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 지하 셸터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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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쥐캣
작품등록일 :
2024.09.07 15:09
최근연재일 :
2024.09.0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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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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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게임

DUMMY

게임이 현실이 되었다.

···라는 진부한 설정이 설마 현실이 될 줄이야.


나는 배터리가 65퍼센트 남아있는 스마트폰을 바라본 채 한숨을 푹 내쉬었다.


「멸망한 세계에서 생존하기」


현재 내 스마트폰에도 깔려 있는 모바일 게임. 참고로 PC 버전도 있을 만큼 마이너 중에서는 메이저한, 나름 성공한 게임이다.


나는 이러한 생존 류의 게임을 좋아하는 편으로 공략 영상을 너튜브에 업로드할 만큼 멸망 세계에서 생존하기, 줄여서 명세생의 고인물이었다.


이지모드

노말모드

하드모드


총 세 가지의 난이도로 이루어진 이 게임은, 갑자기 멸망한 세계에서 5년동안 생존하는 게 목표다.


참고로 이지모드는 꽤 쉽다. 처음 플레이하는 사람도 능력 뽑기 운이랑 시작 위치만 좋으면 바로 깰 수 있을 정도니까.


다만, 노말모드부터 급격히 난이도가 상승하다가 하드모드부터는 완전히 거지 같아 진다.


그런데.

눈 앞에 떠오른 시스템 창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하드모드에 진입합니다.]


“젠장.”


쯧, 하고 혀를 차고서 나는 다시금 머리를 굴렸다.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나의 적을 알아야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패.


그러니 나는 가방에서 수첩을 꺼내 끄적이기 시작했다.

#


멸세생에서 생존을 방해하는 요소는 정말 많지만 크게 분류하자면 다섯 가지이다.


1. 상태이상(배고픔, 목마름, 부상 등등)

2. 괴물

3. 오염

4. 거처의 부재

5. 인간(플레이어)


1번은 말그대로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식량이나 물이 부족한 경우가 대다수이다. 혹은 아예 다쳐버린다거나.

다행히도 회복템이 존재하기에 부상은 나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후반에 갈수록 부상빈도가 잦아져 상당히 골치 아파진다.


2번은 괴물이다. 단어 그대로 이 게임에는 괴물이 존재한다. 알, 유체, 성체 순으로 진화하는 괴물은 답도 없이 강하다. 능력이 없는 일반인이라면 끔살당할 정도로.


3번은 오염이다.

바깥을 오래 돌아다니면, 그니까 기준점은 다섯 시간으로 오염되기 시작한다. 오염이 시작되고 24시간 이내로 치료받지 못하면 괴물로 변한다. 이것 또한 후반에 갈수록 머리 아파진다.


4번은 3번, 5번과 연결점이 있는데, 바로 거처의 부재이다.

괴물 혹은 인간에 의해 거처가 파괴되거나 빼앗길 경우 바깥을 돌아다녀 새로운 거처를 찾아야 한다.

이 경우 오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져 시간 계산을 잘해야 했다.


마지막 5번은 여타 아포칼립스에서 위험 순위 1위로 꼽히는 ‘인간’,


멸망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건 인간이다. 이건 반박의 여지가 없을 터이다.


플레이어 간 식량과 거처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은 비일비재하며, 상대를 죽여 빼앗는 방식을 채택한 약탈자들도 존재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항상 조심해야했다. 동맹 맺었다가 뒤통수 맞는 경우가 게임 상에서 정말 흔했으니까. 멸망한 세계에는 도덕도 법도 선함도 없다. 오로지 생존에 대한 욕구만이 당신을 살려줄 것이다.


···이는 게임 프롤로그의 설명에도 나오는 문장이었다. 나는 그것을 다시 한 번 마음 속으로 되새기며 현재의 상황을 파악하였다.


일단 이 세상은 멸망하였다. 정확히는 멸세생이 현실에 덧씌워졌다고나 할까.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그것이 정론이다. 괜히 진실 여부나 따지며 어벙하게 있기보다는 생존에 힘쓰는 편이 나아 보였다.


그리고 내가 부여 받은 능력은, 다름아닌 ‘지하 셸터’였다.


‘익숙하네.’


내가 게임을 플레이할 때, 가장 좋아하던 능력이 바로 지하 셸터였다.

이 지하 셸터는 S급 능력이다. 능력에 따로 랭크를 매긴 적은 없지만 뽑을 때마다 게임을 클리어로 이끄는 무적의 능력이었다.


왜냐고?


생각해보아라.

이 지하 셸터만 있으면 아까 말했던 다섯 가지의 요소 중 일단 최소 두 개는 해결이 된다.


3번 오염과 4번 거처의 부재.


그것이 해결된다는 건 생존 확률이 큰 폭으로 상승한다는 걸 의미했다.


‘좋아. 그럼 지하 셸터를 좀 살펴볼까.’


만약, 이 세상이 정말 내가 생각하는 게임과 동일하다면.

지하 셸터도 똑같겠지.


일단 내가 있는 장소는 부산의 한 원룸인데, 지하 셸터는 내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원룸에서 버티며 식량을 수집해야겠지만······.


더 좋은 거처가 있는 이상 그럴 필요는 없지. 나는 곧바로 발걸음을 옮겼다.


터벅터벅.


바깥은 그야말로 지옥의 현상화였다.


비명소리, 불타는 소리,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었으며.

도로와 길가에는 괴물들이 서성이고 있었다.


나는 몸을 숙여 천천히, 아주 신중히 이동했다. 지하 셸터의 위치는 시스템 창에 나와 있었다.


[지하 셸터에 입성하세요.]


‘굳이 명령하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다, 인마.’


괜히 시스템에 한 번 화풀이하고서는 점차 지하 셸터로 접근했다.


신중하고 안전에 대한 걱정이 많은 나는, 혹여 그 사이에 지하 셸터를 누군가에게 뺏길까 두려움이 스쳤지나갔지만······.


내가 아는 멸세생 속 지하 셸터는 능력을 부여받은, 이른 바 ‘관리자’와 출입 허가된 ‘관리원’을 제외한 외부인은 절대로 출입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강제로 출입하려고 하면 방어 시스템이 작동되어 튕겨져 나가버린다. 참으로 편리한 능력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낮빛이 조금은 밝아졌다.


이후 약 10분 가량 이동하여 지하 셸터에 도착하였다.


주변에는 다행히 아무것도 없었다.


“그럼··· 입성해볼까.”


두근두근.


살짝 떨리는 마음이었다.

비록 이렇게 변해버린 세상이지만, 내가 플레이하던 게임 속 지하 셸터를 실제로 본 다는 건 설레일 법도 했다.


철판으로 굳게 닫혀있는 지하 셸터.


나는 천천히 다가가 흙바닥을 쓸어서 털어내고, 그곳에 손바닥을 가져다 대었다.


[관리자 판별 중······.]

[플레이어 '임현우'가 관리자로 임명되었습니다.]

[지하 셸터가 열렸습니다.]

[지하 셸터가 가동됩니다.]


우우우웅!


“오오···.”


두꺼운 철판이 스르륵 들어감과 동시에 계단이 나타났다.

그리고 돌려서 열 수 있는 문이 눈에 띄었다.


‘열어볼까.’


철컥.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내부는 대략 원룸 정도의 크기에 방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었다.

굳이 꼽자면 의자와 라디오, 철제 칼과 방패, 방독면 정도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여기서 끝은 아니었다.


[관리자의 지하 셸터 첫 입성을 환영합니다!]

[입성 기념 축하 패키지가 지급됩니다.]


그렇다.

바로 이것.

‘입성 기념 축하 패키지’의 존재.


축하 패키지에는 소분된 식량과 물 일주일 치와 더블배럴, 총알이 자동으로 채워지는 무제한 탄창이었다.


“이거지.”


나는 묵직한 더블배럴을 들고서 의자에 털썩 앉았다.


자, 이대로 5년만 버티면 끝!

···이면 좋겠으나.


‘식량과 물이 일주일 치가 전부라는 게 큰일이지.’


세상이 설마 이렇게 갑자기 망해버릴 줄 알았겠는가.



내가 원래 살던 원룸에 식량이라고는 컵라면 정도가 전부였고.


아직 ‘정수기’나 ‘불’이 없는 내 지하 셸터에서 별 쓸모는 없었다.

뭐, 일단 챙기긴 했지만.


“식량을 어디서 구한다······.”

이 지하 셸터가 S급 능력인 이유 중 하나가 또 여기에 있었다.

바로, 가상 지도가 있다는 것.


[가상 지도가 구현됩니다.]


나는 가상 지도를 펼쳐 주변에 식량이 있을 법한 위치를 메모해두었다.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그 위주로 체크 해두었다.


‘비어있는 집을 터는 것도 좋지만 혹시나 집에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


식량을 많이 구비해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시나 제1원칙은 생존이다.


집에 사람이 있다면 전투는 불가피하다.

그러므로 빈집털이는 나중으로 미루었다.


그 이후,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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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24.09.07 45 3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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