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급 반지로 9서클 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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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호원
작품등록일 :
2024.08.30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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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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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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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8 골렘 아머(1)

DUMMY

연무장에 온 크리스. 과연 모래가 많긴 했다.


“좋았어. 운이 좋게도 마침 사람도 없네.”


먼저 해볼 것은 골렘 소환의 구동 관절 강화 마법. 손바닥을 모래에 댔다.

후두두- 물기 없이 마른 모래였기에 샌드 골렘이었다.


-쯧, 이건 깡말라도 너무 깡말랐구나.

‘모래가 말랐잖아. 몸통이 잘 안 뭉쳐서 어쩔 수 없어. 그리고 관절 구동에는 오히려 가벼운 편이 더 나아.’

-그거야 뭐 맞는 말이다만 일단 골렘을 조작해봐라.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던 크리스였다.


“헛둘셋넷- 헛둘셋넷-”


가벼운 체조를 했다. 이는 심상을 구체화하는 것. 감각의 소통은 더 잘 되는데 정작 실제 골렘의 움직임은 흐느적거리는 느낌이었다.

팔, 다리, 허리 관절은 기름칠이라도 한 듯 잘 움직이거늘.


-흐느적 흐느적 춤 추는 것 같구나. 몸의 강직도가 약해서 그래. 이래서야 아직도 실전용으로는 쓸모 없겠군.

‘아냐, 나 방금 좋은 생각 떠올랐어.’


골렘이 크리스의 뒤로 바짝 밀착하더니 업히듯 얹혔다. 허벅지와 종아리에 감겨드는 골렘의 얇은 다리.

마찬가지로 크리스의 팔에도 얄팍한 골렘 팔이 감겼다.


파칫- 파치칫-


마력회로가 연결되며 미약한 섬전이 일었다.


‘강직도가 떨어진다? 그러면 합체로 내가 골렘의 뼈대가 되어주면 되지.’

-아니, 그런 머저리 같은 발상은 왜 자꾸···근데 마력회로가 연결되니 효과가 없는 것은 또 아니고.

‘그냥 갑옷이라 생각해. 갑옷 탈착은 번거롭잖아. 하지만 내 골렘 아머는 아니거든.’


쉽게 벗을 수 있다는 말을 증명하듯 크리스에게 합체(?)한 골렘이 해제됐다.

한 가지 부작용은 해제하는 순간 더욱 흐느적거리게 된 것. 혼자 서있지 못 하고 바닥에 널브러졌다.


-아까는 그나마 서있기라도 했는데 이제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구나.

‘다시 합체하면 돼.’


크리스가 발을 가져다대자, 골렘은 다리에서 감겨 다시 크리스를 감쌌다.


‘그리고 이렇게 합체한 채로 모방식 마나연공법을 펼치면.’


【 창술_란나찰 】


크리스의 창술은 애초에 마법이었다. 거기에 마법으로서 한 층계가 더 얹힌다.

그 마법이란 바로 모방식 마나연공법.

창에 실린 위력이 눈에 띄게 거세지고 속도도 빨라졌다.


-호오?!


한순간 가닌다가 감탄하는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사와 마법사의 공부는 상극이었다.

마법사는 시전하려는 마법에 따라 마나를 최대한 정교하게 조립해야 한다.


반면 기사의 마나연공법은 마력로를 열어서 마나를 고정된 루트로 흘려보낸다.

외부 방해가 있어도 기세를 떨쳐내 오라라는 절정의 꽃을 피워내도록.


그렇기에 사실 모방식 마나연공법을 얻었어도 운용의 한계는 자명했거늘.

이렇게 제대로 다루다니.


-그런가···아예 골렘의 마력회로를 덧씌워서 마나연공법의 마력로를 보강하는 건가.


크리스는 어느새 몰입하여 창술을 펼치고 있었다.

심지어 본신은 의식하지 못 하고 있었지만.


츠파팟- 스르륵- 츠파팟-


크리스의 창술에 약간 흐느적거리는 느낌이 더해졌다.

술사의 심상에 따라 골렘이 움직이기 마련.

지금은 골렘이 크리스에게 덧씌워져 움직임을 보조하고 있는 상태였다.

거기에 골렘 관절 구동 마법 효과로 크리스도 관절에 기름칠이라도 한 것처럼.


스르륵- 츠파앗!


절묘하게 흐느적거리는 와중 란나찰 포인트를 주는 순간만 절도가 있었다.


짝- 짝- 짝-


“어설프지만 대충 봐줄만한 창술인데. 그걸로 흑마법사도 해치웠나.”


그때, 박수치며 들어온 건 레오나 엘론드였다.


“말을 전하러 몸소 찾아다닌 보람이 있어.”

“어, 저 찾으셨어요?”

“그래. 네 방에 가봤는데 그 단시에 나갔더라. 연무장에 와있었다니 장하네.”

“것보다 왜 찾으셨어요?”


훈련은 저녁 식사 다음에 한다고 했거늘.

그녀가 무기진열대에서 검을 쥐는 걸 보니 좀 불안해진다.


“날짜 받아왔어. 대결할 날짜 말이야.”

“그렇게 빨리요?”

“열흘 뒤.”

“그···그렇게 빨리요?!”


레오나도 딱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


“북쪽숲 토벌전 있고, 더 미루기는 어렵다는 저쪽 말에 나도 동의해서. 덧붙여서 네 상대도 미정이야.”

“그러면 최악 아닌가요?”


뭘 잘했다고 자랑스럽게 지껄이시나요···라는 말을 겨우 삼킨 크리스였다.


“대신 저쪽은 끝까지 결투를 고집했지만 뭘 대결할지는 내 제안을 관철했어. 선택지가 네 개 있거든.”

“흠, 뭐가 있는지 들어보고 결정하도록 하죠.”

“일단 저쪽 요구대로 결투가 있어. 이걸 이기면 저쪽 입을 완전히 닫게 할 수 있지.”


시큰둥한 크리스의 표정에 레오나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알았어, 이건 스킵. 두 번째 대결은 무게 들기. 사실 이것도 정통 기사파 훈련이라 너한테 무리라고 봐.”

“뭘 얼마나 들어야 하는지 보기나 할게요.”


레오나는 피식 웃더니 봉을 가져왔다. 양끝에 추를 꽂았다. 커다란 원판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계속 늘어나는 무게추.


“···포기할게요.”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크리스는 신속하게 무게 들기도 스킵했다.


“세 번째는 극한의 지구력 테스트야. 이 연무장을 이틀 동안 쉬지 않고 돌면 저쪽도 결국 인정하겠지.”

“이틀 동안 쉬지 않고···원래 기사들은 다 그 정도 하나요? 레오나 아가씨도 가능해요?”

“나는 가능해. 모든 기사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그런 경우에는 대신 단기전에 특기가 있겠지.”


남은 선택지는 하나.


“네 번째는 극한의 내구력을 시험하는 거야.”

“내구력이라면 그냥 맞고 있으라고요? 것도 기사한테요?”

“맞아. 그거야.”

“첫 번째 결투보다 더 좋지 않은 조건 같은데요.”


그나마 결투는 같이 공격할 수라도 있지, 그냥 혼자 처맞고 있으라니.


“처음에 네가 나한테 한 말 잊었니? 이기지 않아도 된다고 했던 거 말이야.”

“예? ···아! 네 번째는 그냥 버티면 되나요?”

“참고로 피하는 것도 상관없다는 조건.”

“오, 네 번째가 제일 낫네요. 그런데 무조건 이기라 하지 않으셨어요?”

“맞아. 무조건 이겨야지. 그렇지만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안전선을 둬서 나쁠 것도 없지.”


호전적인 성격인줄 알았는데 이런 면도 있다니.


“자, 그럼 네 실력을 볼까.”


팟- 레오나가 크리스의 정면으로 서더니.

검을 앞으로 겨눴다.


“소문만 들었지 막상 실제 실력은 본 적 없으니 견적을 봐야 되겠지.”

“훈련은 저녁 식사 다음이라 하지 않으셨던가요.”

“뭘 빼고 그래. 네가 먼저 연무장에 와서 몸도 미리 다 풀어뒀잖아. 지금 창도 착실하게 날 겨누고 있잖니.”


파앗-


한 걸음 내딛더니 검을 찔러오는 레오나.

동시에 빛이 맺혔다. 곧바로 돌변하는 크리스의 두 눈빛. 레오나가 오히려 당황했다.


‘···뭐야, 이 녀석?’


란의 초식, 인력으로 창끝이 그녀의 검을 옆으로 끌어냈다.

연계기로 들어가는 찍어서 밀어내기, 그리고 찰. 나선 회전 찌르기 공격.

아무리 첫 수라 적당히 했다지만 검이 밀쳐내고 창끝이 턱밑으로 들어왔다.

그것이 그녀의 승부욕을 자극했는지.

입가에 어리는 짙은 미소. 그녀는 완력으로 밀려난 검을 사선으로 끌어올렸다.


째앵- 금속과 금속이 부딪치면서 찢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크윽!”


밀려나는 크리스. 겨우 창을 놓치지는 않았지만 손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까부터 골렘을 갑옷처럼 입고 있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모방식 마력연공법의 힘을 끌어올려 충격력을 다소 완화할 수 있었지만.


“자, 크리스 한번 막아보렴! 막을 수 있도록 공격할게.”


정면에서 시야를 꽉 채우며 돌진하는 레오나의 검.

얄팍한 한 자루의 검일 따름이거늘···그 칼날 외에는 뭣도 보이지 않았다.

막을 수 있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베이지 않으려면 무조건 막을 수밖에 없는 그런 공격. 그렇다고 피할 수도 없었다.


“으아아···젠장!”


챙- 채앵- 째애앵- 쨍!


검을 막으면 충격과 강한 진동이 창대에서 손으로, 손에서 전신으로 전해지며 뼈마디가 다 시큰거렸다.

주룩- 코피가 흐른다. 뇌도 흔들린 모양이었다.

잠시 검격을 멈춘 레오나. 덕분에 겨우 한숨 돌릴 수 있나 싶었는데···아니었다. 한 박자 쉰 약간의 여유는 오히려 지옥으로 다가왔다.


“······크웁!”


부딪칠 때마다 받은 충격과 진동으로 내장마저 진탕 됐는지 욕지거리가 치밀었다.

파앗- 그리고 아주 잠깐 멈췄다가 구역질 하자 다시 몰아붙이는 검격.


‘아오, 젠장! 공격 한번 진짜 더럽게 하네.’

-그거 최고의 찬사 아니냐? 하긴 실제로 이 여자는 꽤 강하구나. 지금도 널 상당히 봐주고 있으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이대로 막기만 해도 뒤질 거 같다고. 이래서 피해도 괜찮고 막아도 괜찮다고 그랬었나.’


어차피 못 피하고, 어차피 막아봤자 소용 없으니까.

심지어 체력에 있어서도 크리스는 레오나에 훨씬 미칠 수가 없었다.

점점 힘이 빠진다. 그나마 지금까지는 어찌 저찌 검격을 막았지만 이제 자칫하면 창을 놓칠 것만 같았다.

째애앵- 잠시 방심한 사이 검이 부딪치는 순간 이번에는 창대를 놓쳤다고 생각했다.


“?!”


그랬거늘, 오히려 공격한 레오나의 얼굴에 어린 놀란 표정.


‘···어?’


크리스도 그랬다. 놓쳤다고 생각했거늘, 힘이 빠지며 골렘 아머의 움직임에 고스란히 몸을 맡기다보니.

흐느적거리는 움직임이 나와버렸는데, 본의 아니게 그게 레오나의 검을 흘려냈다.


“오, 흘려내셨다? 크리스 너 실전에서 강해지는 타입이구나! 좋아. 더 마음에 드는데!”


잔뜩 흥분한 얼굴로 다시 쇄도해오는 레오나.

힘으로 막아내려 하면 뼈가 성하지 못할 터였다. 아니, 이미 뼈가 성하지 않을 테니 그걸 해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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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8 골렘 아머(1) +1 24.09.16 1,196 2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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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016 식객(1) +1 24.09.14 1,698 36 11쪽
15 #015 마도서 조합(3) +2 24.09.13 1,857 40 12쪽
14 #014 마도서 조합(2) +2 24.09.12 1,920 44 8쪽
13 #013 마도서 조합(1) +2 24.09.11 2,033 42 9쪽
12 #012 놀 사냥 +2 24.09.10 2,125 44 10쪽
11 #011 골렘술사(2) +4 24.09.09 2,247 48 10쪽
10 #010 골렘술사(1) +2 24.09.08 2,349 53 9쪽
9 #009 추천서 +2 24.09.07 2,425 59 9쪽
8 #008 2써클(2) +4 24.09.06 2,566 57 9쪽
7 #007 2써클(1) +2 24.09.05 2,675 7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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