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진화 포탑만으로 일인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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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다땅
작품등록일 :
2024.09.08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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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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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앞서가는 자(2)

DUMMY

12화-앞서가는 자(2)


“영주님이 말씀해 주신 대로, 추가된 농지와 광산에 각각 10명씩 새로운 인원들을 배분했습니다. 또한 이것이, 목공소의 목수들을 통해 새롭게 지어진 집과 창고들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이제야 200명...수준인가.”


공손하게 올리는 알베르의 보고에, 의자에 앉아 있던 영주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 착실하게 영지가 성장하는 것은 맞으나 게임과 달리 현실에서는 그 속도가 느렸다.


‘그나마 속도를 내는 게 이 정도라니. 역시 아무 이벤트 없이 스스로 발전하는 건 한계가 명확해. 미리 주변 땅들을 선점해 두기는 했지만, 그곳을 개발하면서 다른 곳의 땅과 사람을 추가로 얻어야 한다.’


팔짱을 낀 그가 현재 영지 상황을 보면서 고민에 빠졌다.


게임의 플레이 방식은 다양하다지만, 사실 거의 대부분의 방식이 결국 외부로의 확장이 주된 방법이었다.


그 방식이 문화든, 경제든, 전쟁이든 상관없다.


결국 현지 세력과 충돌하면서 어떻게든 그들을 흡수해 자신의 세력으로 만들어야지만 눈에 띄게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처럼 일일이 영주민을 골드를 주고 소환하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었다.


“원래 영주민처럼 다른 곳에서 수급할 수 있는 자원에는 돈을 최대한 아끼는 게 맞으니까. 지금도 다를 게 없지. 그 돈을 아껴서 포탑에 투자할 수 있다면...”


“그렇게 된다면 영주님이 가진 무력도 더욱 올라갈 것입니다.”


“문제는 지금 우리 수준으로 어쩔 수 있는 세력이 없다는 거다. 어디 뭐 중립 마을이라도 있다면 모를까.”


루나가 그 말에 긍정했지만 그의 표정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우호 관계가 되든 적대 관계가 되든, 현지 세력들과 맞댈 수 있는 것도 체급이 비슷할 때나 되는 것이다.


아직 주변 세력이 그 존재조차 모르는 신생영지인 그들의 수준으로는 쉽게 나설 수 없는 상태였다.


‘그렇지만 선점해둔 땅을 모두 개발하면서 인구수를 1천까지 늘리는 건 너무 오래 걸려. 어차피 멀티 모드들이 활성화 되면 싱글 플레이는 그저 발사대가 될 뿐인데.’


너무 많은 걸 알고 있다는 게 그를 괴롭게 하는 원인이 되어버렸다.


루나의 말을 통해 이미 그 존재가 확실시 된, 차후에 열릴 경쟁 컨텐츠를 위해서라도 그는 신속하게 일대를 제패하는 패자가 되어야 할 의무가 있었다.


“여, 영주님! 피난민입니다! 숲을 통해 피난민 몇 명이 우리 영지로 넘어왔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기회가 될 수 있는 사건 하나가 발생했다.


영지 내부를 돌아보며 일을 보던 그는 서둘러 달려오는 나무꾼이 전한 소식에 깜짝 놀랐다.




“베오른 영지가 고블린 부대에 약탈당하고 있다고 하는데. 리아 당신이 있던 곳이야.”


“...고블린들의 약탈은 지속되어 온 일이었습니다. 피해가 큰 것입니까?”


“아무래도 지금까지 있었던 약탈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


그는 소식을 듣자마자 리아를 호출했다.


영지에 나타난 피난민, 그들은 다름 아닌 리아가 원래 소속되어 있던 베오른 영지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숲에 살면서 무리를 이룬 고블린 집단과 인근 영지들의 충돌은 계속되어 온 일이었다.


고블린들은 식량과 물자, 사람을 약탈하며 영지들을 계속해서 괴롭혔고 분노한 영주들은 병력을 끌고 쳐들어가 보복하는 일이 계속해서 반복되었다.


하지만 힘의 균형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다. 강성해지는 고블린들에 비해 영주들의 힘이 더 심하게 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걸 눈치 챈 고블린들의 행동이 더 대담해지고 있었다. 영지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많이, 깊게 몰려가서 패악질을 부리는 게 그중 하나였다.


“유능한 기사를 자기들 발로 내쫓을 정도니 업보 아닌가?”


“...과찬이십니다.”


사실 그는 베오른 영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덕분에 리아를 얻은 것과 별개로, 멍청한 후계자와 유약한 영주의 헛짓으로 영지가 휘청거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주민들을 늘리기가 힘들어 고민하는 그에겐, 적지 않은 영주민들을 헛되이 희생시키는 무능한 영주일가가 혐오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거기서 고통 받는 무수한 주민들을 해방시켜 줄 수 있을까?”


어차피 자신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충신들 앞에서, 그는 굳이 자신의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루나, 리아, 알베르 등 자리에 있던 이들 모두 올게 왔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



꼭 우리의 힘이 쭉 올라갈 필요는 없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상대방의 힘이 뚝 떨어지면 균형이 맞게 되는 것이다.


애초에 중립 몬스터는 그것을 위해 존재하는 이들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놈들을 잘 이용하는 영주만이, 살아남아 최고의 자리에 오를 자격이 있다.


“고블린들의 약탈로 약화된 영지라면 우리가 이기는 게 가능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영주님, 영지를 약탈하고 부강해진 고블린들의 기세도 감안하셔야 합니다. 자칫하면 고블린들의 배만 불려줄 위험이 있습니다.”


“맞아. 그러니 우리는 놈들이 전리품을 획득하고 복귀하는 순간을 노린다.”


신중해야 한다는 리아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어차피 가만히 놔둬도 베오른 영지는 무너질 것 같았다. 그러니 고블린들이 한탕 제대로 챙겨서 복귀할 때.


가장 방심하고 있을 그때를 노려 기습한 후 고블린들을 먼저 정리할 작정이었다.


어차피 그때가 되어도 이미 큰 타격을 입은 베오른 영지는 맛 좋은 사냥감 신세일 게 분명했다.


“오직 우리 영지의 영광만을 생각하는 내 생각이 과연 틀릴까?”


“아닙니다 영주님.”


이 모든 것은 우리 영지를 위해. 그 누구도 내 말에 반박하지 못했다.


가만히 앉아서 안전하게만 플레이 하는 건 내 성향에도, 올바른 공략 방법에도 맞지 않았다.


기회는 잡으려는 자만이 잡을 수 있는 법이다. 기회가 와서 흔들거리고 있는 지금 나는 그걸 잡을 생각이었다.


“준비하도록 해. 인원은 나를 포함한 10명 내외. 동원하는 포탑은 30개다. 물론 포탑은 실시간으로 늘어날 수도 있지.”


일개 고블린 전초기지 하나 소탕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막중한 작전이다.


영지가 낼 수 있는 전력을 내고자 한 나는 그 즉시 영주민들에게 전쟁을 대비하게 만들었다.


어차피 전쟁이라 해봤자, 대부분의 영주민들은 자기 할 일 하면서 열심히 골드를 버는 게 전부지만.




‘2-1단계 포탑들이 처음으로 실전에 나서는 건가?’


전쟁준비 중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것은 당연히 내가 가진 자동포탑들이었다.


이제 슬슬 그 구성과 종류가 다양해진 그것들을 어떻게 조합하고 운용할지 결정하는 게 핵심적인 전술이 되었다. 단순히 단계가 높아진다고 무작정 좋은 건 또 아니었다.


화력은 올라가도, 연사력이나 사거리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현재 가장 강한 화력을 낼 수 있는 건 쌍열로 총신을 단 2-1단계 포탑이다.


이대로 쭉쭉 골드를 퍼부어 업그레이드를 반복하면 물리공격력은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발전시킬 수 있는 포탑의 종류는 단순히 물리 공격만 가능한 포탑들이 전부가 아니었다.


‘어서 마도 테크를 올려야 한다. 이번 전쟁으로 얻을 전리품이 그래서 필요해.’


오직 내 고유 특성 「아키텍트」를 이용해야지만 얻을 수 있는 포탑들도 있었다.


골드 뿐 아니라 마석과 마법사를 확보하여 마도 공학 테크를 올려야만 생산이 가능해지는 마도 포탑이 그 중 하나였다.


방어포탑의 약점 중 하나였던, 마법 공격을 하지 못한다는 약점을 나는 이것으로 지워버릴 수 있었다.


“업그레이드를 더 해서, 2-1단계 포탑을 좀 늘려야겠다.”


“골드가 충분하십니까?”


“생각 이상으로 잘 벌리더라고. 아무래도 길목에 설치해 두고 온 포탑들이 제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 같은데?”


루나의 말에 보유 골드를 확인한 나는 피식 웃었다.


요 며칠 동안 가만히 보다 보면, 어느 순간 골드가 갑자기 확 뛰어 오를 때가 있었다.


나는 그것이 리아를 보내 설치하고 온 길목에서 벌리는 것이라 확신했다.


고블린들이 뭣도 모르고 그곳을 뚫으려다가, 험지에 설치해 둔 포탑들에 맞아 죽고 있는 것이다.


증거는 어느 정도 닳았다가 회복하는 포탑들의 실드였다. 전부 긁힌 수준이지 파괴 수준까지 간 포탑은 하나도 없었다.


“알아서 죽어주면 나야 고맙지. 이런 식으로 자동사냥을 돌릴 수 있으니까.”


덕분에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앉아서 몇 백 골드를 벌 수 있었다. 먹지도, 자지도 않아 유지비가 들지 않는 포탑의 장점 덕분이었다.


“그러니 우리는 어차피 놈들이 뚫고 나오기 힘든, 막아둔 길목 말고 다른 쪽으로 가서 놈들이 베오른 영지를 오가는 길목을 찾아 그곳에 매복한다. 동쪽으로 오는 길목은 내가 포탑으로 막아버렸으니 놈들이 다닐만한 길목은 결국 좁혀질 수밖에 없지.”


작전도 그것을 바탕으로 짰다. 후방을 걱정할 필요 없다는 건 확실한 이점이었다.


게다가 고블린들은 소수 정예로만 우리 움직임을 잡아내기도 힘들 테니,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곳에서 놈들과 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먼저 출발해서 경로를 살피겠습니다.”


계획은 다 짜졌으니 망설일 이유 없이 출병했다. 이번엔 거창한 준비 없이 어스름한 새벽에 조용히 출발했다.


완전히 무장한 리아가 몇 명의 인원을 데리고, 깃발을 든 채 먼저 길을 떠났다.


그녀를 선봉대 삼아 길이 안전한지 먼저 살피게 하기 위함이었다.


“리아님이 있으니, 굳이 영주님이 직접 움직이실 필요는 없는데 말입니다.”


“그녀 혼자로는 손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지.”


이건 루나의 강력한 주장 때문이기도 했다. 사실 루나는 내가 베오른 영지를 탐내며 함락시키려는 걸 지지하면서도 내가 직접 전쟁터에 나가는 건 탐탁찮아했다.


“보호의 반지도 있으니 안전은 걱정할 필요 없어.”


그런 루나의 반응에 쓰게 웃은 나는 손에 낀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고블린 전초기지를 부수고 전리품으로 얻은 마도구다.


이게 있는 이상, 눈 먼 화살 따위를 맞고 다칠 일은 없을 것이다.


‘깨끗하군. 일대의 고블린 놈들이 모조리 베오른 영지 쪽으로 몰려가서 그런가.’


이후 익숙한 숲길을 걷고 걷고 또 걸을 뿐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나는 물론, 앞서가는 리아 역시 단 한 번도 고블린들과 마주치지 않았다.


놈들의 흔적도 잘 보이지 않았다.


도망쳐 온 피난민들의 증언처럼, 놈들이 지금 베오른 영지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증거였다.


“이거 어쩌면, 우리를 베오른 영지 사람들로 착각하고 복수하려 그러는 것일지도.”


문득 든 생각이지만 가능성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고블린들 입장에선 갑자기 빈 땅에 영주 하나가 뚝 떨어져, 거기서 만든 세력으로 자기들 뒤통수를 칠거라고 생각하기 쉽지 않을 테니까.


우리를 베오른 영지의 부하라고 생각하는 것도 이상한 건 아니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모든 건 나로 인해 처음부터 구른 스노우볼이었다.


베오른 영지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겠으나, 덕분에 나는 초반부터 남작급 영지라는 대어를 낚을 기회를 얻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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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앞서가는 자(1) +1 24.09.17 289 8 12쪽
10 10화-화력(5) +1 24.09.16 323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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