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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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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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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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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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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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DUMMY

3화


뇌옥에 앉아 졸고 있던 마천대원이 원인 모를 오싹함에 어깨를 들썩였다.


“으으으. 갑자기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저렇게 쇠창살 너머로 뜨거운 태양빛이 쏟아지는데 이리 춥다니.


“어어? 거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분명히 몸을 떨게 만드는 오싹함이 느껴졌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뇌옥에는 다시 평온함이 감돌았다.


“에라이. 교대하기 전에 잠이나 더 자야겠구나.”


마천대원이 두 눈을 감았고.


같은 시각.


호문락의 두 눈이 동시에 뜨여졌다.


‘······이틀이나 지난 건가.’


현재 보초를 서는 마천대원이 아직 자신을 죽였던 마천대원과 교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전생에 죽임을 당했던 날이 하루 정도 더 남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호문락은 담비가 있던 작은 쇠창살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역시 사라졌네.’


고맙다는 인사를 꼭 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담비의 인기척은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꿈은 아니다.’


단전에는 겹겹이 쌓여 있는 선천지기가 분명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특히 내공과 비교하여 극히 미약했지만 어째서인지 더 강한 힘을 낼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고.


“으읏차.”


자연스레 몸을 푸는 과정에서도 느껴지듯, 온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진 느낌 또한 들었다.


아마도 팽창 되어 있던 선천지기를 단전으로 응축 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실로 엄청난 기연이었어.’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이니.


솔직히 신이 났다.

정말 솔직히.


마르지 않는 선천지기를 내공처럼 사용 할 거라고 그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직접 겪어 보지 못했다면 절대 믿지 못했을 것이다.


호문락은 한번이라도 더 느끼고 싶은 마음에 단전에 있는 선천기지를 손바닥 위로 집결 시켜 보았다.


우우우우웅-


“······응? 뭐지? 이 시커먼 기운은?”


원래라면 적 빛의 마기가 보여야 했는데 어째서 인지 칠흑처럼 어두웠다.


때마침 마천대원이 잠을 깨며 어깨에 힘을 잔뜩 주었다.


“으으으으. 갑자기 또 왜 그래.”


사실 마천대원 뿐만이 아니었다.


원래의 마기보다 되려 오싹한 기운을, 호문락 본인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네, 전혀 탁하지 않아.’


그 어떤 기운보다 검디검은 기운이었지만 마기와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맑고 투명해 보였다.


흡사 중원 무림의 정기(正氣)를 보는 것처럼.


하지만 기존의 광오하고 우악스런 마기와는 다르다고도 볼 수 없었다.


은연중에 기운을 느낀 마천대원이 겁에 질려 오들오들 떨고 있었으니까.


호문락은 조금 더 기운을 끌어올려 보기로 했다.


우우우우웅-


그러자 다른 뇌옥에 갇혀 있던 죄수들이 마천대원처럼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삼류로 보이는 죄수들.


반대로, 최소한 일류 이상 가는 녀석들에게서는 아무런 떨림도 찾아 볼 수 없었다.


‘나보다 약한 녀석들은 기운을 끌어 올리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끼는 걸까?’


아직은 확단 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의 추론이 사실이라면 꽤나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로 지금처럼.


“너!”


“뭐? 나?”


“그래. 너. 나랑 잠깐 이야기 좀 하자.”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기운을 끌어 올리자, 보초를 서고 있던 마천대원이 침을 꼴깍 삼키며 뇌옥의 철창으로 다가왔다.


그러고는 기다란 쇠창살 너머로 주둥이를 삐죽 내밀며 헛기침을 내뱉었다.


“······험험. 할 말이라도?”


“할 말이라도? 정녕 죽고 싶어서 그러는 건가?”


“······예?”


“나도 이제 슬슬 나가게 될 텐데, 이제 그만 소마주 대우를 해줘야지?”


조금 인상을 구기자, 원래 하대를 하던 녀석이 존대로 방향을 틀었다.

공포가 깃든 눈알을 여기저기 굴리면서.


“아아! 다, 당연하지요! 하,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십니까······?”


“교주님께 상서를 올리려고 하니, 붓과 종이를 가지고 와라.”


“아, 알겠습니다.”


교주님께서 명령했던 형량을 대부분 채웠지만 뇌옥에 더 있고 싶었다.


조금 더 안전하게 선천지기를 끌어 모으고, 내공과는 조금 이질적인 기운의 운용을 최대한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서.


후다닥.


어느새 입가에 마른 침을 닦아 가며 나타난 마천대원이 붓과 종이를 준비해 왔다.


“여기 있습니다.”


천천히 붓을 들었던 호문락이 잠시 행동을 멈추며 고개를 흔들었다.


생각해보니, 굳이 상서를 올릴 필요가 없었다.


날 죽였던 마천대원을 반드시 죽일 것이고.

남은 형량은 당연히 올라 갈 테니까.


“됐다. 다시 가지고 가라.”


“예, 예!”


누구에게나 변덕은 있는 법.

특히 그것이 본교의 소마주라면.

그 어떤 일보다 평범한 일이었다.


마천대원은 당연한 듯 고개를 조아리며 뒤로 돌아섰고.

호문락은 그를 불러 세웠다.


“잠깐.”


“마, 말씀 하시지요!”


“잠시 뇌옥을 벗어나도 되겠나.”


“······아예 밖으로 나가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교주님의 명령으로 들어왔는데 그럴 순 없지. 그저 뇌옥동 전체를 둘러보고 싶을 뿐이다.”


“쓰읍······. 그, 그것이······.”


쉬이이익-


호문락은 살기(殺氣)를 동반하지 않은 기운을 마천대주에게 흘려보냈다.


‘확실하게 해 봐야지.’


정녕 자신의 기운 때문에 두려움에 떠는 것인지, 아니면 은연중에 보냈던 살기 때문인지.


갑자기 마천대원이 덜덜덜- 떨어가며 땅에 머리를 처박았다.


쿵!


“사, 살려 주십시오. 오마주님!”


으음.

살기 때문은 아니렸다.


호문락은 은은한 미소를 머금으며 입을 떼어 냈다.


“내가 널 죽이긴 왜 죽여. 어서 물음에나 대답해 봐.”


“잠시 뇌옥을 둘러보는 것쯤은 괜찮을 것 같습니다······.”


결국.


철컹. 끼이이익-


뇌옥의 철문이 열렸다.


“교대까지는 일곱 시진 정도 남았으니······. 그 전까지는 돌아와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 안에는 돌아오겠다.”


“예, 예!”


“그런데 말이야.”


“하, 하문 하시지요.”


“가끔 찾아오는 삼마주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었나? 가령 내가 내공을 잃었다던가 하는 이야기들.”


“······.”


선택의 기로에 섰는지, 그는 머리를 조아리며 한동안 말이 없었다.


“뭐, 됐다. 삼마주에게만 오늘의 일들이 들어가지 않도록 해. 제법 눈치가 빠른 것 같으니, 죽고 싶지 않다면 알아서 잘 처신하라고.”


마천대원이 또다시 머리를 처박았다.


쿵!


“예, 예! 걱정 하지 마시지요! 입단속은 확실히 하겠습니다!”


호문락은 부복하는 마천대원을 뒤로하고 철문을 빠져 나왔다.


저벅. 저벅.


뇌옥을 둘러보고 싶은 이유.


사실 딱히 없었다.


좁은 뇌옥에서 벗어나 그저 오래도록 걷고 싶었던 것이니까.




**



호문락은 생각보다 빠르게 뇌옥을 다시 찾았다.


덕분에 노심초사하던 마천대원이 활짝 웃으며 머리를 조아렸다.


“버, 벌써 오시다니, 더 있다 오시지 그러셨습니까!”


마음에도 없는 소릴 하는 그를 보며 호문락은 아무런 감정 없이 대꾸했다.


“조용히 있고 싶으니, 얼른 문이나 잠그고 네 할 일 하도록.”


“예, 예!”


끼이이이익- 철컹.


곧바로 가부좌를 틀고 마정공의 구결을 읊었다.


우우우우웅-


정말 오랜만에 뇌옥을 빠져나와 자유를 만끽했지만 한시가 아까웠다.


‘그래. 이럴 때 일수록 더 정진해야지.’


엄청난 기연을 얻었는데, 아주 조금의 시간도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았다.


[크하하하하.]


갑자기 들리는 담비의 웃음소리.


‘왔구나!’


투두둑-


어느새 입에 물고 있던 영약을 바닥에 내려두었던 담비가 소리쳤다.


[이놈아. 본좌가 무엇 가지고 왔는지 아느냐. 이게 다 네 놈 먹일 영약이다. 영약!]


괜히 신나 보이는 담비를 보며 절로 웃음이 나왔다.


‘고맙다. 진심으로. 내가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네 덕분이야.’


담비 역시 지금의 상황이 제법 마음에 들었던 모양.


고맙다는 칭찬에 이상하리만치 흥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고, 고마워?! 은인이라고? 크하하하하.]


‘은인이라고는 아직······.’


[오냐, 좋다! 본좌가 친히 설명을 해주마. 이것은 천독기환, 당가의 보물로 천가지 독을 면역해주는 최고의 영약이지. 그리고 또 이것은 무엇인지 아느냐! 기초 체력을 길러주는 영약으로 내공이 필요 없는 네게······.]


고마운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으나, 얼마나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지 머리가 울릴 지경이라 잠시 마음의 문을 닫았다.


일(一)각 후.


[······그래서 말이다. 이게 다 네게 필요한 영약들이니 얼른 복용을 해 보거라!]


‘고마워. 잘 먹을 게.’


스르륵-


[어잇, 이놈이. 감히 본좌의 머리 털을······.]


‘어찌나 멋져 보여서 만지고 싶던지. 나도 모르게 손이 올라갔네?’


[그, 그래? 본좌가 그리 멋져 보이더냐.]


‘최고야. 내가 봤던 모든 담비 중에서도!’


무슨 일인지, 칭찬을 했음에도 담비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그런데 말이다.]


‘왜, 무슨 문제라도 있어?’


[감히 본좌에게 존대는커녕 담비라니. 무례하도다!]


뾰족한 송곳니를 드러내며 으르렁 거리는 담비를 보며 자연스레 웃음이 나왔다.


‘대단하네.’


[뭣이?]


‘으르렁 거리는 모습에서 그 누구보다 호방한 기개가 느껴졌다.’


담비가 흠칫 놀랐다.


[······정녕 그리 느꼈느냐?]


‘그래. 순간 넋이 나갈 뻔 했다. 역시 영왕(靈王)은 달라도 다르구나.’


[허허. 이놈이. 영왕은 무슨!]


담비가 콧구멍을 벌렁 거리며 짧은 앞다리를 휘젓자, 호문락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런데 담비야. 이 멋진 이름을 어찌 싫다고 하는 거야.’


[멋지기는!]


‘담박할 담(澹), 날 비(飛). 담비! 이처럼 뜻이 좋은데 말이야! 물론 작명은 내가 한 거지만.’


[······.]


‘그리 싫어? 그렇다면 내가 뭐라고 불러 주길 원하는지 이야기라도 해 봐.’


킁킁.


코를 벌렁 거리던 담비가 혀를 날름거리며 대꾸했다.


[······다, 담비도 나쁘지 않아 보이는 구나.]


역시 칭찬에 약했군.


그럼 이때다.


‘담비야.’


[이야기 해 보거라.]


‘조용히 운기토납을 하고 싶은데 잠시 나 혼자 있게 해줄 수 있어?’


[흥! 내가 그리 귀찮은 게냐!]


‘그럴 리가! 당연히 네 멋진 모습에 매료되어 집중을 못 할 까봐 그러지.’


[허허! 이놈이! 진즉에 그리 이야기 할 것이지. 알겠다. 지금 당장 사라져주마.]


멈칫.


곧바로 출발 할 것처럼 당차게 대답했던 담비가 어째서 인지 요지부동이다.


‘왜, 조금 더 있다 가려고?’


[······이놈아. 머리는 마저 쓰다듬어줘야 할 것 아니냐!]


‘······.’


[어서 쓰다듬지 못 할까! 이게 다 너를 위함이다!]


왜 나 때문인지는 모르겠다만.

호문락은 곧장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으흐흐흐.]


요상 야릇한 표정을 지어보였던 담비는 이내 민망했는지 근엄한 목소리로 금방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뇌옥을 빠져나갔다.


‘후우. 다 좋은데 조금 말이 많긴 하구나.’


하지만 그게 매력인 담비였다.


‘이제 시작해 볼까.’


조용해진 뇌옥에서 다시금 가부좌를 틀고 정신 집중을 하려 할 때였다.


쉬이이익- 촥-! 촥-!


자신의 복귀를 알리려는 듯, 허공에다 채찍을 뿌리던 마천대원이 교대를 위해 뇌옥동에 들어왔다.


“오늘은 또 어떤 녀석을 두들겨 패 줄까나!”


그리고 그는 호문락을 힐끗 바라보며 웃었고.


호문락 역시 운기토납을 하지 못한 아쉬움은 그새 잊은 채, 활짝 웃어 보였다.


자신을 죽인 놈을 다시금 만나게 되었는데, 어찌 안 웃겠나.


복수를 할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신나서 소름이 돋을 정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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