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뽑고 탑 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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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박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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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박꽃
작품등록일 :
2024.09.16 10:33
최근연재일 :
2024.09.19 22:40
연재수 :
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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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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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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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화

DUMMY

반응이 없었다.


철그렁-


벌써 5분째.

천마는 쇠사슬에 묶인 채였다.


가끔 경련하며 절그럭 소리만 날 뿐.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스킬이지?'


다시 창을 살폈다.


[죄와 벌 LV 2]

[무한 환각 감옥]


[소환 수를 환술 감옥에 가둡니다.]


□대상의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 재생★


□내용은 비밀☆


□복종심을 키우는데 최고! ★


...


한없이 가벼운 분위기의 글.

하지만, 내용은 잔인하기 그지없었다.

가장 두려운 상황?


'도대체 뭘 보여주길래...'


궁금하긴 했다.


촤르륵-!


이내, 쇠사슬이 풀렸고.

그가 힘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


축 늘어졌다.


'... 죽었나?'


아니, 살아있었다.

눈꺼풀이 파르르 떨고 있었다.


'헉!'


순간, 몸이 얼어붙었다.


!


천마의 눈이 번쩍 뜨였고.

그와 눈이 마주쳤다.


"흐어억!"


먼저 움직인 건 천마 쪽이었다.

그가 벌떡 일어나며 벽에 붙었다.


"헉, 헉..."


처음 보는 모습.

마치 벌레라도 본 듯, 두려움에 떨었다.

환각 때문인가?


"저기, 괜찮아요?"


그에게 다가가자 그가 소리를 질렀다.


"가까이 오지 마!"


팟-!


이번엔 반대쪽 벽으로 붙었다.


"저기..."


"크윽!"


두려움이 느껴졌다.

도대체 뭘 봤길래 저럴까.


"헉. 헉!"


쿵-!


갑자기 두 팔을 내밀었다.


"그, 그만!"


잔뜩 구겨진 얼굴.

악마가 울면 저런 얼굴일까 싶었다.


"제발 그만!"


180도 태도가 바뀐 남자.

그 광폭한 짐승은 어디로 간 걸까.

오히려 지금은 겁에 질린 햄스터와 다름 없었다.


그때 문득 하나의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잠깐, 이거 어쩌면...'


말도 안되는 생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내가 그를 컨트롤할 수 있을지도?


"그럼... 앞으로 공격 안 할 거죠?"


끄덕-


옳지.


"소환수니까, 제 명령도 따를 거고요."


끄덕-!


그렇지, 그렇게 나와야지.

슬슬 경계하던 자세를 풀었다.


"좋아요, 믿어볼게요. 그런데 만약에 또 그런다?"


양쪽으로 잡아당기는 시늉을 했다.


"쇠사슬 또 부를 거예요."


"크윽."


자존심이 상해서일까.

아니면, 그 환각에 대한 트라우마일까.

그가 눈을 질 끈 감았다.


조금 불쌍했다.


아니.

할 땐 확실하게 해야 한다.


누가 주인이고, 누가 소환수인지.

이 기회에 확실히 가르쳐 줘야한다.

아주 단호하게!


"그럼 맹세하세요! 다시는 어기지 않겠다고!"


......

말이 없다.


"...천마 씨?"


너무 세게 나갔나.

설마, 공격 하려는 건 아니겠지?


그런데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방어 자세를 취했다.


쿵-쿵-


!


그가 무릎을 꿇자.

바닥이 흔들렸다.


'뭐야 공격하는 게 아니었어?'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매... 맹세.. 크윽.."


아주 천천히...힘겹도록...


"... 맹세...한다."


이빨이 부서지도록 꽉 깨물며.

그는 맹세란 단어를 꺼냈다.


"크윽..."


이겼다.


꽈악-


역전의 순간이었다.

그리고....


뜨거웠다.

알 수 없는 쾌감이 복부 밑바닥에서 샘솟아 올랐다.


꽉 쥔 주먹에 땀이 흥건해졌다.

볼이 빨갛게 상기되어 몸이 달아올랐다.


'뭐지 이 느낌은?'


뭔지는 모르겠지만.

내 안에 이상한 감정이 눈을 뜨기 시작했다.




***





"저기..."


화들짝-!


"그렇게 안 놀라셔도 돼요. 정말 안 한다니까요."


"저, 정말이냐."


5분이 지났다.

천마가 입술을 깨물며 나를 올려다봤다.

잘못한 강아지의 눈빛 같았다.


"맹세했으니깐, 믿을 거예요. 그러니깐 바닥에 무릎 그만 꿇으시고, 일단 저 의자에 앉으세요."


"흥... 고맙다."


소란이 진정되자.

그제야 주위가 눈에 들어왔다.


"...@#$... $"


그렇게 힘들었나?

천마는 아직 환각 후유증 때문인지.

바닥을 보며 중얼거렸다.


툭툭-


"뭐, 뭐냐?!"


"뭐 좀 물어봐도 돼요?"


끄덕-


확실히 달랐다.

그가 내 눈치를 보는 게 확연히 보였다.

내가 물어보는 걸 순순히 대답했다.


물론, 말투는 처음으로 돌아갔지만.


"그러니깐 이런 말씀이군요."


"...그렇다."


그의 말을 요약하자면,


○천마는 나의 소환수.


○나는 그를 소환한 소환사.


○그는 나를 돕기 위해 이 세계에 소환되었고 그에게는 하나의 목적이 있었다.


"소원이요? "


"그래. 소원이다."


여태 총 세 번의 토너먼트가 열렸다.


12번이 마지막이란 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그 보상이 소원이라니.


처음 안 사실이었다.

아마 이 사실을 인터넷에 올리면...?

에이, 안 믿겠지.


차라리 용신이 나타났다고 하는 게 나았다.


"근데, 재 소원만 들어주는 건가요?"


"아니, 각자 한 개씩이다."


파격적이었다.

각자 한 개씩 소원이라니.


즉, 토너머트를 최총 우승 하면 내 소환수는 물론이고, 나도 소원 한개를 얻는다.


기대감이 가슴속에서 부풀어 올랐다.


'...'


하지만.

그 기대감은 3초 만에 빠져 나갔다.


그도 그럴 게, 내가 무슨 수로 토너먼트를 우승할까.


최정상급, 국가 대표 소환사가 아니라면, 절대 넘볼 수 없는 문턱이었다.


물론,

국가대표가 내 꿈이었지만.

그건 망상 속에서나 일어난 일이고.

각성이 되기 전에 꾸던 꿈일 뿐이었다.


설령 됐다 쳐도.

각 나라를 대표하는 영웅들과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한다.


그 판에 경험 없는 내가 낀다?

우승은커녕 파리처럼 죽을 것이다.


즉,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완전히 딴 세상 이야기였다.


"그게 아니다."


"......예?"


그가 진지한 눈빛을 보냈다.


"네놈은 그저 어중이떠중이 소환사가 아니다."


"......"


"네놈 앞에 있는 자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냐."


그야 천마...


"또 그 자를 부른 자는 누구냐."


"......."


"그걸 자각해라, 그러면 네가 어떤 소환사인지 알 수 있을 거다. 한준."


벼락에 맞은 기분이었다.


모를 리가.

그가 누군가.


마교의 교주.

무림 최강.


하늘을 가르는 천마 아닌가.


그의 말대로라면.

나는 그 천마를 소환한 소환수.

결코 어중이떠중이가 될 수 없었다.


꿀꺽-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이렇게 보니, 그가 다르게 보였다.


'처음엔 그냥 무섭기만 한 줄 알았는데.'


이젠 아군이 되어서인지.

듬직하고 믿음직스러웠다.


"흥!"


과장하자면,

그의 존재가 나를 채워주는 느낌.

덕분에 다시, 가슴속이 뜨거워졌다.


"알겠어요."


주먹을 꽉 쥐었다.


"사실 저도 헌터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15년, 길고 긴 세월.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


"어중이 떠중이 헌터가 아니라....."


형태는 상상했던 것 같은 다르지만.

그게 중요할까.


중요한 건.

지금이 기회라는 것.

즉, 망상을 현실로 만들 기회였다.


"국가대표 헌터 말이에요."


어디서 나온 용기일까.

겁도 없이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해볼게요, 소환사든 대표든 토너먼트든 뭐든 말이에요."


히죽-


악마가 웃었다.


"흥! 이제야 알아쳐먹는군."


경계심이 풀렸던 탓일까

아까보단 덜 무서웠다.

나도 모르게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무튼, 앞으로 잘 부탁...


콰아앙-!


의자가 파편이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

폭죽처럼 사방에 튀었고.

완전히 박살 났다.


"크아악!"


짐승 한 마리가 벽에 바싹 달라붙었다.


"저,저리가!"



***



다음날.


삐리릭-


전화를 받았다.


"아, 네 몸 괜찮아요. 화상도 없고."


"예... 예 그렇죠. 아..."


전화는 편의점 점장이었다.


"그래요? 언제 복구되는데요? 아 모르시는구나."

.


"그렇죠. 점장님도 많이 놀라셨을 텐데 푹 쉬세요."


.


"네 들어가세요~"


뚝-


전화가 끊기고 생각에 잠겼다.


'이거 큰일이네.'


일이 끊겼다.

다음 달 월세도 내야 하는데.


........


나 참 나도 뭐 하는 건지.

왜 이런 거로 고민하는 걸까.

그렇게 폼까지 잡아놓고 말이다.


빨리 헌터 등록해서.

부모님 효도하고

동생 용돈도 주고.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왜 망설이고 있을까.


-네놈은 그저 어중이떠중이 소환사가 아니다.


그의 말대로 내가 대단한 소환사란 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하겠다고 스스로 말하기도 했고.


더군다나.

이것만큼 좋은 기회가 어디 있나.

국가 대표 소환사가 되면.

나라의 영웅이 되는 건데.


돈 명예 권력 전부 떼놓은 당상이다.

근데 그러면 뭐 하나..


난 살인자였다.


편의점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나.

비록 내가 직접 한 건 아니지만.

나 때문인 건 사실이었다.


그러니 만약, '그 소환수가 내 거요' 하면 공범인 게 들통날 것이다.


그래도 혹시....

좋게 봐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한국에 없던 S 급 소환사니 말이다.


'아니면, 속 시원히 그냥 다 까발려?'


아니다.

까더라도 지금은 이르다.

현재, 나는 내 몸 하나 가누기도 힘들다.


띠링-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름: 한 준.


나이: 26세


직업: 악의 소환사.


힘 D 마력 E 민첩 F

지능 C 체력 F 인지력 D


고유 스킬:


.

.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크으-스탯 보소.

처참하네.


이 정도면, 짐꾼이 내 따귀를 때리며 시비를 걸 정도였다.


들은 적이 있다.

소문으로는 대표 소환사가 되면.

사방에 적이요.

늑대 우리에 던져진 양이 된다고.


그러니 일단 확인부터 해야 한다.

내가 양인지 늑대인지 말이다.


또.

내가 정말 싸울 수 있는 힘이 있는지.

내 소환수를 컨트롤할 수 있는지.

정부 상대로 대등한 거래가 가능한지.


앞으로 일 년.

토너먼트가 시작되기 전까진 이것들을 확인할 시간은 충분했다.

그리고 대회가 시작되면 어차피 들킨다.


'그래 밝히는 건 서두르지 말자.'


대신 헌터 등록은 해야 한다.


던전, 탑 이용은 당연지사고.

등록만으로 보조금으로 100만원 주니.

지금 빈털터리인 나에게 필요했다.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아 맞다. 그럼 되지 않나?'


생각났다 좋은 수.


천마만 안 꺼내면 문제없지 않을까.


소환수인데 소환 못 하냐?라고 물으면.

대충 얼버무리면 될 테고.

등급심사만 안 받으면 문제없을 거다.


'그래, 어떻게든 될 거야.'


삐릭-


'한번 해보자!'


손목시계 버튼을 누르자

손바닥에 가상 스크린이 떠올랐다.


[헌터 평가원 자격 신청]


가슴이 두근거렸다.


'가자!'




***




한편,

KHP시청 회의실은 침묵으로 싸늘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사망자 24명, 수송선 한 대로 막대한 피해를 보았습니다.


국장 최진철은 눈썹을 찡그렸다.

나머지 수십명의 간부들이 조용히 그의 말을 기다렸다.


쓱-


이윽고.

그가 책상 앞에 얼굴을 가져갔다.


"민간인 사상자는 얼마인가요."


"총 두 명, 나머지는 실종입니다.


".....다시 얼굴 좀 보여주시죠."


삑-


"저게 가장 잘 나온 겁니까?"


"예, ai로 복구한 화면입니다."


국장이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악마같이 생겼군."


거대한 몸.

불꽃처럼 위로 솟아오른 붉은 머리.

핏빛 안광.


말 그대로 악마 그 자체였다.


"국장님, 말씀하신 분을 데려왔습니다."


발표자의 말에 한 남자가 일어났다.


별다른 소개도 없이 스크린 앞으로 나갔다.


그리곤 고개를 숙여 가볍게 인사했다.


"평가원 연구 책임자, 이준혁입니다."


국장을 포함한 간부들은 대답이 없었다.

그저 그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 명확했기 때문이었다.


"네, 제가 총 10번의 ai 예뮬레이터를 돌려 테이터를 추려본 결과..."


국장이 손을 올렸다.


"됐고 결과만 말씀해 주세요."


"흠흠. 그는 확실히 S급입니다. 28% 확률이긴 하지만."


"그게 무슨 소립니까? 28%라니."


궁금증을 참지 못한 간부가 질문했다.


"네, 그게... "


감독이 국장을 한번 쳐다보며 우물쭈물했다.


"확실히 말씀 좀 해주세요. 28%면 나머지 72%는 뭡니까.


뭐, A급일 확률입니까?"


"아뇨, 그게 아닙니다."


삑-


"일단 보시죠."


화면엔 멈춰있던 악마가 다시 움직였다.

단숨에 KHPD를 제압하는 장면.

수송선을 반으로 가르는 장면.


고위 간부들은 이미 본 영상이었지만.

처음 본 간부들은 감탄을 자아냈다.


"말도 안 돼..."


"이럴수가..."


"예 보시는 바와 같이 말도 안 되는 능력입니다. 그래서 저는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니 제안하고 싶습니다."


꿀꺽-


회의실에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EX 등급입니다."


"뭐라고?"


"그게 무슨."


"예, 72% 확률로 그는


(EXTRAORDINARY) 규격 외, 등급,


즉, S급을 초월했습니다."


웅성웅성.


"다시 말해 그는."


딸깍-


박사가 안경을 고쳐잡았다.


"전 세계 S등급 중 그 누구보다 강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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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NEW 2시간 전 7 0 13쪽
» 3화 24.09.18 16 0 12쪽
2 2화 24.09.17 25 1 12쪽
1 1화 24.09.16 3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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