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각색작가의 캐릭터 모음집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새글

유노이아
작품등록일 :
2024.09.01 23:55
최근연재일 :
2024.09.18 17:30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3,235
추천수 :
206
글자수 :
104,427

작성
24.09.12 23:50
조회
154
추천
12
글자
11쪽

이건 어떠세요?

DUMMY

“무슨 문제가 있을까요?”


오죽하면 위와 같이 물어봤고, 김사희는 빠르게 반응했다.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신기해서 그래요. 2차 창작하셨던 분들은 대부분 어디서 활동하시거나 보여주는 걸 좋아하시거든요.”

“그래요?”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에요. 작가님처럼 자기만족으로 혼자서 하시는 분들도 종종 있기는 해요.”


그 중 한 명이 바로 내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저도 2차 창작을 한 때 한 적이 있어서 물어본 거였어요.”


뒤이어 위와 같이 말하는 김사희를 보며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보아하니 나와 다르게 따로 활동하던 곳이 있었던 모양이다.


“혹시 지금 보관하고 계신 거 있으세요?”


그 와중에 김사희가 다시 관심을 가진다. 나는 그녀의 시선을 피하지 않으며 솔직하게 대답했다.


“있기는 해요.”

“와. 진짜요?”

“네. 한 번 보여 드릴까요?”

“진짜요? 그래도 괜찮아요?”


내가 이렇게까지 흔쾌히 나올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두 눈을 크게 뜨며 놀라는 김사희를 보며 나는 대수롭지 않게 나섰다.


“그럼요. 어려운 것도 아닌데요. 나중에 집에 가서 한 번 살펴볼게요.”

“감사합니다!”


이상할정도로 좋아하는 김사희의 모습이 낯설게 다가온다.


이러다가 실망하시는 거 아니야?


잔뜩 기대한 게 눈에 보일 정도다. 그래도 크게 걱정은 안 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따로 활동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유일하게 삼촌에게 보여준 적이 있었다. 결과는 좋았다. 정말 재밌게 봤다는 삼촌의 감상이 아직 잊혀지지 않을 정도였다.


집에 가서 한 번 봐야겠다.


다만,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 생각보다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을 것 같았다.


***


“오! 빨리 찾으셨네.”


김사희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조금 전까지 함께했던 한 사내의 모습을 떠올렸다.


배상우.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번역가이자 어쩌다가 이번에 [와이파이 대마법사]라는 작품으로 각색가로 함께하게 된 사내. 지금까지 [와이파이 대마법사]라는 작품을 함께하며 더 나아가 [북부 대공의 설계사]라는 작품도 앞으로 함께하게 될 사람으로 오늘 그와의 만남은 너무나도 달콤했다.


‘이야기만 들었었는데, 만나기를 잘했어.’


그동안 기회만 엿보다가 이제야 그를 만나게 후회가 될 정도였다. 그만큼 재밌는 시간이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김사희의 흥미를 돋우게 한 주제가 하나 있었다.


2차 창작.


지금 이렇게 자리를 잡기 전 김사희는 2차 창작을 꾸준히 해왔기에 배상우가 한 2차 창작을 한번 보고 싶었다. 그리고 배상우는 흔쾌히 허락했다. 부담이나 이런 건 딱히 없어 보였다.


‘그런데 너무 기대 말라고 하셨지?’


위와 같은 말과 동시에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 찾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고 했었다. 하지만 그런 것치고는 헤어진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배상우에게 자료가 온 것이었다.


“미안해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작가님인데 제가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잖아요.”


그동안 보여준 게 있었다. 신인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말도 안 되는 행보. 절로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구조. 더군다나 그동안 활동을 따로 하거나 따로 공유된 적이 없다고 했었다. 그래서 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도 있었다.


“응? 그런데 다 소설이네?”


빠르게 메일을 확인한 김사희는 두 눈이 저절로 크게 떠졌다.

의외다. 그동안 본 각색이 된 콘티를 봤을 때 당연히 만화로 2차 창작을 했을 줄 알았었다. 하지만 이건 그녀만의 착각이었고, 메일과 함께 온 자료는 만화가 아닌 전부 소설로 구성되어 있었다.


“흠. 뭐, 소설도 나쁘지 않지.”


직업이나 평소 관심을 두던 게 만화였기에 조금 김이 빠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흥미가 가실 정도의 수준은 절대 아니었다.


“오! 이게 있네?”


그때 김사희의 두 눈에 확 들어오는 한 제목이 있었다.


하마나 쿠이코의 [대장장이의 불꽃].


일본에서 연재 중인 유명 만화로 김사희도 익히 알고 있는 작품이었다. 이것 말고도 다른 작품도 더 있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만화가 원작이면서도 김사희가 잘 아는 작품이었기에 더 관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거 먼저 한 번 볼까?”


김사희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다른 것은 잠시 뒤로 한 채, 해당 작품을 먼저 살펴보기로 했다.

만화 원작을 소설로 표현한 2차 창작.

새로운 관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의 첫 장을 조심스럽게 넘겼다.


IF.


배상우가 표현한 2차 창작은 [대장장이의 불꽃]의 분기점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의 선택지를 반대로 선택한 것에 따른 내용이었다. 그리고 [대장장이의 불꽃]의 2차 창작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흐름이었다.

단, 흐름만 같을 뿐, 이어지는 내용은 확연히 다르다.


빨려 간다. 글의 속도감은 상당히 빨랐고, 무엇보다 원작에서 등장하는 캐릭터의 개성을 잃지 않는 게 심상치 않았다. 아니, 오히려 원작에서 표현이 잘 안 되었던 다른 캐릭터의 색깔도 제대로 부여하며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응? 여기서 끝이야?”


그때 자리를 지키며 빠져들었던 김사희는 더 넘어가지 않는 페이지에 잠시 당황했다. 그런데 분량을 1권가량의 내용을 읽은 상태였고, 시간도 여기에 맞춰 훌쩍 지나가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제대로 몰입했다. 기대를 잔뜩 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 집중하며 만족할 줄 몰랐다. 아니, 만족보다는 더 갈구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조금 더.


훌륭했다. 이대로 원작이 진행됐었더라도 평가가 나쁘지 않았을 정도였다.


‘아니, 오히려 좋았으려나.’


과장 보태서 말하면 위와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었다.


“이런 걸 두고 기대를 안 하는 게 말이 돼?”


식사 자리에서 했던 배상우의 말이 다시 한 번 떠오른다.

역시나 엄살이었다. 물론, 본인으로서는 진심으로 말한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사희는 그의 말을 뒤로하며 잔뜩 기대했었고, 결과는 보시다시피였다.

기대 이상.


“다른 건 어떻지?”


처음부터 만족스럽다. 그렇기에 다른 작품에도 절로 눈길이 갔고, 김사희는 늦은 시간에도 활기가 제대로 돌기 시작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


“감사합니다.”


첫 만남보다 훨씬 얼굴이 밝아진 김가민의 모습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오늘 미팅을 마무리했다.


“고생하셨어요. 괜히 저 때문에 시간을 계속 뺏기시는 건 아닌가 싶네요.”

“아닙니다. 저 시간 많아요. 오히려 각색가님이 고생하시는 것 같아서 크게 더 걸리네요.”

“뭐, 저도 잘 되고 싶어서 그러는 건데요. 일단 정리부터 좀 할까요?”

“아! 그러시죠.”


잠시 대화를 멈추며 주변을 천천히 정리한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김가민의 시선이 조금씩 느껴졌다.


“따로 말씀하고 싶으신 거 있으세요?”


정리하던 것을 멈추지 않으며 대화를 시도한다. 김가민도 굳이 거절하지 않으며 입을 열었다.


“원래 이렇게 작업하시나요?”

“원래요?”

“제가 아직 이쪽 일을 제대로 아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원작자에게 직접 의견을 물어보면서 작업하는 사람은 들어 본 적이 없거든요. 실제로 작품이 처음 웹툰으로 제작됐을 때도 비슷한 흐름이었고요.”


짧게 탄식한다. 안타까운 과거를 끄집어내는 김가민의 모습에 속으로 신음을 삼켰다. 그래도 표정은 나쁘지는 않다. 그동안 많이 씻겨 내려간 것 같았고, 나도 여기에 맞춰 차분하게 대답했다.


“저도 정확하게 아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이게 일반적으로는 아무래도 아니겠죠? 저도 이전에 작업하던 작품도 이런 식으로는 안 했거든요.”

“아! 그러셨나요?”

“네. 원작자님 얼굴도 몰라요.”


솔직하게 말한다. 굳이 숨길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 이런 나의 대답에 김가민은 오히려 더 궁금한 게 많아진 모양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 거죠?”


흐름상 당연히 이어질 수밖에 없는 질문. 나는 괜히 그를 힐끗 쳐다보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그냥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 한 것뿐이에요.”

“그게 끝인가요?”

“네.”


대답은 짧았다. 그런데 이것만큼 확실한 건 없었다.


포인트 올리려고 그래요.


이렇게 말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만큼 나에게 벌어지는 특수한 환경이 상황이 일반적이지 않았다.

[와이파이 대마법사]와 [북부 대공의 설계사]라는 작품에 한해서 일부 캐릭터에게 존재하는 단계와 포인트. 그중에서도 [복부 대공의 설계사]의 캐릭터 포인트가 최근 들어 빠르게 올라가는 걸 관측했다.


이상하게 작가님이랑 대화를 나누면 포인트가 빨리 오르는 것 같단 말이지.


기분 탓은 아니라고 본다. 실제로 눈앞의 김가민과 대화를 나누고 난 이후에 포인트를 살펴보면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올라간 걸 볼 수 있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그래도 한 가지 추측한다면 작품에 대한 분석 및 조사 등을 통해 포인트가 올라간 것을 관측한 바 있었고, 꾸준히 포인트를 올리는 행동 중 하나였던 각색도 여기에 포함이었다고 본다. 그리고 작품을 가장 잘 아는 원작자의 만남과 대화도 한 부분이 아닐까··· 하는 나의 과감한 추측이었다.


뭐, 아닐 수도 있기는 한데, 일단은 계속 오르기는 하니까 안 할 이유는 없지.


과정이 틀렸더라도 결과는 좋았기에 나로서는 이런 자리를 놓칠 수 없는 입장이었다.


“그렇··· 군요. 감사합니다.”


다만, 김가민은 이런 상황을 전혀 모르기에 약간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도 더 깊게 묻지 않으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차갑게 보일 수 있는 나의 대답이 오히려 그 어떠한 대답보다 김가민을 위하는 대답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의도와는 다를지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이 가장 중요한 법.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고.


나는 언제나 진심이었다.


“그런데 진짜 괜찮을까요?”


그 와중에 다른 불안감이 김가민에게 찾아온 모양이다. 그런데 이제는 대수롭지도 않다. 그동안 김가민과 대화를 나누며 작업할 때마다 이런 반응을 보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일단 두고 봐야죠. 독자 반응은 또 다른 법이니까요.”


그리고 그럴 때마다 나의 대답은 항상 정해져 있었다.

이해는 한다. 크게 한 번 실패를 겪은 적이 있는 김가민이었고, 그동안 내가 보여줬던 행동은 일반적이지 않았다.


입장 바꿔 생각하면 저럴 수밖에.


그럼에도 나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지금 나에게 벌어지는 환경과 현상 때문에 지금 이런 자리를 만든 것도 있지만, 그렇다고 이게 1순위는 아니었다.


망가진 작품. 몸을 비틀어 돌파구를 찾아야 했고, 그 결과가 바로 지금이었다.


피할 생각은 없어.


자신감을 가진다. 하지만 평가는 언제나 독자의 몫이었다. 보는 눈이 다른 법이었고, 나는 결과에 따라 책임을 가져야 하는 입장이었다.


후회도 없고.


최선을 다 해 준비했다. 이제는 결과를 마주할 시간.


[NEW]


새로운 페이지가 다시 일어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재 각색작가의 캐릭터 모음집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9 방향성 NEW +1 13시간 전 75 7 13쪽
18 뜨겁지만 차갑다 +1 24.09.17 107 10 11쪽
17 뜨겁지만 차갑다 24.09.16 119 11 13쪽
16 뜨겁지만 차갑다 +2 24.09.15 128 10 15쪽
15 출사표 +1 24.09.14 141 14 12쪽
14 출사표 24.09.13 149 11 11쪽
» 이건 어떠세요? +2 24.09.12 155 12 11쪽
12 이건 어떠세요? (수정) +1 24.09.11 156 10 13쪽
11 도약 24.09.10 159 10 13쪽
10 경우의 수 24.09.09 163 12 11쪽
9 경우의 수 24.09.08 163 11 12쪽
8 비즈니스 24.09.07 168 12 13쪽
7 비즈니스 +1 24.09.06 168 13 12쪽
6 비즈니스 24.09.05 178 10 13쪽
5 변화와 도약 24.09.04 190 11 14쪽
4 변화와 도약 24.09.03 196 12 11쪽
3 새로운 도전 24.09.02 205 8 11쪽
2 새로운 도전 24.09.02 231 9 12쪽
1 새로운 도전 +2 24.09.01 385 1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