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일기

5. 지금 회사는?

다음날.

점심때 쯤 서반장 이모에게 다시 전화가 온다. 핸드폰은 퇴사 후 진동으로 해 논 상태다.

집이라 받지 않았다. 3시에 집에서 나온 난 회사 사정이 궁금해 서반장 이모에게 전화를 한다.

"이모님. 전화 하셔서...쉬는 시간 맞춰서 전화 했는데..."

"잘 사냐? 집에선 뭐래?"

"아직 몰라요. 야간 근무다고 출근한다고 이제 나왔네여. 2공장은 누가 하나여?"

"아직 담당은 안 정해 지고 애들이 붙어서 해. 아무튼 몸조리 잘 하고 쉬다가 다시 와."

"하하..그건 나중에 생각할게요."

"그래 나중에 얼굴이나 보게."

"예.그럼 수고하세요."

도서관 열람실에서 한창 핸드폰 게임 하고 있는데 7시쯤 전화가 온다. 2공장 상주 중 하나인 용태다.

10시에 도서관에 나와 핸드폰을 보니 퇴직금이 들어 와 있다.

이로써 총 자산은 270,082,939원. 회사와도 모든 인연이 끝났다.

정류장에 앉아 용태에게 전화를 걸어 본다.

"응 용태야. 전화 했었네."

"예. 형~통화 하기 힘들네여."

뭐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술집 같은데...목소리도 한 잔 한것 같고...

"하하 미안. 그냥 나와서 좀 미안해서..지금 술 마시고 있냐? 좀 시끄러운데?"

"내일 쉬어서 한 잔 하고 있어요."

"왜?"

"내일 기아 찬반 투표하잖아요."

"그래?"

"내일 해야 금요일에 결과 나오고 추석전에 돈 받거든요. 아 우리도 이번에 70 만원씩 나온다고 그러데요"

'응?이모님들이 혹시 이거 자랑하려고 전화 하셨나?'

"응? 한번도 나온 적 없었잖아? 나올 거면 일 시키기 전에 그것 부터 말했으면 두 말 않고 명절 때 출근하지."

"하하. 형 있었으면 안 나왔을지도."

"그래. 그거 내가 준거다. 사람 없으니까..세방은 추석때도 계속 도나?"

"이틀 쉬어요.상주들은 세방꺼 때문에 목요일, 금요일 회사로 출근하고요."

"2공장을 잘 돌아가냐?"

"힘들어 죽겠어요. 재희 계장하고 진우가 하고 있는데 물량 관리가 안되요.이럴거면 재고파악은 왜 하는지 모르겠어요."

"왜? 소요량대로만 보내면 될텐데?"

"물건 줄이거나 더 받으려고 전화하면 'A조 ,B조 물량 똑같이 맞추겠다,' '계획상 지금 가야 되지 않냐.' '힘들어요. 회사에 들어 올 생각 없나요?'

하는데 말을 못하겠어요. 민우형은 나한테만 재고 관리 안한다고 그러고."

"왜. 난 사소한 것까지 최대한 맞춰 줬는데..민우형이 말 안하냐?"

"민우형도 재희 계장한테 말 못하는거 같아요.나한테만 지랄이에요. 요새는 회사 들어가고 싶어요."

"네 직급이 계장인가?"

"아니요. 주임이요."

"들어 갈거면 계장 달고 들어가. 일도 힘든데 돈이라도 벌어야지."

'하긴 민우형도 들어 가면 과장 단다고 해도 안가네여."

"과장 달아봤자 들어오면 고생할 거 뻔한데 들어 오겄냐? 기름값 빼면 받는 돈도 별차이 없을 건데."

"기름값 안나오나요?"

"그런거 없다"

"직책 수당이 계장 부터죠?"

"응. 솔직히 내가 작년 말부텨 그만 둔다고 했었잖아. 혹시나 계장 달아 주면서 잡을 줄 알았거든..근데 아니더라고..하여튼 오늘 퇴직금까지 들어 왔고 회사는 그만 신경 끌꺼야/"

"하하. 예 그럼 나중에 또 전화 할께요."

"그래. 들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