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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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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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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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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5화

DUMMY

혹시 몰라 다른 곳을 둘러보는 중에동굴의 바닥이 한순간 무너져버렸다.


"미친. 죽을 뻔 했네.“


밞는 순간 금이 가는 느낌에 발을 뺐다. 그대로 떨어졌다고 생각했으면 아찔하다.


내려다 보니 심연과 같은 캄캄한 어둠만이 보인다. 떨어진 돌덩어리가 한참 뒤에 물에 빠지는 소리가 들렸다.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가늠이 안된다. 이제 나가야겠다고 생각중에 바닥에 박힌 반지하나가 눈에 보인다.


금방이라도 녹슬어 부서질 것 같은 반지에 이상할 만큼 관심이 갔다. 자세히 보자 아주 정교하게 용의 문양과 검은 보석 장식되어 있다.


'다시 씻겨보거나 제련해서 판단면 비싸게 팔리지 않을까?'


확신이 들었다. 어쩌면 옛 제국의 금화와 비교도 안되는 가치를 지녔을지도 모른다.


새끼 손가락에 한 번 끼어보았다. 본능적인 행동.


허나 그 행동으로 말미암아 일어난 일은 커다란 놀라움으로 바뀌어갔다. 손가락에서 시작된 강렬한 마나의 파동.


괜히 잘 못 건드렸다는 생각이 들려던 찰나.


음유시인들이 노래했던 옛 제국의 영광스러운 시절. 수 많은 영웅들과 그들이 가졌던 각양각색의 아티팩트들. 어릴적 들었던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검은 보석에 흘러나온 수은과 같은 은색으로 흐르는 금속 물질. 온 몸으로 순식간에 퍼져 나가기 시작한다.


당황해서 반지를 벗기려고 했으나, 이미 팔주변은 단단한 플레이트 아머로 변해 뒤덮였다.


그제야 확신할 수 있었다. 정말로 아티팩트라는 물건이라고.


눈깜짝할 사이. 어느새 머리의 투구 부위까지 온몸을 감쌌다. 시간으로 따지면 1초남짓이나 되었을까.


옛 제국은 매우 번성하고 지금과 비교도 안되게 발달한 세계라고 하던데.


플레이트 아머의 가격이 성 한채와 비슷하다는 소리를 들어 본적이 있다. 하지만 책에서 보니 이미 도시에서 양산화가 진행되어서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하다고 한다.


그렇다고 일개 평민이나 용병이 입을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 그렇다면 옛 제국의 아티팩트로 보이는 갑옷의 가치는 얼마나 할까. 더 말해서 무엇하겠나.


고여진 물에 비춰 본 자신의 모습에 감탄을 터트렸다. 정교한 갑옷이 하나의 예술품처럼 보인다.


'그런데 어떻게 벗지?'


생각과 동시에 순식간에 다시 스르륵 반지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누군가에게 절대 보여줘서는 안된다.


이런 보물을 가지고 있다는 밝혀지면 한바탕 난리가 날 것이다. 가능한 사람이 없는 곳에서 장착하고 해제해야 겠군. 어차피 눈깜박이는 시간에 입을 수 있었으니까.


생각해보니 입었을때 매우 가벼웠다. 딱히 불편함을 느낄 것도 없다. 사슬갑옷보다 오히려 편하게 느껴졌다. 그냥 입고 다녀도 무방해 보인다.


심지어 다른 플레이트 아머는 시종이나 하인들이 옆에서 벗겨주거나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으나 이건 그렇지도 않았다.


동굴 밖으로 나오자 곧장 베커가 보인다. 발자국을 따라 온 모양이다. 용기가 가상했다.


"남은 리자드맨은 내가 다 죽여버렸으니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베커는 고개를 끄덕인다. 얼굴에 안도한 모습이 보인다. 다시 늪지대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자 뒤늦게 쭈볏거리는 나타난 9명의 사내들이 보였다.


그중에서 시비를 걸었던 청년은 이안이 다가가자 몸을 덜덜 떨었다.


"죄, 죄송합니다."


그대로 주먹으로 배를 가볍게 가격했다. 힘을 최대한 뻇지만 맞은 녀석은 매우 고통스러워 했다.


"끄어억!!"

"어차피 큰 기대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네가 입을 열고 거만하게 굴었던 대가는 이걸로 대신하겠다."


솔직히 지금은 기분이 좋았기에 이 정도로 넘어갔다. 주먹을 다시 쥐어보았다. 이전과 달라진 힘이 체감된다.


거의 힘을 주지 않았으나, 녀석은 컥컥 거리면 숨을 못쉬고 뒹굴었다.


"남은 너희들은 저 녀석을 데리고 같이 와라."


남은 자들은 얼굴의 핏기가 사라져 있다. 도망치고 아무 도움도 되지 못했다.


자신들도 저 청년처럼 될 줄 알았다.


차마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아, 알겠습니다."


이안은 그렇게 베커와 함께 마을로 돌아왔다.



* * *



나갔던 용병이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자, 마을 사람들이 목책에 모여 수군거린다.


"아니 다른 사람들은 어디갔지?"

"갑옷에 묻은 초록색의 핏물이랑 살점들 좀 봐! 장밀 치열하게 싸웠나봐."

"리자드맨을 다 처치했을까?"


아직 리자드맨과 싸운 여파로 사나운 기세를 지닌 이안이 들어서자, 디같이 짜맞춘 듯 말을 멈추고 침묵에 잠겼다. 그 사이로 촌장이 앞으로 나왔다.


"정말로 리자드맨을 처리하고 오신 것입니까?"

"네. 촌장님. 그런데 리자드맨이 10마리가 아니라 23마리나 있더군요."


23마리라니. 촌장은 깜짝 놀랐다. 당황한 표정으로 바로 손을 내저었다.


"절대로 속이려 했던 것이 아닙니다. 나는 그렇게 보고 받았기에 말했을 뿐입니다. 게다가 제가 더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것도 어지간히 차이가 나야지. 10마리랑 23마리는 숫자 차이는 너무 양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일단, 그건 나중에 이야기 합시다. 리자드맨을 다 죽였으니, 다른 짐승이나 몬스터가 꼬이지 않게 하려면 한시라도 빨리 그들의 사체를 가져와야 합니다."


촌장은 얼굴을 쓸어내렸다. 어쨌거나 용병이 리자드맨을 토벌했다는 것에 다행스러웠다.


그런데 기사도 아니고 용병 한명이 그게 가능한건가. 혹시 자신을 속이나 싶어 베커를 바라보니 그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이 전부 사실이라는 뜻이다..


"그, 그런데 나머지 9명은 어디갔소?"


흔들리는 눈동자로 촌장이 이안을 바라보았다. 설마 다 죽어버린 것은 아니겠지. 마을의 장정들은 한명 한명이 매우 소중한 인력이었다.


"마을의 정예라는 놈들 말입니까? 제가 싸우는 중에 숨어서 지켜보는 것 밖에 하지 않았으니 어느곳도 다친 곳 없이 건강하게 돌아올 것입니다."


촌장의 표정이 굳어갔다.


'빌어먹을 놈들. 그렇게 자신있다고 할 때는 언제고!'


촌장은 놈들을 욕했다. 이러면 자신이 한말에 책임이 커졌다. 10마리와 23마리는 자신이 생각해도 양심이 없었다.


어떤 놈이 이런 정보를 가지고 온거야. 속으로 씩씩거린 촌장은 관자놀이가 뾰족한 창으로 찌르듯 아파왔다.


심지어 도움이 될거라 자신했던 놈들은 아무것도 한게 없다니. 이 정도 실책은 말로만 간단히 때울수 없다.


"참고로 늪지대 근처에 놈들의 동굴이 있을테니 베커를 따라가 거기에 있는 것들도 들고 오십시오. 거기에 모아둔 쇠붙이들도 쓸만한게 있으면 가져오면 될 것입니다."


'그나저나 얼마를 보상해야 한다는 말인가?'


한마리 당 은화 5닢. 계산해보면 1골드가 훌쩍 넘는 금액. 이정도는 충분히 감당이 가능했다. 23마리는 숫자가 줄 피해를 생각해보면 훨씬더 컸기에.


그런데 거기다 잘 못된 정보를 준 것에 대한 보상까지 더 해야 했다.


'저자를 죽인다면······.'


촌장의 눈이 번들거렸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괜히 일만 더 커질 뿐이다.


그렇게 한숨을 쉬면서 시간을 보내자, 보낸 마을 사람들이 리자드맨을 짐수레에 싣고 옮겨왔다.


지금 눈앞에 있는 죽어있는 리자드맨을 보며 곧바로 기가 질렸다.


어지간한 인간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크기의 몬스터. 거기에 단단한 비늘과 근육질의 몸은 보기만 해도 겁이 났다.


9명이 도망친 것이 이해가 갔다. 이걸 보고 어떻게 도망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 놈들이 23마리나 있었다.


이런 몬스터를 모조리 죽여버리는 자를 잠깐의 탐욕에 처리하려고 했다니. 촌장은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이건 마을 전체가 나선다 한들 토벌할 수 없는 숫자다. 어지간히 이름있는 용병단을 불러야 할 정도의 규모. 만약 사내가 아니었다면 상상도 하지 못할 더 많은 금액이 지급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촌장의 마음 한편이 편안해졌다.


'그나저나 무슨 기사도 아니고 일개 용병이 혼자서 저 많은 리자드맨을 죽이다니. 말이 되는가?‘


증인들은 많았다. 도망치지 않은 베커가 있었고, 멀리 숨어서 바라보던 9명의 마을 사람이 있다.


커다란 리자드맨의 사체가 수레에 계속해서 옮겨지고 있다. 가죽만 팔아도 상당한 금액이 나올 것이다.


'일단 이야기를 해봐야겠군.'


가죽을 벗기는 일은 상당히 고되다. 거기에 상당한 숙련도가 필요하다.


거기에 방혈 작업과 무두질까지 하면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고기 또한 소금에 절이거나 훈제 과정을 겪어야 했다.


거기에 리자드맨의 갑옷을 비롯한 각종 쇠붙이를 팔려면, 저 많은 것을 혼자서 들고 가기에는 무리였다.


협상의 여지는 많았다. 촌장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촌장님. 리자드맨의 사체들을 다 옮겼습니다. 거기에 놈들이 가진 검이나 각종 물품도 다 옮겼고요.”


마을 장정의 말에 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수고했네. ”


마을 우물가에서 녹색 핏물로 점철된 몸을 씻었다. 사슬 갑옷은 이제 완전히 부식되어서 기껏 검이 몇 번 베이면 떨어져 나가 버릴 것 같다.


이안은 반지를 씻기며 바라보았다. 반지에 박혀있던 작은 보랏빛 보석이 반짝였다.


시선이 느껴져 슬쩍 돌아보니 마을 아이들이 모여서 쳐다보고 있었다.


“저분이 괴물들을 다 죽이셨대.”

“대단하다! 나도 용병이 될 거야!”

“흥! 그걸 아무나 하는 줄 알아!”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목소리에 피식 웃었다. 그 웃음에 아이들이 대화를 멈추고 바라본다.


이안은 품속에서 육포 조각들을 꺼냈다. 삐쩍 마른 아이들이 입맛을 다시며 머뭇거린다. 이내 한 아이가 용기내어 쪼르르 와서 받아 가자 너도나도 받아 갔다.


정신적인 피로가 씻기는 기분이 들었다.



***



수돗가에서 대충 겉에 묻은 피를 제거했다면 여관에 가서 따뜻한 물로 다시 씼었다. 아직도 역겨운 피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


익숙해야 져야 했다. 다음에는 몬스터가 아닌 인간의 피 냄새를 맡을 수도 있었다.


똑. 똑.


그 때 목을 두들기며 주근깨 여관 소녀가 말했다.


"촌장님이 오셨어요."


내려가니 촌장은 굳은 표정으로 전장에 나온 장수처럼 얼굴에 단단한 결심이 서려있다.


“왜 벌써 오셨습니까? 천천히 이야기해도 될 것 같은데.”


여유로운 태도의 이안과 촌장은 비교되었다. 그의 얼굴은 낯빛이 어두웠다


“크흠. 바쁠건데 빨리 이번 일에 대해 끝내는 것이 낫지 않겠소?”

“저도 바라던 바입니다. 참고로 한마리는 베커가 잡았습니다. 그에게 은화 5닢을 주시면 됩니다.”

“하하하. 그렇지. 우리 마을 사냥꾼이 그래도 다른 멍청이들과 다르게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더 잡다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바로 본론을 꺼냈다.


“잘못된 정보에 대한 것과 도망간 자들에 대한 처우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시죠. 촌장님도 그 때문에 찾아왔을 것 아닙니까?”

“끙. 그렇소만.”


촌장의 관자놀이를 주물렀다. 곧 바로 이렇게 이야기를 꺼내니 내심 답답함이 찾아온다. 술이라도 한잔 마시면서 기분좋게 서로 풀며 이야기를 나누려고 왔건만. 귀한 술은 꺼내보지도 못 했다.


“일단 너무 잘못된 정보를 주셨습니다. 저는 그 말만 믿고 늪지대에 사이로 들어갔다가 위험에 빠졌습니다.”

“이미 들었습니다. 그건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고 왔다는 마을 사람들이 하나같이 10마리 정도로 있다며 보고를 해서 그런줄 알았습니다. 더 확실한 정보를 제공했어야 했는데.”


진심으로 미안한 태도를 고개를 숙이자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마을에서 보내준 10명의 정예 중에 9명은 자리를 지키긴커녕 도망친 것도 인정하십니까?”

“그것도 당연히 인정하고 말고 할 것도 없습니다. 그놈들을 때려 죽이지 않은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니.”


인정할 것은 했지만 이대로 촌장은 당하고 있을 수 만은 없었다.


촌장은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하지만 혹한같이 차가운 눈동자와 마주치자, 목소리가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리자드맨들의 가죽을 처리하려면 여기서 상당한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입니다. 저걸 다 벗기고 가죽이 상하기 전에 무두질하는 것도 힘든 일이죠.”

“그건 저도 어느정도 양보할 생각이 있습니다.”


그 말에 촌장의 눈이 빛났다. 생각보다 말이 통하는 자였다.


“리자드맨들을 옮긴 값은 받지 않겠습니다. 어차피 우리가 해야 할 일이었으니까. 가죽값은······.”


슬쩍 이안의 눈치를 보았다. 무표정해서 더 무서웠다. 언제 저자의 대검이 뽑아 들어 자신을 겨눌지 몰랐다.


“가죽값은 곧장 내줄 수 있다면 지금의 시세의 반만 받아 가겠습니다.”


그 말에 촌장은 화색을 띠었다. 얼마나 좋은지 웃음을 참으려고 입가가 경련한다.


촌장은 기껏해야 3할을 받으면 잘 받은 것으로 생각했다. 혼자 리자드맨을 다 잡은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리고 쇠붙이들도 시세의 반만 받아가겠습니다.”


이렇게 나오자, 촌장은 괜히 불안해졌다. 왜 이렇게 양보하는 거지? 결국 의도를 알기 위해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따로 무엇이라도 바라는 것이 있소?”

“어젯밤에 말 울음소리가 나던 것을 들었습니다.”


촌장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말 몇 마리가 있긴 했다.


하지만 덩치 큰 용병이 탈만한 말은 딱 한마리였다. 그놈에게는 큰 문제가 있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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