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진화 포탑만으로 일인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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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다땅
작품등록일 :
2024.09.08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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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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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화력(5)

DUMMY

10화-화력(5)


“숲 쪽에는 이미 뭐가 있는지 대충 알고 있지만, 다른 쪽으로는 아는 게 별로 없으니 그곳으로도 정찰을 좀 보내야겠어.”


리아가 정찰을 떠났을 때. 나는 다른 쪽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었다.


숲으로 막히지 않은 평야 지대는 아직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하는 곳이었다. 딱히 고블린 같은 중립 몬스터가 쳐들어오지도 않았고 보이는 건 간간히 등장하는 자그마한 짐승들 정도가 전부였다.


앞으로 우리 영지가 계속해서 확장을 진행한다면 그곳으로 뻗어나갈 게 분명하기 때문에 무엇이 있는지, 쓸만한 자원은 존재하는지 탐사해야 했다.


“현지에서 합류시킨 주민들도 자세히는 모른다고?”


“그렇습니다. 그들 모두 평생을 살던 마을에서 벗어난 적 없는 이들이었기에 딱히 그 주변 말고는 아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알베르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현지에서 합류시킨 주민들은 골드를 주고 소환한 게 아니라 리아와 함께 고블린들에게서 구출한 이들을 말한다.


현지 사정에 밝을 그들도 이 주변에 뭐가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결국 직접 알아봐야 한다는 뜻이었다.


“서쪽에 있는 숲으로는 리아가 갔지. 3개의 정찰대를 만들어서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탐사한다. 시설에 속하지 않은 영주민들 중 능력 있는 자들을 선별하도록 해.”


나는 정찰대를 조직하라 지시했다. 그냥 근처만 조금씩 둘러보는 정도로 만족할 생각이었기에 거창할 필요는 없었다.


그저 길을 잘 찾고, 몸이 날래서 유사시 후다닥 도망칠 수 있을 정도면 족하다.


게임처럼 내가 일일이 지시할 필요 없이 자발적으로 판단 가능하다는 장점을 활용해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영주님, 북동남 세 방향으로 보낼 정찰대인데 왜 둘만 선별하시는 겁니까?”


“동쪽으로는 내가 직접 가려고 했는데?”


곧이어 선별된 이들이 줄줄이 들어와 내 앞에 엎드려 임무를 부여 받는 순간. 루나는 의문이라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렸고 나는 당연한 것 아니냐는 듯 답했다.


“아직은 어쩔 수 없어. 내가 일해야지.”


루나는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바라봤지만, 나는 당분간 내가 완전히 대외 활동에서 손을 뗄 수 없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모든 무력을 내가 가진 자동포탑들에 맡기고 있는 우리 영지는 그만큼 모든 역량을 생산 시설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반대로 그 무력을 사용하는데 제약이 좀 있다는 단점도 있었다.


그 단점의 일부를 나와 연결한 영웅들을 통해 줄일 수 있었지만 지금 내가 가진 영웅은 리아 단 한 명 뿐.


아직 일손이 많이 부족했으니 결국 내가 직접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여길 계속 지키고 있어봐야 할 일도 없다.”


영지의 내정을 살피는 일은 물론 중요하지만, 이제 겨우 100명에 근접해 가는 자그마한 영지는 딱히 오래 살피고 있을 것도 없었다.


당장 지금도 오전만에 거의 모든 일을 끝내고 멍하니 성에서 시간이나 보내고 있었으니 나는 뭐라도 직접 하기로 결정했다.


따지고 보면 리아보다도 더 등급과 자유도가 높은 영웅이 나인데 그 영웅을 가장 안전한 곳에서 놀게 하는 건 너무 비효율적이다.


“좋습니다. 준비하지요.”


입꼬리를 올린 루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나를 걱정하면서도, 내가 영주다운 일을 할 때마다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리아는 이미 저기까지 갔군.”


출발 준비를 마쳤을 때. 나는 시야 한쪽에 보이는 리아를 지켜보며 피식 웃었다.


깃발을 든 채 오전부터 출발한 리아는 이미 광산을 지나 새로운 영역을 탐사하는 중이었다.


아직까지 딱히 발견한 건 없어 보였지만 날이 저물 때 정도면 족히 2배는 더 멀리 가 있을 것 같았다.


“다들 알겠지만, 단순한 정찰일 뿐이다. 그러니 무리하지 말고 무언가 발견하면 그 즉시 영지로 돌아오도록.”


“명심하겠습니다 영주님.”


리아에게서 시선을 뗀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눈을 돌렸다.


각각 3인 1조로 구성한 그들은 전직 사냥꾼이나 목동 등 체력과 힘이 좋은 이들로 선별한 이들로, 나와 다른 쪽으로 향할 정찰대였다.


리아와 달리 그들은 내가 실시간으로 확인하거나 도움을 줄 수 없었다. 그러니 그들은 자기들 목숨을 위해서라도, 무언가 발견하면 서둘러 도망쳐 와야 할 이들이었다.


“그럼 이제 출발하자.”


내가 이번에 대동한 사람은 루나 하나뿐이었다. 스벤은 리아에게 붙여주었고, 굳이 다른 사람을 또 데리고 올 필요는 없어 보였으니까.


영주가 직접 움직이는 것 치고는 매우 조촐해 보이겠지만 어차피 리아를 떠나보냈을 때와 똑같다.


지금 내 곁에는 언제든 소환할 수 있는 포탑들이 계속해서 대기중이다. 남들이 어떤 눈으로 보든 나는 이 포탑들이 어지간한 병사 수십 명 보다 더 든든했다.


“사실 주변에 별 것 없을 것 같기는 해. 게임에서도 플레이어 주변엔 확장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빈 땅을 주었으니까.”


“그렇지요. 시작하자마자 현지의 강성한 세력이 옆에 있다면 영주님이 성장할 수가 없으니까요.”


함께 길을 걸으며 아무리 둘러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풍경에 중얼거리자, 루나가 피식 웃었다.


“하지만 그 빈땅은 영주님 뿐 아니라 주변 모두가 노리는 땅입니다. 최대한 빠르게 확장을 하고 먼저 깃발을 박아두어야 편할 것입니다.”


“당연하지.”


빈 땅에 깃발 꼽기와 미리 선점한 세력을 밀어내고 그 땅 차지하기 중에 어떤 게 더 난이도가 높은지는 굳이 게임으로 생각할 필요도 없다.


일단 어떻게든 이 땅이 내 것이라고 증표를 박아둘 필요가 있었고, 그러기 위해선 더 많은 숫자의 영주민들을 소환해서 그들을 정착시켜야 했다.


‘하지만 어느 세월에 영주민들을 그만큼 늘리지. 그들을 흩어져 살게 하는 만큼 보안도 약해지는...어?’


그렇게 잠시 말을 잃고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하면서 걷던 나는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걸음을 멈췄다.


평범하게 생각하면 정말 지극히 비효율적이지만 지금의 나라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는 생각이었다.


“포탑으로 알 박기를 해둘까?”


바로 한 번 건설할 때마다 2개씩 주는 포탑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제가 생각하기엔,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영주님이 가진 능력을 이용하면 훨씬 적은 자원으로 포탑을 소환할 수 있으니.”


루나는 내 계획을 듣고 잠시 눈이 커지더니 이내 입꼬리를 올렸다.


게다가 포탑을 알박기 해두면 단순히 이 땅의 소유권만 내게 넘어오는 게 아니었다.


포탑은 곧 내 재산이었기 때문에, 만약 누군가가 그것을 적대하고 파괴하려 한다면 그 즉시 내게도 소식이 전해질 것이다.


단순히 소수의 영주민들을 이주시키거나 병사들이 머물 초소를 건설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이쯤 되면 굳이 망설일 필요가 없지.”


피식 웃은 나는 그 즉시 그 자리에 1단계 포탑 하나를 소환해 알박기를 시도했다. 아무것도 없는 주인 없는 땅이지만 이 포탑이 박힌 순간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제 이 땅은 온전히 내 것이었다. 내가 언제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게임이었다면 아마 이 일대가 내 영역으로 표시가 되었을 게 분명했다.


“내일은 다른 정찰대를 보냈던 북쪽이나 남쪽으로도 가보자고. 앞으로 그곳들은 우리 땅이야.”


계획을 살짝 바꿔 다른 방향에도 이렇게 가까운 곳부터 알박기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경계선에 박아둔 포탑들부터 강화해주면 영지 전체의 보안도 챙길 수 있겠다.’


2단계 수준의 포탑들이 이렇게 박혀 있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볼 때 2단계 포탑의 화력은 지금 시점에서 얻을 수 있는 수준의 화력이 아니었다.


고블린 전사도 일격에 사살한 탄환의 위력이라면 어지간한 수준의 적은 접근하기도 힘들 것이다.


“이제 슬슬 돌아가자. 혹시나 했는데, 역시 아무것도 없네 이 일대는.”


이후 우리는 해가 저물기 시작한 시점에 정찰을 끝내고 방향을 돌렸다. 지금 영지로 돌아가야 밤을 보낸 후 내일 다시 다른 쪽으로 정찰을 갈 수 있으니까.


“고블린들이다!”


“음?”


리아의 모습이 보이고 있는 화면 속에서 일이 터진 건, 우리가 반쯤 돌아갔을 때였다.



***



“오늘은 이쯤 하도록 하지. 야영 준비를 하도록.”


“아, 알겠습니다 기사님.”


다른 곳보다 조금 더 빠르게 어두워지는 숲속. 돌아가지 않고 이곳에서 밤을 보내야 했던 리아가 이끄는 정찰대는 안전한 곳을 찾아 야영할 준비를 해야 했다.


또 다시 외부 활동에 끌려 온 스벤을 포함, 몇 안 되는 정찰대 사람들은 그녀의 명령대로 움직이며 야영준비를 해야 했다.


‘보기와 달리 너무 딱딱한 거 아니야?’


스벤은 조심스레 깃대를 세우고 야영 준비를 하는 리아를 흘끔거리며 소리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영주 옆에 있을 때의 리아와 아닐 때의 리아는 마치 사람이 달라진 것 같은 모습이었다.


영주에게 선물을 받으며 어쩔 줄 몰라하던 그녀는 갑옷을 입고 임무에 들어서는 순간 웃음기라고는 단 하나도 없는 차가운 상관이 되어 그들을 지휘했다.


애초에 영주의 영웅인 그녀에게 영주민들이 거스를 수는 없었지만 스벤은 만약 이런 강제력이 없어도 감히 그녀에게 까불 수 없을 거라 확신했다.


“이건 무슨 소리지? 새소리인가?”


낯설고 희미한 소음이 울려 퍼진 게 그때였다. 얼핏 들으면 산새소리와 비슷했다.


“고블린들의 명적 소리다! 어서 피해!”


하지만 리아는 그 소리를 듣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차고 있던 검을 뽑아들었다.


스벤을 포함해 기겁한 이들도 서둘러 활과 칼 등 호신 무기를 꺼내들어 절벽을 등진 채 어둑한 숲을 겨누었다.


“이, 이놈들 대체 언제부터...”


그들은 어느새 나타난 수십 마리의 고블린들이 자신들을 포위한 걸 보고 경악했다.


무장한 수준도 잘 잡혀 있던 규율도 그렇고 전초기지의 고블린들보다도 훨씬 강인해 보이는 놈들이었다.


‘본거지의 정예병들이 분명하다.’


이를 악문 리아는 그놈들이 전초기지가 아닌 본거지에서 나온 놈들임을 직감했다.


설령 같은 숫자라 해도 훨씬 높은 전투력을 가지고 있는 무시할 수 없는 하나의 군대였다.


그녀가 과거 속해있던 영지를 주기적으로 약탈하고 쳐들어 왔던, 숙적이라 부를 수 있는 놈들 역시 이놈들이었다.


“기, 기사님. 정말 괜찮은 겁니까?”


스벤이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그녀를 찾았다. 아무리 리아가 강해도 이미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범위는 넘어섰다.


지금 눈앞에 있는 고블린들은 잘 훈련되고 잘 무장한 군대를 끌고 와야 이길 수 있는 마물들이었다.


“..,영주님이 도와주실 것이다.”


검을 움켜쥐고 몇 십 배는 많은 고블린들과 맞서게 된 그녀는 영주가 했던 말을 믿는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어디에 있든 지켜보고 도와 줄 것이라던 그 말을.


“오, 온다!”


“---!”


그리고 결국, 고블린들이 먼저 괴성을 지르며 그들이게 달려들었다.


놈들은 자신들이 질 것이라 절대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리 리아가 훌륭한 기사여도, 고블린 전사까지 섞여 있는 자신들이 고작 그녀 하나 제압하지 못할리 없으니 말이다.


“이건...!”


그러나 그녀가 검을 움켜쥔 채 앞으로 나서려는 순간.


펄럭이는 깃발과 함께 찬란한 빛이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


고블린들이 놀라서 주춤거렸다. 그것이 놈들의 패착이었다.


푸르른 마법진에서 일제히 모습을 드러내는 자동포탑들이, 그렇게 주춤거리는 사이 단숨에 소환을 마치고 일제히 화살과 총탄을 퍼붓기 시작했으니까.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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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방향성(4) +1 24.09.11 395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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