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平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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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영혼
작품등록일 :
2024.09.1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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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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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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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을 함락한 고이련

DUMMY

(385년,요동)


"전하,연(燕)의 원군입니다."


4만에 달하는 대군이 요동을 포위한지 어언 한달째,

고구려의 임금 고이련(高伊連)에게 있어 이번 전쟁은,다시 살아난 원수같은 존재 모용(慕容)선비와의 싸움인 만큼 친정까지 감행했다.

점차 요하에 가까워지는 연나라의 원군에 대한 소식을 들으니,고이련은 이를 꽉 깨물며 탁상 위에 놓인 검을 쥔다.


"왕당(王幢)을 준비시켜라. 과인이 직접 나설것이다."

"왕당... 전하,정말 괜찮겠사옵니까?"

"상관없다. 속히 준비하라!"

"예,전하!"


이련의 명을 받든 장군 호수(胡帥)가 막사를 나와 왕당을 사열하는 사이,이련은 갑옷을 챙겨입고 막사를 나오기 전,한 어린 소년과 함께 지도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 소년은...


"전하,소자도 함께 동행하게 해주시옵소서"

"하하. 담덕(談德). 용기가 가상하구나. 허나 아직은 때가 아니다."

"아버지..."

"걱정말거라. 너도 언젠가 이 아비의 갑옷을 물려받을 날이 올 터이니."


잠깐 뚱한 표정을 짓는 담덕의 머리를 쓰다듬는 이련. 담덕의 표정이 밝아지니 이련의 입가에도 미소가 맴돌았다.

그사이,호수가 왕당의 군대를 모두 집결시키고 이련의 막사로 급히 들어왔다.


"전하,왕당을 집결시켰사옵니다."

"가자!"


그 말과 함께 막사를 나와 말에 올라탄 이련을 바라보며 대열을 갖춘 고구려의 5천 군사들.

이련이 지휘봉을 높이 치켜세우니,고구려의 용맹한 군사들은 마침내 결전의 장소를 향해 뚜벅뚜벅 진군을 시작했다.

그 장소엔,연왕 모용수(慕容垂)가 보낸 사마 학경(郝景)의 군대가 기다리고 있었으니...


"돌격하라!"


개마무사로 대표되는 왕당의 철기(鐵騎)들이 먼저 달려나가고,학경이 이끄는 선비족 군사들도 마찬가지로 강한 함성을 지르며 뛰쳐나갔고,그렇게 얼마나 달려나갔을까,어느새 거리는 10보 가까이 다가오고... 연나라 군대가 먼저 쏟아낸 화살세례에 선봉의 기병 일부가 쓰러졌지만 화살밭을 통과한 기병들은 연나라 선봉부대를 향해 들이박기 시작했다.

그 충격에 선봉의 선비 군사들은 우수수 떨어져나가고,기병에 맞서려고 전열을 다시 갖추지만 이에 질세라 장군 호수가 이끄는 왕당은 그들의 전열이 갖춰지기 전에 또한번 철기의 강한 충격력으로 그들을 짓뭉게버렸다.


[선봉의 군사들이...!]


선봉을 따라 진격해오는 연나라 군사들의 앞에 보이는건 바로,겁에 질려 도망쳐오는 선비족의 군사들.

선비족의 강군이 어찌 이리 쉽게 흩어졌단 말인가. 학경을 비롯한 연나라의 장군들은 급한대로 병사들을 재촉했다.


[도망치지 마라!]


다급하게 외치며 전열을 다시 갖추려는 연나라 군대.

그 외침에 부응하려는 찰나... 그들의 측면으로 또다른 모래폭풍이 불기 시작했다.


"전하,선두에 서시는것은 위험하옵니다. 옥체를 보존하시어..."

"시끄럽다! 이 싸움에 요동의 형세가 달려있거늘 어찌 이 한몸 아끼겠느냐!"


고이련의 거친 일갈과 함께 달려오는 고구려의 왕당이 어느새 연나라 군대의 측면에 도달하고,진을 치던 연나라 군사들을 향해 무거운 무기들을 크게 휘두르니 그들은 더욱 막기 버거워할 뿐이였다.

이뿐일까,호수가 이끌던 선봉 왕당도 여전히 강한 기세를 올리며 몰아붙이니,이미 한번 무너진 연나라 군대가 대적하지 못할 수밖에.


[평북장군(모용좌)께 돌아가셔야합니다!]

[크윽... 정말 요동을 앞두고 물러나야 한단 말인가...]


부관의 간곡한 목소리를 외면하기엔 점점 어려워지는 싸움.

학경은 결국...


[퇴각하라!]


마침내,등을 보이며 기껏 건너온 요하를 다급하게 건너가는 학경과 연나라 군대.

그 등뒤를 놓칠세라,이련은 그들을 쫓아가 다시금 공격을 이어나가니,누군가는 요하를 건너기 전에 고구려군의 창칼에 죽어나가고,누군가는 강을 건너던 중 익사하거나 부교가 끊어지는 등 연나라 군사들의 고통소리가 요하를 계속 진동시키며 피로 물들였다.


"전하,적들의 대장기입니다."

"챙겨라. 요동성으로 돌아간다."

"예!"


그 명령과 함께,대장기를 들고 당당히 귀환한 고이련과 왕당.

그들의 위풍당당한 발걸음이 마침내 요동성 앞에 도달하니,누가 감히 태왕을 맞이하러 안달려나올까.


"태왕 전하 만세!"


군영 안에 쩌렁쩌렁 울리는 만세 소리와 함께,제군들의 환영을 받은 고이련은 막사로 들어가 먼저 달려나온 아들 담덕을 안아줬다.


"오래 기다렸느냐?"

"예. 혹여나 아버지께서 해를 입으시는게 아닐까 걱정되어..."


그와중에 자신을 먼저 걱정한 아들 담덕을 다시한번 쓰다듬어준 고이련.

자식 앞에서 아버지가 어찌 다정하지 않을까. 이련은 과거 형 구부(丘夫,소수림왕)가 그를 대했듯 담덕을 보듬어주며 한편으론 하늘을 바라봤다.


"(형님...하늘에선 무탈하십니까?)"


잠깐 생각을 마친 이련은,군영을 이동하기 전,잠시 담덕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몸을 숙였다.


"오늘의 싸움이 끝나고,한해를 넘기면 너를 세자로 삼을 것이다."

"정말이옵니까?"

"그렇다. 단,세자가 되면,너는 과인이 아닌 선왕(소수림왕)의 덕을 본받거라."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태왕의 자리는 본래 너그럽고 어진 이가 앉아야 하는 자리이니라. 그러나 과인은 어질지 못하고 오로지 거친 모습만 보여 본받을게 못되니 너는 백성을 어여삐 여기시고 어진 마음으로 나라를 다스리셨던 선왕의 덕을 따라가거라."


말을 마치고는 부성을 담은 옅은 미소와 함께,이련은 마침내 일어나 막사를 나서게 된다. 그러나...


"이만 일어나마"

"전하,소자가 어찌 본받을게 없다고 하십니까? 오늘의 싸움도 직접 왕당을 이끌고 적 무리를 크게 격파하셨는데 소자가 어찌 그 강건함을 본받지 않을수 있겠습니까?"

"...말만으로도 고맙구나."


담덕의 말에 다시금 미소를 띈 이련은 요동성을 공성하는걸 마무리하기 위해,장군들이 모인 군영으로 걸어갔다.

그곳에는,장군 조조(趙朝)가 직접 태왕을 알현하며 막사로 안내하니 이련은 진행상황을 보고받았다.


"태왕께서 직접 적의 원군을 패퇴시키니 우리 군사들의 사기가 하늘을 치솟고 있으며,성 내부는 동요하고 있습니다. 해가 밝으면 성은 무너질 것이니 걱정할 바가 없습니다."

"좋네. 그럼 그대(조조)는 성이 함락되면 즉시 1만의 군사를 이끌고 현도를 공격하게."

"예,전하"

"오늘 밤은 군사들을 푹 쉬게 하라. 내일은 과인이 직접 앞장서서 성에 들어가겠노라."


그 명령을 끝으로 어느새 날이 밝아오고... 요동성 앞의 고구려군은 다시금 포차(抛車)와 충차(衝車)를 앞세워 풍전등화의 요동성을 다시금 압박해내가니 요동의 형세는 더욱 위태로울 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충차가 성문을 들이박고,포차를 통해 성벽을 부수니,요동성의 군사들은 도저히 어찌 대처할지 모른채 결국...


"성문이 열렸다!"


마침내,성문이 부서지고 성문으로 들어가는 충차를 따라 고구려군이 뛰쳐들어가니,성 여기저기 뚫리는건 당연지사.

성벽 위의 요동군 또한 고구려군에 밀려 결국 하나 둘 쓰러져나가고 성내의 주민들은 도망다니거나 살려달라고 항복을 청하기 일쑤였다.


"항복하는 자들은 사로잡고 저항하는 자는 죽여라!"

"예!"


그사이 열린 성문을 따라 입성하는 이련-담덕 부자.

담덕의 눈에는 이 큰 성이 신기했을까,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요동 곳곳을 바라보며 입이 떡 벌어진다.


"우와,성이 이렇게 크다니..."

"앞으로 네가 다스려야할 영토와 백성들이다. 눈에 익혀두거라."


감탄을 뒤로 하고,마침내 연의 깃발이 꺾이고 고구려의 깃발이 세워지니...

그전까지 어지럽고 동요하던 요동성의 울음소리는 어느새,떠나갈듯 울리는 고구려군의 함성소리 아래 마침내 고구려는 선대부터 오랜 숙원으로 여겨온 요동을 확보하는 순간을 맞이했고,고이련을 비롯한 고구려의 모든 장군들과 병사들은 이 순간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그로부터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조조가 이끈 1만의 군사들이 도달하니 어느새 현도군은 백기를 들고 항복했다.


"성문을 열겠소!"


이보다 통쾌한 승리가 있을까. 요동을 함락시키고 현도를 항복시킨 그순간,고이련은 요동성에서 연회를 열며 고생해온 장군들을 위로했다.


"오늘의 승리는 하늘에 계신 추모왕께서도,여러 선왕들께서도 기뻐하실 것이다. 자,모두들 잔을 들라!"


그로부터 다음날...


"무슨일이냐?"

"전하,백기를 든 무리가 요하를 건너고 있사옵니다."

"백기를 든 무리라... 알아보고 오거라!"


이들의 정체가 궁금했던 고이련은 알아보라는 지시를 내린 뒤,무언가 이들의 정체를 안다는듯이 아들 담덕과 함께 요동성 관청 안으로 들어갔다.


작가의말

앞으로 잘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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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동을 함락한 고이련 24.09.17 27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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