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각색작가의 캐릭터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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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이아
작품등록일 :
2024.09.0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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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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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뜨겁지만 차갑다

DUMMY

“와. 반응이 좀 무서운데?”


나도 모르게 탄식이 나온다. 그만큼 독자들의 반응이 살벌했다. 리미트가 갑자기 터진 느낌. 징조가 없었던 건 아니다. [북부 대공의 설계사]와 함께 시작한 [와이파이 대마법사]의 2부를 그동안 꾸준히 지켜본 결과 이상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작은 정말 좋았다. 여러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다들 어느 정도 받아들이며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아니,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이 보였다. 동일한 날짜에 선보인 [북부 대공의 설계사]와는 전혀 다른 반응.

어쩔 수 없다. 그동안 보여줬던 과정에는 거짓말이 없었으니까.


단, 이걸 유지하는 건 또 다른 이야기였다.


흔들리기 시작한다. 내부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며 작품을 구상 및 구성하는지 모르겠지만, 당장 눈에 들어오는 건 아무래도 작화였다.

분명 처음은 괜찮았다. 스튜디오가 바뀌었기에 작화의 변화는 어쩔 수 없었지만, 크게 문제가 될 부분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독자들은 지적보다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작화가 조금씩 변하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 요새 힘 빼고 그리나요? 뭔가 달라진 것 같네요.

- 힘 빼고 그리기는 ㅋㅋㅋ 다 이유가 있겠지. 그리고 나는 뭐가 달라진 건 줄 잘 모르겠는데? 괜히 악플 달지 마셈.

- 채색이 기존이랑 달라졌네. 일부러 그러시는 건지, 아니면 컨디션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크게 나쁜 것 같지는 않음.


반응이 조금씩 갈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충분히 무마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조그마한 균열에 상처약을 바르기보다 오히려 점점 더 전염되어가고 있었다.


- 아니, 원작이랑 조금 다르지 않아요? 왜 이렇게 수정하셨지?

- 뭐지? 하비아의 이미지나 성격이 내가 생각하던 거랑 조금 다르게 느껴지네.


작화에 먼저 문제점을 보이기 시작하니, 숨어있던 문제점이 하나둘씩 드러났다. 그러다가 이번 연재에 제대로 터지고 만 것이었다.


별점 5.31


안 그래도 조금씩 떨어지던 별점이 수직낙하 했다.


“왜 이렇게 됐지?”


상황이 매우 어지러웠다.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이벤트랑 프로모션도 거의 독점이라 사람도 많이 쏠렸던 것 같던데.


미리 이야기를 들었던 것처럼 관심은 최고조였다. 1부를 연재했던 시절보다 더 많은 사람이 찾아보는 느낌이 들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게 오히려 독이 된 것이다. 날카로운 칼이 목을 향해 들어오고 있었다.


찝찝하다. 첫 시작은 많이 부당하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이런 순간을 기대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다.


“선의의 경쟁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런 식의 경쟁을 바란 건 아니었는데.”


지금은 나의 손을 떠났지만, 그래도 나의 손을 한 번 거친 적 있던 작품이다.


그렇다고 내가 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응원하는 게 전부였다.


“내 코가 석 자이기도 하고.”


현실로 돌아온다. 생각보다 더 빠르게 반응이 온 탓에 마음의 여유가 생기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방심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당장 눈앞에 잘 나가던 작품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봤다. 언제 다시 내리막길을 걷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자신은 없지만.


시간은 오히려 나의 편일 것이다.


***


“어때? 잘하고 있어?”


평소 자주 방문하는 음식점에 방문한 나와 삼촌이었고, 식사하는 와중에 삼촌이 위와 같이 묻는다. 나는 삼촌을 힐끗 쳐다보며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럼요. 잘 하고 있어요. 반응도 나쁘지 않고요.”


[북부 대공의 설계사].


[와이파이 대마법사]에 이어 새로운 작품으로 각색을 시도한 나의 도전은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2부 13화. 별점 9.52.


바닥을 찍던 별점도 점점 회복하기 시작하며 이제는 안정권에 들어갔다. 감회가 새로웠다. 특히 이 광경을 함께 지켜보던 원작자인 김가민은 눈물을 찔끔 흘리기도 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전부 작가님 때문입니다]


언제부터일까? 나를 작가님이라 지칭하며 부르기 시작하는 김가민의 감사 인사와 함께 작화를 맡은 컬러 스튜디오에서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와. 대박입니다. 이렇게 빨리 반응 올 줄 몰랐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목소리부터 신이 난 게 보였다. 그만큼 최상의 분위기였고, 이어지는 삼촌의 대답도 예상대로였다.


“다행이네. 나는 걱정 많이 했었거든.”

“그래요?”

“아무래도 그렇잖아. 환경이 좋았던 것도 아니고. 아니다. 오히려 최악이었잖아.”

“그렇긴 했죠. 당장 2부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살벌했고요.”

“그러니까. 그리고 생각한 것보다 반응이 더 안 좋더라고. 그래도 다행히 지금은 아니니까 얼마나 다행이야.”


삼촌이 말한 것처럼 처음과 비교하면 천지개벽이 일어났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독자들은 점점 눈이 맑아졌고, 쓴소리를 내뱉던 사람들도 점차 사라졌다. 심지어 뒤늦게 소식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다.


- 좋은데요? 왜 작품이 재밌어졌지?

- 아니, 이상하네. 분위기 진짜 장난 아닌데요? 분명 이런 분위기 아니었던 것 같은데.

- 1부에서 사람 구실은커녕 어떤 캐릭터인지도 몰랐던 알렉이 드디어 사람이 됐어요. 그래 내가 바라던 게 바로 이거였다고요.

- 그런데 원작이랑 조금 다르네. 드레이크가 이렇게까지 많이 안 나왔던 것 같은데.

- ㄴㄴ 많이 등장한 건 아님. 보니까 몇 컷 안 나옴. 그런데 나올 때마다 임팩트가 좀 강해서 그렇게 느껴지는 듯.

- 연출 미쳤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거였냐고!

- 원작이랑 어긋나는 설정이 조금씩 보이기는 합니다. 표현이 안 된 것도 있고, 억지로 집어넣은 것도 있고요.

- 어쩔 수 없는 거 아님? 1부 꼬라지를 봐라. 이렇게라도 비틀어야지.

- 그래도 이건 아니죠.

- 아니, 뭐가 아닌데? 원작이랑 다른 게 조금씩 보이기는 하는데, 그게 불편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잖아. 크게 어긋나는 것도 아니고.


갑론을박을 펼쳐질 정도로 관심이 뜨거워진다. 그런데 이건 오히려 좋은 징조다. 초반에는 비판이 아닌 온갖 비난으로 가득 차 있었다면, 이 정도는 건전한 토론에 가까웠다.


“그런데 상황이 좀 웃기게 됐네.”


그때 삼촌이 어느덧 팔짱을 끼며 중얼거렸고, 나는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기대하던 작품은 이상하게 꼬꾸라졌고, 기대 안 하던 작품이 올라오는 분위기가 될 줄이야. 특히 [와이파이 대마법사]가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단 말이지.”

“그러게요. 상태가 많이 안 좋더라고요.”


고개를 끄덕이며 삼촌의 말에 동의한다. [북부 대공의 설계사]가 시간이 지날수록 평가가 좋아지고 있다면, 반대로 [와이파이 대마법사]는 지하 끝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결국 바로 못 잡았네.


기회는 꽤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며 여전히 헤매고 있는 모습이었다.


“내부에서는 어때요?”

“내부?”


그때 나는 삼촌에게 위와 같이 물었고, 뜬금없는 나의 질문에 삼촌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를 빤히 쳐다본다. 이에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덧붙였다.


“네. 듣기로 이벤트나 프로모션 같은 것도 몰아서 줄 정도로 기대가 컸던 것 같은데, 그게 망가진 상태잖아요.”

“아아. 그것도 그렇지. 그런데 내부 사정은 나도 정확하게 몰라. 부서가 달라서 말이야.”

“그래요?”

“응. 그런데 언뜻 봤을 때 분위기가 좋은 건 아닌 것 같더라.”


짧은 탄식이 나온다. 나에게 각색이라는 걸 처음 추천한 게 삼촌이기는 하지만, 삼촌은 연결고리였을 뿐이었다. 담당 부서는 아니었기에 자세한 사정은 모르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저런 말을 한다는 건 생각하던 것보다 더 분위기가 안 좋다는 뜻이기도 했다.


“너도 독한 놈이다.”

“제가요?”


그 와중에 엉뚱한 소리를 내뱉는 삼촌을 보며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삼촌은 나와 다르게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따.


“그래. 가능성 없던 작품을 이렇게까지 올리는 것도 능력이야. 처음에 이야기 들었을 때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는데, 이 정도로 빠르게 반응이 올 줄은 몰랐거든.”

“하하. 그건 저도 마찬가지예요. 반응이 이렇게 빠를 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만큼 잘 살렸어. 이게 1부에서 어긋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잖아.”


삼촌이 말한 것처럼 1부가 워낙 망가져 있었다. 하지만 나는 좌절하지 않으며 어떻게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작화까지 수정하면서 말이지.


스튜디오에게도 따로 이야기를 나누며 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이에 따른 독자들의 반응은 생각 이상으로 괜찮았다.


- 와. 이 장면 갑자기 튀어나왔을 때 욕 겁나 나왔었는데. 그래. 크리아는 수줍은 게 아니라 뻔뻔한 거라고.

- 진짜 다 비트는구나. 억지로 캐릭터를 살리네. 원작에도 없던 장면을 왜 넣는가 했는데, 오히려 이게 살아나네.

- 설마 이걸 위해 1부에서 그런 헛짓거리를?


작품을 망가지게 하였던 장면을 개연성 있게 만든다. 오죽하면 1부에서 있었던 장면들이 이 순간을 위해 미리 심어놓은 장치가 아닌가 하는 의견이 나올 정도였다.


물론, 아니라는 거 알겠지만.


아무튼, 의도한 건 제대로 먹혀들었다고 본다. 적절한 선을 지키며 하나씩 풀어갔고, 이제는 기대감을 심어두는 것까지 성공했다.


눈치 챘을 거야.


우연이 아니다. 비록 노린 건 아니지만, 1부에서 보여줬던 엉뚱한 장면과 대사 등이 2부에 와서 하나둘씩 풀어지며 개연성이 생기는 걸 직접 마주했다.


앞으로 돌아간다. 아무것도 아닌 행동 하나가 떡밥이 된다.


“머리 안 아파?”


뒤이어 들려오는 삼촌의 목소리. 나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태연하게 대답했다.


“괜찮아요. 신경 쓸 거 많기는 한데, 주변에서 최대한 배려해주는 것도 있어서 크게 힘든 건 없어요.”

“진짜로?”

“그럼요. 오히려 재밌어요.”


거짓말이 아니다. 처음에는 머리가 많이 아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재미가 붙으며 동시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시스템도 한몫했고.


나에게 벌어지는 특수한 환경과 현상을 적극 활용한다. 이뿐만이 아니라 이걸 기반으로 과거의 시절을 떠올리며 하나씩 맞춰갔다.


2차 창작.


2차 창작이라는 게 원작의 [IF] 부분을 따와서 만드는 경우가 정말 많았다. 아주 똑같은 상황은 아니겠지만,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본다. 이것저것 따질 게 많기는 했지만, 크게 어려운 건 없었다.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사람들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작품으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흠. 뭐, 본인이 괜찮다면 다행이고. 그래도 너무 무리는 하지 마. 그러다가 갑자기 망가져.”

“알겠어요.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돼요.”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그리고 다시 수저를 집은 삼촌의 새로운 주제를 꺼내 들었다.


“그런데 [작두]라는 작품 알아?”


갑자기?


뜬금없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옆으로 기울여졌다.


“당연히 알죠.”


그래도 삼촌의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했다.


로맨스 스릴러.


모를 수가 없었다. 상당히 유명한 작품이다. 한 때 [사이프]라는 웹툰 사이트에서 인기 순위를 다툴 정도였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거 삼촌이 맡고 있던 작품 아니었어요?”


그렇다. 내가 해당 작품을 잘 알고 있는 건 다름이 아니라 삼촌이 담당자였다는 걸 언제 한 번 들은 기억이 있었다.


“맞지. 기억하는구나?”

“기억 안 날 수가 있나요. 좋은 작품 하나 제대로 나올 것 같다고 저한테 자랑하듯이 말했었잖아요.”

“내가?”

“그럼요. 그런데 좋은 작품이기는 했어요. 마무리도 좋았고.”


당황하는 삼촌을 뒤로하며 나는 솔직한 감상을 밝혔다.

정말 좋은 작품이기는 했다. 특히 글과 그림을 한 사람이 맡은 오리지널 만화가 큰 문제 없이 마무리됐다는 것에 손뼉을 쳐주고 싶을 정도였다.


“그보다 이건 갑자기 왜요?”


다시 현실로 돌아올 시간이다.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은 작품을 지금 꺼낼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뒤이어 들려오는 대답은 삼촌이 이야기를 꺼내게 든 이유를 한 번에 이해시킬 수 있는 내용이었다.


“다른 게 아니라 드라마 이야기가 지금 나오고 있거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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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경우의 수 24.09.08 171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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