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진화 포탑만으로 일인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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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다땅
작품등록일 :
2024.09.08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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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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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앞서가는 자(1)

DUMMY

11화-앞서가는 자(1)


“---!?”


고블린들 입장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날벼락이 떨어진 셈이다.


분명 상대는 무장도 빈약한 몇 명의 인간이 전부였다. 나름 뛰어난 실력을 가진 것 같은 금색 단발의 여기사가 한 명 있긴 했지만, 그래봤자 혼자였다.


이대로 숫자와 기세로 밀어버리면 고블린들은 만족할 수 있는 전리품을 얻고 당당히 복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소환되기 시작한 무수한 자동포탑들이 일말의 망설임 없이 고블린들을 향해 화력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몇 단계씩이나 진화한 포탑들도 다수 섞여 있었다. 연발로 쏟아지는 화살부터, 강철로 된 화살, 터져 나오는 총성과 함께 쇄도하는 총탄까지.


설마 이렇게 될 줄 모르고 당황하고 있던 고블린들은 단숨에 바닥에 떨어지는 낙엽처럼 쓰러져갔다.


‘정, 정말로 영주님께서 보고 계셨어. 그리고 도와주셨다.'


검을 쥐고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리아의 턱에 식은땀이 흘렀다.


결과적으로 그녀는 검을 휘두를 기회조차 없었다.


쏟아지는 화력에 고블린들이 접근조차 하지 못하며 쓸려나간 탓이다. 아무리 훈련이 잘 되어 있어도, 기세가 좋아도 포탑이 뿜어내는 화살과 탄환은 공평했다.


그 흔한 통나무 방패조차 들지 않은 고블린 약탈부대는 그렇게 채 몇 분이 되지 않아 자동 포탑들에 의해 전멸 당했다.


“다행이네.”


리아와 연결된 화면을 통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 몰라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모든 포탑을 그녀의 주위에 소환했고, 포탑들의 화력은 그의 예상대로 고블린들을 압도했다.


나머지는 정말로 자동포탑들이 알아서 싸운 것이다. 그가 한 일이라고는 가장 강한 화력을 가진 2단계 포탑만 따로 이용해 고블린 전사들을 저격한 것뿐이었다.


「업적 달성, 고블린 학살자: 골드 +300」


이번 전투로 업적을 하나 달성하고 보상 골드를 받은 것 역시 소소한 이득이었다.


“위험할 뻔 했네.”


“여, 영주님?!”


그는 리아에게 준 깃발을 통해 자신의 말을 전했다.


멍한 얼굴로 전멸한 고블린들의 시체를 바라보고 있던 리아는 머리에 울리는 그의 목소리에 눈을 크게 떴다.


“자리를 옮겨서 쉬도록 해. 잠자리 근처에 포탑을 배치해 줄 테니 불침번 같은 건 설 필요 없이 푹 자. 그리고 내일 일어나서 임무를 계속하도록.”


“가, 감사합니다.”


리아는 그의 지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고블린들의 습격에 크게 놀라서 온 몸의 신경이 곤두선 상태지만, 포탑들이 잘 때도 근처를 지켜준다면 믿고 푹 쉴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그 위력을 다 보았으니 말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심적으로 안정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일인지 실전 경험이 있는 리아는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고블린들의 본거지가 이 근처에 분명히 존재한다. 그곳을 찾아야 해.’


그리고 이번 습격을 통해, 고블린 본거지의 존재가 확실하게 입증되었다.


리아는 자신이 이전 영지에 있을 때도 병사를 모집하고 그들을 먹이며 싸울 역량이 부족해서 차마 정복하지 못했던 그곳을, 어쩌면 이번 기회에 공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여기 보십시오. 분명 어제 그놈들이 남긴 흔적입니다. 선명하게 찍힌 게 이놈들이 어디서 왔는지 바로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른 아침.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적진 한복판이라 부를 수 있는 곳에서도 포탑의 경호를 받으며 푹 자고 일어난 리아와 정찰대 사람들은 곧바로 임무를 시작했다.


스벤을 포함, 다른 이들도 어제 습격해 온 고블린들을 마주했을 때의 공포심은 온데간데없이 의욕적이다.


영주가 리아를 통해 자신들을 지켜보며 언제든 무수한 포탑을 소환해서 도와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덕분이었다.


“그놈들이 과연 본거지에서 나와 우리를 발견한 건지, 아니면 돌아가는 길에 우리를 발견한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 흔적을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흔적을 쫓는다.”


스벤의 말을 들은 리아가 그의 말을 듣기로 결정했다.


잘 풀린다면 목표였던 놈들의 본거지를 찾는 것이고, 설령 본거지를 찾지 못해도 놈들이 관여한 새로운 곳을 발견할 수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분명 지금도...’


그러면서 리아는 손에 들고 있던 깃대를 꼭 움켜쥐었다.

더 이상 불신이나 두려움은 없었다.


자신들이 하는 일은 영지를 위한 일, 그리고 영지를 위해 하는 일을 영주가 방치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어제 저녁 겪었기 때문이다.


특히 리아는 지금 자신들의 행동을 그가 지켜보고 있을 거라 확신했다.


그렇다면 더더욱 행실을 철저히 해야 했다.


벌써 두 번이나 그 목숨을 구해진 셈이니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해서 지켜보고 있을 주군을 실망시키지 않는 것이 곧 자신의 의무라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그녀만 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처음엔 마물들이 득실거리는 곳을 우리끼리 가서 찾으라는 말에 기겁을 했는데 말이야.”


“설마 우리 영주님이 이런 엄청난 마법사였을 줄은 몰랐지.”


사기를 충전한 정찰대 인원들도 두려움과 불안함 대신, 열의와 희망을 가지고 임무에 임하는 중이었다.


그러니 일의 효율과 능률이 올라가는 게 당연했다.


분주하게 움직여서 고블린들의 흔적을 쫓던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 보이는 숲 속 협곡에 만들어 져 있는 꽤 커다란 성채를 하나 보게 되었다.


“저것이 놈들의 본거지...?”


“엄청나게 크다.”


전초기지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하나의 도시였다. 그 존재를 알고 있던 리아마저 실제로는 처음 보는 그 규모를 보고 얼굴을 굳힐 정도였다.


이 숲을 넘어, 일대를 지배하는 고블린 세력의 본거지가 바로 저것이었다.


“이건 차분한 계획이 좀 필요하겠어.”


리아가 있는 화면을 통해 그 풍경을 보고 있던 그 역시도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였다.



***



「영주민 150명 도달, 영지 등급 F등급 진입」


“애초에 이제야 등급을 받은 영지가 단독으로 고블린 본거지를 청소하려 하는 게 말이 안 되기는 해.”


일정 수의 고블린들을 죽이고 달성한 업적과, 그 업적을 달성한 보상으로 받은 골드를 이용해 영주민들을 추가로 소환한 나는 쓰게 웃었다.


현재 우리 영지 주민들은 총 150명을 넘겼고 그 덕분에 F급 영지 판정을 받았다. 영지의 등급은 영지가 보유한 인구수와 영토 내부에 얼마나 많은 시설을 보유하고 있느냐로 정해진다.


F급이면 최하위 등급. 사실상 이제야 튜토리얼 딱지 떼야 하는 수준이었다.


게임과는 속도 자체가 달랐다. 아무렴, 여긴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살아가는 현실이니까.


“그래도 나는 내가 느리다고 생각 안 하는데? 애초부터 인구수는 늘리고 싶다고 늘릴 수 있는 게 아니니까. 현실이 된 지금은 더 그렇지.”


“맞습니다. 분명 영주님은 인구수를 늘리는 점에서는 다른 이들보다 앞설 수 있는 상태입니다.”


내게 차를 따라 준 루나가 싱긋 웃었다.


실제로 이 세상에 직접 와서 게임을 진행하고 있는 지금 깨닫고 있는 사실 중 하나가, 사람은 생각 이상으로 유지비가 든다는 것이었다.


게임처럼 식량만 풍족하다고 무슨 벌레가 알 까듯이 마구 늘려나갈 수 있는 건 절대 아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포탑을 이용해 그들을 보호하고 대신 전투에 투입하는 나는 유지비를 아끼고 영주민들의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상태였다.


다른 점이라면 모를까 적어도 인구를 늘리는 것에선 선두를 치고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였다.


“후, 지금 당장은 별로 의미 없는 일이겠지. 나처럼 이 게임에 강제로 끌려 온 다른 사람들을 만나려면 결국 판테온이라도 활성화 되지 않는 이상 모를 테니.”


하짐나 찻잔을 내려놓은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루나의 언급이 있기도 해서 자꾸만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고 있는데, 사실 지금 당장은 소식을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싱글 게임이었지만 멀티 모드가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다른 세상, 다른 문명을 선택해서 육성하고 있을 다른 사람들을 만나 교류하거나 경쟁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다.


다만 그것을 위해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조건 중 하나가 바로 영지 등급 E등급 이상이었다.


‘E등급이 영주민 1000명이던가.’


언젠가는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지금 당장은 아직 많이 남은 목표. 그전까지는 홀로 이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보니까 리아가 발견한 좋은 길목이 하나 있는 것 같던데. 거길 잘 이용하면 지금 우리 상황에서도 그놈들을 견제할 수 있을지도 몰라.”


영지를 넓히고, 포탑을 업그레이드하고. 그리고 결국 발견해 낸 고블린들의 본거지를 어떻게든 공략하려 시도해 보는 게 바로 그것을 위한 일이었다.




“길목을 점거하고 임시로 기지를 만들어서 고블린들의 이동을 통제한다. 포탑을 박아놓고 놈들이 오는 족족 죽여 버리는 거야.”


“이곳에 말입니까?”


깃발을 든 리아가 화면 속에서 주변을 둘러보는 모습이 보였다.


지금 그녀가 서 있는 장소는 험한 숲길 속에서 좁게 나있는 거의 유일한 길목으로, 이곳을 통해야 우리 영지는 물론 숲의 동쪽으로 뻗어 나올 수 있는 요충지였다.


나는 포탑을 설치해서 저 일대를 통제할 작정이었다. 고블린을 포함해 그 누구도 지나다닐 수 없도록.


“놈들을 말려 죽이지는 못해도, 그 세력을 약화시키는 역할 정도는 할 수 있겠지.”


길목을 점령하고 시간을 버는 사이 영지를 성장시키고 포탑을 더 업그레이드 하는 게 목표였다.


2단계에 접어든 포탑을 한 번 업그레이드 하는 데는 이제 200골드가 소모되었다.


무려 영주민 20명을 포탑 하나에 갈아 넣어야 한다는 소리였다. 더 많은 골드가 필요했다.


“연발 사격 능력을 탑재한 1-1단계 포탑 5개와 강철 화살을 쏘는 1-3단계 포탑 2개 정도면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지금 그곳에 가 있는 리아를 이용해서 계획한 포탑들을 요충지들에 설치했다.


고블린들이 이 포탑들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거센 공격을 뚫고 험한 절벽을 기어올라야 할 것이다.


“이제 복귀하도록 해. 포탑이 공격 받으면, 부서지기 전에 회수하면 그만이야.”


가져간 물자가 다 떨어진 정찰대를 복귀시키면서 계획은 잘 짰다고 생각했다. 적을 압박하고 그 전력을 소모시킴과 동시에 시간을 벌어 정면승부를 벌일 만한 전력을 모으는 것이다.


실제로 리아가 복귀하는 도중 길목에 설치해 둔 포탑들이 전투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계획대로 돌아가는 것 같아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제 포탑들 업그레이들을 할 때다.’


영주민들이 늘어난 만큼 더 많이, 빠르게 쌓이는 골드를 확인한 나는 가장 먼저 쇠뇌 대신 화승총을 달고 있는 2단계 포탑을 업그레이드 했다.


혼자서 농지 하나와 맞먹는 돈을 먹어치우는 만큼, 모습을 드러낸 쌍열 화승총 포탑은 꽤 그럴듯해 보였다. 하나의 총열로도 까다로운 적인 고블린 전사를 일격에 죽였는데 지금은 어떨까.


'방어포탑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어.'


나는 아직 활성화 할 수 없는 무수한 강화 단계들을 바라보았다.


게임 속에서는 마력 공격이 불가능하다, 뒤로 갈수록 화력이 약해진다 같은 약점들에 거의 쓰이지 않았지만 내가 진화시킬 수 있는 이 포탑들은 분명, 그런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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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화-방향성(5) +1 24.09.12 353 8 12쪽
4 4화-방향성(4) +1 24.09.11 381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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