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진화 포탑만으로 일인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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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다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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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8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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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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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화력(2)

DUMMY

7화-화력(2)


「보유 골드: 265」


“쏴!”


시야 한쪽에 아른거리는, 현재 내가 가진 돈을 확인한 나는 일제히 몰려오는 고블린놈들이 사거리에 닿자마자 화살을 난사하라고 지시했다.


최대한 유인해서 죽였던 이전과는 다르다. 제대로 된 고블린 부대와 벌이는 본격적인 전쟁이니 나도 전력을 다해야 했다.


그리고 사거리는 내가 가진 이점 중 하나다. 그 귀한 걸 헛되이 버릴 수 없었다.


“보, 보십시오 영주님! 놈들이 추풍낙엽입니다!”


루나는 아무 말이 없고, 나는 심장이 터질 듯한 긴장으로 얼굴이 굳었는데 스벤만 신이 나서 팔짝거렸다.


실제로 일제히 쏘아진 화살들은 빠르게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 기겁한 다수의 고블린들을 땅에 눕혔다.


특히 방패만 믿고 온 놈들은, 1-3단계 포탑이 조준사격으로 쏘아내는 강철 화살을 견디지 못하고 방패째로 관통당해 쓰러지거나 방패가 부서졌다.


화력 자체는 충분하다. 고블린들이 더 작심하고 왔다면 모를까 나에 대해 미처 알지 못하고 달려든 지금은 내 포탑들이 뿜어내는 화살들에 픽픽 쓰러져 나갈 뿐이었다.


“너무...많습니다.”


하지만 루나가 중얼거리는 것처럼 한 번에 몰려오는 고블린들의 숫자가 너무 많은 게 문제였다.


놈들은 상당히 분노한 듯, 포탑의 화살에 동료가 맞아 죽어도 눈 하나 깜짝 않고 포탑들에 달려들었다.


단숨에 거리는 좁혀지고, 놈들이 휘두르는 무기가 기어이 가장 앞에 세워 둔 내 포탑들에 닿을 지경이 되었다.


“---?!”


“회수한 포탑은 뒤에 재설치한다.”


나는 급한 대로 전열의 포탑들을 회수해서 뒤에 재배치했다.


기껏 앞에 도달해서 그것을 부수기 위해 검을 휘두르려던 고블린은 허공을 가르는 자기 검에 놀라 눈을 휘둥그레 떴고, 곧 날아든 화살에 목을 관통 당해 바닥에 쓰러졌다.


자연히 나도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고블린 중에 유독 강한 개체가 있던 것이다.


“고블린 전사입니다.”


다른 고블린들에 비해 덩치가 큰 그놈은 성인 여성과 비슷한 키를 가지고 있었고, 몸도 더 근육질이었다.


그놈이 휘두른 도끼 한 번에 일반 포탑의 방어막이 깨지고 단숨에 파괴될 위기에 처했다.


심지어 그놈은 내가 노리고 쏜 1-3단계 포탑의 강철 화살마저 온 힘을 다해 휘두른 검으로 튕겨내었다.


“영주님!”


그놈과 눈이 마주친 순간, 다급히 소리친 루나가 뽑아든 단검을 휘둘러 내게 날아들던 화살 하나를 쳐냈다.


놈들 중 하나가 역으로 내게 화살을 쏜 것이다.


그놈은 곧 다른 포탑이 쏜 화살에 맞아 고꾸라졌지만, 나는 이곳에 온 이후 처음으로 적에게 유효한 공격을 허용했다.


‘화력이 부족하다.’


자연스럽게 식은땀이 흘렀다.


한 번 발사한 포탑이 장전하는 사이 그 위치를 수시로 바꾸는 등 애쓴 끝에 벌써 반절 가까운 적들을 쓰러트렸지만, 고블린 전사를 포함해 남은 적들을 처치할 힘이 부족하다는 걸 직감했다.


「일반 포탑 2」


그래서 내 옆에 있던 1-3단계 포탑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했다.


동시에 그 자리에서 포탑의 외형이 바뀌었다. 단계가 넘어가더니 분명 쇠뇌처럼 생긴 그 외형이 거치대에 거치된 한 자루 화승총으로 바뀐 것이다.




“자, 잡았다.”


2단계로 진화한 포탑의 화력은 허접해 보이는 외형과 달리 직전의 1-3단계 포탑보다 강했다.


쏘아진 총탄이 강렬한 소음과 함께 단숨에 날아가더니 당황한 고블린 전사의 미간을 그대로 관통한 것이다.


스벤이 놀라서 멍하니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솔직히 나도 저만한 놈을 한 번에 잡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아니, 애초에 저거 만드는데 들어간 돈이 얼만데?”


하지만 이내 생각을 고쳐먹었다. 일반 포탑 하나를 고작 2단계로 만드는데 500골드가 들었다. 영주민 50명을 소환하거나 무장한 병사 다수를 만들 수 있는 돈이다.


일개 병사와는 비교할 수 없는 내구력이나 사거리라는 이점들도 있긴 하지만 위력도 이만치 내주지 못하면 오히려 내가 억울하다.


“전투가 끝나가는 것 같군요. 결국 적들은 방어선을 뚫지 못했습니다.”


2단계 포탑의 화력에 힘입어, 이제 아군 포탑들이 남은 적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언덕 일대에 고블린들의 시체가 수북하게 쌓여 있다.


그나마 살아남은 놈들이 필사적으로 부락으로 도망치는 모습이 보였지만 포탑들을 회수한 나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시간 주면 저놈들만 좋아하겠지. 이대로 쳐들어간다. 끝을 보자.”


양성한 병사들과 달리, 자동포탑들은 육체적이나 정신적인 피로를 받지 않으니 휴식할 필요가 없다. 오직 그 주인인 나만이 정신을 붙잡고 있으면 된다.


루나와 스벤을 데리고 나선 나는 널브러진 징그러운 시체들을 넘어서 분지에 있는 그들의 부락으로 향했다. 당연히 남아 있는 고블린들은 괴성을 지르며 문을 걸어 잠그고 아우성이었다.


“일제사격.”


그 앞에서 대놓고 포탑들을 일렬로 소환한 나는 일제사격을 명령했다. 직전의 전투에서 파괴된 포탑은 미처 살리지 못했던 1단계 포탑 단 하나.


방어막 내구도가 깎인 이들이 다수였지만 방어막이야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회복한다.


“---!”


쏟아져 내리는 화살과 탄환에, 기둥이 박살난 고블린들의 망루가 붕괴하고 목책이 서서히 깨지고 부서져 내렸다.


그런 와중에도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팔짱만 낀 채 구경했다.


전진이 필요할 때엔, 포탑 일부를 두고 일부만 앞으로 전진시키면서 천천히 전진했다.


놈들은 그런 내 행동을 보면서 아무것도 못하고 소리나 지르며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결국 놈들이 마지막 저항이라는 듯 달려들었지만, 얼마 안 되는 그 숫자로는 아무리 평지라도 내 포탑들의 먹이가 될 뿐.


“도망친 놈들은 어쩔 수 없지.”


작정하고 도망친 놈들은 죽이지 못했지만 그래봐야 몇 마리뿐이다.


마침내 포탑들과 함께 놈들의 부락 한복판에 입성한 나는 처참하게 널브러진 놈들의 시체를 보며 피식 웃었다.


“이제 전리품을 회수할 차례인가?”


포탑들의 호위를 받는 상태에서 주변에 단 하나의 적도 남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나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고블린들에게 붙잡힌 이후 속옷 차림으로 장대에 매달려있던 여기사.


그녀 역시 선명한 초록색 눈동자로 나를 보는 중이었다.



***



「고블린 전초기지 파괴: 골드 +500」


‘혹시나 했는데 역시 전초기지에 불과했나. 분명 큰돈이긴 한데 일반적으로 병사들을 양성한 채 공략하려 했으면 손해만 봤겠어.’


아무래도 도망친 것 같은 족장의 집. 그곳에 존재하던 고블린들의 상징물 하나를 파괴한 순간, 업적이 달성되며 획득한 보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뭔가 아쉬운 느낌이 살짝 들었다. 적은 보상은 아니지만 고생한 것에 비하면 아쉬운 느낌.


이곳이 가장 큰 고블린 둥지였다면 모를까 가장 낮은 등급의 둥지인 전초기지였던 탓도 있었다.


“부가적인 보상도 확인해 보시지요. 둥지를 뒤져보면, 분명 뭔가 더 있을지도 모릅니다.”


“네가 그렇게 말하면 정말 뭔가 더 있는 거겠지.”


그런 내가 있던 족장의 천막으로 루나가 들어왔다. 그녀는 혹시 모를 일이니 주변을 더 뒤져보라 조언했다.


내 보좌관인 그녀가 하는 말이라면 분명 내게 도움이 될 일이라는 소리였다.


“구출한 사람들은 어떻지?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나?”


“아직도 모두 고블린들의 마비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들과 이야기 하고 싶으신 마음은 알겠지만 적어도 내일은 되어야 제정신을 차릴 수 있을 겁니다.”


이곳에 온 사이, 그녀와 스벤에겐 고블린 놈들이 잡아두고 있던 십 수 명의 사람들을 살펴보라 지시했었다.


이미 해도 지고 있으니 아무래도 그들과 이야기 하는 것과 영지로 돌아가는 것은 내일 해야 할 것 같았다.


“영주님, 이리 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때 스벤이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스벤이 밖에서 찾아낸 건 고블린들의 창고였다.


루나가 말한 것처럼, 게임과 달리 이곳에서 얻을 수 있는 건 단순히 보상 골드가 전부가 아니었다.




“이건 마도구로군.”


마법이나 주문이 깃든 물건을 마도구라 한다. 게임에서도 영웅들을 강화시켜 주는데 사용되는 물건이었다.


「보호의 반지(C): 착용자를 보호하는 방패 소환」


이번에 내가 획득한 물건은 비록 C급에 불과하지만 내게 꼭 필요한 옵션을 가지고 있는 물건이었다.


아직은 그 일신의 무력이 약한 나를, 모든 전투력은 포탑에 몰빵하고 있는 내 본체를 지켜줄 수 있는 힘이었으니까.


다만 이 정도 수준의 물건이 고블린 전초기지 따위에서 얻어진다니. 철저하게 정해진 데이터가 있는 게임이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제 생각에도 이 물건은 영주님이 직접 사용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루나 역시 이 반지는 내가 쓰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자연스럽게 손에 반지를 착용한 나는 어색한 감촉에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이제 어지간한 건 전부 뒤져본 것 같으니 잠이나 자자. 내일도 하루 종일 걸려서 돌아가야 할 테니까.”


이미 해는 떨어졌고 우리는 이곳에서 밤을 보내야 했다.


고블린들이 쓰던 곳이라 역겹긴 하지만,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두고 다른 곳으로 갈 수는 없었다.


급한 대로 포탑들을 소환해 우리 주위를 빼곡하게 둘러쳐서 방어 능력을 챙겼다.


‘땅을 넓혀야겠어. 사람도 늘리고.’


계획한 대로 고블린 둥지를 쳐서 승리하고 그 전리품까지 제대로 챙겼지만,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지금의 우리에게 그 보상은 또 다른 성장을 위한 거름일 뿐.


멍하니 지금 내가 가진 골드를 확인한 나는 영지로 돌아가서 무엇을 할지 미리 계획을 세웠다.


역시 가장 필요한 건 더 많은 영토와 사람이었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기 위해서는 그만큼 단단하고 커다란 기반이 필요하다.


‘농지도 늘리고, 광산도 늘려야지.’


사실 지금 내가 투자한 골드 수준으로 전초기지나마 공략한 것도 대단한 일이니 이번에는 포탑에 쏟아 붓느라 챙기지 못했던 곳에 투자할 차례였다.


“역시 저들을 모두 영지로 데려가실 생각이십니까?”


“안 되나? 게임의 룰이라면 가능할 텐데.”


“아니요. 충분히 가능하죠. 고블린들의 포로인 그들을 구해주신 순간, 저들은 이제 영주님의 것입니다.”


루나는 잠자리에 들기 전 이번에 구출한 사람들의 처우에 대해 물었다.


사람과 땅이 필요한 내게 이번에 구출한 이들은 소중한 영주민이 될 사람들이었다. 미안하지만 난 그들을 풀어주고 싶지 않았다.


루나의 말대로 그들은 이미 한 번 죽었던 목숨. 내가 그것을 구해주었으니 그 목숨은 이제 내 것이다.


“하지만 그로인해 문제가 생길 수 있음도 인지하셔야 합니다.”


“인근세력과?”


“그렇습니다. 저들도 결국 누군가가 소환하고 육성하던 영주민들일 터. 물론 제대로 지키지도 못하고 고블린들에게 빼앗긴 주제에 소유권을 주장하는 건 파렴치한 짓이지만, 세상엔 그런 파렴치한들도 많지 않습니까.”


그녀는 싱긋 웃으며 적절한 경고를 해주었다.


과연 저들의 ‘주인’이 현지 사람인지 아니면 나처럼 외부에서 온 별종인지는 확인해 봐야겠지만, 나는 어느 쪽이어도 물러설 생각은 없었다.


“여차하면 포탑을 더 늘리지 뭐.”


주변에 배치된 든든한 포탑들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이미 내 포탑들은 꾸준히 발전해서 그 화력을 증명했다.


적어도 상대를 가릴 수는 있게 되었다는 소리다. 만약 할만하다고 판단되면, 나는 망설임 없이 상대가 보낸 군대 앞에 포탑들을 깔아 둘 작정이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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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화-앞서가는 자(2) +2 24.09.18 242 9 11쪽
11 11화-앞서가는 자(1) +1 24.09.17 289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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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방향성(4) +1 24.09.11 395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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