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진화 포탑만으로 일인군단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새글

하늘바다땅
작품등록일 :
2024.09.08 05:46
최근연재일 :
2024.09.19 15:10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4,453
추천수 :
108
글자수 :
68,456

작성
24.09.16 15:15
조회
326
추천
8
글자
12쪽

9화-화력(4)

DUMMY

9화-화력(4)


“영주님, 이것이 조사한 새로운 영주민들의 정보입니다.”


이른 아침. 알베르는 어제 하루 종일 조사하고 다닌 정보를 기록한 종이를 영주에게 내밀었다.


아침 식사를 마친 영주는 그것을 받아 하나씩 읽기 시작했다.


밖으로 돌아다니며 영역을 확장하고 전쟁을 수행하는 것만이 영주의 일이 아니다. 생산 기반을 안정시키고 주민들을 배치하여 각종 자원과 골드 수급을 끌어올리는 내정 또한 중요한 임무 중 하나였다.


‘분명 능력 있으신 분이다. 걱정할 필요 없을 게야.’


그리고 알베르는 괜히 긴장해서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이 새로운 영지에 도착할 영주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이 바로 이것일 것이다.


영주의 말 한 마디에, 그들이 앞으로 계속 일해야 하는 곳이 정해지니 말이다.


그나마 영주는 영주민들을 합리적으로 배치하는 편이었다. 알베르를 시켜, 그들이 원래 무슨 일을 하던 사람들인지 조사하고 되도록 그 일을 그대로 시키려 했으니까.


“농지에는 농사 경험이 있는 10명을, 목공소에는 전직 목수였던 이들 10명을...나머지 20명은 일단 시설이 아닌 곳에라도 투입하는 수밖에.”


영주는 알베르가 조사해 온 결과를 바탕으로 앉은 자리에서 영주민들을 각지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다만 그가 골드를 주고 구매한 ‘시설’에 배치되지 못한 이들이 절반 가까이 되었다.


그들 역시 각자 하던 일들이 있는 사람들이지만 그 능력을 발휘할 시설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거나, 기존 시설에 빈자리가 없어 배치되지 못한 이들이었다.


물론 그렇다 해서 그들이 할 일이 없는 건 아니었다.


사람이 살 집, 가축을 기를 축사, 물자를 저장할 창고 등등. 게임 속에 존재하지 않았던 시설들은 모두 그들이 직접 지어야 했으니까.


“목수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 제대로 된 건물을 지을 수 있겠지. 거기 일손이 많이 필요하니 그들은 거기 투입하는 수밖에.”


“맞는 말씀이십니다.”


현재 그들의 영지는 집을 짓는 속도가 사람이 늘어나는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는 중이었다.


영주가 고블린들에게서 구출해 온 이들, 새로 소환된 이들을 다 합치면 50명이 넘는다.


그들이 매번 밖에서 천막만 치고 잘 수는 없으니 어서 제대로 된 집들을 지어야 했다.


“거의 모든 주민들을 생산 활동에만 투입하고 있으니 그래도 단시간에 해결될 겁니다.”


그래도 그들의 영지는 알베르가 말한 것처럼 사정이 나은 편이었다.


모든 영주민들이 적들의 싸움에 끌려갈 걱정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그저 일만 열심히 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일이 고되어도 병사가 되어 훈련하고 전장에 나가 싸우는 것보다는 덜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이것 역시, 그들의 영주가 가진 특별함 때문이었다.




“광산과 대장간이 돌아가고는 있지만 아직 모두가 사용할 만큼 도구가 풍족하진 못합니다.”


“고블린 전초기지를 털고 가져 온 전리품이 있으니 그걸 사용하도록 해.”


하지만 아무리 영주민들이 열심히 일해도, 아직 이 신생 영지에는 부족한 게 너무 많았다.


알베르가 가져 온 두 번째 보고서. 그것은 바로 지금 영지에 무엇이 필요한지 조사한 것이었다.


당장 이 보고서에 쓰인 종이를 포함 영지에는 있는 것보다 없는 게 더 많았다.


“영주성의 식량고도 점차 동이 나고 있습니다. 여차하면 영주님께 아침저녁으로 차도 못 드리게 생겼습니다.”


“...후.”


루나까지 거기에 말을 얹자, 그는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으로서 그들이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사실 하나 밖에 없었다.


「보유 골드: 204」


바로 골드 상점이었다. 골드만 지불하면, 영지의 수준에 맞지 않는 다양한 물건들을 그 즉시 얻을 수 있었다.


‘하루에 벌리는 골드를 체크하는 건 의미가 없다. 상황에 따라 매일 매일 달라지는데다, 지금은 영지가 한창 성장하는 때니까.’


영지가 하루에 골드를 얼마나 만들어 내는지 정확히 아는 건 영주인 그조차도 모른다. 정해져 있지도 않은데다가, 지금까지 하루 이상 골드를 쓰지 않고 모은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애초에 골드를 손에 들고 있으면 아무 가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오늘 하루 버는 정도는 순전히 기반 시설에 투자해야겠다.”


결국 그는 결단을 내렸다.


포탑을 도배하고 그것으로 고블린 전초기지를 공략하는 등 그동안 많은 골드를 무력에 투자했으니 하루 정도는 영지를 위해 써야겠다고.


지금 다른 이들보다 앞서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또 이렇게 해야만 앞으로도 계속 앞서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릴 수 있는 결단이었다.


“모두 모이시오! 영주님께서 나눠주시는 것들이오!”


알베르는 그렇게 구매된 물건들을 가져다가 영주민들에게 나눠주었다. 일이나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들을 받은 영주민들이 기뻐하고 환호하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심지어 영주가 준 물건들 중에는 구하기 힘든 고기와 술도 포함되어 있었다.


“처음 낯선 곳에 왔을 땐 어떻게 될지 몰랐는데...불편한 게 있어도 차라리 나은 것 같은데?”


“훨씬 낫지! 당신이 어떤 곳에서 살다 왔는지는 모르겠는데 우리 왕이었던 작자는 전쟁에 미친놈이라 매번 농민들을 징집해 전쟁터에 밀어 넣었다고. 적어도 이곳에선 그런 일은 없지 않나?”


“그, 그렇지. 전쟁은 전부 영주님이 마법으로 소환한 포탑들이 하니까.”


실제로 주민들 사이의 분위기는 좋았다.


그것에는 24시간 쉬지 않고 영지 전체를 지키고 있는 무수한 포탑들의 역할도 컸다.


특히, 저 포탑들의 위력을 직접 본 이들은 더욱 그 위력을 신뢰할 수밖에 없었다.



***



“생필품은 그렇다 쳐도 고기나 술 같은 것들을 사서 그들에게 베풀 필요는 없지 않았습니까? 그런 귀한 것은 영주성에만 있으면 되는 것인데.”


“넉넉하게 준 것도 아니야. 사람들도 맛이라도 봐야지.”


“아, 그럼 민심 등급을 최상급까지 올려 보상 골드를 노리시는 건지.”


“그렇다고 치자.”


루나는 내가 무슨 말을 하든 게임의 운영을 위해 그런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니 부정하진 않았다.


영주민들이 힘내서 효율적으로, 열심히 일 해줘야 확보한 생산 시설들에서 최대한의 골드를 뽑아낼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그들을 조금 더 편하게 해주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현실에서는 늘 남에게 명령 받고 지시 받는 삶을 살아와서 그런지 아직 사람을 부리는 게 냉혹하고 기계 같지는 못했다.


특히 그들 모두 내 말 한 마디에 꼼짝 못하는 노예 신세이기에 더더욱.


그리고 영주민들만 내 선물을 받은 건 아니었다. 최근에 구출해 와서 내 영웅이 된 여기사, 리아 역시 내게 골드 상점에서 구매한 선물을 하나 받았다.


“제게 귀한 이런 물건을...”


“이건 선물이라기보다는 투자야. 앞으로 내 영웅인 당신이 해야 할 일이 많거든.”


그녀에게 준 것은 새로운 갑옷이었다. 원래 쓰던 갑옷은 고블린들과의 전투로 망가져 수선해야 하는데, 그럴 바에 그냥 새거 하나 주자는 뜻에서 사준 물건이었다.


그런데도 내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있던 리아는 그것을 받아들고 어쩔 줄 몰라 했다.


“당신 원래 모시던 주인과, 아니 그 아들과 문제가 있었다며.”


“그렇습니다. 단신으로 고블린들에게 잡혀간 마을 사람들을 구해오라는 임무는 그런 제게 내려진 형벌이었습니다.”


본인 스스로가 어제 내게 해준 말이었기 때문에, 리아는 이제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일개 NPC 영주라도 영주는 영주다. 이 세상에서, 영주는 말 그대로 선택 받은 이들이었다. 말 한 마디로 사람을 조종할 수 있는 권능을 가진 이들이었다.


자신을 덮치려던 영주의 아들을 밀쳐 다치게 만든 그녀에겐 그런 영주의 말을 거스를 방법이 없었다.


“지나간 일은 아무 의미 없으니 잊도록 해. 당신 말대로 당신은 죽었다 다시 살아난 셈이니 이제 중요한 건 우리 레온하르트 영지를 위해 얼마나 일할 수 있느냐. 그것 하나뿐이니까.”


“그렇습니다.”


결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리아의 얼굴을 보며 옆에 서 있는 루나를 흘끔거렸다.


결국 어제, 우리는 우리 영지 이름을 정했다. 그리고 그것이 곧 내 이름이 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도 순전히 루나의 입김이 많이 들어갔다.


굳이 그녀의 의견을 거절할 필요가 없었던 나는 그것을 받아들여주었다.


“리히 레온하르트. 이곳 엘루아 지역에 등장한 새로운 영주의 이름에 충분히 어울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덕분에 오늘따라 루나의 기분이 좀 좋아보였다.




“그럴 듯 하군.”


리아가 선물로 받은 갑옷을 모두 착용하고 다시 나타났다.


몸에 딱 맞는 판금갑옷이 새것이라 그런지 화려하게 번쩍거렸다. 아무리 아무런 옵션도 붙지 않은 일반적인 장비라지만, 가녀린 체구를 가진 여기사라지만 그녀는 영웅.


일반인보다 훨씬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존재다.


분명 갑옷이 굉장히 잘 어울렸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이 있어.”


“무엇이든 지시하십시오.”


“전초기지를 만들 정도로 거대한 고블린들의 본거지가 어딘가에 있지. 그곳까지 싹 치워버리지 않는 이상, 고블린들은 계속해서 숲에서 튀어나와 우리를 괴롭힐 거다. 그걸 막기 위한 준비가 필요해.”


영웅을 영입했으면 내 옆에서 썩히지 말고 적극적으로 외부로 돌려야 한다.


내가 리아에게 준 임무는 정찰 및 수색 임무였다.


목적은 우리가 직전에 치워버린 전초기지가 있던 방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계속해서 고블린들을 찾는 것이었다.


혹시 모를 위협을 사전에 방지하고 놈들의 부락을 털어서 보상 골드와 물자, 운이 좋은 그곳에 잡혀 있는 사람들까지 전리품으로 얻을 작정이었다.


“혼자라고 생각하지는 마. 당신은 내 영웅이고, 나와 연결되어 있지. 당신이 보고 듣는 것을 나 역시 보고 들을 수 있고 언제든 도와줄 수 있어.”


그녀에게 따로 병력을 딸려주지는 않았다. 기껏해야 짐꾼으로 쓸 사람 몇 명 정도 붙여 줄 생각이었다.


애초에 우리 영지에 병력이라곤 없으니까.


대신 나는 그녀 주위에 다수의 포탑을 소환시키며 어떻게 도와줄지 이해시켰다.


“오히려 소수로 다니는 것이 더 신속할 수 있고, 영주님의 포탑들이 얼마나 강한지 이미 보았습니다.”


리아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영주민들도 그 충성심을 의심할 필요는 없으니 나는 곧바로 그들을 성에서 출발시켰다.


이렇게 따로 움직이면서 내 대리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리아 덕분에 나는 영지에 남아서 계속해서 영지를 돌볼 수 있었다.


“리아님, 이것을 받으시죠.”


기다리고 있던 루나가 떠나는 리아에게 무언가를 건네주었다.


그것은 화려한 금사로 장식이 된, 기수들이 들법한 깃대에 달린 깃발이었다.


“우리 영지를 상징하는 깃발이니, 그것을 가지고 다니는 이상 당신께서 다니는 모든 땅이 곧 영주님의 영토가 될 겁니다.”


“그리고 내 말도 전할 수 있지.”


루나의 설명에 나도 한 마디 보탰다.


골드 상점에서 구매한 저 깃발은 일종의 통신수단도 겸한다. 게임에선 존재하지 않던 물건이다.


순전히 루나의 추천으로 알게 되어 구매한 물건이었다.


“...소중한 물건을 받았으니, 반드시 이 깃발이 꺾이지 않게 하겠습니다.”


리아가 그것을 소중히 품에 쥐었다.


거창하게 깃발까지 들었지만 고작해야 몇 명 수준.


겉으로 보이는 규모 자체는 조촐하지만 나는 그들을 위해 언제든 동원할 수 있는 포탑 20개를 비활성 상태로 따로 준비해 두고 있었다,


차라리 우리를 우습게보고 먼저 덤비는 놈이 있다면 좋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 상대가 누구든, 보상으로 골드를 벌 수 있을 테니까.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한진화 포탑만으로 일인군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 13화-앞서가는 자(3) NEW +1 6시간 전 89 4 12쪽
12 12화-앞서가는 자(2) +2 24.09.18 206 8 11쪽
11 11화-앞서가는 자(1) +1 24.09.17 270 7 12쪽
10 10화-화력(5) +1 24.09.16 312 8 12쪽
» 9화-화력(4) +1 24.09.16 327 8 12쪽
8 8화-화력(3) +1 24.09.15 327 7 11쪽
7 7화-화력(2) +1 24.09.14 331 9 12쪽
6 6화-화력(1) +1 24.09.13 339 8 12쪽
5 5화-방향성(5) +1 24.09.12 353 8 12쪽
4 4화-방향성(4) +1 24.09.11 381 9 12쪽
3 3화-방향성(3) 24.09.10 409 9 11쪽
2 2화-방향성(2) 24.09.09 463 11 11쪽
1 1화-방향성(1) 24.09.08 647 1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