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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더엠
작품등록일 :
2024.09.1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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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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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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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화

DUMMY

“갑시다. 특히 너를 두고 보겠다.”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 어젯밤에 기절해 버린 청년이 있었다. 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안에 대한 두려움과 막상 가야 한다는 긴장감에 몸이 떨려오는 것이다.


“반드시 성공하고 오기를 빌고 있겠습니다.”


촌장에게 신경 쓰지 말라는 듯, 대충 손을 흔들며 베커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뒤에 남은 장정들은 벌써 겁먹은 기색으로 이안과 베커의 뒤꽁무니를 조심히 따라온다.


베커를 제외한 9명은 없다고 생각하는 게 편했다. 벌써 저렇게 벌벌 떠는데 직접 가서 어떤 역할도 바랄 수 없다.


처음부터 기대라는 것이 없긴 했으나 촌장이 말한 정예라는 말이 떠올라 실없는 웃음만 나온다.


시선이라도 한 차례 끌어주기만 해도 저들은 역할을 다한 것으로 치부해도 될 것 같다.


베커는 능숙하게 길 안내를 했다. 숙련된 사냥꾼답게 거침없이 길을 찾아 움직인다.


그러면서도 작은 흔적을 놓치지 않고 멈췄다가 확인해 보고 가는 것을 반복한다. 숙련된 사냥꾼이 확실했다.


믿음직스러웠다. 한 명이라도 신뢰할 수 있는 자가 존재하는 게 어디인가.


생각보다 마을 가까운 곳에 있는 늪지대가 보였다. 이러니 촌장이 안절부절못했지.


확실히 리자드맨이 살기 좋은 늪지대가 넓게 형성되어 있다.


베커는 안내하고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갔다. 그래도 도망가지 않고 활을 꺼내 혹시나 다가올 리자드맨을 경계했다.


다른 자들이야 베커의 뒤로 한참이나 물러나 있다. 두려움에 잠긴 눈으로 계속 사방을 살피고 있다.


괜히 데려왔군. 심한 긴장감으로 말해도 들리지 않을 것이다.


등 뒤에서 대검을 빼 들었다. 무게도 적당하고 손에 착 감기는 게 오랫동안 사용한 무기처럼 자연스럽다.


늪지대 사이로 길이 나 있다. 마치 이곳으로 지나가라고 유혹하는 것 같다.


사람 한 명이 지나가기 좋게 길이 형성되어 있다. 놈들은 나올 생각이 없는 걸 보니 , 시간 끌것도 없이 그 사이에 길로 대담하게 들어갔다.


어느 정도 들어가자, 순간 늪지대에서 초록색의 팔 하나가 손을 뻗어왔다.


놀라지 않았다. 언제든 다가올 것이라 솜털이 솟아오를 정도로 감각을 끌어 올리고 대비했다.


퍽!


곧바로 대검을 휘둘러 녀석의 팔목을 잘라버렸다. 초록색 피가 튀어 오른다.


거대한 검을 쏜살같이 휘두르자, 놈은 반응하지 못했다.


늪지대 안은 놈들의 세상. 끌려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케에엑!”


늪 안에서 고통스러운 포효와 함께 놈이 머리를 내밀었다. 다시 한번 거침없이 대검이 허공을 가른다.


묵직하게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리자드맨 목이 허공으로 비상했다. 녹색 핏물이 분수처럼 쏟아졌다.


이안을 너무 쉽게 보고 덤빈 결과였다.


사슬갑옷 주변에 튀어 오른 피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오랜만에 온몸 가득 격랑처럼 몰려오는 힘에 전율했다.


정체된 지 한참 만에 들어오는 강렬한 힘이다. 몸에 거대한 충족감을 채워주었다.


한 마리를 죽였을 뿐인데, 이전보다 검이 더 가벼워졌다. 어깨를 가볍게 풀었다.


나머지 놈들이 동료가 죽자, 늪지대에서 스멀스멀 얼굴을 내밀었다. 세어보지 않았지만, 눈대중으로 보이는 것만 20마리.


“10마리라면서?”


슬쩍 뒤쪽의 베커를 쳐다보았다. 그는 모른다는 듯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이래서 마릿수로 의뢰비를 계산하는 게 맞았다. 괜히 덤터기 당할 뻔했군.


나머지 사람들은 깜짝 놀라서 당장이라도 도망칠 것 같았다. 정작 리자드맨은 여기에 있는데, 멀리 떨어진 놈들이 더 난리다.


뱀 같은 샐쭉한 눈동자가 노려보고 있다. 동료를 죽였다는 것에 강한 적개심이 느껴진다.


도마뱀의 겉모습은 인간 같은 형태. 심지어 덩치도 어지간한 보통 인간의 머리 한 개는 컸다.


손과 발에는 갈퀴가 달려 늪지대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철심같이 단단한 비늘이 뒤덮고 있고 팔에 보이는 근육이 상당히 발달하여 있다.


리자드맨은 알 수 없는 공명음을 내면서 혓바닥을 날름거렸다. 그 소리가 매우 거슬렸다.


“시끄럽다. 덤벼라!”


갑옷을 입은 놈, 창을 든 놈, 단검을 든 놈까지.


어디서 구해왔는지 하나같이 각양각색으로 무장해 있다.


마을 사람들이 이런 놈들을 잡겠다고?


다시 생각해 보아도 말도 안 되는 헛소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어느새 늪지대 밑으로 천천히 숨어서 온 놈이 이안을 향해 몸을 일으켜 단검을 내던졌다.


슈욱ㅡ!


놈이 가진 단검이 정확히 목을 노리고 다가온다. 가볍게 고개를 젖혀 피한 뒤, 품 안의 단검 하나를 꺼내 놈이 늪 아래로 가라앉기 전에 빠르게 던졌다.


거리가 닿지 않는 곳에서 무기를 던진 놈은 영리했다. 저런 몬스터를 빨리 죽여야 사냥이 쉬워진다.


눈에는 눈. 단검에는 단검.


그대로 던진 단검이 늪 아래로 피하기 전 미간에 정확히 관통했다. 눈동자가 획 뒤집히며 그대로 죽어버린다.


들어오는 힘이 긴장을 완화하고 집중력을 상승시킨다.


키이이익ㅡ!


동료의 죽음에 분노한 리자드맨이 주변을 둘러싸고 제대로 덤벼들어 왔다.


한편, 첫 놈을 죽이고 난 뒤 죽일수록 들어오는 힘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힘이 들어오는 것 자체로 이안을 날뛰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었다.


짐승들만 잡다가 제대로 된 몬스터를 잡고 주는 힘이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한꺼번에 포위해서 덤벼드는 놈들의 공격은 매우 위협적이었다.


뒤에서 허리를 노리고 덤벼드는 리자드맨의 날카로운 창에 간신히 반응해서 몸을 틀어 피했다.


그 와중에 이안은 늪지대 안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한 마리가 올라오고 있는 게 느껴졌다.


그대로 대검이 공기를 터트릴 것 같은 소음과 함께 늪지대를 갈랐다.


차악!


늪지대의 녹색 물과 함께 터져 나오는 핏물. 들어오는 힘으로 놈이 죽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전과 달리 더 발달한 감각. 조금 전 숨어서 공격하려던 놈의 기척을 빠르게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죽이면서 얻은 힘 덕분이다.


그 사이에 옆에서 뛰어오는 놈을 향해 대검을 올려 쳐서 넓적한 나무 방패가 그대로 박살 나며 사방에 파편이 날아든다.


그 사이로 보이는 놈의 심장. 섬광같이 대검이 뚫고 몸의 반대편으로 튀어나왔다.


몇 마리를 죽여버리자, 대검이 더없이 가볍게 느껴졌다. 대검을 휘두르며 느껴지는 공기 저항이 줄어들었다.


"후우,"


지쳤지만 들어오는 힘으로 회복해서 다시 싸운다. 한 마리 한 마리 방심할 수 없다.


이제 본격적으로 사방에서 리자드맨이 몰아치기 시작한다. 피할 수 없는 곳은 사슬 갑옷을 믿고 무시해야 했다. 옆구리에 사슬 갑옷에 단검이 긁히며 불똥이 튀었다.


동시에 뒤에서 덤벼오던 놈의 창을 피하게 위해 몸을 틀었으나 옆구리와 팔 사이로 관통했다.


'위험했다.'


그대로 옆구리에 창을 끼고 손으로 창을 들어 올려 버렸다.


감히 상상조차 못 할 괴력. 놈의 눈이 동그랗게 변해있다.


창과 함께 리자맨이 함께 딸려 올라온다. 그대로 놓자 떨어지는 놈을 향해 대검을 휘두른다.


반원으로 휘두른 대검에 녀석의 육체가 절반으로 잘라졌다. 내장이 쏟아져 내렸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아직도 잡아야 할 놈들은 많았다.


흥분한 한 녀석이 또 뒤를 노리고 왔지만, 피한 뒤에 팔꿈치를 거칠게 휘둘러 놈의 얼굴을 뭉개버렸다.


앞에 달려오는 놈을 향해 마지막으로 가진 단검을 꺼내 던졌다. 일격에 가슴을 뚫어 버린다.


짧은 시간 수많은 공방이 오고 갔다. 워낙 많은 수의 리자드맨이 사방에서 공격을 해와서 한치도 방심할 수 없었다.


“키이이익!”


그렇게 싸우다 보니, 어느새 주변에 리자드맨이 어림잡아도 10마리가 넘게 죽어있다.


분노를 감출 수 없는 리자드맨 이지만, 이제는 만만히 보고 쉽게 덤벼들어 오지 않았다.


“이건 좀 곤란하군.”


늪지대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이제 놈들은 다가오지 않았고 멀리서 칼과 창을 던져왔다.


타고난 근육으로 한 번에 여러 개의 창과 검을 가지고 던지는 것이 꽤 위협적이다. 간신히 피했지만 결국 자잘한 상처가 생겼다.


"너희들만 던질 줄 아는 줄 아느냐?"


그 상황 속에서도 죽은 리자드맨이 떨어뜨린 창을 집어 던져서 한 마리의 머리를 꿰뚫었다.


이제는 못 버틴다. 힘이 이전보다 들어오지 않아 사용하는 힘에 비하면 낮았다. 결국 지쳐서 여기에 있다가는 죽는다.


그때 멀리서 화살이 날아와 리자드맨 한 마리의 관자놀이에 관통해 꽂혔다.


그대로 놈은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활을 날린 이는 사냥꾼 베커였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화살을 날려주었다.


다른 9명은 도망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베커는 여전히 활의 시위를 겨누고 날리고 있었다.


'용케도 도망치지 않고 근처에 있었군.'


몇 번 활을 쏘더니, 리자드맨 몇 마리가 베커를 향해 흉악한 음성을 토해냈다.


놈 중 몇 마리가 늪에서 빠져나와 베커를 쫓았다.


베커는 그대로 뒤로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현명한 판단이다.


덕분에 시선이 몰린 사이 늪지대를 빠르게 벗어났다.


베커를 죽이기 위해 밖으로 나온 다섯 마리 리자드맨을 추격했다.


갈퀴가 있어서 그런지 놈들은 지상에서는 그렇게 빠르게 움직이지 못했다.


이를 악물고 늘어난 힘으로 땅을 부술 듯 찍고 나가니 순식간에 거리가 좁혀졌다.


"죽어라!"


어느새 근처까지 도달하자 놈의 등 뒤로 대검을 휘둘렀다.


한 마리가 뒤늦게 방패를 들어 올렸으나, 대검의 위력 앞에 쇠로 된 방패조차 구겨지면서 그대로 반으로 쪼개버린다.


방패를 뚫고 들어간 대검은 리자드맨 몸을 잔혹하게 갈라버렸다.


앞에 있던 다른 놈은 뒤늦게 창을 휘두르려고 했지만 이안이 더 빨랐다.


"키이익!"


늪지대에서조차 이안을 어쩌지 못한 놈들이다. 평지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5마리가 죽는 것은 순식간이다. 이제 들어오는 힘은 너무나 미약해서 느껴지지 않는다.


아쉬움은 있었으나, 그만큼 강해졌다는 것에 만족할 수밖에.


베커는 돌 위에 주저앉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무리 숙련된 사냥꾼이라도 거대한 리자드맨이 무기를 들고 한 번에 5마리가 쫓아 온다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쉬고 계시오. 남은 놈들을 다 죽이고 올 테니."


늪지대에 숨어 있던 몇 마리의 리자드맨이 다급히 뛰어나와 다른 곳으로 향했다.


'어디로 가는 것이지?'


늪지대를 버리고 도망가다니.


하지만 곧 그들의 발자국을 따라가 보니 알 수 있었다. 풀숲에 깊숙이 숨어있는 작은 바닥에 지하로 통하는 동굴이 존재했다. 차가운 바람이 동굴 안에서 흘러나왔다.


여기가 거주지였고 늪지대는 사냥하는 곳이었나?


조심스럽게 축축한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혹시라도 들어가자마자 공격이 올 것을 예상하고 감각을 끌어 올리고 대비했으나 어떤 습격도 없었다.


다 도망치느라 바빴나. 곳곳에 흔적들이 남겨져 있다.


어두운 동굴 속.

리자드맨을 처리하고 얻은 힘은 눈에도 적용되었는지, 어두운 굴속에서 형태 정도는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었다.


동굴의 천장에서 물이 똑똑 떨어져 내렸다. 습한 것이 놈들이 좋아할 만한 지형이다.


쐐액.


앞으로 걸어가자 거대한 바위 사이에 숨어있던 창날이 날아왔다.


예상하였다. 숨을 공간이야 뻔했다.


챙!


창날을 쳐내고 그대로 목을 쳐냈다. 그러자 숨은 다른 리자맨들도 같이 덤벼들어 왔다.


맨 처음 앞선 놈의 창날을 잡고 부숴버렸다. 놈은 당황한 듯 눈알이 또르르 굴러갔다.


더 생각할 틈도 없이 놈의 목을 갈랐다. 그리고 뒤에서 뛰어들던 놈은 가볍게 휘두른 대검에 살점이 찢겨 흩날린다.


"드디어 끝났군.“


긴장이 풀리는 순간 피곤함이 쏟아졌다.


이제 주변에 느껴지는 어떤 기척도 없었다. 돌아가려 하다가 혹시나 해서 안으로 더 들어가 보기로 했다.


몬스터랑 본디 무언가 모아두기를 좋아하길 마련. 얻어갈 것이라도 하나 있나 싶어서 주변을 살폈다.


역시 있구나.


동굴은 그렇게 깊지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리자드맨이 모아 놓은 물건들이 보였다.


녹슨 무기들과 지금까지 먹고 남겨둔 뼈들이 무덤처럼 쌓여있다.


의문을 제쳐두고 쓸만한 것을 찾아 뒤적거렸다.


아쉽게도 제대로 된 물건은 없었다. 대부분이 고철 덩어리였다.


얼마나 오래된 건지 녹슨 검들이 잔뜩 모아져 있었다.


고물상에 가도 이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안 받아 줄 것 같이 생겼다.


"이 중에서 쓸만한 것 하나 없나?"


그러다가 반짝이는 금화 한 닢을 찾아냈다. 운수가 좋았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툭 금화를 허공으로 튕기고는 받았다. 그림에는 계수관을 쓴 인간이 그려져 있다.


옛 제국의 금화다. 당시 번성했던 옛 제국은 지금 보다 금이 풍부했고 제련 기술이 발달했다.


그래서 금 함유도가 높아서 보통 금화의 3배는 나간다고 들었다.


"횡재했군.“


한 번에 의뢰금의 몇배를 벌어버린 것이었다. 거기에 강해지기까지 했으니.


위험한 상황도 있었지만 결국 다 극복할 수 있었다.


이번 의뢰와 얻은 금화로 조금은 여유롭게 앞으로의 일정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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