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도명가의 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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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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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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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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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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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DUMMY

라울 코라손은 방계출신으로 이 집안의 집사장이다.

본디, 집사라는 직 자체가 한물간 귀족 자제가 하기도하고 그냥 하인에게 맡기는 때도 있다.

하지만 이 마도명가라는 거대 귀족 집단의 집사장을 외부인에게 맡길 이유가 없다.

그래서 직계는 아니고 방계출신 큰 어른인 코라손이 집사장이 된 거다.

그는 외부인인 집사들을 교육 관리하고 말썽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역할인 거다.

하지만 라울 세자르라는 망나니가 탄생하고부터 그의 피부에 주름살이 늘어갔다.


“뭐라고? 집사를 때려?”


코라손이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또다시 세자르가 무조건 잘못한 걸로 여겼다.

세자르는 8살 이후부터 급격하게 삐뚤어졌다.

자기보다 무려 3살이나 어린 직계 라울 드 로이크에게 마력 싸움에서 얻어터진 것이 원인.

그 뒤부터 세상 포기한 듯, 망나니처럼 훈련도 하지 않고 나가 놀기를 반복하더니, 결국 저번에 멋대로 마물 사냥을 나간다고 나대다가 크게 다쳐 사경을 헤맸다.


‘그냥 뒤져버리지. 라울 가의 수치가!’


숙부인 그는 세자르가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했다. 너무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오히려 마도 명가 입장에서는 당연하다.

너무한 건, 오로지 세자르의 망나니 행동이다.

마도명가의 이름을 유지하고 계속된 경쟁을 이겨내야 가문의 일원으로 인정받는 거다.


‘특히나 1년 후에 있을 용사의 증명 때는 실력이 없으면 탈락이다. 방계나 직계가 문제가 아니고 아예 평민으로 강등이라고!’


마도명가는 우수한 사람들만을 원하고 그렇게 경쟁시킨다.

이 원칙에 따라 집사장인 그는 집안 내부에서 사건이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런데 세자르가 망나니짓하다가 일어나더니, 집사를 때린다?

마도명가의 집사들은 다들 하급 귀족 출신들이나 기사들도 많았다.

한 마디로 평균 이상의 실력자들이다. 그런 이들을 가문의 권세만 믿고 때린다?

예의범절부터가 문제인 거다.

원래라면 바로 호통쳐야 하지만, 병상에서 막 일어난 몸인 것을 감안해 다음 날 부른 거다.


“세자르! 네가 이 집안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 줄 아나? 그런 식으로 행동하니 하인들이 무시하고 다니는 거다!”

“...”


그런데 세자르의 행동이 이상하다. 집사장인 라울 코라손 본인이 화를 내는데 울지 않는다.


‘원래, 조금만 혼내도 울면서 울고불고하지 않는가?’


그만이 아니라 막상 누구나 다 호통치면 세자르는 겁에 질린 개처럼 행동했다.

그런데 지금 세자르는 가슴부터 당당히 펴고 자신을 똑바로 보고 있었다.


“병상에서 일어났다더니만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구나.”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숙부님. 제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해가 갈 겁니다.”

“...말투가 꽤 차분해졌군.”


평소 라울 세자르의 행동거지와 이상하게 다른 거다.

세자르는 확연히 이전과 다른 느낌을 풍겼다.

세자르는 이전 상황을 설명한다.


“우선, 마도명가의 자식으로서 밑의 사람에게 하대받았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거야 네 행실이···.”

“행실이야 웃어른이 말하면 되고 감히 집사 따위가 함부로 끼어들어도 됩니까? 집사가 모욕하는데 참아야 합니까? 행실에 관련 없이 주인을 모욕하는 개는 도살해야 합니다.”


코라손은 여기서 놀랐다.

첫째로 세자르가 말을 떨지 않고 한다는 점. 두 번째는 말은 이치에 맞는다는 점이다.

그는 헛기침한다.


“원론적으로는 맞지만, 하지만 아무리 하인이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상황을 따져서 정확히 판별하는 것이 윗사람의 행동이다. 알겠느냐?”

“잘 알고 있습니다. 위정자일수록, 왕일수록 아랫사람의 실수를 때로는 무자비하게 질책하고 때로는 관대하게 대해야 합니다. 이번 경우는 무자비하게 하는 것이 옳습니다. 주인을 무는 개는 때려야 정신을 차리죠.”

“그러면 대체 무슨 상황이어서 때린 것이 정당한지 말해봐라.”


코라손은 보면 볼수록 병상에서 일어나고 딴사람이 된 듯했다.

게다가 그 이야기를 들으니, 더더욱 세자르가 정당해 보였다.


“주인이 지식을 물어보면 대답이나 잘할 것이지, 사족은 왜 붙이고 힐난하는 건 뭡니까?”

“...네 말이 맞다.”


코라손도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집사의 행동은 도를 넘었다.

평소라면 세자르가 질질 짜면서 설명도 제대로 못 했겠지만, 이번에는 명확하다.


“집사는 내가 주의를 주겠다. 그만 물러가거라.”

“네. 하지만 그 집사를 다시 불러 제 이야기와 비교해 보십시오. 혹시나 서로 시선이 다를 수 있으니.”

“!”


세자르가 그렇게 나가고 코라손은 신묘한 충격에 빠졌다.

방금 그 말을 평범한 자식이 했으면 대견했다고 칭찬했을 정도다.

상대가 망나니인 세자르가 해서 그렇지, 진짜로 사려 깊은 말이었다.


‘죽을 위기를 겪고 나서 사람이 변한다더니만 세자르가? 그런 건가?’


코라손은 신기한 듯 조카가 나간 문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얼마 뒤, 세자르가 직계 형제를 두들겨 팼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머리를 쥐어뜯었다.



***


코라손과의 대화 이후에 헬카인은 본격적으로 이 마도명가를 돌아다녔다.

마도명가의 본성은 거대하지만, 그 자손들이 교육받는 곳은 통칭 울타리라고 불리는 작은 성이다.

해자와 산으로 뒤덮인 본성과는 조금 떨어져서 있다.

아카데미에 가기 전인 13세 미만의 마도명가 자제들이 머무르는 곳으로 헬카인도 당연히 이곳에서 머무르고 있다.

그렇다는 것은 당연하게도 다른 형제들도 볼 수 있다는 거다.

그가 바깥의 훈련장에 도달하자, 그 또래의 형제들이 보였다.

하지만 보는 대우는 다르다.


“야, 찌질이 개자르 왔냐?”


모래가 휘날리는 훈련장 입구에서 자기보다 키가 큰 갈색 머리를 볼 수 있었다.

헬카인은 당연히 누군지 모른다.


“누구야?”

“누구?”


마른 얼굴에 키가 큰 갈색 머리는 옆에서 작은 아이와 같이 세자르를 비웃는다.


“형님. 개자르가 죽을 뻔했다더니 기억도 사라진 모양입니다.”

“맞아. 그래서 누구냐고 묻잖아. 귀가 먹었어?”


헬카인은 당연하지만, 온화한 성격은 아니다. 정복 군주, 유목민 통합, 형제 다툼을 이기고 올라온 그가 어찌 온화하겠는가.

되려, 세자르 몸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신중해진 것뿐이다.

지금도 자기에게 대뜸 시비를 거는 이들도 본 성격이면 개 패듯 팼을 거다.

그러자, 작은 쪽에서 그의 멱살을 잡는다.


“개자르, 넌 형님한테 말버릇이 뭐야? 가뜩이나 방계라서, 멍청한 녀석이 다치고는 머리까지 나빠졌네.”


그리고 이 순간, 세자르는 몸 안의 마력 코어를 집중했다.

마력 코어가 번쩍이면서 전신에 힘을 공급한다. 작은 쪽은 그 주먹을 느끼며 뒤늦게 마력 코어를 개방하려 했다.


빠악!

하지만 헬카인의 행동이 굉장히 신속했다. 그 누구도 다른 형제나 집사들이 있음에도 폭력을 행사할 거라 예상했는가.

모두가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도련님!”


집사 하나가 바로 달려오고 곧, 큰 쪽이 헬카인의 멱살을 잡았다.


“이게 미쳤어. 디디에한테 무슨 짓이야!”


하지만 큰 쪽에게 들려온 대답은 박치기였다. 헬카인의 머리가 그대로 상대 안면부를 거칠게 가격한다.


“우억!”


쓰러지지 않았지만, 키가 큰 쪽은 코피를 쫘르륵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마티스 도련님!”


집사 쪽에서 다시 비명이 들린다. 헬카인은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디디에랑 마티스? 이제 알았으니까 꺼져.”

“시발, 방계 새끼가! 미쳤어? 로이크한테 망신당할 때를 만들어 주마!”


코를 부여잡은 마티스가 흥분할 때였다. 갑자기 훈련장 너머에서 호랑이와 같은 강렬한 호통이 울렸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헬카인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서 한눈에 봐도 강렬한 위압감을 지닌 기사 한 명이 보였다.

경갑옷을 입고 얼굴에 흉터가 보이는 중년 남성. 굳이 측정하지 않아도 굉장히 강하다는 걸 알 정도였다.


“카미유 선생님!”


그 순간, 마티스가 얼어붙어 어쩔 줄 몰라 했다.


“사적인 싸움으로 서로의 몸에 상해를 입히는 것은 금기! 제정신입니까?”


한 마디 한 마디가 전신을 건드릴 만큼, 강렬한 자.

헬카인은 하지만 쫄지 않았다. 대신, 강한 남자이기에 마음에 들어했다.


‘옛날에 강한 놈만 보이면 일단 영입했지.’


카미유는 그럴 가치가 있는 전사. 한눈에 그 강함을 알 수 있었다.

카미유와 헬카인이 서로 시선을 마주한다.


“흠. 세자르 도련님. 몸은 괜찮으신지요.”

“아, 물론. 다 나은 거 같아. 홀콧은 더 누워있으라고 하지만 말이야.”

“다행이군요. 그럼, 친족에게 폭력을 행사한 징계는 받을 준비가 됐습니까?”

“그럴 권한이 있나?”


순간, 이곳에 정적이 흘렀다.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카미유다.

당연하지만 체벌권한도 부여받은 자. 이 훈련장 전체가 얼어붙는다.

다만, 카미유는 신기한 눈치였다. 세자르는 원래 그를 보기만 해도 벌벌 떠는데 말이다.

당당하게 자신을 쳐다보고 물어본다?


“혹시 기억이 혼탁하십니까?”

“어. 솔직히 말해서 여기 사람들 태반을 모르겠네. 저기 여자애 둘이랑 남자애 둘도 내 형제지?”


훈련장에 있던 4명의 형제. 카미유는 바로 설명에 들어갔다.


“음. 흑발쪽이 막시앙 도련님이시고 곱슬머리가 루이 도련님입니다. 그리고 반대쪽에는 마리 아가씨와 로즈 아가씨지요. 기억나십니까?”


헬카인은 당연히 기억에 없다.

네 명 다 자신을 그리 호의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도 깨달을 정도로 싸늘했다.

찰랑거리는 흑발을 만지며 막시앙은 코웃음 쳤다.


“세자르가 또 사고를 쳤나 보네요. 언제나 그렇지만. 일어나자마자 사고라니. 이러다가 평민으로 강등당하겠네.”


루이도 마찬가지다.


“멍청하긴. 우리 가문의 수치야. 방계 자식 중 프로우빼고 다 허접이라니까?”


여자들 쪽도 마찬가지 말만 하지 않고 다들 무슨 벌레 보듯 했다.

헬카인은, 이 감정은 잘 알고 있었다.

자기를 적대하는 자들이 내뿜는 특유의 냉기.


‘어지간히 사이도 좋지 않나 보네.’


이 몸의 주인에게 한숨이 나오지만 그건 그거. 곧 카미유는 사정을 설명 듣고 세자르를 노려본다.


“말로 입씨름을 했다고 주먹을 함부로 휘두르는 것은 법도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이 카미유가 징벌을 내릴 테니, 준비하십시오.”

“그러던가.”


하지만 헬카인이 수월하게 받아들이자, 잠시 이곳에 당황스러운 공기가 감돈다.


“개자르가 저리 시원하게 받아준다고?”

“울고불고 난리를 치지도 않고?”


오죽하면 당사자인 카미유도 놀란 표정을 지을 정도였다.


“세자르 도련님. 많이 달라지셨군요.”

“형제란 놈들이 버릇없게 굴었다고 폭력을 휘둘렀으니, 법도에 어긋나지. 하지만 휘두른 걸 후회하지는 않아. 속이 시원했거든.”

“...”


그렇게 말하고 웃으면서 훈련장으로 들어간다.

오히려 그는 징벌을 반기고 있었다.


‘성장이 더 빨라지겠지. 이 멍청한 몸에는 힘든 수련이 필요해.’


지금, 당장 마력 코어랑 마력 회로부터 연결하기에 시간이 부족했다.

오히려 가혹한 징벌을 바라는 거다.

카미유는 잠시 눈을 감았다.


“훌륭하십니다. 아무래도 생사의 갈림길에서 생환하신 것이 도움이 된 거 같군요.”


카미유는 훈련장에 널려있는 작은 돌조각 하나를 들었다.


“마력 코어는 단련할수록 전신에 마력을 발산합니다. 이 마력은 순수하게 기적으로 변환할 수 있죠. 지금, 이렇게요.”


카미유의 손에 들린 돌조각이 얼어붙었다.


“물론, 이것은 마도 측정수치 최하위인 1링으로는 무리가 따릅니다. 하지만 단순히 마력을 방출한다는 것은 쉽지요.”


또다른 돌조각을 든 카미유는 마력을 발산해 돌을 박살 낸다.


“여기까지가 기초. 하지만 이걸로는 징벌이 안 되죠.”


카미유는 작은 돌을 두 개 든다. 그러더니 마력을 집중시켜 돌에 닿게 했지만 이전처럼 터지지 않았다.


“이 두 개의 돌에 마력을 집중해서 터지지 않고 유지하면 됩니다.”

“오호라? 단순히 방출해서 터트리는 것보다 오히려 세심하게 다뤄서 터트리지 않아야 하는 것이 요령이네?”

“...”


카미유는 잠시 말이 없었다.


“도련님. 진짜, 세자르 도련님 맞습니까?”


그야말로 믿을 수가 없다는 표정으로 세자르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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