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미래 나 소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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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미르
작품등록일 :
2024.09.1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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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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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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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수 없는 소환사 (1)

DUMMY

1화 소환수 없는 소환사 (1)




이틀 전 새벽 3시쯤, 강화도에 차원 게이트가 생성되었다.

게이트와 연결된 곳은 이종족이 넘치는 판타지 세계.

등장 몬스터는 일반적인 고블린, 추정 레벨은 3~7 정도.

던전 클리어 보상은 언제나 위험에 비례한다.

고블린들이 나오는 최하급 던전이라, 3천만 원이라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팔렸다.

경매로 소유권을 얻은 길드는 스타 필드 길드.

바로 내가 속한 길드다.

처음 원정대원으로 뽑혔을 때만 해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지능도 낮고 장비도 허접한 고블린 정도야, 쉽게 처리하고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거지같이 흘러갈 줄 알았으면 만반의 준비를 했을 테지.


“하아~ 하아~ 하아~”


거대한 고목 뒤에 숨어서 가쁜 숨을 내쉬었다.

얼마나 필사적으로 도주했는지 심장이 터질 것 같다.

따라오는 놈들이 없는 걸 확인한 후에야 상처를 확인했다.


“크으윽!! 제기랄! 빌어먹을!”


옆구리의 찢긴 상처에선 피가 철철 흐른다.

어떻게든 손으로 잡아 출혈을 막아 보려 했지만······ 염병! 어림도 없네.

간이 찢겼나?

간은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에 있던가?

과도한 출혈 때문에 뇌가 돌아가지 않는 느낌이다.

포션이 있으면 순식간에 나을 상처지만, 나 같은 하급 헌터에게 그런 비싼 물건이 있을 리 없었다.

아쉬운 대로 품속에 있는 붕대로 상처를 칭칭 동여맸지만,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이러다가 진짜로 뒤지겠네!


[야! 강용! 강용! 고블린들이 몰려간다! 어서 거기서 빠져나와! 거기 있으면······.]


헌터 단말기에서 팀장 놈의 목소리가 들렸다.

씨벌! 참 빨리도 말해 준다!

단말기를 집어 든 후, 버럭 화부터 냈다.


“팀장! 어떻게 된 거야! 여기 던전엔 일반 고블린밖에 없다며! 왜 여기에 고블린 킹이 있는 거야?!”


사건의 모든 원흉은 고블린 킹이었다.

물론 때로는 헌터 협회에서 추정하는 것보다 레벨이 높거나, 다른 위험한 몬스터가 나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기껏해야 10레벨 홉 고블린 한두 마리 정도를 생각했는데······ 무려 40레벨 고블린 킹이 나왔다.


“헌터 협회 새끼들! 수수료는 꼬박꼬박 처먹으면서 일을 이 따위로밖에 못해?”


최하급 던전이라, 원정대원도 초짜 헌터들로만 구성되었다.

길드도 보상보다는 루키들의 경험을 위해 던전을 샀다.

팀장도 35레벨이고, 그다음 높은 내가 겨우 30레벨이다.

이런 인원으로 고블린 킹을 잡는 건 불가능했다.

루키들의 목숨을 살리는 것도 고작.

실제로 옆구리의 상처도 루키들의 안전을 위해 고블린 킹의 시선을 돌리다가 생긴 거다.


[원정은 실패다! 엄호할 테니까 서쪽 마을을 경유해서 게이트로 와라! 고블린 킹은 아직 동쪽 능선에 있을 거야!]

“제길!”


단말기를 끄고 바로 서쪽으로 달렸다.

고블린들은 귀가 밝으니, 단말기에서 새어 나오는 기계음으로 들킬 염려가 있었다.

다른 원정대원들은 모두 무사할까?

이제 막 헌터 아카데미를 졸업한 햇병아리들이라, 상급자의 지시가 없으면 엄한 데서 죽을 수도 있는데······.


“지금 내가 누구 걱정할 처지가 아니지!”


레벨 차이는 심하지 않지만, 놈은 엄연한 보스 등급.

같은 레벨의 일반 몹보다 스탯이 두 배 정도 더 높다.


“옘병! 이럴 줄 알았으면 퇴사 이야기 나올 때 바로 때려칠 걸!”


사실 오늘이 이 길드에서 하는 마지막 원정이었다.

며칠 전에 길드 대가리에게 퇴사 명령을 받았기 때문.

나는 F등급 헌터다.

내 나이 31살.

쌓이는 연차에 비해 능력이 딸린다는 소리. 그러니 방출당해도 할 말이 없었다.

오늘 일만 끝나면 헌터 생활을 접고 카페 장사나 알아볼 생각이었다.

이미 은퇴 후를 위해 바리스타 자격증도 따놨건만······.


[쿠어어어어!!]


상념은 고블린 킹의 괴성에 의해 끊어졌다.

분명 동쪽으로 갔다던 고블린 킹이 서쪽에 나타났다.


“어째서 놈이 이곳에······.”


일반 고블린은 1m 정도로 작은 데 비해, 놈은 3m도 훌쩍 넘었다.

거대한 나무를 통째로 뽑아 몽둥이처럼 휘두르는 괴력의 몬스터.

뼈와 근육도 튼튼해서 웬만한 공격과 마법도 거뜬하게 버텨낼 수 있다.

그런 무시무시한 몬스터가 정확히 날 노려보고 있었다.


“진짜 돌아버리겠네.”


흉포한 놈과 눈을 마주하고 있으니 머리가 하얘졌다.

놈은 비대한 체구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날렵하고 달리기도 빨랐다.

내 속도라면 도망쳐도 금방 잡히겠지.

생각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이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내 10년 헌터 경력이 헛되지 않다면, 이런 상황에서 구명 방법 정도는 하나쯤······.


“방법이 있을 리가 있냐?!”


능력이 없어서 길드에서 강제 퇴사 당하는 나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능력 같은 게 있었다면, 그렇게 비참하게 내쫓기진 않을 테지.


[쿠어어어!]


분노한 놈이 내게 다가오는 게 슬로우모션처럼 보인다.

이대로 고블린의 한 끼 식사가 되는 게 내 최후이려나?

이렇게 허무하게?


‘왜 내가 이런 신세가 되었지?’


처음엔 나도 잘 나갔다.

아니, 잘 나갈 줄 알았다.

20살 생일날, 각성을 이뤘을 때만 해도 내 앞길은 화려한 장미길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만 명 중 한 명 꼴로 나온다는 각성자.

제대로 된 스킬만 있으면 금방 부자가 될 수 있었다.


[제발 B급만 떠라. 아니, 제발 C급 스킬이라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스킬을 열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더 잭팟이었다.


◆Skill

??? 소환

(액티브)

(LV 1)

???를 소환한다


마법사와 힐러보다 더 희귀하다는 소환 스킬에 당첨되었다.

소환 스킬은 최소 A등급 정도로 판정받는다.

비율로 따지면 상위 1% 정도.

대형 길드에서도 줄을 서서 모셔가려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실제로 소환사인 게 알려지자마자,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유수의 길드 스카우터들이 접근했다.

제시한 계약금만 해도 20억이 넘고, 성공 보수의 비율도 뛰어났다.

1년 차 헌터들은 물론이고 10년 이상의 베테랑도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대접이었다.

남은 건 그들에게 소환 스킬을 시연하여 보여주는 것뿐.

그게 문제였다.


‘왜 난 스킬을 사용할 수 없는 거야!’


분명 소환 스킬이 있는데 발동이 안 됐다.

특정한 조건이 있을 거라 생각해 화산 지대와 빙하 지대도 가보고, 심지어 무덤가에서 며칠 잠도 잤지만, 모든 게 다 헛수고.

어떤 짓을 해도,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소환 스킬 아이콘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내가 스킬 고자라니!’


스킬 없는 헌터는 앙꼬없는 찐빵과 같다.

물론 스킬 사용 없이도 레벨은 올릴 수 있고, 일반인보다는 훨씬 강하지만, 그게 전부.

스킬이 없으니 어딜 가도 찬밥 신세.

중요한 원정에는 끼워주지 않았고, 장비도 항상 최하품, 정산 비율도 처참할 정도였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나마 막노동보다는 더 벌 수 있으니, 헌터가 되는 수밖에.


‘당장 뒤지게 생겼는데, 지금 그딴 게 다 무슨 소용이냐?’


죽기 전에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는 말이 사실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쉬웠던 기억.

무슨 수를 써도 활성화되지 않은 내 스킬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스킬만 사용할 수 있었어도 이런 곳에서 개죽음은 안 당했을 텐데······.


“스킬창.”


미워도 다시 한번.

최후의 순간이 되니 본능적으로 스킬창 명령어를 외쳤다.

예전엔 이 스킬창을 24시간 내내 켜 놓고 있었던 적도 있었지.

마침내 포기한 후엔 환멸이 나서 쳐다보지도 않게 되었지만.

그런데······.


“뭐, 뭐야?!”


◆Skill

크로노 아바타

(액티브)

(LV 1)

10분 후 죽은 자신을 소환


놀랍게도 스킬명이 변하고 활성화가 되어 있었다.

크로노 아바타?

10분 후 ‘죽은’ 자신을 소환한다고?

이게 도대체 무슨 스킬이야?

평생 염원하던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기쁨을 누릴 시간도 없었다.

고블린 킹이 어느새 성큼 다가와 있었기 때문.

이젠 믿을 건 이 스킬밖에 없었다.

이제 막 발견해서 스킬 레벨은 1밖에 안 되었지만, 지금은 불평할 시간도 없었다.


“크로노 아바타!”


처음으로 스킬을 사용하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하지만 10년도 아닌 10분 후의 날 소환해봤자 무슨 도움이 될까?

내가 두 명으로 늘어도, 설사 10명이 되어도 고블린 킹을 상대할 순 없을 텐데.

의심 반, 기대 반으로 기다리고 있자, 정말 뭔가가 소환되기 시작했다.


츠츠츠츠!


연기처럼 피어올라 아지랑이처럼 꾸물거리던 형상이 조금씩 구체화되었다.

조금은 피곤해 보이고 흙먼지투성이였지만, 매일 거울 속에서 보던 내 모습.

그런데 평소와 다른 점도 있었다.

옆구리에 족히 지름 50cm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구멍이 뻥 뚫려 있다는 것.

뚜렷한 이빨 자국.

분명 고블린 킹의 작품이겠지.

너덜거리는 갈비뼈 사이로 딱딱하게 반쯤 씹힌 폐와 신장 등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한 마디로 처참한 몰골의 시체다.

10분 후의 난 이런 몰골이 된다는 건가?


“이런 빌어먹······.”


그런데 단순히 시체인 줄만 알았던 게 갑자기 눈을 번쩍 뛰는 게 아닌가?

그 시체, 아니 미래의 나는 다급히 소리쳤다.


[뭐해! 이쪽으로 뛰어!]

“뭐? 그게 무슨······.”

[그냥 닥치고 따라와!]


그리곤 뒤로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몸의 반절이 없으면서 나름 빠르게 달리는 모습.

스킬의 설명대로라면 내 미래 화신 정도가 되겠지.

화신은 무너진 마을 쪽으로 뛰었다.

우리가 차원 게이트로 넘어오기 전에 이미 고블린의 습격을 받아 폐허가 된 도시였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의문은 산더미처럼 쌓였지만, 지금은 그걸 생각할 틈도 없었다.

반사적으로 그를 따라 달렸다.


다다다!!


일단 달리곤 있는데, 화신이 가는 방향이 이상했다.


“거길 왜 가는 거야? 탈출 게이트와 반대 방향이잖아!”

[놈에게 도망치는 건 불가능해! 이 마을에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 있으니까 따라와! 나는 그걸 늦게 발견해서 이 모양이 되었지만, 너라면······.]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직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어쨌든 살 방도가 있다는 게 아닌가?

미래에서 온 화신이라 아직 내가 발견하지 못한 정보도 알고 있는 모양.

고작 10분이었지만, 그게 어딘가?


[쿠어어어어!!]


고블린 킹이 바짝 뒤쫓고 있었다.

다행히 마을 잔해에 비대한 체구가 끼어서 추격 속도가 느려졌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 버티지 못할 거다.

놈은 빙 돌아오는 게 아니라 강력한 힘과 단단한 가죽을 활용해, 불도저처럼 밀고 들어오고 있었으니.


쿠지직! 쿠지지직!!


놀라 뒤를 돌아보니, 건물 잔해들이 수수깡처럼 부서지는 게 보였다.

놀라 저절로 입이 벌어지자, 화신이 호통쳤다.


[이 멍청아! 정신 차려! 구경하다가 뒤질 생각이냐?]


그 말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 화신이 안내하는 곳으로 뛰었다.

도착한 곳은 무너졌지만, 가장 거대한 집터가 있는 곳이었다.


[여기야! 이곳을 어서 파!]


화신이 손가락으로 수북이 쌓인 잔해를 가리켰다.

나는 화신의 말대로 얼른 잔해를 치우기 시작했지만, 그 양이 제법 많아 시간이 걸릴 듯이 보였다.


쿵! 쿵! 쿵!


쫓아오는 고블린 킹의 발소리가 지척에 울렸다.

다급해진 내가 화신에게 소리쳤다.


“너도 보고만 있지 말고 도와!”


그러자 화신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불가능해!]

“뭐?! 왜?!”

[나는 그냥 기억의 일부분이야! 실체가 아니라고!]


화신은 말을 증명하려는 듯이, 손으로 옆에 있던 기둥에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정말 손이 기둥을 통과하는 게 아닌가?

그러니까 유령 상태라는 건가?


“빌어먹을! 레벨 1짜리 스킬이 다 그렇지!”

[이제 조금만 더 파면 돼! 다 왔어!]


그 말에 힘을 얻어, 두더지에 빙의한 듯이 잔해를 파해졌다.

그러자 정말 손에 뭔가가 걸렸다.


“이건······.”


잔해에 묻혀 있던 건, 기다란 장검.

장식품 하나 없이 투박한 모습이지만, 그 안에 마력이 깃들었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이런 곳에 마법검이라고?”


품속에 있던 식별 스크롤이 생각나 장검에 사용했다.

그러자 검의 진면모를 알 수 있었다.


◆Artifact

고블린 슬레이어

(희귀)

공격력 10

근력 +15

고블린에게 대미지 +200%


작가의말

신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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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환수 없는 소환사 (2) +1 24.09.15 134 3 14쪽
» 소환수 없는 소환사 (1) 24.09.14 169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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