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스킬 파밍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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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너구리
작품등록일 :
2024.08.30 23:20
최근연재일 :
2024.09.15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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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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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

DUMMY

토르의 망치

몬스터 게이트가 등장한 이후, 나타난 최초의 SSS급 아티펙트.


사용자에게 강력한 신체 능력 증가를 통해, 번개와 같이 빠른 움직임과 강력함 힘을 부여하는 이 아티펙트는, 그것 말고 또 한 가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 토르의 망치에는 또 다른 이름이 있었다.


‘예언자의 증거’


몬스터 게이트가 등장하기 전부터 사람들에게 ‘세상이 멸망’할 것이라 설파했던 남자가 있었다. 그것이 바로. 테시우스라는 유튜브 명을 가진 남자 ‘태우’.


뚱뚱한 몸을 가진 그는 그저 ‘놀려먹기’용 유튜버였기에, 게이트 출현 전까지만 해도 그냥 그런 하꼬 유튜버였다.


하지만 게이트가 등장한 이후는 그에 대한 판단이 완전히 달라진다.


실제로 그가 했던 말들이 전부 벌어졌다.


그가 연재했던 ‘멸망 이후의 세계’라는 유튜브 재생 목록은 거의 성서 취급을 받게 된다.


1화. [몬스터라는 것들이 출현한대요]부터 100화의 [사람도 몬스터가 될 수 있다]까지 그의 유튜브 조회수는 인구가 90%가량 죽어버린 멸망 이후의 지구에서도 거의 100만을 육박할 정도로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런 태우의 아티펙트 [토르의 망치]가 [예언자의 증거]라는 이명을 가지게 된 이유.


토르의 망치를 손에 든 자는, 몬스터들의 능력치를 볼 수 있다.


시스템 창이 나타났다고 해도 모든 것이 보인 것은 아니었다.


사람이 볼 수 있었던 것은 기껏 해야 자기가 가진 능력과 건강 상태. 그리고 자신의 소유가 된 아티펙트와 스킬에 대한 정보들 뿐.


몬스터들이 어떤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지, 무슨 아이템을 떨어뜨리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물론, 한참 후에야 많은 헌터들이 죽어가며 써내려간 ‘몬스터 백과 사전’을 통해 많은 것들이 밝혀지긴 했으나, 그럼에도 능력치와 HP 등에 대한 정보는 추정치 정도만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태우’는 달랐다. 태우는 다 알았다. 예언자라고 불리게 된 이유도 그래서였다.


모두가 그와 파티를 맺고 싶어했다. 생각을 해보면 간단하다.


몬스터와 상대하는 일은 목숨을 거는 일이다. 이 몬스터가 지금부터 10번 정도 맞으면 죽는구나. 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랑,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몬스터와 맞서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안다는 일’은 ‘전략을 짤 수 있게’ 만든다.


그게 태우의 강함이었다. 그것이 몬스터테이머 태환과 더불어, 태우가 대한3강에 들었던 이유다.


그 중 하나가 지금 태성과 함께 하고 있다.


‘가능하면 조금 더 빨리 각성시켜야 겠군.’


태성은 생각했다. 아직 뿅망치 형태인 [토르의 망치]를 보니 알만했다.


그 시절 태성의 망치는 황금빛을 내뿜는 멋들어진 물건이었다. 북유럽 풍의 장식들이 가득한 그 물건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높이 치켜드는 것만으로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긍심을 들게 만들었다.


‘저러니까 사람들이 비웃지.’


[토르의 망치]까지 각성하는 건 바라지도 않는다.


지금은 우선 저 [쥐새끼의 뿅망치]를 [고양이의 어금니] 정도까지 진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저기 그런데. 아저씨. 아니, 형.”


태우가 주눅 뜬 채 말을 걸어온다.


“뭔데, 말해봐.”

“저 저희 강릉은 왜 가는 거예요?”


버스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을 바라보며 생각을 하고 있노라니, 태우에게 너무 무심했다. 나중에 대한 3강까지 오르는 강자인데 이렇게 무시하면 안 되지. 나는 한껏 친절한 표정을 지으며 태우를 바라본다.


“제가 뭐 잘못 했어요?”


오히려 이게 더 오해를 사는 것 같다. 나는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와 말을 잇는다.


“용궁에 간다니까.”

“그게 뭔데요?”

“용궁 몰라, 용궁? 심청전 안 읽었어?”

“이... 읽었어요.”

“그래. 거기 나오는 용궁. 용왕이랑, 물고기들 사는 그 용궁.”

“거길 어떻게 가요?”

“등명사터에 갈 거야.”


등명사.

강릉에 있었다는 이제는 폐찰이 된 절. 등명사 절에서 씼던 쌀뜨물이 동해로 흘러 들어가 동해 용궁의 용왕의 분노를 샀다고 한다. 궁궐의 예언자 하나가 이 사실을 점괘로 내어 왕에게 전했고, 그 사실을 안 왕이 이 등명사를 불태워 없앴다고 한다. 한 마디로 절 자체가 전설이 된 곳이었다.


“때론 전설은 던전으로 변하기도 하거든.”


전설이 흐르는 곳에는 때론 던전이 생긴다. 그런 점에서 이 등명사 터가 딱이었다.


“근데 그럼 더 좋은 곳 많잖아요. 한국에 전설이 한 두개인가?”

“야. 뭘 모르는 소리 하네.”

“네?”

“너무 강한 전설은 잡다가 죽어.”


전설은 던전을 만든다. 그리고 그 던전의 등급은 전설의 유명도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다면 이 등명사 전설이 딱이다. 이 전설 들어본 사람 거의 없을테니까.


만파식적 전설 속 용왕은 대한3강 급의 강자가 열댓명이 붙어도 못 이길 용왕이지만, 이 등명사 전설 속 용왕은 아마 용의 이름을 단 뱀새끼일 것이다.


“뭐든 너무 급히 먹으면 채하는 법이다.”


태성은 마치 자조하든 듯 중얼거렸다. 그 소리가 무얼 뜻하는지 태우가 알 리가 없었다.


* * *


“좋아. 딱 좋아.”


태성이 중얼거렸다. 아무리 보아도 무엇이 좋다는 지 모르겠는 곳이었다.


그냥 텅 빈 산인데요?

하지만 태성의 표정은 정말 좋아 죽겠다는 그런 표정이었다.


“시스템창”


태성이 나즈막히 중얼거렸다.

띠링


-

던전 [동해용왕의 분노]

등급 : X

입장 인원 : 1/3

입장료 : ???(0/1)

_


시스템 창에 던전의 등급이 쓰여있다. 역시나. 가장 낮은 등급. 아주 등급이 내려가다 못 해 땅바닥에 박혀있다. X급이라니, 이건, 뭐. 그냥 지나가던 애새끼들도 와서 몬스터 잡겠네.


태성은 헛웃음을 짓는다. 그러다 문득, 시스템 창에 있는 불쾌한 숫자 하나를 주시한다.


‘1’


어, 뭐지? 1명이 들어가 있다고?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 던전에 대한 정보는 태성 밖에 모를텐데. 그리고... 아직 던전이 출몰하는 조건을 아는 사람도 없을텐데...


“형님. 뭔데요?”


뒤에서 태우가 아리송한 눈빛으로 태성을 쳐다보았다.


“어, 아니야. 아냐. 들어가자. 준비해.”


태성은 모르는 척 말 하며, 자신이 시스템창으로 본 것을 태우에게 숨긴다.


그래. 그냥 숫자 오류겠지. 그리고 만약 숫자 오류가 아니더라도 이걸 태우가 알면 좋을 게 없다. 분명 안 들어간다고 때를 쓰다가 도망친다 할테니까.


“자. 그럼... 들어갈 준비를 해보실까?”


태성이 중얼거리며, 가방에서 보온병 하나를 꺼낸다.


스륵

보온병 뚜껑을 딴다. 그리곤 그것을 옆으로 기울여, 바닥에 있는 평평한 바위 위에 붓는다.


띠링

알림음이 울린다.


-

던전 [동해용왕의 분노]의 입장료 [쌀뜬물]이 지불되었습니다.

던전에 들어가는 길이 열렸습니다.

입장하시겠습니까?

Y/N

_


물론, 당연히 ‘YES’다.


휘이이잉

파란 문 하나가 태성과 태우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문은 불안하게 일그러지며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역시, 던전 관리 협회가 없으니 이 모양이구만.’


죽기 전에는 좋았다. 관리 협회가 따로 있어 어떤 게이트든 안정화를 해주었으니까.


그 전까지만 해도 던전에 들어가는 일은 목숨을 거는 일이었다. 아무리 낮은 등급의 던전이라도 던전 사고가 일어나면 등급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곤 했다.


F급인 줄 알고 들어갔던 던전이 던전 사고로 인해 S급으로 변한다던가, A급 던전인 줄 알고 들어갔던 던전이 던전 사고로 G급 던전으로 변화해 제대로 된 물건 하나 얻지 못하고 나오는 경우도 가끔 있었다.


뭐. 해봤자. X급 던전인데 던전 사고가 일어나봤자 F급이겠지.


태성은 생각한다.


“우와~!!!!! 대박 신기해.”


옆에서 태우는 진심이 섞인 탄성을 내지르고 있다. 그렇겠지. 처음 본 게이트일 테니까.


“야, 됐고 들어갈 준비나 해.”


태성은 말한다.


“야. 형 먼저 들어갈테니까 너도 따라 들어와라. 안 들어오면...”


스윽

태성이 자신의 주먹을 앞으로 뻗어 태우에게 보여준다.


“죽는다.”


꿀꺽

태우가 마른 침을 삼킨다.


슈우웅

태성이 게이트에 발을 들이밀자, 순식간에 모습이 사라졌다.



‘이거 방송할 거리 10일분은 나오겠는데?’


태우는 생각한다. 지금 그는 저 던전이란 곳에 있는 위험들보다, 방송할 거리가 나온다는 사실에 더 흥분하고 있었다.


그럴 법 했다. 태우는 한 번도 던전의 무서움을 느껴본 적이 없으니까.


후우웅

태우 역시 게이트에 발을 들이민다. 그 뚱뚱한 태우 역시 순식간에 모습이 사라진다.


그리고 잠시 후


띠링

알림음이 들린다.

아무도 없는 이 야산 안에서


_

X급 던전 [동해용왕의 분노]이

???의 은혜로 인해, 변화합니다.

_


띠링


-

던전 [동해용왕의 분노]의 등급이 변화합니다.

X급->D급

_


띠링

마지막 알림음을 끝으로 완전한 고요가 야산 안에 찾아온다.


D급 던전. 죽기 전에도 태성은 F급 던전 이하만 돌았다. D급 던전은 그 당시의 태성에게도 공략하기 힘든 곳이었다.


자신들이 D급 던전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물론 태우와 태성은 전혀 알지 못 했다.


* * *


“우와!”


태우는 또다시 탄성을 질렀다.

왜 태성이 ‘용궁’이라고 이 곳을 소개했는지 이해할만 했다.


바다 속에 있는 듯한 신비한 공간이었다.


바다 안에 펼쳐진 투명한 공기막의 통로. 그 곳을 태우와 태성은 벌써 10여분 째 걷고 있었다.


그 사이, 태성은 무언가를 계속 읽고 있었다.


“어디보자. 동해용왕의 분노에서 나오는 놈들이...”


태성은 이 X급 던전 동해용왕의 분노에서 나오는 몬스터들에 대해서 지금 알아보고 있던 것이다. 물론, 태우는 그러거나 말거나 관심도 없지만.


“야. 뭐 생각나는 거 없냐?”

“뭐가 생각나요?”


갑작스런 태성의 말에, 태우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도움이 하나도 안 되는 놈이군.”


태우는 생각한다.

2038년. 게이트가 열린 후에는 실제로 태우는 ‘예언자’라는 별명 답게 여러가지 남들이 모르는 정보들을 쏟아냈다.


그가 몬스터들의 능력치 정보를 가르쳐준다는 것 외에도 이러한 점이 태우를 예언자로 만들었다.


‘그래, 최대한 빨리 저 놈 뿅망치를 진화시켜야 겠어.’


태성은 생각했다. 천천히 이 공기막 속 투명한 길을 걸어가면서.


앞으로 10여분은 더 걸어야 좀 뭐라도 할 수 있는 구역이 나타날 것이다.


그 전까진... 뭐 어쩌겠나?

계속 걷는 수 밖에.


조금이라도 시간 낭비를 하지 않기 위해, 태성은 그 사이에도 계속 해서 자신의 수첩을 읽는다.


회귀 직후에, 혹시라도 옛 정보들을 까먹을까봐 급하게 적은 내용들이다.


물론 1/3정도는 누락되어 있긴 했지만, 지금에 있어서는 이것만한 물건이 없었다.


‘그래. 지금 이 상황에선 나만큼 유능한 헌터도 없을 거야. 아마.’


슬쩍 자긍심이 태성의 마음 속에 차오른다. 만약에 이 곳에서 쓸만한 몬스터라도 하나 얻으면...?


그렇다면 후에 게이트 오픈 후 대한3강에 자신이 들어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몬스터 테이머 ‘태성’

태환의 명예를 자신이 얻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태성은 괜시리 어깨가 으쓱해진다.


그의 마음 속엔 아까 전 1이라는 숫자는 완전히 지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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