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급 반지로 9서클 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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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호원
작품등록일 :
2024.08.30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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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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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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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009 추천서

DUMMY

‘그래, 해보자. 잭이 나를 진짜로 죽이려는 건 아니잖아.’


시작은 그거면 된다.

진짜 창을 앞에 두고도 도망치지 않는다. 그리고 창을 힘껏 앞으로 뻗었다.

챙- 창 끝과 끝이 마주 부딪치는 순간 잭의 창끝이 뱀 같은 움직임으로 흔들렸다.

란의 수법으로 잭의 창을 밀어내려 했건만.

잭은 오히려 창을 부딪쳤다 반동력으로 틀었다.

긴 팔로 궤적을 비틀어서 커다란 원의 궤적을 그려냈다.

사실 앞서 몇 번이나 반복된 그림이었다.


‘어차피 잭은 나를 안 죽여. 그러면 이판사판으로······.’

.

어찌 보면 대련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으나.

결과적으로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 뭔가 하려는 마음을 품은 터였다.

거리가 부족할지라도 창을 들이대본다.

란의 초식-인력. 그 마법을 끌어올렸다.

마력을 최대한으로 때려박자 인력이 더 강해진다.


채앵-


“?!”


잭의 놀라는 표정.


-호오!


가닌다 역시 감탄했다. 순간 크리스는 한 가지 깨달았다.

창촉은 금속. 여태껏 창촉이 없는 연습용 창으로 싸워서 몰랐었는데.

금속에는 마력이 작용하는 반응이 약간 달랐다. 특히 인력 작용에 있어서는.


‘맞아, 이런 멍청이! 내가 그 생각을 왜 진작 못 했지.’


마탑에서 공부할 때 이론을 질리게 봤거늘.

금속에는 자성이 있어서 인력이나 척력이 작용하는 마법에는 민감하다.

자신의 란 초식이 잭에게 먹혀든 건 그 덕분이었다.

마도서의 작용으로 창을 바깥으로 튕겨나는 나의 초 식.


츠팟- 그리고 찰의 초식이 연계기로 이어졌다.

잭은 무리해서라도 창끝을 돌렸다. 힘을 주자 팔뚝에 핏줄이 돋아났다.

창의 방향이 틀어지며 다시 뱀처럼 크리스를 노린다.


순간 크리스와 잭 사이에서 하얀 빛이 터졌다.

1써클에서 가장 유용한 마법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라이팅. 잭은 순간 눈을 감고 말았다.

크리스는 매직 미사일을 캐스팅했다.

뒤로 물러나며 대여섯 걸음 거리를 벌렸다.


파앗- 쨍!


‘미친! 안 보였을 텐데 그걸 파훼했어?!’


그도 모자라 잭은 크리스를 향해 쇄도했다.

하지만, 매직 미사일은 두 발이었다.

잭의 창끝은 크리스의 턱 아래로 닿기에는 두 뼘 정도가 부족했으나.

크리스가 쏜 매직 미사일 한 발은 잭의 코끝에 닿을 듯 떠서 부유하고 있었다.


“하···하하하······흐하하하하!”


잭이 웃음을 터트렸다.


“뭐, 뭐야? 크리스가 잭도 이겨버린 거야?”

“근데 저거는···매직 미사일이잖아. 중간에 라이팅도 썼었고 말이지.”

“뭐 그렇긴 한데···애초에 크리스는 마법사 아냐?”


설왕설래하는 경비병들.


“좋은 승부였다. 내가 한 수 배웠어. 한동안 막혀있던 벽을 뚫을 길이 살짝 보였다. 승부는 내가 졌구나.”


상대방인 잭이 납득했기에 크리스의 승리였다.


“저야말로 진짜 창으로 대련한 덕분에 크게 배웠어요. 감사합니다, 잭 씨.”

“피차 배웠다는 건가. 좋군. 앞으로 잭 형이라 불러.”


잭에게 어린 빛을 흡수하며 마도서를 강화했다.

하지만 방금 잭에게 한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빛을 흡수해서 마도서를 강화하는 것도 의미가 있었다.

그렇지만 잭과 대련은 그 자체로 얻은 바가 컸다.

어쩌면 이런 것이야말로 니다나의 본질이려나.


“왜들 이렇게 소란스러워.”


그때 백작가로 갔던 밀스 소장이 돌아왔다. 존스도 옆에 부관처럼 함께 있었다.

브래드가 얼른 다가가서 보고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듣자 크리스를 향하는 밀스의 시선에 한층 호기심이 어렸다.


“모두 훈련을 열심히 해라. 그리고 크리스는 따라와라.”


죄 지은 것도 없거늘 밀스의 덩치와 바바리안 같은 외모를 마주하면 괜히 떨린다.


“크리스, 고블린 주술사를 처치하고 조원들을 구했는데 아직 치하를 안 했지.”

“애초에 토벌대 참가한 것 자체가 저한테 특혜를 주신 거였는데요 뭐. 더구나 전리품도 제가 독차지했고.”


크리스의 겸손한 태도가 기꺼웠는지 밀스는 피식 웃었다.


“소장님, 백작가에 가신 건 북쪽숲의 몬스터 동향에 대해 의논하러 가셨던 거죠?”

“뭐 그런 셈이지.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다른 조원들도 고블린들을 마주쳤어. 뭔가 놈들을 밀어낸 거지.”


대련하고 쉬는 도중 경비병들에게 듣긴 했다.


“그래서 말인데 경비대에 들어올 생각은 없냐? 정식 경비병으로 말이다.”

“예?”

“꼭 그렇게 두 번씩 물어야 하느냐. 쉽게 말해서 스카우트 제안을 하는 것이다.”


경비병 제안을 받게 되다니. 전혀 생각도 안 하고 있던 거라 반응이 늦었다.


“죄송합니다. 마탑에서 쫓겨났지만 계속 마법사의 길을 걸을 생각이라.”

“흠, 그래도 돈벌이는 있어야 하지 않나. 토벌대만 계속 따라다닐 수도 없고. 용병이나 모험가라도 하려는 것인가?”


밀스는 외모는 험악해도 배려심이 있었다.

니 마법 실력으로는 아직 밥벌이도 못 하잖아. ···라는 말을 돌려서 물어주다니.


그리고 정확한 지적이었다.

순수하게 마법사의 길을 걸으려면 시쳇말로 급이 되야 한다. 개나소나 할 수 없다.

마탑의 연구자가 되거나 아카데미의 교수가 되거나 궁중 마법사가 되거나.

뭐가 됐든 2써클 마법사에게 그런 자리는 맡기지 않는다.


“일단 모험가를 해보려고요. 세상을 돌아보는 것도 마법에 도움이 될 테고요.”

“모험가라···나쁘지 않지.”


밀스는 펜촉에 잉크를 묻혀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


“며칠 내로 북쪽숲에 백작가 차원에서 조사단이 나간다. 그 이후 결과에 따라서는. 뭐 아마 확정적이겠지만.”


밀스는 종이 말미에 도장을 찍고, 봉투에 넣은 뒤 인장으로 봉랍까지 했다.


“경비소 차원에서 하던 것과 차원이 다른 토벌대가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 모험가 조합에 협력도 요청하겠지.”


밀스가 봉투를 건넸다. 얼떨결에 받은 크리스.


“마법사든 모험가든 좋은 기회일지도 모르지. 이걸 들고 모험가 조합에 가봐. 그리고 모험가가 되도 경비소에는 얼굴 비춰라. 인연은 소중한 거다.”

“네. 저도 소중한 인연은 흘려보내고 싶지 않아요.”


·

·

·


경비소를 나오자 크리스는 모험가 조합으로 내달렸다.


“엄마, 저 오빠 저번에 분수대에서 물 마시던 오빠야. 막 웃으면서 뛰어가.”

“쉿, 보지 마. 모른 척하고 이리오렴.”


주변에서 뭐라하든 말든 크리스는 거리를 달려서 잠시 후 모험가 조합에 도착했다. 몇 번 퇴짜를 맞은 곳.


경비소장의 추천서를 들고 돌아왔소! ···라고, 위풍당당하게 소리 치고 싶었지만. 실제로는 안 그랬다.

그냥 평범하게 들어왔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건대 크리스도 인정했다.

예전의 자신은 자격이 부족했다는 것을.


“저 녀석 또 왔네. 한동안 뜸하더니 돌아왔군.”

“누구···아, 1써클 마법사라는 풋내기였지. 근성은 좋네. 또 쫓겨나겠지만.”


한때 뻔질나게 드나들었기에 조합에서 시간 때우는 모험가 중에는 알아보는 이도 있었다.

문제가 있다면 쫓겨나는 녀석으로 기억된 것.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조합 등록을 맡는 직원에게 곧바로 가는 크리스.

직원도 크리스의 얼굴을 알아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저번에 말씀드렸죠. 입증 되는 조건을 갖추셔야 해요. 2써클이라도 되셨어요?”

“네.”

“하아, 그걸로···네?”


크리스는 대답 대신 매직 미사일을 캐스팅.

파치칫- 이어서 하나 더.

두 개의 매직 미사일이 크리스의 주변으로 부유했다.


“정말로 2써클이 되셨군요. 일단 축하드려요. 그럼 절차에 따라서······.”


1써클 실력만으로는 브론즈 등급조차 될 수 없었다.

3써클이 되면 다르다. 별도의 시험 없이 브론즈 등급쯤은 프리패스.

2써클은 애매하다. 영 못 쓸 실력은 아닌데 그렇다고 2써클 단독으로 한 사람 역할을 한다기에는 갸웃하게 만든다.


“밀스 소장님이 추천서를 써주셨습니다.”

“네? 한니발 밀스 소장님이 추천서를 써주셨다고요? 혹시나 싶어서 말씀드리지만···문서를 위조한 거라면 큰 범죄예요. 진짜인가요?”

“네, 진짜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왁자지껄하던 조금 다른 느낌으로 술렁거리고 있었다.


“경비소장 밀스라면 한니발 밀스 말하는 거지, 그 북방의 도살자 밀스? 혼자 야만족을 도륙냈다면서.”

“경비소 처음 왔을 때는 오크떼를 쓸어버렸다지. 백작가의 기사들도 인정해준다던데.”


‘반응 뭐야. 밀스 소장님이 생각보다 더 대단한 용병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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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014 마도서 조합(2) +2 24.09.12 1,914 44 8쪽
13 #013 마도서 조합(1) +2 24.09.11 2,027 4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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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011 골렘술사(2) +4 24.09.09 2,244 4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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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9 추천서 +2 24.09.07 2,420 58 9쪽
8 #008 2써클(2) +4 24.09.06 2,556 57 9쪽
7 #007 2써클(1) +2 24.09.05 2,666 70 8쪽
6 #006 고블린 주술사(2) +2 24.09.04 2,685 57 8쪽
5 #005 고블린 주술사(1) +2 24.09.03 2,828 59 7쪽
4 #004 단련(2) +2 24.09.02 3,008 65 8쪽
3 #003 단련(1) +2 24.09.01 3,340 6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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