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각색작가의 캐릭터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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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이아
작품등록일 :
2024.09.0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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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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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

DUMMY

“오! 괜찮은가 보네요?”

[엄청나게. 반응 장난 아니야]


삼촌의 들뜬 목소리가 휴대폰을 통해 전해진다. 덕분에 나도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칭찬 들으니까 기분 좋기는 하네.


2차 창작과는 다르다. 처음 도전하는 각색이었다. 그런데 생각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 보여서 괜히 어깨가 올라갔다.


[자신만만하게 말한 것치고는 시간을 더 달라고 해서 별 기대 안 했었거든? 그런데 기대 이상이야. 왜 이렇게 잘했어?]


삼촌의 목소리가 뒤이어 들려온다. 지금 삼촌이 말한 것처럼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좀 걸린 상태였다. 하지만 나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본다. 갑자기 눈앞에 보이기 시작한 시스템 메시지. 이걸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시간을 잠시 미루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게 오히려 도움이 더 잘 된 것도 있으니까.


시간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 긍정적인 요소가 꽤 많았다. 당장 삼촌에게 준 각색만 하더라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볼 수 있었다.


그것도 좋은 쪽으로 말이야.


삼촌의 목소리를 그를 증명한다.


[그래서 말이야 혹시 추가로 더 작업해볼래?]


그때 뒤이어 들려오는 삼촌의 제안. 나도 모르게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통화에 집중했다.


“추가로요?”

[응. 조금 더 길게 보고 싶어하는 것 같더라]


짧게 탄식한다. 삼촌이 말하고자 하는 걸 빠르게 알아들었다.


내가 보내 준 게 완전 초반 부분이니까.


뒷 내용을 더 살펴보고 싶은 것 같아 보였다.


“어느 정도 필요한 거예요?”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작업하면서 크게 어려운 것도 없었고, 무엇보다 작업하는 내내 재미가 있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많을수록 좋지. 그런데 부담가지거나 억지로 할 필요는 없어]

“그건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아무튼,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거죠?”

[그렇지]


삼촌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으며 기존에 정리해놓은 자료를 확인했다.


어디보자. 어디까지 가능하려나.


빠르게 머리를 굴린다. 어느 정도 견적을 잡은 나는 솔직한 의견을 내비쳤다.


“5화 분량까지 보내드릴게요.”

[오! 5화?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아니, 오히려 넘쳐]


삼촌이 크게 반색한다. 뒤이어 추가 스케줄을 확인하고자 했다.


[그러면 얼마나 걸릴 것 같아?]


처음 나에게 제안했을 때와 비슷한 분위기.


“하루요.”


대답은 동일했지만, 이번만큼은 틀리지 않을 것이다.


***


“와. 진짜 빠르네.”


박세운은 배운일에게 온 메일을 확인하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와이파이 대마법사, 추가 콘티]


불과 이틀 전이었다. 그런데 벌써 추가 콘티가 왔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미리 작업해놓은 건가?”


오죽하면 이런 생각이 들 정도. 그래도 이런들 어떠하리. 빨라서 나쁠 건 없었고, 결과만 좋으면 만사 오케이였다.

처음 배운일에게 받았던 콘티를 떠올리며 자료를 열람했다.

여전하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콘티에 속도감이 제대로 느껴졌다. 쳐낼 건 과감하게 버리면서 원작에서 볼 수 없는 만화적인 연출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였다.

평가는 뒷전이다. 어느 순간부터 감상에 젖어들었다.


“끝?”


어느덧 다 읽었다. 분량이 짧은 건 결코 아니었다. 무려 5화가량 되는 분량이었다. 그런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원작의 내용을 전부 알고 있음에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해주고 있었다. 더 나아가 원작을 모르는 독자들도 문제없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터.

탁월하다.

다른 말은 떠오르지 않는다. 언뜻 봤을 때는 원작이 존재하기에 각색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건 틀린 이야기였다. 오히려 원작이 있기에 적절한 선을 찾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이건 제대로야.’


완성도가 높다. 콘티만으로 이 정도의 재미였다. 제대로 된 그림이 붙는다면 여러모로 반응이 좋을 것이라 자부할 수 있었다.


“그보다 캐릭터 진짜 잘 살린다.”


혼잣말이 흘러나온다. 그동안 많은 각색을 지켜봤지만, 지금 눈에 들어오는 콘티만큼 캐릭터를 잘 살리는 건 보기 드물었다. 특히 원작에서 조금 부족하다고 느껴졌던 것이 캐릭터의 개성 같은 것이었는데 이게 제대로 보완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 더 눈에 들어오는 것도 있었다.


디자인이나 그림만 제대로 뽑으면 완전 날개 달 것 같은데.


콘티를 본 것만으로 이 정도의 기대감이다. 앞날이 기대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


무조건 잡아야 한다.


다른 의견은 필요 없었다.


“친조카라고 했었나?”


박세운이 배운일에게 처음 소개 받기로는 프로가 아닌 개인 지인으로 들은 상태였다.

아무렴 좋았다. 안 그래도 최근에 오리지널 작품보다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만화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시점이었다. 기존에 있는 각색가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새롭게 모집할 정도로 일손이 부족한 상태.


인맥?


문제없다. 인맥으로라도 끌어와서 써야 할 판이었고, 무엇보다 이런 실력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데리고 오는 게 우선이었다.


바로 연결하자.


뒤를 돌아볼 필요도 없었다. 박세운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어딘가로 향했다.


***


“원래 이렇게 빨리 결정이 나는 거예요?”


계약서를 들고 온 삼촌을 쳐다보며 묻는다. 그것도 그럴 것이 삼촌의 제안으로 시작한 작업의 결과가 너무 빠르게 나온 상태였다.


“그만큼 급하다는 거 아니겠어?”


삼촌은 옅게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가볍게 으쓱였다. 삼촌의 표정에 나는 볼을 살짝 긁적거리며 계약서를 조심스럽게 살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하기는 했는데··· 어떻게 하지?


빨라도 너무 빠르다. 무엇보다 큰 부담 없이 한 작업이었기에 쉽게 결정을 못 내리는 것도 있었다.

돈을 받는 건 또 다른 일. 책임감을 요구하는 사안이었다.


“싫으면 안 해도 돼.”


그때 들려오는 삼촌의 목소리에 나는 계약서에서 잠시 시선을 돌렸다.


“그래도 돼요?”

“그럼. 네 생각이 가장 중요한 거야.”

“급하다면서요?”

“그것도 맞지. 그런데 부담가질 필요는 없어. 돈 받으면서 하는 건 또 다르니까.”


나를 배려한다. 삼촌의 제안으로 한 번 시도해 본 작업. 결과가 좋은 것과 별개로 진행 속도가 워낙 빨랐기에 여러모로 조심스러운 상태였다.


1부 50화.


그때 계약서에 적힌 내용이 두 눈에 들어왔다.


“이건 정확하게 무슨 조항이에요?”


나는 보고 있던 내용을 가리키며 조언을 구했고, 삼촌은 내가 가리키는 걸 쳐다보며 말했다.


“아! 그거? 말 그대로야. 일단 50화 분량만 계약하겠다는 거지.”

“50화만요?”

“응. 맞아.”


고개를 끄덕이는 삼촌을 보며 나는 계약서에 시선을 떼지 않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원래 이런 식으로 계약하는 거예요?”

“때에 따라서? 왜 마음에 안 들어?


그럴 리가.

오히려 위의 조항 때문에 마음이 기울어지고 있었다.


50화 정도면 괜찮을 것 같은데.


고민은 짧았다. 해당 조항을 보자마자 갈팡질팡하던 마음을 다잡으며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


“아니에요. 오히려 좋네요. 한 번 해볼게요.”

“진짜? 괜찮겠어?”

“네. 장기 계약? 이런 거였으면 고민 좀 많이 해봤을 것 같은데, 오히려 이렇게 분량이 정해져 있으니까 괜찮아 보여서요.”


말 그대로다.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조항일 수 있겠지만, 나한테는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로 잡히는 부분이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결정을 내린 나를 멍하니 쳐다보던 삼촌도 이내 옅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긴. 상우 너한테는 그럴 수 있겠네. 그러면 어떻게 할래? 바로 사인할 거야?”

“바로 할게요.”


이미 결정을 내린 상태다. 굳이 뒤로 넘길 필요는 없었다. 삼촌이 미리 꺼내 둔 볼펜을 집으며 계약서에 담긴 내용을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폈다.


크게 문제 될 건 없네.


“이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 거예요?”


그래도 혹시 몰랐기에 삼촌에게도 따로 물어보며 하나씩 정리해갔다. 불편한 건 없다. 특히 나에게 계약서를 내밀기 전 삼촌이 우선 검토하며 정리한 게 큰 것 같았다.


인맥이라는 게 여러모로 좋아.


다양한 방식으로 나에게 일거리를 물어다 주는 삼촌이었고, 이번에도 비슷한 경우였다.


“괜히 말 나오는 건 아니겠죠?”


그렇기에 괜한 걱정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삼촌은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나를 안심시켰다.


“전혀. 인맥도 활용하기 나름이야. 그리고 실력 없으면 인맥도 무슨 소용이야.”


삼촌은 내가 보고 있는 계약서를 툭툭 건드렸다. 내부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하게 말해주는 삼촌 덕분에 나도 편하게 마음먹을 수 있었다.


“여기에 서명하면 되는 거죠?”

“응. 여기랑 여기.”


내용은 얼추 다 살폈다. 삼촌이 가리키는 부분에 하나씩 서명하며 마지막 절차를 밟았다.


“좋아. 덕분에 어깨 좀 펴고 다니겠어.”


삼촌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계약서를 챙긴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개인적으로 궁금하던 것을 물어봤다.


“그런데 그렇게 사람이 없어요?”

“없지. 그러니까 너한테 따로 제안까지 한 거고.”

“그 정도구나. 수요가 많이 늘어나서 그런 거죠?”

“그렇지. 서로 이득 보는 구조거든. 안 할 이유가 없어. 그런데 환경이 빠르게 변하니까 못 따라가는 것도 있고.”

“그렇구나. 그런데 그림 쪽도 그래요?”

“그림? 흠. 거기도 비슷하기는 해. 그래도 거기는 빠르게 채워지는 것 같더라.”

“그래요?”


대략 돌아가는 분위기를 알 것 같다. 그래도 신기하기는 하다. 흐름이라는 게 정말 한순간에 바뀌고 있었다. 그에 따른 시행착오를 지금 겪고 있는 것 같았다.


“이게 참 생각할 게 많아.”


그때 삼촌이 말을 덧붙인다. 조금 전 나눴던 대화에 대해 곱씹고 있던 나는 고개를 들어 삼촌을 쳐다봤다. 진지한 표정을 지은 삼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서로 이득 보는 구조는 맞거든? 그런데 원작이 있다는 건 비교 대상이 있다는 뜻이기도 해. 제대로 안 되면 안 하느니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고 말이야. 특히 내가 지금까지 지켜보니까 그림도 중요하지만, 각색을 정말 무시 못하겠더라. 이게 생각보다 들쭉날쭉이야.”

“어떤 점에서요?”

“흠. 말로 딱 표현은 못 하겠네. 편차가 심하다고 해야 하나? 어떤 건 원작을 뛰어넘은 느낌이 드는 것도 있다면, 원작만 못하는 것을 넘어서 오히려 망치는 경우도 발생해.”

“저는 어때요?”

“말해 뭐해. 이게 그 증거 아니겠어?”


삼촌은 입꼬리를 올리며 빠르게 챙긴 계약서를 가볍게 흔들었다. 나는 어깨를 가볍게 으쓱였다. 지금까지 삼촌의 반응을 보아하니, 나는 부족한 인력난 속에서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았던 모양이다.


“그러면 이제 밥이나 먹으러 갈까?”


급한 볼일을 마친 삼촌이 후련한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도 자리에서 일어나 삼촌을 따라나섰다.


“삼촌이 쏘시는 거죠?”


이럴 때 얻어먹어야 한다. 순간 움찔하는 삼촌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는 했지만, 이내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리며 나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겼다.


“하하! 그럼! 뭐 먹고 싶어? 말만 해. 다 사줄게.”


나한테도 좋은 일이니까 소고기는 좀 그렇고, 삼겹살이나 얻어먹어야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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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비즈니스 24.09.05 179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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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변화와 도약 24.09.03 197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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