을 파고드는 무언가.


“쿨럭.”


내상 때문에 피를 토해냈다.


암기 때문이 아니라, 암기를 막기 위해 스스로 움직인 오러 때문에 운기 중인 내공이 혈도를 막고 멈춰버렸다.


우우웅.


손가락에 오러를 집중해 가슴에 박힌 암기를 파냈다.


얼마나 지독한 암기였는지, 보호 마법이 걸린 흉갑과 오러까지도 뚫어냈다.


푹. 찌직.


암기를 파내자마자, 마법 반지부터 발동시켰다.


횟수 제한이 없는 레어 아이템이다.


“힐링. 힐링. 힐링.”


그런 만큼 마법 자체의 위력은 낮다.


한 번에 너무 과하게 사용하면 오히려 효율이 떨어지기도 하고.


그래도 이 정도 상처면 포션 대신에 힐링 반지면 충분하다.


쏴아아...


성스러운 기운이 가슴으로 몰려 들어가는 것을 느끼면서, 손에 들린 암기를 확인해 보았다.


“손가락?”


아무리 봐도 인간의 손가락이다.


“네크로맨서?”


네크로맨서 중에서 뼈를 폭발시키는 마법을 사용하는 자들이 있다는 소리를 들어봤었다.


아마도 그런 부류가 아닐까 싶다.


“단장님! 괜찮으십니까?”


왼쪽 어깨에서 피를 흘리는 부관이 달려오며 소리친다.


살펴보니, 완전히 관통된 상처다.


‘오히려 다행이군.’


몸에 박혀있는 상태였다면, 생살을 찢고 암기를 빼냈어야 한다.


저 상태면 그냥 힐링 반지를 이용하면 쉽게 낫는 상처다.


“주변을 경계하고 부상자부터 확인하라! 의식이 있는 자들은 힐링 반지를 돌려가며 사용하고, 의식이 없는 자는 가져온 포션을 사용한다.”


당황한 표정의 부관을 향해 지시를 내려주었다.


이럴 때는 정확한 지시를 내려주는 것이 혼란을 막아낼 수 있는 방책이다.


그리고 그것이 지휘관의 역할이고.


손가락에 끼워져 있던 반지를 부관에게 던져주었다.


“네.”


지시를 받은 부관이 곧바로 임시 조원들에게 달려가려 한다.


“부관부터 사용하도록.”


“아. 감사합니다. 힐링.”


부관이 힐링을 사용하면서 움직이는 것을 확인하고, 내 몸 상태를 확인해보았다.


‘외상은 다 나았는데, 내상이 문제로군.’


속이 거북스럽고 답답하다.


‘내상에는 힐링도 소용이 없구나.’


제대로 된 내상은 처음이다.


오러와의 반발은 항상 통제 하에서 조금씩 이루어졌기 때문에 지금의 내상 정도를 당한 적이 없다.


운공요상법을 사용하면 금방 괜찮아질 것 같은데, 지금은 그럴 시간이 아니다.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휘관이자, 최고수인 자신이 한가롭게 운공요상이나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오러를 운용해 기감을 확대하고 사방을 경계했다.


가뜩이나 내상을 입은 혈도가 오러에 짓눌려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지고 있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지금은 플랑베르트라는 개인이 아닌, 차원전장에서의 병력을 지휘하는 지휘관이니까.


‘황녀님이 그리워지는군.’


그분만 있었다면 마음 편하게 날뛰고 있었을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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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하이에나. +1 24.09.14 565 21 12쪽
» 오러와 내공. +1 24.09.13 583 23 13쪽
15 오러. +3 24.09.12 607 22 13쪽
14 단꿈. +2 24.09.11 599 26 12쪽
13 무리와 강시. +2 24.09.10 598 25 12쪽
12 2회차 시작. 24.09.09 609 26 12쪽
11 인간답게. 24.09.08 630 25 13쪽
10 응조법. 24.09.07 651 23 13쪽
9 대기실. +1 24.09.06 653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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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강시공. +3 24.08.30 814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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