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 소환사는 게이트를 찢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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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연HY
작품등록일 :
2024.09.1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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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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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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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각성

DUMMY





1.각성




나 정말.

정말로.


풍덩- 하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내 일과 중, 가장 중요한 똥 싸고만 있었거든.

그런데.


[축하합니다! 당신은 각성하셨습니다!]


이게 대체 뭐야.

배의 힘을 주면서도 눈을 비볐다.


[이어서 당신의 특성을 개화 하겠습니다!]


너무 놀라서 그런가, 방금까지 태풍이 몰아치던 복통이 잠잠해졌다.


‘딸꾹질 멈추는 방법이랑 비슷한 건가?’


아무튼.

여전히 멍청한 표정이었지만 특성 개화라니, 궁금하긴 하다.


일단 나가서 보자.


‘아무리 얼떨결에 각성했다지만.’


바닥에 꼼지락거리는 발가락.


변기 위에서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

나는 서둘러 정리했다.




* * *





영 시원치 않은 내 중요 일과였지만, 그것은 중요치 않았다.

나는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 창을 한참 동안 보고 있었다.


“원래 이렇게도 각성을 하나?”


내가 각성 자들에 대해서 잘 모르긴 해도.

대충 화장실에서 큰일 보다가 했다는 사람은 들어본 적 없었다.


내가 들었을 땐.

막 죽을 위기를 맞던가, 팔다리 하나씩 잃던가, 뭐 지지고 볶고. 와장창 한 번 하는 건 기본이었던 거 같은데.


거기다 말이야.

나는 딱히 헌터나 게이트.

하물며 운동에도 취미도 관심도 없는 사람인데.


나 같은 사람이 각성해도 된다는 말이야?

아닌가.


혹시 모르잖아.

내가 막 S급 특성 떠서 개쩌는 헌터가 될 수도 있지 않나?

그럼, 막 돈도 엄청나게 벌면서 가끔 만만한 게이트 딸깍 한 번씩 해주고.


심심하면 미디어 노출해서 ‘하하, 여러분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S급 헌터 한다온 입니다.’ 이런 개똥같은 멘트 날리면서도 배 떵떵거리고 살 수 있는 거 아냐.


물론 S급 나올 확률은 모기 눈물만큼 보다도 적은 게 문제지만.


깜찍한 망상 따윈 버리자.


<다음>


눈앞에 다음이란 버튼이 떠 있다.

저걸 누르면 특성이 정해지는 시스템 같은데.


나는 애초에 성향 자체가 헌터랑은 거리가 먼 프로 방구석 집착러.


얘기만 들어도 사타구니가 달달 떨리는 무서운 괴물들과 싸울 용기는 없었다.


그래도 뭐 어떻게 보면 축복 아니겠어?

남들은 각성하려고 일부러 죽을 위기를 만들고 그런다던데.

나는 그냥 대충 방구석에서 똥만 만들어도 당첨이잖아.


그냥 당첨금 랜덤인 로또 정도로 생각하자.

S급 나오면 좋고.

그러다 설마 F급 E급 이딴 거 나오면?

특성만 받고 안 하면 그만이지.


내가 말 안 하면 너희가 어떻게 알 건데?


확실히 밑질 거 없는 장사였다.


나는 눈앞에 버튼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아주 당찬 포부와 함께.

달달 떨며.


[각성자 한다온 님 의 특성을 선정하겠습니다.]


[······]


꿀꺽.

왕 밤빵만 한 침이 목구멍을 넘어간다.


[······]


대체 뭐가 나올까.

S급 기사? A급 마법사? 각성자들 보니까 막 엄청 멋있고 그러던데.


[축하합니다! 각성자 한다온 님의 특성이 부여 되었습니다.]


[S(EX) 급 ‘만물 소환사’ 가 부여 되었습니다.]


?

시발 저게 뭔데?




* * *




내가 진짜 이쪽 세계 잘 모르긴 해도.


“상태 창”


[상태 창]


[이름] 한다온

[나이] 24세

[레벨] LV1

[특성] S(EX)급 만물 소환사

[스킬] 만물 운빨 소환 / 도감 소환 LV1

[소환물 도감] 0/2

[아이 템 인벤토리로 이동 >]


이딴 거는 처음 들어보거든.


헌터들의 특성과 직업군에는 고전적인 창 든 기사, 석궁 든 궁수, 메테오 갈기는 마법사 이런 판타지물 개근상 전형 말고도.


발 빠른 짐꾼, 사격 특급 스나이퍼, 물약 왕, 등등등.


조금은 특이한 직업, 특성도 있었다.


하지만.


[S(EX)급 만물 소환사]


이게 맞아?

무슨 만물 장수 김 서방도 아니고.

도통 쓸모를 알 수 없는 특성이다.


이뿐만일까?

S급이면 그냥 S급, A급, B급이지.

깔끔하잖아.


(EX)


뒤에 저 EX는 뭐냐고.

하필 앞에 S가 앞에 있어서 굉장히 보기 민망한 모양새였다.


누구 앞에서 말하기도 좀 그렇잖아.


‘아이고, 안녕하세요. 등급이?’

‘하하, S(EX)급입니다’

‘그딴 게 존재합니까?’


이럴 수도 없고.


‘하하, 성별 급입니다.’

‘하하, 짝짓기 급입니다. 저는 아직 못 해봤지만요.’


이딴 소리하면 헌터들 중에서도 왕따가 되지 않을까?

그럼 그렇지.

내 주제에 무슨 S급 각성이냐.


이 때.


상태창이 번쩍였다.


[만물 운빨 소환 스킬이 발동할 수 있습니다. 사용하겠습니까?]


[YES/NO]


아까 상태 창에서 봤던 소환 스킬이다.

나는 턱을 매만졌다.


‘만물 운빨 소환’이라······.

난생처음 봐서 그렇지.

좀 궁금하긴 하다.


만물 (萬物)


내가 한문 시험 7급마저 떨어진 똥 멍청이라 해도 뜻을 모를 수 없는 단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뜻한다.


내 생각이 맞다 면.

소환 특성을 가진 헌터들이 보통 부리는 전투 형 몬스터나 영웅 그런 것뿐 아닌.


하찮은 돌멩이부터 전설적인 신(神) 까지, 이 세상 모든 것을 소환할 수 있다는 말인데.


뭐야, 이거 개사기 아니야?


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뒤에 붙은 ‘운빨’ 이라는 단어가 영 불길했다.


‘시발, 그냥 확률 형 뽑기라는 거잖아.’


내가 지금까지 게임에서도 확률 형 아이 템 덕분에 얼마나 개고생했던가.


가상 세계도 빡치는 데, 현실 가챠라니.


뭔가 단단히 잘못 걸린 듯싶었지만, 경험상 그에 대한 어마어마한 뽕 맛도 실컷 느껴 봤던 나였다.


‘일단 한 번 눌러보자. 뭐라도 나오겠지.’


나는 눈앞에 떠 있는 버튼을 눌렀다.


“남자는 한 방이지! YES!"


설마 꽝 뜨겠어?


[만물 운빨 소환 스킬이 발동합니다.]


[당신의 운의 맡겨 랜덤으로 소환됩니다.]순간 눈앞이 번쩍였다.

찬란한 빛이 내 자취방을 가득 메웠고.

서서히 한데 모이기 시작했다.


“어?”


계속. 계속해서 모이더니.

내 손바닥보다 작아진 빛무리.


번쩍-!


순간적으로 눈 부신 빛이 폭발했다.


[짜잔-! 축하합니다! A급 장비 아이 템 (럭키비키 워치)가 소환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나온 것의 모양은 꽤나 익숙한 모양이었다.


“이거 그냥 스마트 워치잖아?”


판타지 한 상황에 걸맞지 않은 너무나 현대적인 물건.


내가 아이 템의 손을 올리자.


『 아이 템

장비 명: 럭키비키 워치

등급:A급

종류: 장비

분류: 악세 사리

행운 + 20

설명 』


설명의 시선을 집중했다.


[행운을 몰고 다니는 시계. 당신의 운을 수치로 확인 할 수 있으며, 영구적으로 행운 수치를 올려줍니다.]


[매일 행운 수치는 자정에 초기화됩니다.]“뭐, 뭐야 이게.”


뭔가 대단한 걸 손에 넣은 것 같기도 하고.

별 필요 없는 쓰레기 잡템인 것 같기도 하고.


일단 워치를 손목에 찼다.

작은 기계소리가 윙윙거리며 내 손목 두께에 맞춰졌다.


“오, 신기하네.”


짧게 감탄한 뒤.

워치를 터치했다.


[현재 행운의 최대치는 100입니다!]


[오늘의 행운 수치 40!

워치 추가 행운 20!

=60 입니다!]


[꽤 좋은 행운 수치입니다! 오늘은 무엇을 해도 괜찮을 운이네요! 워치의 영향에 따라 예상 못할 행운이 따를지도?]


정신이 멍해졌다.


“이거 좋은 건가?”


행운 수치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니, 정말 기묘한 기분이었다.


‘로또 뭐 이런 거 사야 하나?’


현재 최대치는 100.

여기서 말한 ‘현재’ 라면 앞으로 최대치를 늘려 나갈 수도 있다는 뜻인데.


지금 최대치 100도 못 찍은 60가지고 로또 당첨은 턱도 없는 거 아닌가.


‘2등, 3등은 가능할까?’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졌다.


이게 전투에 도움은 되나?


이거 손목에 찼다고 ‘럭키비키 펀치!’ 하고 턱주가리 한 방 갈겼다고 ‘럭키777’ 하고 맥스 데미지가 뜰 것은 아니지 않은가.


[만물 운빨 소환이 해제됩니다.]


[1회 사용 시 앞으로 24시간 이후에 소환이 가능합니다.]


[생명체 소환 물 외 소환 물은 도감에 등록할 수 없습니다.]


[23:59]


이런 시스템이군.


지금 상태를 보니, 자체 전투력 생기거나 그렇진 않은 것 같다.

당장 각성했다고 신나서 게이트 두들길 수는 없다는 것.



어차피 능력 별로면 각성 숨긴 채로 일반인 코스프레 하고 살 생각이었잖아.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꽤나 흥미로운 특성 같다고 느꼈다.


나는 손목을 매만졌다.


운의 영향을 받는 스킬.

깡으로 운을 20올려주는 아이 템.


‘음, 이거 잘만 버무리면 꽤나 좋은 시너지 효과인데.’


일단 다음 소환까지 지켜보자.

앞으로 24시간 뒤.

당장은 할 수 있는 게 없다.

일단 까불지 말고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머리 아픈 일은 미뤄두고.


“밥이나 먹자.”


나는 양은 냄비에 물을 담고 가스레인지에 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물이 끓기 시작했고.


너구리 라면 봉지를 뜯었을 때.


“어?”


세상에나.


“이게 뭐야.”


다시다가 3개네.

하하.

원래 1개 나오지 않나?

3개라. 하하.


뜻밖의 행운이 이런 거였나.


평소보다 아주 시원~한 국물을 먹을 수 있겠어.


하하하.


응, 이딴 거면 헌터고 자시고 안 해.





* * *




다음 날.


나는 알바를 하러 가기 위해 머리를 매만지던 중이었다.


켜놓은 TV에서 흘러나오는 뉴스 소리.


[게이트가 생성 된 지도 어느덧 5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마치 재앙과도 같은 일이었지만, 우리에겐 헌터들이 있었기에······.]


대통령의 연설이었다.

갑자기 나타난 게이트 때문에 우리들의 생활은 한순간에 개박살이 났고.


세상이 바뀌기 시작하자, 사람들의 직업군도 변화가 생겼다. 이에 따라 꽤나 많은 실업자 낳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거기다 언제 게이트가 폭주해서 터질지 모르니, 단체로 안전 불감증은 덤이고, 국민 우울증이란 말까지 생겨났다.


현재 실업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했다 하지만.

저놈의 게이트는 헌터들이 클리어 하는 대로 계속 생겨나니, 원.


[오늘 게이트 위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서울시에는 총 30개의 게이트가 현존하고 있습니다. 마포구 홍대입구역, 마포구청······.]


매일 게이트 위치를 차례차례 알려주는 예쁜 아나운서 누나.


[강북 수유역,]


어?

저거 우리 가게 쪽인데.


“아 씨, 언제 생성된 거야.”


어제는 내가 휴무였으니까. 어제나 생성된 건데.


게이트가 생성된 지역 부근 상권은 사실상 마비가 되는 수준이다.

언제 터질지도 모르는 게이트인데. 거기서 술맛이 나겠냐고.


갑자기 미소가 슬쩍 지어진다.

어쩌면 오늘 손님도 별로 안 받고 개꿀 빨 수 있는 거 아냐?


사장님이 알면 눈알 뒤집힐 생각이었지만.

알바 입장에선 그럴 수도 있지.


‘이게 뜻밖의 행운 뭐 이런 건가?’


이런 멍청한 생각을 하며 집을 나섰다.




* * *




버스에 탄 나는 워치를 살폈다.


[현재 행운의 최대치는 100입니다!]


[오늘의 행운 수치 32!

워치 추가 행운 20!

=52 입니다!]


[중박은 치는 행운 수치입니다! 오늘은 무엇을 해도 나쁘지 않을 운이네요! 워치의 영향에 따라 예상 못할 행운이 따를지도?]


행운 수치는 52.

아까 상태 창에서 살펴본 재소환 시간은 앞으로 10분 정도.


‘알바 끝나자마자 소환해 봐야겠다.’


나는 정차하려 벨을 누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때.


“살려줘!!”

“꺄악-!!”


사람들의 비명이 버스 밖에서 터져 나오고.

버스가 웅성대기 시작했다.


“어? 저거 뭐야?”


버스 창문 밖.

매우 익숙한 수유역 부근 풍경.


“키야아악-!!”


녹색 고블린 수십 마리가 뛰어다니고 있었다.


시발.

게이트 생성된 지 얼마 안 됐을 텐데.

붕괴라도 했단 말이야?

납득이 가지 않는다.


창문 밖에선.

고블린이 흉악한 무기를 들고 시민들을 사냥하고 있었고.


그들은 죽을힘을 다해 도망치고 있었다.


아주 짧은 시간.

멍청하게 그들을 바라볼 때.


그때였다.


고블린들이 버스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아주 징그러운 얼굴을 하고.

신난 표정과 함께.


진짜 X 된 것 같은데.







작가의말

반갑습니다!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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