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터를 지켜주세요 관리자님!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새글

리즈liz
작품등록일 :
2024.09.22 23:11
최근연재일 :
2024.09.23 21:32
연재수 :
1 회
조회수 :
13
추천수 :
1
글자수 :
5,134

작성
24.09.23 21:32
조회
13
추천
1
글자
11쪽

World Executing

DUMMY

“와! 드디어 〈Project : SWWE〉가 정식 출시 하는구나······.”


7년 동안 베타테스트 중이었던 게임 〈Project : SWWE〉.

3일마다 특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괴물, ‘변이체’를 뽑아 관리하고, 쉘터를 운영하는 게임.

이런 류의 게임을 좋아했던 나는 이 게임에도 푹 빠져버렸었다.


‘그래, 뭐가 바뀌었으려나?’


본래 베타테스트 기간에 하루에 최소 한 개체는 꼭 새로 추가되었다. 덕분에 매일 매일이 새롭고 즐겁고 짜릿했지. 언제부턴가 없데이트를 하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정식 출시 했으니까 봐드립니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패치노트를 열었다.


-엔딩 추가

-새로운 변이체 1000종 추가

-UI 개선

-연출 개선

-아이템 추가 ······목록 펼치기

-···


‘오 뭔가 많이 추가됐네?’


원래 배타 때는 엔딩 따위 없었다. 스토리는 있었지만 미완성이었고. 그리고 UI 개선 이건 옛날부터 고치라고 욕 많이 먹었었지.

그래도 역시······

무엇보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새로운 변이체 1000종 추가’였다.

1000종 추가? 미친 건가? 개발진 다 때려치고 띵가띵가 노는 줄 알았는데 조용히 열일 하고 있었구나. 본래 968종이었던 변이체 수는 2배가 되어버린 것이다.

믿고 있었다고 젠장!


‘한동안 소식 없어서 망해버린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나는 기대했던 게임의 엄청난 대규모 업데이트에 설레고 신나서 떨리는 손끝을 겨우 진정시키고 게임을 실행시켰다.


검은 바탕에 주황색 글씨가 실시간으로 타자를 치듯 나타났다.


〈Project : SWWE〉

Wolrd Executing.


‘진짜 오랜만에 접속해보네. 오늘 단숨에 엔딩까지 켠왕간다.’


새로운 변이체도 궁금하고 새로운 스토리, 엔딩이 너무 궁금하다.

기대된다.

이 게임의 한 명의 팬으로서 아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우려먹고 다 해줄 테다.


난 망설임 없이 New Game을 누르고 게임을 시작했다. 본래 친구랑 같이 시작하기로 했지만 친구가 돌아오길 기다리는 것이 너무 지루해서 먼저 시작하기로 했다.

4시간은 기다려야 하는데 그동안 어떻게 참아.


그렇게 나는 밤새 게임을 플레이하고 결국 엔딩까지 보······

······진 못했다.

예상보다 게임에 추가된 스토리가 너무 길었다.

남은 게임은 잘 포장해서 냉장고에 넣고 나중에 먹기로 하고, 나와 밤새 어울려준 친구에게 인사하고 눈 좀 붙이러 갔다.


영영 정식 출시 안 할 줄 알았던 게임이 나와주었다. 애타게 기다리던 게임이 나와주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너무 즐거웠다.


‘진짜 고등학교 졸업 이후 최고의 선물이다. 진짜.’



***



일어나서 아침 먹고, 씻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수능도 끝났는데 놀아야지. 그럼 그렇고 말고.


나는 어제 같이 하던 친구를 부르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전화 테러를 날렸다.

시간은 오전 6시. 게임을 끄고 자러 간지 고작 1시간 지났다. 정말 눈만 잠깐 붙였다 뗐다.

친구는 피곤한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음······ 혼자 하면 그냥 뭔가 좀 그런데. 허전하단 말이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미 내 손은 그 게임에 손이 가 있었다.

허전하다고 했지 게임이 재미없다고 한 적은 없다.


거의 24시간 눈뜨고 있었기에 몸에서 비명이 들려오는 것 같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게임을 즐기기 시작했다.

이제 게임은 배타 때 공개된 스토리를 떠나 후반부를 달리고 있었다.

새로운 변이체 공략법을 몰라서 수도 없이 깨졌지만 결국 이만치 왔다.


‘아니 근데 엔딩 가까이 온 거 맞나? 뭔가 까도 까도 계속 새로운 게 나오는데?’


새로 추가되었다는 변이체 1000종을 다 보기에는 한참 남았고 게임은 계속 떡밥만 뿌리고 회수가 느렸다.

뭐어, 분량이 길면 나야 좋긴 한데······.


‘다른 사람들은 어디까지 했으려나······.’


궁금한 건 어쩔 수 없었다.

나 대충 어디까지 온 거야?


결국 게임 플레이어들이 모인 불협화음이라는 채팅 앱을 켰다.

[질문_답변] 방에 들어가서 나는 분량을 물었다.


-님들 이거 게임 분량 어느 정도임?

-몰?루

-40시간쯤? 아마?

-아니 정식 출시하더니 분량 뻥뻥뻥튀기

-나는 웃고 있다ㅎㅎ 즐겁다

-그건 모르겠고 이거 어케 깸?(대충 사진)


‘도움 하나도 안 되는 거 같은데? 다들 모르는 눈치잖아. 이러고 있을 시간에 스토리나 밀자.’


쉘터 보수를 위한 자원을 파밍하고 쉘터 창고로 돌아온 나는 그동안 파밍만하고 창고에 가득 쌓아둔 아이템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아이템이 많이 추가돼서 모르는 아이템도 꽤 많이 있었다.

그런 아이템들의 설명을 읽고 있는 것도 퍽 흥미로웠다.


“이건 뭐지······?”


처음 보는 아이템 카테고리 [편지].

처음 보는 아이템의 테두리 색.

아이템의 테두리 색은 자원이나 식량과 같은 아무 능력 없는 아이템은 회색으로 전자장비는 주황색, 각종 무기들은 검은색. 마지막으로 변이체에게서 추출한 아이템과 장비의 색은 노란색이었다.

근데 지금 이 아이템의 테두리 색은 빨간색이었다.


[누군가의 구원 요청]

누군가가 보내는 구원 요청.

-유효시간 : 21시간 32분


이 시간 안에 구원이 없을 시 해당 세력은 사라지고 진엔딩을 볼 수 없습니다.

사용 시 해당 세계로 지원을 떠납니다.

사용하시겠습니까?

Yes/No


이게 뭐냐? 사용 안 하면 진엔딩을 못 봐? 이건 그냥 무조건 쓰라고 협박하는 거 아냐?

그래도 여유 시간이 꽤 된다. 시간이 줄어드는 속도로 보니 게임 시간이 아니라 현실 시간인 것 같다.


나는 황급히 정보를 구하기 위해 다시 한번 불협화음의 채팅방에서 자문했다.

이 아이템 써본 고인물이 하나는 있겠지.


-님들 이거 뭐임?

-이거 어디서 구했음???

-그거는 잘······.

-진짜 저거 뭐임? 테두리 색도 다른데?

-그러게 저건 무슨 템이냐?

-진엔딩하고 관련 있는 템이라고?

-뭘 망설임 빨리 안 쓰고

-이거 스포 아님? 사진 내려라


적어도 이 채팅방 안에는 알고 있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조금만 천천히 진행할 걸 그랬나?

아니? 기분 째지는데? 내가 1등이라고? 그럼 뺏길 수는 없지 내가 가장 먼저 엔딩 볼 테다.


나는 가지고 있는 장비를 재정비하고 시설을 최대한 최상의 상태로 맞추고······

[누군가의 구원 요청]아이템을 사용했다.


게임 특유의 검은 창에 주황색 글씨가 타이핑되는 로딩창이 떠올랐다.


World building······.

새로운 세계를 불러옵니다.


파직. 파지직······.


“뭐야? 왜 이래?”


컴퓨터 화면이 완전히 검게 변했다.


“아- 하필 지금 고장 나냐. 딱 하이라이트인데. 미지의 세계로 첫걸음 하는 위대한 역사적인 순간이었는데.”


나는 아쉬움에 혀를 쯧하고 찼다. 에잉 고물 콤퓨타.

전원을 다시 켜기 위해 본체 전원 버튼을 찾고 누르려는데,


“어? 뭐야. 팬 돌아가는데?”


과부하 따위로 컴퓨터가 꺼진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화면은 먹통이었고 아무 키도 먹히지 않았다.


‘아, 모니터 고장났나······. 오래 쓰기는 했는데.’


그래도 혹시 몰라 전원을 껐다 켜봤다. 본체는 여전히 팬이 열심히 돌아가고 모니터는 여전히 새까만 상태였다.


“아잇, 젠장. 엔딩 보기 위해 세워두었던 내 장대한 계획이!”


홧김에 본체를 걷어차자,


팟-!


화면이 밝아졌다.


“오오! 역시 기계는 때려야 말을 들어!”


새까맣던 화면은 이제 새하얘졌다.


“······음. 고쳐진 게 아닌가 보네.”


잠깐 기대했던 나의 마음이 허무하게 짓밟혔다.

왜 희망을 줬다 뺏어 이런 망할 모니터.


‘그러고 보니 내 친구 아빠가 컴퓨터 잘 안다고 했던 거 같은데······. 지금은 일어났으려나?’


6시에 전화테러를 날렸던 친구한테 다시 전화를 걸려는 찰나.

다시 모니터 화면이 꺼졌다.


‘코드 뽑아 놔야지······. 꺼졌다 켜졌다 정신 사납게.’


“······?”


모니터가 다시 켜졌다. 역시나 밝은 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로.

그러더니 다시 꺼졌다.


“진짜 맛 갔네.”


꺼졌다 켜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깜빡 깜빡.

빠르게 점멸하는 모니터가 점점 더 격하게 매우 격하게 지랄을 하기 시작했다.


‘저거 터지는 거 아냐?’


눈이 아플 지경까지 깜빡거리던 모니터는 불현듯 멈췄다.

방금까지 터질 듯 깜빡거리던 것이 거짓말 이었던 것처럼······.


이윽고 검은 모니터 화면에 주황색 글씨가 나타났다.

예의 그 게임의 로딩창처럼 글씨 하나하나가 타이핑되며.


Welcome to the Shelter.

Now Loading······.


팟-


컴퓨터 화면이 암전됨과 동시.

내 방에 불도 꺼졌다.

내 정신도 함께.


몸은 몽롱해졌고, 내 정신은 아스라이 부서지고 쪼개지고 짓이겨졌다.



***



끔찍하게 아파오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간신히 일어났다.


“으어어, 쉬벌. 얼마나 잔 거?”


볼을 짝짝 쳐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여기 어디야?’


“너무 게임을 많이 해서 그런가······. 꿈에서도 그 게임이 나오네······. 도트였던 게 3D 되니까 꽤 지리는데?”


“일어나셨습니까. 관리자, 레냐님.”


다시 자려고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댔는데, 선명한 목소리가 내 고막을 울렸다.


“누, 누구?”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보니 하얀 머리칼을 길게 늘어뜨리고 멀끔한 정장을 입고 있는, 신비로운 은색깔의 눈을 가진 사람이 서 있었다.

그녀는 공손히 나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관리자님.”


은색깔의 눈, 저 긴 하얀 머리. 분명 게임 안에서 본 적 있다. 원래 도트 그래픽이어서 바로 못 알아봤지만, 저 사람은 분명. 관리자 레냐의 비서 유니아······?


“앞으로 관리자님의 라스트하우스 관리에 도움을 줄 비서 유니아입니다.”


아, 잠시만. 내가 뭘 하다 여기에 있게 된거지? 분명 나는 컴퓨터가 고장났고, 갑자기 깜빡거리더니······. 아니, 그전에 게임에서 이상한 아이템을 사용했었는데. 그게 트리거였던 건가?


“어, 어어 반가워 유니아······.”


진짜인지 가짜인지 따질 필요 없이 나는 지금 게임 속이다······. 저 목소리가 선명히 귀청을 때리고, 긴장해서 흐르는 식은땀이 축축히 내 옷을 적시는 느낌이 하나 하나 전부 느껴지는데 이게 현실이 아니면 뭐야?


‘X됐다.’


아무리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게임이었긴 하지만,

이 게임은 절대 들어오고 싶지 않은 게임 1순위였다고!

허구한 날 사람이 죽어가고 사람의 목숨이 장난이고 소모품인 세상.

위험한 ‘변이체’들이 판을 치는 그런 악몽 그 자체인 세상에서,

나는 살아남을 자신이 없단 말이다!


유니아를 바라보며 억지 웃음을 짓고는 있으나, 창백한 나의 안색은 숨길 수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쉘터를 지켜주세요 관리자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World Executing NEW +2 6시간 전 14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