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 월세사는 빌런 사냥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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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서생
작품등록일 :
2024.09.1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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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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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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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3)

DUMMY

6화 :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3)



길용의 사체 발견 사건의 관할인 노원중부경찰서 형사과 사무실.


장반장이 팀원 이형사와 함께 길용 사건의 사진자료들을 다시 살펴보고 있었다.


“오달순부터 잡아들여야죠?”


박길용은 오달순이 최근에 고용한 수하였으니 이형사는 오달순이 사건의 키를 쥐고 있다고 봤다.


“아냐. 살해 형태로 봐서는 오달순이는 아니야.“


장반장이 답했다.


“대근이파 방패막이 하려고 스카우트 해온 놈을 지가 왜 죽이겠어. 우선은, 범행 당일 박길용이 행적부터 좀 더 찬찬히 알아보고 방향 잡자고.”


장반장은 증거보관 비닐 팩에 든 길용의 핸드폰을 들어 올려 살폈다.


핸드폰 액세서리의 고리 끝부분이 깨져 조각만 매달려 있었다.


인형의 머리 부분인 듯 보이는 까만 조각이었다.


장반장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반장님, 이거 통화 내역이요.”


막내 형사가 길용의 전화기에서 딴 통화내역을 가져왔다.


전화번호와 주소들이 빽빽이 적혀 있는 리스트.


장반장은 자리에 앉아 하나하나 체크해 가며 읽어 내려갔다.


그리고 마침내 보이는 이름, 최강진!


장반장이 강진의 이름과 회사 주소를 빨간 펜으로 체크했다.



* * *


회사 옥상에서 혼이 빠진 듯 한 표정으로 유리와 통화하고 있는 강진.


- 넌 어떻게 제대로 하는 일이 하나도 없니? 어떡해, 이제.


유리가 절망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휴우···.”


강진이 답답함을 몰아내려 긴 한숨을 쉬었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너무 앞질러서 걱정하지 말자.”


- 괜찮긴 뭐가 괜찮아! 시체가 발견 됐는데!


유리가 울컥 소리쳤다.


- 어떻게 그걸 산책로에 묻냐, 넌?!


“산책로 아니었다니까!”


강진도 울컥했다.


강진의 대책 없는 대꾸에 유리가 소리쳤다.


- 아니면! 죽은 놈이 답답해서 산책 나왔다가 발견됐냐! 아냐, 차라리 잘됐네. 집도 비워야 되고, 그냥 감옥소 가지 머. 밥 주지, 집 주지, 먼 걱정이야!


또 혼자 꼭지 도는 유리.


“엄마 어떡하냐고 안간 대매! 그러니까 자수하자 그랬잖아! 왜 이랬다 저랬다 해! “


강진의 타박에도 돌아오는 외침이 없었다.


유리의 울음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강진도 절망스러워 하고.



* * *


한편, 달순은 두철과 젊은 여직원 하나를 앞에다 앉혀놓고 채권 추심 장부를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이 날 오후에 외근이 없었는데 갑자기 나갔다고?”


젊은 여직원이 고개를 끄덕이자 의미심장해지는 달순의 표정.



* * *


세상 걱정과 근심을 혼자 다 짊어 진 듯 한 얼굴로 강진이 다시 사무실로 들어섰다.


계약직들을 대량 해고하는 시기라 사무실은 어수선했다.


드문드문 짐을 싸고 있는 동료들의 모습이 보였고, 자리에 앉은 사람들도 입을 다문 채 어두운 표정들이었다.


웬 낯선 남자가 자기 자리에 앉아 있는 걸 발견하고 강진이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누, 누구···세요?”


강진의 물음에 그 사람이 뒤돌아 앉았다.


장반장이었다.



* * *


총무과 직원이 퇴직자 확정 공시문을 게시판 구석에 부착했다.


- ··· 1차 퇴직 확정 대상자에 한하여 익일 오후 7시까지 개별통보 될 예정이오니 계약제 직원들께서는 퇴직금 및 기타 임금정산에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믹스 커피를 홀짝거리며 휴게실에 부착되는 게시문을 읽고 있는 장반장.


그 뒤 휴게실 소파에 강진이 긴장한 채 앉아 있었다.


“회사가 정신없을 거 같으니까 간단하게 몇 가지만 확인하고 금방 보내 드릴게요.”


장반장이 강진에게 와서 앉으며 말했다.


“박길용이 하고 통화는, 그럼 어제 말고도 여러 번 하셨다고?”


“예, 추심 직원이 이 사람으로 바뀌고 난 뒤부터는 하루 웬 종일 대중없이 전화가 왔어요. 어제도 계속 왔구요.”


강진의 모습에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무조건 빌었어요, 나중에 갚겠다고. 그러고 나선 연락이 없었는데....”


강진이 말을 얼버무리며 장반장의 눈치를 살폈다.


“여기 적힌 시간이 마지막 통화였단 말씀이고··· 전화만 했어요? 찾아오진 않았고?”


“예···.”


순간, 장반장이 대답을 하며 떨고 있는 강진의 손을 주시했다.


“근데, 왜 그렇게 떨어요?”


장반장의 물음에 강진의 몸이 일순간 굳었다.


얼른 두손을 손을 다잡는 강진.


장반장이 의심스럽게 강진을 바라보던 그때, 쾅- 그들 뒤에 서 있던 한 남자 직원이 씩씩대며 커피 자판기를 힘껏 걷어찼다.


그 소리에 깜짝 놀라는 두 사람.


“이 개새끼들! 개약직이라고 개처럼 부려먹고 해고 통보도 문자로 하냐, 이 시발놈들! 니들이 나 짜르고 얼마나 잘되는지 한번 두고 보자!”


해고 문자에 화가 난 직원이 소리쳤다.


장반장이 다시 강진에게 시선을 돌렸다.


“혹시 최강진씨도 계약직 사원이요?”


강진이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이자 물끄러미 보던 장반장이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일어섰다.


“거 웬만하면 사채 같은 건 쓰지 마쇼. 혹시 다른 거 또 물어볼 거 있으면 다시 연락할거니까 전화 꼭 받으시고.”


장반장이 나가면서 당부했다.


장반장이 휴게실 문을 나선 뒤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서야 강진은 참았던 숨을 몰아쉬며 안도했다.


일단 한고비는 넘었다.


여전히 떨리는 손으로 마른세수를 하는 강진.


그 때, 강진의 앞으로 다시 누군가가 다가섰다.


“최강진씨?”


강진이 의아한 표정으로 다가온 사람을 올려다 봤다.


* * *


도로를 달리고 있는 달순의 차 안.


달순이 손톱 때를 후비며 두철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갑자기 수금을 나가더라도 왜 혼자 보냈어, 애들 안딸려 보내고?”


“애들 피곤하다고 말입니다, 행님.”


두철의 대답에 피식 웃는 달순.


“하여간, 자상한 새끼.”


달순이 문득 이상하단 표정을 짓더니 말을 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상해. 수금하러 온 건달을 일반 채무자가 죽여서 묻는다고? 그것도 허리까지 뒤로 탁 접어서?”


지가 말하고도 어이가 없는지 달순이 피식거렸다.


“나도 말로만 허리 접는다, 접는다 했지 실제로 접힌 거 본 건 처음이다.”


그때, 중앙선을 넘어선 차 한 대가 달순의 차 앞으로 쌍라이트를 껌뻑이며 마주 달려왔다.


끼이익- 달순의 차가 급정거했다.


몸이 앞으로 확 쏠려 코를 찧을 뻔한 달순이 두철에게 소리를 지르려는 찰나.


“행님, 대근이 행님 찹니다, 행님.”


두철이 낮고 빠르게 말했다.


그 말에 달순이 후다닥 몸을 숙였다.


“야, 그냥 모른 척 하고 지나가.”


대근의 차가 달순의 차 옆을 닿일 듯 천천히 지나쳐 갔다.


지나는 차 뒷자리에 앉은 대근이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달순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차가 지나간 걸 확인한 달순이 다시 자세를 바로 잡았다.


“하아··· 진짜 저 새끼 허릴 확 접어버려야 하는데···.”


달순이 짜증을 억누르며 말했다.


그런데,


짜증내는 달순의 옆, 뒷좌석 안쪽 구석에 테이프로 입이 봉해진 채 온몸이 똘똘 묶여 덜덜 떨고 있는 유리가 앉아 있었다!


* * *


인적이 드문 교외 한 농장의 건초 보관 창고.


낡은 창고 안엔 건초 더미와 각종 농기구 연장들이 나뒹굴고 있고 한 구석엔 대형 건초 분쇄기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앞에 사무실에서 달순의 부하에게 붙들려와 눈물 콧물이 범벅된 강진과 입이 봉해진 채 묶여있는 유리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두 사람 앞에 의자를 놓고 앉은 달순이 손짓을 하자 분쇄기 작동기 옆에 서 있는 두철과 부하들이 스위치를 올렸다.


왱- 분쇄기가 돌아가며 굉음을 내기 시작했다.


“진짭니다, 믿어주세요. 갑자기 죽고 싶다면서···.”


강진이 흐느끼며 말했다.


달순이 강진의 뺨을 기분 나쁘게 찰싹- 때렸다.


“채권자가 채무자한테 돈을 받으러 갔어. 근데 거기서 자살을 했다고?”


달순이 되물었다.


“게다가, 지가 지 허리를 접어서. 그것도 뒤로, 탁!”


달순이 지 허리가 뒤로 접히는 시늉을 하고.


“그, 그게···.”


강진이 당황해하며 답을 하지 못했다.


“두철아, 이게 이해가 되냐?”


달순이 두철에게 동의를 요구하는 물음을 던졌다.


“나는··· 이해는 잘 못하고 그냥 다 외우는 편입니다, 행님.”


두철의 엉뚱한 대답에 죽일 듯이 째려보는 달순.


“길용이 니가 죽인 거지?”


달순이 다시 강진을 보며 물었다.


“아닙니다···“


강진이 울먹이며 대답했다.


“그럼, 얘가 죽인 거네?”


달순이 유리를 가리키며 다시 말했다.


유리가 읍- 읍- 대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 아녜요! 이 사람은 절대 아닙니다!”


강진이 유리 앞으로 무릎걸음으로 나서며 말했다.


“그럼, 니가 죽인 거지 임마!”


달순이 짜증스럽게 말했다.


“아닌데요···“


강진이 다시 눈치를 보고.


“야이, 씨바, 그럼 누가 죽인 거냐고오!”


달순이 버럭 소리쳤다.


“안되겠다. 둘 다 갈아라.”


그가 포기한 듯 두철에게 지시했다.


분쇄기 돌아가는 소리가 위이이이잉- 다시 기분 나쁘게 고조되고.


강진은 극도의 공포감에 휩싸였고, 유리도 발버둥치기 시작했다.


“사, 사장님! 제, 제발 부탁입니다. 진짜 우리가 죽인 게 아니라니까요!”


강진이 절박하게 말했다.


“두철아, '강'으로 가자, 자백을 안하시겠단다.”


달순이 무심하게 말했다.


우우우웅- 분쇄기가 더 큰 괴성을 내고.


“사··· 사장님! 살려주세요. 한번만 살려주세요! 살려만 주시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사장님! 아니 형님!”


강진이 달순의 다리를 잡으며 애원했다.


“예에! 한번만 살려주세요! 살려주시면 돈도 바로 갚을게요. 제발 살려주세요, 사장님!”


* * *


한편, 강진의 집 앞에 곡성댁이 서 있었다.


초인종을 거듭 눌렀지만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곡성댁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쾅쾅쾅- 문을 두드려 보지만 여전히 무응답이었다.


“이 잡것들이 나만 빼고 그새 줄행랑을 놓은 것이여, 뭐여?”


* * *


다시 교외 농장 건초 보관 창고.


달순의 부하들에게 분쇄기 코앞으로 질질 끌려온 강진과 유리가 통곡을 시작했다.


달순과 두철은 무심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고.


달순이 눈짓하자 부하 네 명이 강진을 잡아 분쇄기 입구로 번쩍 들어 올렸다.


“으아아악! 맞습니다! 제가 죽였습니다! 제가 죽이고 산에다 파묻었습니다!”


강진이 미친 듯이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부하들은 아랑곳없이 강진의 머리를 분쇄기에 더 가까이 가져갔다.


유리의 읍읍대는 울부짖음도 최고조에 이르고.


강진이 다시 인정하며 소리쳤다.


“으악! 맞다니까요! 사장님 말씀 다 맞아요! 제발 살려주세요!”


달순이 다시 수신호를 보내자, 분쇄기가 멈추고 주위가 조용해졌다.


부하들이 강진을 다시 바닥에 내려놓았다.


“왜 죽였니?”


달순이 강진에게 와서 물었다.


“실, 실수로요··· 우리가 죽인 게 아니고요! 정말입니다!”


강진이 겁에 질려 대답했다.


“하아··· 나 이 새끼가 끝까지. 안되겠다. 야, 니가 말해 봐. 왜 죽였어?”


달순이 유리에 입에 붙은 테이프를 찍- 걷어내며 물었다.


“맞아요! 정말 실수로 그런 거예요! 그 사람이 흥분해서 막 칼질하다가 운동기구에 발이 미끄러져서 죽은 거예요!! 진짜예요, 믿어주세요오!”


유리가 울부짖듯이 항변했다.


달순이 강진과 유리를 물끄러미 봤다.


“음, 그래 뭐. 왜 죽었는지는 대충 파악했다고 치고.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자. 근데 뭐 실수? 세상에 실수란 게 어딨어.”


잠시 후 음흉스런 웃음과 함께 다시 말하는 달순.


“어이, 최강진씨! 직장생활 하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지이. 실수가 아니고 그런 걸, 거래의 시작이라고 하는 거야.”


강진과 유리는 의아해하자 달순이 계속 말을 이었다.


“그래, 그럼 시작해볼까? 얼마나 줄래? 원금에 길용이 목숨 값까지··· 일억! 니들 형편 감안해서 특별히 현실적으로다가 싸게 해준다. 됐지?”


그때 '문자왔어요~' 하는 핸드폰 신호음이 울리고.


달순이 강진의 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확인했다.


- 사규 11조 의거 계약 해지자 확정. 퇴직금 4300원, 경리과 수납 요망. 도장, 주민증 필 지참


회사가 보낸 강진의 계약 해지 통보 문자였다.


“참나, 닌 연봉이 한 600원쯤 되냐? 퇴직금이 4300원이란다. 이런 어이없는 새끼.”


달순이 두철에게 핸드폰을 던지며 말했다.


“이 새끼 이 견적으론 거래 안 되겠다. 걍 니가 알아서 갈아라.”


그 소리에 강진과 유리가 다시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안돼요! 살려주세요! 네, 실수 아니고 제가 했어요! 저 혼자 죽였어요! 우리 유리는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강진이 소리쳤다.


“아녜요! 저도 같이 죽였어요! 그··· 그래도 살려주세요! 시키는 건 뭐든지 할게요! 제발 살려주세요! 아저씨! 사장님! 제발 좀 살려주세요오!”


유리의 애원도 간절했다.


그 순간, 걸어 나가던 달순이 우뚝- 멈춰 섰다.


잠시 무언갈 생각하더니 고개를 한쪽으로 우두둑- 접어보고는 다시 강진과 유리 앞으로 돌아왔다.


“뭐든지 다 한다고?”


달순이 물었다.


“예··· 예.”


강진이 쉰 목소리로 울음을 터뜨리며 대답했다.


“살려만 주면 뭐든지?”


달순이 다시 물었다.


“예···“


“너도?”


달순이 이번엔 유리를 보며 물었다.


“예···“


유리도 울음을 터뜨리며 대답했다.


달순은 곰곰히 두 사람의 얼굴을 보다가 물었다.


“그러니까, 살려만 주면 뭐든지 하겠단 말이지?”




< 6화 :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3)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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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판사판 합이 육판 (1) NEW 2시간 전 2 0 13쪽
»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3) 24.09.18 30 0 14쪽
5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2) 24.09.17 42 0 12쪽
4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1) 24.09.16 69 0 12쪽
3 막장으로 가는 인생들 (3) 24.09.15 87 0 14쪽
2 막장으로 가는 인생들 (2) 24.09.14 108 0 13쪽
1 막장으로 가는 인생들 (1) 24.09.14 14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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